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517 lines
16 KiB
Markdown
517 lines
16 KiB
Markdown
|
||
신성력.
|
||
|
||
그것은 신이 내려 준 ‘최초의 신비’ 중 하나였다.
|
||
|
||
고대 문명부터 존재하며 여전히 서부와 동부 대륙에서 최고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태양신과 달의 신, 이제는 비교적 골방 늙은이 처지가 되었으나 여전히 믿는 이들은 소수로나마 존재하는 바다와 대지의 신, 천공의 신 등등.
|
||
|
||
이러한 고대 신들이 최초로 인류에게 전해준 것이 바로 신성력이란 이름의 불꽃이었으며, 신도들이 믿음이 경건할 때마다 이러한 신성력이란 신비는 더더욱 강대해졌다.
|
||
|
||
하여 고대 국가들 대부분은 종교 국가인 경우가 많았다.
|
||
|
||
신성력이란 힘을 토대로 영토를 늘리며, 농경 사회를 일구었고 더욱이 국가를 이루는 기반을 세웠으니까.
|
||
|
||
하지만 이 신성력이란 힘을 남용하며 자신의 부와 권력을 위해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기 시작하며 종교 국가들은 타락했다.
|
||
|
||
그리고 신의 이름을 더럽히고, 신의 위광을 이용해 자신의 배를 불리는 자들을 처단한 이들을 보고 사람들은 최초의 심문관, [이단 심문관]이라 하였다.
|
||
|
||
최초의 이단 심문관들은 신성력을 마치 자신의 손과 발처럼 사용했다고 전해지며, 이러한 수법이 나중에 가서야 마법이나 투기법의 원리와 비슷하단 걸 깨달았다.
|
||
|
||
허나 앞서 언급한 것들보다 훨씬 더 사용하기 용이하며 강력한 힘을 가진 수법은 현 시대에서도 압도적인 우월함을 자랑했다.
|
||
|
||
성법(聖法).
|
||
|
||
어느 이름 모를 떠돌이 몽크가 창시하였다고 전해지는 신성력을 이용한 전투법.
|
||
|
||
허나 아무리 편리하다고 해도 그 한계는 있는 법.
|
||
|
||
- 성법은 결국 편법에 불과하다. 진정으로 강해지고자 하자면 성법이 아닌, 신성력을 몸에 깃들게 하여 꾸준히 단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
||
|
||
이 또한 떠돌이 몽크의 발언이었다.
|
||
|
||
편리하긴 하지만, 결국 신성력을 이용한 편법에 불과하며 그 힘으론 결코 ‘진짜’를 이길 수 없다는.
|
||
|
||
허나 수백 년, 아니 수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성법은 여전히 신전의 강대한 힘 중 하나였으며, 이단 심문관들을 상징하는 전투법이었으며, 지난 수천 년이란 시간 동안 발전하고 또 발전하길 멈추지 않았는 바.
|
||
|
||
만약 성법의 창시자가 이런 성법을 본다면 자신이 했던 발언을 부정해야 하리라.
|
||
|
||
그 정도로 심문관들은 자신들의 성법에 대한 자신감이 대단했으니 말이다.
|
||
|
||
…지금도 물론 마찬가지였고.
|
||
|
||
“-당했군, 바로 대성법을 펼칠 준비를 해라!”
|
||
|
||
“알겠습니다!”
|
||
|
||
동료인 전투 사제가 기사에게 허무하게 당하는 것을 보자마자 이단 심문관들은 빠르게 전열을 다듬었다.
|
||
|
||
저토록 허무하게 당할 동료가 아니었는데, 순식간이었다.
|
||
|
||
이는 즉, 그들이 예측한 것보다 기사가 더욱 수준이 높다는 의미.
|
||
|
||
그러니.
|
||
|
||
“실력에 맞는 대접을 해주면 될 일이지.”
|
||
|
||
대성법. 성법을 펼칠 수 있는 인원이 서른 명 이상은 모여야 하는 것이지만, 이단 심문관들 개개인이 사제 열 명 분을 해내는 바.
|
||
|
||
단 아홉 명으로도 충분히 대성법을 감당할 수 있었고, 그렇게 그들은.
