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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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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를 제대로 쳤더구나.”
촤악.
섬섬옥수란 말이 잘 어울리는 손이 거칠게 신문을 떨구었고, 신문이 책상 위로 펼쳐졌다.
[술탄 살라흐 중태.]
[마차 주위에서 발견된 서부의 암살자들?]
[발견된 술탄 마흐바의 깃발, 서부에 다시금 전운이 감도는가….]
어젯밤 있었던 술탄 습격사건.
그 범인으로 보이는 자는 서부의 암살자 집단 아사신이며, 그들은 술탄을 기습하여 피해를 입혔으나, 임무를 실패하고 자결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세간에 알려진 사실이었다.
허나 좀 더 깊숙하게 아는 자들.
그러니까 진실을 파악한 몇몇 소수는 골이 아플 지경이었다.
“칼을 들었으면 자기도 찔릴 각오를 해야 하는 거죠.”
“하…, 말은 청산유수구나.”
“내가 좀….”
“칭찬이 아니다, 이 막나가는 녀석.”
따악!
기어이 그녀가 부채를 들어 그의 머리를 때렸으나, 안타깝게도 기사의 머리는 예전보다 더욱 단단해진 상태였다.
“으음!”
“괜찮아요? 그러게 왜 때려요? 누님 손목만 아프게.”
“야, 얄미운 것….”
그녀, 아이시스는 손목을 부여잡았다.
때린 손목이 얼얼하여 드물게 미간을 구기는 그녀였다.
“…전보다 더 단단해진 것 같구나.”
“약간 단련을 했죠!”
“하아…!”
뻔뻔스러운지고….
잘못했다는 생각이 전혀 보이지 않는 얼굴이다.
뭐, 정작 그를 부른 아이시스 또한 그가 딱히 잘못했다고 여기는 건 아니었다.
다만.
“일을 벌이기 전 내게 말해줬다면 좋았을 것을.”
“…그건 미안합니다.”
“진심으로?”
“…그렇게 물으면 그다지…?”
“…다음에는 더욱 단단한 금속 부채를 준비해야겠구나.”
얄밉다, 정말.
아이시스는 의동생이 정말 얄미웠다.
* * *
…원래 이한은 술탄을 납치할 생각이었다.
납치건 뭐건 해서 놈에게서 진실을 들을 요량이었던 거다.
다만 아쉽게도.
- 경, 협박을 통해 얻어낸 진실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원래 선동과 날조보다 대단한 건 진실이라 하였는가?
그가 화가 나서 술탄을 고문하여 진실을 억지로 끄집어내봤자 술탄은 피해자 코스프레만 하면 그만이었다.
음주운전한 놈처럼 기억 안 난다고 하면 그만이고, 심신 미약한 상태에서 어쩔 수 없었던 우발적 사태라고 하면 그만이란 것이다.
이한으로선 속이 뒤집어질 일이었지만, 세상 돌아가는 원리란 것이 이러했다.
그렇기에 이한은 놈을 납치하는 걸 포기했다.
비록 마음에 안 드는 결정이었지만,
…그래도.
- 그럼 납치 고문만 안 하면 되는 거지?
- 예에?
- 그리고 저놈이 진짜 불쌍한 놈이 되면 나도 어느 정도 속이 시원할 테고.
- 그, 그건 무슨 의미로 하는 말씀이신지….
- 그냥, 내 식대로 일을 풀어보려고, 내 식대로.
- ??
그렇게 이한은 역으로 놈을 덮쳤다.
증거는 남기지 않았다.
확실히 갈라하드와 트리스탄이 유능하긴 하더라.
그들이 있었다는 흔적조차 남기지 않았으며, 모든 죄와 사건의 정황을 술탄국 내부의 일로 한정시켜버린 것.
“내 입으로 말하기 뭐하지만, 백색 고양이 녀석들이랑 비교하기 미안하긴 하덥니다.”
“…제 얼굴에 침을 뱉는 행위인 것을 아느냐?”
“난 현장에서 막았잖아요? 그러니까 나는 빼야지.”
“…….”
이한은 당당했다.
자신은 할 만큼 했으니까.
도리어.
“그보다 누님은 뭐했습니까? 평소엔 천리안이라도 가진 것 같은 분이 이번에는 영….”
그녀를 타박했고, 아이시스의 눈이 처음으로 호선을 그렸다.
본인이 혼이 난 게 신선하다는 것처럼.
“어쩐지 평소보다 더욱 불량스럽다 싶더니, 내게 서운한 것이었구나.”
“서운한 것보단, 화난 겁니다. 애들 다칠 뻔했잖아요.”
