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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와 달리 허무하게 끝난 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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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으로선 실망만이 가득했지만, 정작 대련을 지켜본 이들이 느낀 감상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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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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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바뀐 건 그를 보는 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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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어느 정도 혐오 어린 시선도 있었는데, 이제는 혐오는 없었으며 간간이 동경이나 흠모의 시선도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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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평민 출신이었고, 나머지 귀족 출신 같은 경우엔 탐색하는 시선이 대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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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친분을 만들어도 될 것 같다는 판단이 섰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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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이래서 귀족이란 인종은 정이 안 가는 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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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정이 안 가는 건 정이 안 가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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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드디어 제대로 된 인사부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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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련 전에도 소개했지만 다시 소개하마. 이한 터틀이다. 참고로 리한이 아니라 이한이다. 잘 기억해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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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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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정도는 좀 해라, 이 눈치 없는 것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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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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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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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이놈의 햇병아리 금쪽이들, 언제 사람 새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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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사자 기사단 출신이며, 알다시피 평민 출신이다. 아마 알 녀석은 다 알 테지. 아, 혹시 내가 평민 출신이라 가르침이 받기 싫은 녀석들은 2,3학년들처럼 안 나와도 된다. 어차피 나중에 가서 안 나오나, 지금 안 나오나 비슷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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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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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점은 없다. 나도 가르칠 사람만 가르치는 게 편해. 그냥 시험기간에만 잘 나와라. 학점은 따고 싶을 거 아니야. 뭐, 그것도 필요 없으면 그냥 다른 과목 들어라. 정정기간은 끝났지만, 내가 다른 수업 교관이나 강사한테 찾아가서 같이 부탁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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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으로선 나름 선의를 발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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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련용 장난감이 줄어드는 건 아깝지만, 그는 그렇다고 해서 진지하게 배우고 싶은 녀석들을 놔두고 놀 정도로 무책임한 인간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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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어 노력하겠다는 녀석은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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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메이트란 것이 있듯, 함께 훈련한다는 건 제법 좋은 효과를 보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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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언제든 덤비고 싶은 녀석은 덤벼도 좋아. 대련은 환영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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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타가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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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허리 부상이나 치료하고 와라. 남들 대련할 때 뭐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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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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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타는 시무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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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이는 마냥 쿤타에게만 해당하는 발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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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놈들도 마찬가지야. 대련 구경한다고 치료 안 하고 있던 놈들, 다 바로 치료부터 하고 와. 환자만 넘쳐 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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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다 교관이 하신 일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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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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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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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란드의 말이 묵살됐고, 이후 오늘 땅바닥을 구른 인원들이 재빠르게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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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사제가 대기하는 회복실로 가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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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학술원. 지원 미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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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사제 연봉이 대략 대기업 차장급인 걸 감안했을 때, 그걸 감당하고 있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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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인가, 치유사제를 고용하면 자동적으로 신전에 헌금도 달마다 납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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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돈이면 건물 하나를 매주 새로 짓고도 남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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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자주 이용해먹어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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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사제를 떠올리며 묘한 만족스러움을 느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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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 교관님, 그럼 저흰 뭘 배우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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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지 관심에 두지 않던 이들에게서 질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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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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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레비 폴트입니다, 교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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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귀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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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한미한 가문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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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생도는 검술을 배우고 싶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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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한 번 수강한 이상 배울 수 있다면 하고…,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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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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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똑 부러진 애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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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봐도 검술은 한 번도 배우지 않은 귀족 소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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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보단 사교계 데뷔탕트(Débutante)를 준비하는 게 우선으로 보이는 허약한 소녀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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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학부엔 어울리지 않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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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딱히 이상할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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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소녀 말고도 대충 절반가량이 그러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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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설거지 한 번 안 해봤을 법한 소녀들이 그의 강의에 나온 이유는 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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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자 감을 찾거나, 데뷔탕트 파트너를 찾으러 온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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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프롬 파티에서 프롬 퀸과 킹을 뽑듯, 멋진 파트너의 요소는 데뷔탕트에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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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래의 기사가 될지 모르는 이들과 데뷔탕트에 나가 혼약까지 하는 경우는 귀족 사회에서 흔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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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도 아마 이를 노리고 온 부류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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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보면 괘씸한 거긴 하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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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딱히 관심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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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카데미가 유지되는 이유가 저러한 귀족들의 막대한 후원으로 유지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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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사제를 고용할 여력이 있는 이유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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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저들이 가르침을 구하듯 눈을 반짝이는 건 상정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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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저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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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관님과 로엔 공자의 싸움이 워낙 대단했기에 저런 것이 아니겠습니까? 사람은 자기가 못 하는 일에 대해 동경심을 가지게 되는 법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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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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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귀족가의 소녀들이지 않습니까. 평생 온실 속에서 자랐을 테니, 이러한 자극이 신비한 것이겠죠. 뭐, 그래 봤자 얼마 가진 않을 겁니다. 땀 흘리는 일을 극도로 멀리하는 귀족 여성 특성상 땀 좀 흘리고 나면 다 빠져나갈 겁니다. 그래선지 검술학부는 1학기만 지나도 여성들은 다 수업에 나오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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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되게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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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 형님께서 학술원 출신인지라, 들은 게 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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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이네, 이거. 