|
||
|
||
“.”
|
||
|
||
철퇴의 가호.
|
||
|
||
원래는 와이번이나 드레이크 같은 난폭하고도 거대한 마물을 잡기 위해 사용되는 대성법.
|
||
|
||
[대지의 덫] 등으로 불리기도 했다.
|
||
|
||
아니나 다를까.
|
||
|
||
쿠구구궁!
|
||
|
||
성법을 발동하자 어마어마한 압박이 대지를 향해 쏟아졌다.
|
||
|
||
바위는 모래처럼 분쇄되고, 나무가 잡초처럼 으깨진다.
|
||
|
||
말 그대로 하늘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철퇴가 주변 전체를 압도하는 성법이었다.
|
||
|
||
설령 기사단장급 실력자라 하여도 절대로 여기선 벗어날 수 없는 게 상식이었고, 절대로 파훼할 수 없는…….
|
||
|
||
“-이야, 이거 운동 좀 된다?”
|
||
|
||
“…….”
|
||
|
||
“근육에 자극오는 거 보게? 흠, 이거 혹시 언제까지 유지되냐? 두 시간은 사용 가능하지?”
|
||
|
||
“무…무슨…?!”
|
||
|
||
“대답을 해, 이 싸가지 없는 놈아.”
|
||
|
||
퍼억!
|
||
|
||
“!!!”
|
||
|
||
일순 대성법을 펼치던 사제 한 명이 그대로 턱이 돌아가며 바닥으로 머리를 처박았다.
|
||
|
||
찰나의 순간 일어난 과정이었고, 지휘관으로 보이는 사제는 경악했다.
|
||
|
||
대체 이게….
|
||
|
||
퍼억!
|
||
|
||
콰직!
|
||
|
||
쿠웅!!
|
||
|
||
허나 이러한 기막힌 과정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
||
|
||
연이어 성법을 펼치던 중인 사제들이 이유 모를 타격에 맞으며 그대로 땅바닥으로 처박혔다.
|
||
|
||
“네, 네놈! 무, 무얼 한 것이냐!!”
|
||
|
||
“격산타우.”
|
||
|
||
“…뭐?”
|
||
|
||
“모르면 맞아야지?”
|
||
|
||
콰직!!
|
||
|
||
아까부터 시끄럽게 꿱꿱 거리는 게 심히 거슬렸다는 듯 기사는 사제에게 특별한 일권을 선사했고, 사제의 안면 정중앙에는 정확히 주먹 자국이 선명하게 새겨지며 함몰됐다.
|
||
|
||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권격.
|
||
|
||
“백보신권이다.”
|
||
|
||
털썩….
|
||
|
||
사제는 그렇게 제대로 대응 한 번 하지 못하며 픽하고 쓰러졌다.
|
||
|
||
* * *
|
||
|
||
파앗!
|
||
|
||
앞에서 거슬리는 놈들을 쓰러트렸으나, 아직 움직이지 않던 이들이 있었음일까.
|
||
|
||
이한은 엄청난 가속도와 함께 양옆에서 그를 덮치려는 두 명의 사제를 보았다.
|
||
|
||
서늘한 송곳을 그대로 휘두르며 찌르려는 모양새.
|
||
|
||
짙은 살기가 느껴졌고, 이한은 그대로.
|
||
|
||
…푸욱.
|
||
|
||
“?”
|
||
|
||
“??”
|
||
|
||
송곳을 맞아주었다.
|
||
|
||
허나 송곳은 그의 살갗을 전혀 꿰뚫지 못했다.
|
||
|
||
마치 벽에 막힌 듯이.
|
||
|
||
“과, 관통의 가호가 걸려 있는데, 어떻게…?”
|
||
|
||
“물으면 내가 대답은 해 줄 것 같고?”
|
||
|
||
콰득!
|
||
|
||
이한은 그대로 놈들의 손목을 가볍게 꺾어 주었다.
|
||
|
||
손목이 돌아가선 안 될 방향으로 돌아갔고 그들은 눈을 부릅떴다.
|
||
|
||
“이야, 너희가 쟤들보다 낫다?”
|
||
|
||
비명을 지르지 않는 것을 보아하니 제법 독한 놈들인 듯하다.