“…흐음, 그 점은 확실히 화를 내는 것도 타당하구나.”
“?”
뭐라고 한 사람이 이런 감상을 느끼면 안 되겠지만, 설마 저 누님이 순순히 제 잘못을 인정할 줄은 몰랐다.
오만하게 나오면 나왔지, 저렇게 순순히 잘못을 인정할 사람이 아니니까.
혹시….
“누님, 혹시 어디 아파요?”
“…….”
“여름 감기인가? 하긴 여름 감기가 지독하긴 하죠. 얼른 쉬어요, 나 갈 테니까.”
“…누굴 아픈 사람 취급하는 것이냐.”
“아픈 거 아니에요?”
“…너 때문에 아플 것 같구나.”
“??”
걱정해줘도 왜 저럴까?
“되었고, 딱히 아무런 걱정이 없어서 학술원을 내버려둔 것은 아니다. 네가 있으니 어련히 잘 막아낼까 싶었을 뿐.”
“…그거 직무유기 아닙니까?”
“적재적소란 좋은 말이 있지.”
“…….”
“널 믿었다. 그러니 놔두었을 뿐, 그러니 서운해 하지 말거라.”
“…이 누님이 사람 불길하게 갑자기 왜 이럴까.”
뜬금 사람 듣기 좋은 얘기를 꺼내는 그녀에게 감동을 느끼기보단 불안함부터 느껴진다.
다른 사람이 그녀에게 칭찬을 들으면 기쁨을 넘어 황송해 하겠지만, 이한은 소름부터 돋았다.
또 뭘 시킬까 싶어서.
“흥, 얄미운 것. 이 누이를 평소에 어떻게 생각했는지 알겠구나.”
“자기 행동을 뒤돌아볼 줄 알아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답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내겐 통용되는 얘기는 아닌 것 같구나.”
“…….”
…역시 보통 철면피가 아니다.
그러나 잡담은 이제 끝이라는 것처럼.
“네가 물었었지, 대체 무얼 하고 있었기에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냐고. 그 말대로다. 나는, 여는 이미 술탄이 어떠한 목적이 있어 이곳까지 왔음을 확신했었다.”
“목적?”
“알아내는 데 약간 시일이 걸렸지.”
타악.
이한은 그녀가 던진 수첩을 잡았다.
평소 정보를 건넬 때는 서류 등으로 준비하는 것을 생각했을 때, 이토록 날 것을 주는 것을 보니 정말 조사를 끝낸 지 얼마 되지 않은 모양이다.
그녀 또한 나름 바빴다는 거겠지.
사락.
이한은 천천히 아이시스가 건넨 정보를 훑어보았다.
대략 3분이 좀 안 넘었을 때.
“그렉 빈이라 하였나? 네가 쫓고 있는 위법 마법사 말이다.”
“…제발 깜빡이 좀 켜요. 나 심장 놀라.”
“오호호!”
누구에게도 가르쳐준 적 없는 자신의 목적을 알아낸 그녀였고, 이한은 역시 못 당해내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하여튼.
‘무섭다, 무서워.
* * *
그렉 빈은 이미 몇년 전 죽은 것으로 알려진 위법 마법사였다.
제국 마탑 소속이었으나, [신비의 강탈]을 주제로 불법적인 실험을 감행하려 했으며, 이 때문에 위법 마법사 판정을 받았고, 마탑에서 쫓겨났으나 도둑질이 한 번이야 어렵지 두 번이 어려우랴?
놈은 신비 강탈을 위한 불법적인 실험을 계속했고, 그런 와중 타국의 위병대에 붙잡혀 처형당했다고 알려졌다.
…다만 그건 겉으로나마 드러난 사실이고.
“실상은 어느 시설에서 신비 종족들을 모아 실험을 감행했다는 것이로군.”
“내 예측이지만요.”
실험실의 생존자로 보이는 주디아 피에르의 증언을 토대로 이한이 내놓은 예측.
물론 마냥 예측은 아니다.
“이미 내 뒷조사 하면서 알겠지만 길드를 통해서 알아낸 정보가 조금 있는데, 아무리 봐도 그 실험을 주도한 놈은 그렉이란 주문쟁이가 맞아. 무엇보다 얼굴을 바꾸는 달인이라고 하더라고.”
“뒷조사라니, 어감이 이상하구나.”
“뒷조사 맞으면서…. 어쨌든, 누님이 준 것까지 보니까 내 예측이 틀린 건 아니었나 보네.”
아이시스가 준 수첩에는 서부에서 술탄이 접촉한 이들에 대한 정보가 있었고, 그가 신하들과 나눈 대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걸 대체 어떻게 구했는지 모르겠으나, 그런 건 지금 중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건.