쓸 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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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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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조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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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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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들이밀지 말아 줄래? 네 얼굴 보니까 후려치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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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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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보기 좋다. 넌 앞으로 나랑 대화할 때 항상 그렇게 있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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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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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린다, 조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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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아니 조교(노예)의 눈은 다시금 촉촉하게 젖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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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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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업이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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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대학도 강의 첫날에는 일찍 마쳐주듯, 그 또한 융통성을 발휘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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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생도들이 모두 돌아가고 연무장은 적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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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이한 한 사람만이 남았으며, 어스름해진 하늘이 그나마 제법 볼 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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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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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이한은 멋들어진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보단, 당장 오늘 있었던 대련을 복기하는 게 더 도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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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읍, 그때는 좀 더 빠르게 파고들어야 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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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그보다 한없이 약한 이들과의 대련이었다고 한들, 배울 게 없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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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가가 왜 명문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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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은 더럽게 없는 것들이지만, 고급 기술은 잔뜩 알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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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목의 진주지만, 돼지가 아닌 이가 진주를 어느 정도 취할 수 있다면 그 또한 큰 성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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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목할 만한 네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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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타라고 했던가? 그 바바리안 녀석은 내일 한 번 더 붙어보던가 하고. 이번엔 좀 천천히 상대해봐야겠네. 그놈 나랑 비슷한 타입이라 재밌을 것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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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검 든 녀석이랑 방천화극 든 녀석도 괜찮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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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 녀석은 생각보다 더 음흉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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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심 기대했던 녀석보다 다른 이들에게 도리어 더 관심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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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울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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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와 달리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녀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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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천재란 녀석들일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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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놈들을 관찰하고 싸워본다면 그때마다 그의 몸은 새로운 정보를 축적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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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타르가 그랬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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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필요한 이론적인 배움보단 실전을 통한 정보의 축적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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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배울 게 많은 녀석이 있다는 건 충분히 환영할 만한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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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보니 이 일, 나름 괜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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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시스에 의해 억지로 맡게 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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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오늘, 이렇게 해보고 나니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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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더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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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보람찬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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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교관이란 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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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보니 기사단에 있을 때보다 보람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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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뜻밖에도 적성에 맞는 일을 발견했다는 것에 허탈하면서도 실실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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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련 피하는 놈들만 있고, 아무런 보람도 없는 기사단보단 지루함이 없을 것 같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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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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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거기 쥐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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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놈도 제법 더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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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나와. 그저께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왜 그렇게 훔쳐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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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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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공터 잔디를 핥는 듯 바람이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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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없는 공터일 뿐인데, 과연 그가 말하는 뜻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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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지 모를 기묘한 상황 속에서 이한이 품에서 손도끼를 꺼내려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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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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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교관님. 거슬리게 할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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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남성 하나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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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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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도들 사이에서 본 얼굴들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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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엔 녀석 옆에 딱 붙어 있던 존재감 없던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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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이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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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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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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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랬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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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도끼는 이만 넣어주시면 안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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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대답부터 좀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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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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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손도끼로 땅을 치며 이한은 답변을 강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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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하게 그를 지켜본 것부터 이미 도끼가 날아가도 이상한 일은 아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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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험악한 상황에서 잭은 여전히 웃는 낯을 유지하지만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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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감시한 것도 눈치 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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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는 그가 아니라 아이린 윈들러를 감시한 것이지만, 설마 그걸 눈치 챌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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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주군의 말대로 보통 인간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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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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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냥 강할 뿐만 아니라, 특별한 무언가가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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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주군께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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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선을 데려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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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은 메마른 입술을 가까스로 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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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군께서 전하란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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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아까 하면 될 것이지, 꼭 이렇게 해야 하냐? 