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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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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내림이 내리듯 그는 확신했다.

이 몽마가 미래의 검둥이를 엿 먹였을 장본인이라고.

논리적인 증거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보고 있노라면 왠지 알 것 같다.

‘이런 게 악녀의 새싹이지.

양심이 뒈진 행동력이나, 뻔뻔스러움.

살기 위해서라면 다른 인격마저 만드는 이기적임.

그리고 저기 산이 있어서 오른다는 명언처럼, 정기가 있으니 먹는다는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당당함까지.

이기적이고 뻔뻔하며 자기가 하는 일을 모두 합리화시키는 자세.

그야말로 흔히 로맨스 속에 등장하는 악녀의 자세가 아닐 수 없었다.

‘지금이야 그냥 악녀의 자질이 있을 뿐이지만, 저기서 더 싸가지가 없어지면….

지금은 솔직히 말해 그냥 약간 악질적인 수준에 불과하여 ‘장난 수준’으로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저러한 악질적인 부분이 숙성되어 한 5년만 지나도.

‘짐승 한 마리 탄생하는 거지.

이는 단순히 직감이 아니라, 교관이 되어 생도들을 가르치니 알게 된 부분이다.

예시로 들자면 조교1호.

태창이 녀석이 그러길 원래 조교1호 녀석은 악녀 버전 마법사 병아리를 도와 악질적인 행각을 벌인 놈이라 들었다.

저놈이 만약 자신을 만나지 않았다면, 원작과 마찬가지로 양아치나 됐겠지.

이처럼 싸가지 없는 부분을 엄하게 꾸짖을 교육자가 있는 것과 없는 것에는 생도들에게 큰 기로가 된다는 뜻이었고, [사랑의 매]가 중요한 이유이기도 했다.

‘물론 나 어릴 적처럼 촌지 안 주고, 부모 없다고 때리는 교사 새끼처럼 되면 안 되겠지만.

가르치는 제자가 삐뚤어지고 안 좋은 길로 빠지거나, 예의를 빌어 처먹을 때 드는 게 사랑의 매이지, 이유 없이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매는 그냥 폭력이고 분풀이일 뿐이다.

자신들의 권위를 자랑하기 위한 저열함의 상징이기도 했고.

하여 이한은 한 사람의 교육자(?)로서 사명감을 느꼈다.

‘사람이 사람다워야지, 짐승이면 안 되지.

지금밖에 없으리라.

이런 막돼먹은 것을 사람으로 만들 기회는.

어릴 때 개과천선시켜야지, 머리 다 굳은 어른들은 절대 개과천선이 안 되더라.

그가 인생에서 얻은 교훈이 아닐 수 없는 바.

“주디아라고 했나.”

“…네.”

“오늘부터 넌 학술원 편입생이다.”

“네에?”

“또한 오늘부로 너의 지위는 영구적으로 인턴을 유지할 것이며, 내가 끝났다고 할 때까지 너에 대한 교육은 계속될 것을 알아둬라.”

“…네에?”

“알아들었으면서 왜 계속 네네 거려! 대답은 한 번만 하는 거다, 알았나!”

“네, 네에!”

“…어휴, 가르칠 게 많을 것 같군.”

“???”

주디아는 여전히 현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고, 그녀는 얼떨결에 [영구 결번]을 받은 최초의 인턴이 되었다.

……몽마인 주제에 앞으로 평생토록 두고두고 악몽에 설치게 될 고난과 역경의 서막이었다.

정확히 오후, 그러니까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주디아가, 아니 ‘피에르’는 눈을 떴다.

그리고 그는.

“…왜 죽이지 않은 거지?”

“?”

“그 짐승은 당신에게 무례를 범했다. 죽여도 되었다 이 말이다.”

“너…. 수치심이란 게 있긴 했구나?”

“!!”

피에르의 인격은 기본적으로 무감각한 사내놈과 같았다.

무뚝뚝하고, 감정이 거의 드러나지 않으며 차갑다.