[-팬드래건에서 신비를 획득한다.]
이놈들이 수작질을 벌이고 있단 사실이었지.
간단히 축약한 내용이었지만,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술탄이 팬드래건의 신비를 노리고 있었다는 내용이었으니까.
“웃기네, 술탄이란 놈이 주문쟁이랑 손이나 잡고.”
“어떤 방식으로 힘만 손에 넣으면 된다는 것이겠지. 이해 못 할 일은 아니다만, 품위가 없구나.”
“…품위?”
“여 같으면 이토록 몰래 납치하는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차라리 국가 간의 비밀 거래로 만들었겠지. 한데 어찌 이토록 망나니 같은 짓을 벌인 건지, 원.”
“…….”
“왜 그리 보느냐?”
“…아니, 새삼스럽게 무서운 사람이다 싶어서.”
누군가를 죽여 신비를 약탈하는 것을 욕하기보단 그 심정을 이해하며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을 보면 확실히 권력자는 권력자다 싶다.
허나.
“당연한 것이다. 지금이야 팬드래건에는 힘이 있으니 관용과 자비를 베풀 수 있는 법. 하지만 만일 팬드래건에게 힘이 없었다면? 항상 침략을 걱정해야 하고, 전쟁이 벌어질 위험도가 높다면 어떨 것 같으냐?”
“…….”
“잘 알아두거라, 개인에게 힘이 없는 것은 불행이지만, 국가에게 힘이 없는 건 죄악이다. 하니 국가를 이끄는 자는 항상 위선와 위악의 가면을 써야 하는 것이지, 다만 술탄 살라흐는 위선도 위악도 되지 못한 저열한 행위로 국격을 떨어트리는 행위를 했다. 힘도 없는 주제에 고개를 숙이지 않고 빳빳하게 고개를 치켜들고 있으니 이 얼마나 품위도 없는 저열함이란 말이더냐. 설사 훗날 내가 탕녀라 불릴지언정 힘을 가지기 위해 고개를 숙여야 하는 것이야말로 왕족이자 나라를 이끄는 자의 의무인 바. 그러니 술탄은 탈락이다. 혈통과 나름 괜찮은 능력으로 술탄이란 지위까지 올랐으나 오만하여 주제를 모른다. 그리고 이런 자를 그냥 내버려두어선 안 될 일이겠지.”
“…음.”
……이한은 반성했다.
마냥 그녀를 무섭다고 생각한 것에.
힘없는 나라의 서글픔을 역사로 배웠으나,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자신도 아직 한참 모자란 놈이 맞다.
“미안….”
“후후, 사과할 줄 안다는 것만으로도 여의 의동생은 기특한 자로구나. 반성할 줄 아는 자세. 여는 높이 평가한다.”
“…….”
놀림을 받는 것 같지만 지금은 감수해야겠지….
쓴웃음을 머금는 그였다.
* * *
“-마법사를 데리고 오거라.”
“응?”
“그렉 빈이란 천것을 살려서 데리고 온다면 모든 일을 해결해주마.”
“…무슨 계획이 있나 봐?”
“여에겐 항상 계획이 있지.”
“흐음.”
이한은 아이시스가 음흉한 계획을 꾸미고 있음을 짐작했다.
뭘 준비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믿어도 되겠지.
다만….
“스읍, 주문쟁이를 살려서 데리고 오는 건 내 주특기가 아닌데.”
“노력해 보거라. 잘만 된다면 큰 상을 내려주마. 원한다면 입술이라도 맞춰주랴?”
“아니, 진심으로 필요 없어.”
“……고얀 녀석.”
남들에겐 포상이겠지만, 이한에겐 정말 필요 없는 보상.
차라리 현물로 받으면 받았지, 원.
이한은 코웃음 쳤다.
그러며.
“어쨌든 얘기는 알았어. 살려서‘만’ 데리고 오면 된다는 거잖아? …뭐, 노력은 해볼게.”
“노력이 아니라 반드시이니라.”
“…거 되게 부담 주네.”
“대신 무슨 일이 있더라도 책임은 묻지 않으마.”
“……진짜?”
“아무렴.”
“호오….”
“……그렇다고 정말 막 나가란 뜻은 아니긴 하다만.”
아이시스는 일순 자신이 말실수를 한 게 아닐까 싶었다.
다른 기사는 적정선이란 것이 있는 것에 반해, 그가 아는 의동생은….
‘적정선이란 것이 없는 자이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 아닐까 싶은 순간이었고, 아이시스는 약간의 불안감을 느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마탑의 대제자 실종!]
“……하아.”
아이시스는 두통이 생길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