하여간 귀족들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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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천사’에 대해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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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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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시는군요. 그거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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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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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 말해드리겠습니다. 천사와 신전을 믿으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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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모를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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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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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식 혹시 정신병이라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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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정황은 많으나, 나중에 머리나 때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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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쳐질지 어찌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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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그를 치료해주잔 선의(?)를 발휘하며 그가 능청스레 대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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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신론자이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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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불경하시군요. 하지만 저도 같으니 저 또한 불경한 놈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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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뭔지 모르겠지만 너희 되게 불순한 목적을 가지고 아카데미에 온 모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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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하진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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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은 이 순간 죽을 수도 있다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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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관이 그를 죽이려고 하면 충분히 죽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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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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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너 나이 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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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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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살이냐고, 인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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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 스물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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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노안이 심하네. 나이 속이고 입학 한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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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하십니다, 교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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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 억장 무너지는 비난을 갈기는 이한이었고, 잭은 울상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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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끌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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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예상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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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인지 뭔지 모르겠으나, 원래 로판에서 사골처럼 단골 악역으로 나오는 건 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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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족 아니면 신전이 악역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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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사골 우리듯 써먹는 부류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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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며 이한은 혹시나 싶은 마음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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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더 경계해야 할 인간들은 더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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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말을 믿으시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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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감이야. 내가 경계해야 할 이야기도 아닌 것 같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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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특이하신 분인 것 같습니다, 교관님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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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는 됐고, 더 없냐고. 재밌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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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재미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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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잭은 더 이상의 발언이 월권이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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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나 잭은 저를 위협하지도 않으며, 도리어 흥미 가득한 음유시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이한의 흥미로움에 월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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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에게 호감을 사놓으면 왠지 훗날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으리란 믿음이 들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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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나니 2왕자에 대해 좀 아시는 게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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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왕자? 왕국에서 아직도 왕자를 키우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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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누님이 왕국의 후계자가 된 이후로 왕국에서 왕자란 인종이 대부분 사라진 것으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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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쫓기거나, 그도 아니면 소리 소문 없이 실종되었다는데,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게 답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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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남은 왕자가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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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왕자님은 개가 아닙니다, 교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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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의 없는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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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람은 기사란 사람이 입조심 하는 법부터 배워야 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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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됐고, 망나니 왕자? 뭐야, 그 흔해빠진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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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어…, 제법 유명할 텐데 모르십니까? 포악하고도 정신병이 심한 왕자로 소문이 자자한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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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그 녀석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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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은 슬슬 관심도 없는 왕자의 이름이 왜 나오나 싶어 물었고, 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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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그 망나니가 신분을 숨긴 채 학술원에 입학했단 얘기가 있습니다. 이유는 저도 잘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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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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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 솔직히 경계까지 필요하나 싶지만, 일단 왕자이니 주의할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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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긍할 만한 얘기였고, 이한은 슬쩍 고개를 주억거리며 재차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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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특징 같은 건 없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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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음, 아! 듣기론 왕자는 정신병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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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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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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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에, 허공에 대고 자주 손가락질을 하는 등에 헛짓을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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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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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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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그냥. 좀 많이 미쳤다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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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또 다시 막말을 내뱉었고, 잭은 혹시 듣는 사람이 있으면 어쩌느냐고 조언했으나 이한은 귀 기울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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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막말을 내뱉은 것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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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거. 한 마리 더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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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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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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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 해도 상당히 많은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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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상태창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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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생각하는 건데, 이 아카데미 생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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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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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할 틈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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