세상 뻔뻔하고 제 감정에 솔직한 주디아완 전혀 다른 인격체.

아무리 이중인격이라도 저토록 극명하게 갈리는 걸 보면, 몽마란 존재가 확실히 특이한 종족인 건 분명하리라.

“어둠이를 진짜 싫어하는구나.”

“혐오스럽도록 증오한다.”

“어쩐지, 죽을 명분만 있으면 자결하려고 하는 이유가 있었네.”

“…….”

“됐고, 내가 궁금한 게 있는데, 지금 그 어둠이도 깨어 있는 거냐?”

“…그건 아니다. 몽마란 일족은 흡혈귀처럼 야행성이지. 낮에는 거의 잠에 들며, 나라는 인격이 정신만 잃지 않는다면 절대 일어날 일은 없다.”

“그럼 지금은 잠들어 있는 상태란 거네?”

“그렇다. 다만 기억을 공유하기 때문에 나와 무슨 대화를 하든, 그 짐승은 다 알 것이다.”

“으음, 그래서 수치스러워하는 거군. 기껏 숨긴 비밀이 다 탄로 나서.”

“…….”

이 목석과 이토록 대화를 길게 한 건 처음이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피에르는 말이 많았다.

그만큼 흥분해 있다는 것이겠지.

‘그럴 만도 하고.

들어보니 피에르란 인격은 그녀 대신 고문과 실험을 받기 위해 태어난 인격이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고통과 함께 했을 터이니, 성격이 저런 것도 당연한 노릇일 터.

증오심이 타르 덩어리마냥 꽉 막혀 있으리라.

약간 안타까운 녀석이다.

다만 안타까운 건 안타까운 거고.

“근데 넌 어떻게 신성력을 쓰냐? 신비종족 대부분은 신성력을 못 쓰는 걸로 아는데?”

한 사람 안에 어떻게 두 개의 신비가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물어보았다.

들어보지 못한 케이스였기에.

“……나라는 인격은 몽마의 힘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쉽게 답변을 늘어놓으리라 여기진 않았는데, 뜻밖에도 놈은 순순히 진실을 털어놓았다.

제 처지를 받아들인 것일 수도 있고, 그도 아니면 어둠이를 두들겨 패 준 것에 대한 감사함일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짐승은 신성력을 쓰지 못하지. 나와 짐승은 별개의 사람임을 증명하는 신의 은혜이자 자비로움이 아닐 수 없는 바.”

“흠.”

…아니면 자랑하는 건가?

난 짐승이랑 완전히 별개의 인물임을?

‘…그런 거면 좀 유치한 녀석, …아니다. 그럴 수도 있는 거지, 뭐.

애써 녀석의 자랑을 넘긴 이한은 그의 얘기를 들으며 이제야 조금 이해가 가는 것들이 있었다.

왜 저 목석 놈이 사제가 되었고, 광적이게 신을 따르는 이단심문소에 들어갔는지 말이다.

‘신성력이야말로 자신이 몽마가 아닌, 별개의 사람임을 증명해주는 수단이니까.

몽마를 부정하고 증오하는 만큼, 자신이 신실한 자임을 끊임없이 알리고 싶은 몸부림….

그러한 치열함이 약간은 느껴진다.

…복잡한 가치관이지만, 그래도 이해는 간다.

그렇기에.

“그 증명을 위해 넌 어떠한 추잡한 일이라도 하겠군. 넌 결코 신전에서 나갈 수 없을 테니까. 설사 은인을 배신해도 말이야.”

“…….”

이놈은 무슨 일이든 하리라.

신전에 남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자신이 설령 만들어진 인격일지언정, 신전에 있는 한 구원 받을 수 있으리라 여길 테니까.

해서 이 녀석은 비호감이다.

그도 그럴게.

“널 구해준 게 라파엘 영감이라지?”

“…그렇다. 추기경께는 감사한 것이 많다. 날 신전에 데리고 와주신 분이니까.”

“근데 그 은인은 놀처럼 무시하고 날 공격한 거네? 고맙다, 널 두들겨 팬 게 전혀 후회스럽지 않게 해줘서.”

“변명은…, 하지 않겠다.”

웃긴 발언이다.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변명할 말이 없는 거겠지. 그래도 충고 하나 하마. 네가 자결을 하든, 아니면 광신도를 믿건, 라파엘 영감을 배신하건 난 상관하지 않을 거야. 어차피 네가 짐승이라 부르는 그 녀석이나 너나 내 눈에는 똑같이 개념 없는 종자들이니까.”

“-!”

드디어 표정이 일그러진다.

몽마와 본인이 똑같은 종자란 사실이 더할 나위 없이 불쾌한 모욕으로 다가온 것일 터.

제3자의 눈에는 몽마나 배신자나 다 끔찍한 놈에 불과한데.

저런 게 범죄자 마인드겠지.

‘한 놈은 양심 없는 악녀의 새싹이고, 또 한 놈은 검은 머리, 아니 빨간 머리 짐승이네.

이쯤 되니 노신부가 불쌍하다.

어쩌자고 이런 은혜도 모르는 이중인격자를 받아들여서 사서 고생 중일까?

“똑같은 취급 받으니까 울컥하네? 긁혔냐?”

“…….”

“그런 거면 다행이고, 긁히라고 한 말 맞으니까. 어쨌든 은혜도 모르는 배신자야. 내가 궁금한 게 있어.”

“…내 호칭은 그렇게 되는 건가?”

“말 끊지 말고, 널 비롯해 신비종족을 납치했다는 세력 말이다. 그것들 지금은 어떻게 됐는지 아냐? 그놈들한테 약간 관심이 생겨서.”

“…….”

이한은 이놈이 앞으로 어떻게 살건 관심은 없었다.

어찌 됐건 제 주위에 있을 때 잘못하면 그때는 매를 들면 되는 것이니까.

독립하고 나서 사고를 친다면 그때는.

‘매 대신 검을 드는 거지.

간단하게 가면 되는 거다.

그러니 그의 현 관심사는 신비 종족을 납치했다는 놈들이다.

“…자세한 것은 모른다, 이미 10년 전 일이며, 그 당시 난 많이 어렸으니까.”

“됐고, 기억을 좀 떠올려봐. 너를 실험한 놈들의 얼굴이나 특징, 아니면 시설의 구조든 뭐든.”

“…보통 그런 걸 피해자에게 물어보나?”

“다른 놈들한텐 안 하지. 그런데 너흰 이단 심문하는 놈들이잖아? 사람 고문하는 걸 숨 쉬듯 하는 놈들한텐 이런 질문해도 돼.”

“우린 이단 심문관은 배교자를 처벌하는 자들이지, 미친 자들이 아니다.”

이단 심문관을 변호하는 피에르였고, 자신의 오해를 바로 잡아주려고 그러는 것 같았으나….

“원래 미친놈들은 자기가 미친 걸 모른다고 하지.”

“…….”

“빨리 기억나는 거나 말해봐.”

“…이제 보니 그대는 기사가 아니라 이단 심문관을 해야 했다.”

“난 마음이 약해서 그딴 거 못 해.”

“…….”

……피에르는 처음으로 서럽다는 감정을 느꼈다.


‘기억 안 나긴.

녀석은 기억나는 게 많지 않다는 것치곤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주었다.

타고나길 머리가 좋아서 그런지, 아니면 몽마의 특성인지 모르겠으나 기억력이 상당히 좋다 싶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10년 전 기억을 이토록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도 용한 일이 아닐 수 없으니 말이다.

‘스읍, 이번에도 주문쟁이가 끼어 있네.

위법 마법사.

이한이 극도로 혐오하는 부류이자, 만났을 경우 가차 없이 머리부터 깨버리는 인종들.

신비종족을 납치하여 실험을 벌인 놈들이 그러한 인종들임을 확인하며 이한의 머리는 평소보다 빠르게 회전했고, 피에르가 준 정보들을 빠르게 정리했다.

‘라파엘이 위법 마법사의 시설을 덮쳤으나, 살아남은 건 오로지 빨강이 한 명뿐이고, 나머진 사망. 위법 마법사는 도망갔다, …라.

여기서 중요한 건 주문쟁이가 도망갔다는 사실이며, 이놈이 아직 살아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주문쟁이란 놈들은 다른 건 몰라도 생명력 하나는 끝내주게 끈질기기에.

‘생김새는 대략 이렇단 거고?

이한은 배신자 빨강이 녀석이 언급한 정보를 토대로 직접 ‘몽타주’를 그렸다.

어설프지만 그래도 특징적인 부분은 다 들어간 그림.

유일한 증거였고, 이걸로 뭘 할 수 있나 싶겠지만.

끼익.

이것만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었고, 그는 자신의 방에 덩그러니 있는 옷장을 열었다.

서랍장에는 옷이 거의 없었다, 대신 서랍장을 차지하는 건.

촤아아악!

어마어마한 양의 종이 더미였다.

“…이것도 간만이네.”

교관으로 발탁된 이후 반년 동안 열어보지 않은 것 같다.

‘수배서’를 비롯한 ‘신문 기사’뿐이었는데, 대부분 [위법 마법사]나 [노예 상인]과 같은 이들에 대한 인상착의와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모두 그가 손수 모은 것이며, 지금은 쓸모없어진 것도 많았는데, 그 이유는,

“아, 이놈은 죽었지, 참? 이놈들도 죽었고…. 이놈은…. 아, 고블린 동굴에 던졌었지? 이놈은 어떻게 처리했더라….”

신문과 수배서의 내용 중 1/3가량이 그의 손에 의해 쓸모없어진 상태였기에….

어쩌다 보니 폐기할 것이 많았고, 이한은 대략 폐기할 내용은 폐기해가면서 서류를 뒤적거릴 수밖에 없었다.

이게 다 평소 귀찮다고 청소를 등한시한 벌이 아닐까?

촤악, 촤악.

허나 이한은 진지하게 자료를 뒤졌다.

지금만큼은 눈이 날카롭기 그지없는 그였고, 대략 한 시간을 넘게 진득하게 자료들을 살피고 나니.

멈칫!

“-이거다.”

이한은 15년 전 배포된 수배서 한 장에서 시선을 멈추었다.

이미 사건은 종결되었고, 사형 판결을 받았다고 알려진 위법 마법사의 수배서였으나, 이한은 자신이 ‘직접’ 죽은 걸 보지 않은 이상 소문이나 신문 내용 따위를 믿지 않았다.

주문쟁이란 것들은 확실하게 숨통을 끊어놓지 않으면 어떻게든 되살아나는 바퀴벌레와 같으니 말이다.

그러니.

“조교야!”

이한은 찾아낼 따름이었다.

“부, 부르셨습니까?”

“당장 길드조합 가서 사이먼이란 놈한테 가서 이놈 좀 찾아내라고 말해.”

“…예에? 사, 사이먼이요? 호, 혹시 길드조합장이신 그 사이먼 조합장님을 말씀을 전하라는 것인지…?”

“그렇다만?”

“……돌겠네.”

“뭐가 문젠데.”

“…저 따위가 어떻게 길드조합장님에게 정보를 요구합니까!”

“내가 시켰다고 그래.”

“그럼 교관님이 직접 가셔야죠!”

“내가 지금은 좀 바빠. 뭐, 정 길드조합이 힘들면 다른 곳도 있다.”

“지, 진작 말씀하….”

“갈라하드랑 팬드래건 중 어디로 갈래?”

“…….”

“어디가 좋냐?”

“……그냥 길드조합 가겠습니다. 젠장 할…!”

“스읍! 주둥이!”

요즘 따라 입이 갈수록 걸걸해지는 조교1호를 보며 이한은 엄중히 꾸짖었다.

이놈은 어째.

‘왜 갈수록 불량해지지?

이래서 인성 교육이 어렵다고 하나 보다.

이한은 못난 조교를 향해 혀를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