|
||
|
||
그렇기에.
|
||
|
||
푸욱!
|
||
|
||
“고통 참는 데 재주가 있는 것 같으니까, 이것도 참아보든가.”
|
||
|
||
콰드드드득!!
|
||
|
||
“!!!!?!!!!”
|
||
|
||
분근착골.
|
||
|
||
원래는 고문의 수단에 불과하며, 무협지에선 공격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드물지만 이한은 이걸 공격의 수단으로서 잘 이용하는 중이었다.
|
||
|
||
근육과 뼈에 대한 이해도, 남다른 감각 등이 합쳐지며 이를 실전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개량했다는 것이 정확하려나?
|
||
|
||
고통의 강도 등은 진지하게 고문할 때보단 약하지만, 그래도 그 반절쯤 효과는 내는 바.
|
||
|
||
아마 참는 것이 여간 곤욕스러운 게 아닐 거다.
|
||
|
||
후우우욱!
|
||
|
||
자신이 만든 작품을 감상하는 도중, 이한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비행체를 보았다.
|
||
|
||
화살.
|
||
|
||
1.5km 거리에서 살의를 날려 보내던 저격수가 보내는 선물은 그를 향해 똑바로 날아왔다.
|
||
|
||
마치 화살이 제 의지를 가진 듯했고, 이한은 신기하다는 듯 화살을 관찰하더니 곧이어.
|
||
|
||
투욱!
|
||
|
||
돌멩이 하나를 축구공처럼 다루며 뻥하고 차버렸다.
|
||
|
||
무척이나 가볍게 던진 수법이 마치 장난스러워 보였으나 돌멩이 안에 담긴 힘은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
||
|
||
더할 나위 없이 무겁고….
|
||
|
||
푸화아악!
|
||
|
||
더할 나위 없이 파괴적이었지.
|
||
|
||
관일창, 아니 돌멩이를 썼으니 ‘관일 투석’이라고 해야 할까?
|
||
|
||
허공에서 그대로 분쇄되는 화살이었고, 이한은 이번에는 나무 한 그루에 손을 대었다.
|
||
|
||
콰직!
|
||
|
||
이한의 손에 잡힌 나무는 그대로 뽑혔다.
|
||
|
||
꽃을 뽑는 것도 아닐 텐데, 저토록 가볍게 뽑혀 나오는 게 말이나 되나 싶지만, 이한의 완력은 이제 범상치 않은 수준을 뛰어넘었다.
|
||
|
||
그를 힘으로 압도하고 싶다면 적어도 천 년 묵은 트롤이나 오우거를 데리고 와야 할 것이다.
|
||
|
||
타악.
|
||
|
||
이한은 자세를 잡았다.
|
||
|
||
투창 자세.
|
||
|
||
후우우우욱!
|
||
|
||
온몸을 활대 삼아 몸을 가뿐히 튕기며 도움닫기 후 전신의 모든 힘을 모아 그대로 나무에 전달한다.
|
||
|
||
적중률은 장담할 수 없으나, 아마 이것이 땅에 꽂힌다면 그 주변 일대는 초토화될 테니, 아무리 도망가려고 해도 무사하긴 힘들 터.
|
||
|
||
푸화아악!!
|
||
|
||
관일창이고 뭣도 아닌 단순한 나무 멀리 던지기.
|
||
|
||
허나 그 위력과 속도는 방금 전 날아온 화살과 비교조차 못 하는 것이었고, 어느 순간.
|
||
|
||
─쾅!!
|
||
|
||
저 멀리까지 던져지며 폭탄이 터지는 듯한 소리를 내었다.
|
||
|
||
“…명중이려나?”
|
||
|
||
허나 과연 맞았을지는 모르겠다.
|
||
|
||
그냥 감으로 던진 것인지라.
|
||
|
||
그러한 상황에서.
|
||
|
||
“…필중의 가호조차 무시하는가. 그야말로 불합리한 강함이다. 설사 당신이 이교도가 아니더라도, 이교도의 사술로 보이는 강함이 아닐 수 없군.”
|
||
|
||
“마지막은 너구나. 어쩐지 익숙한 기척이라더니.”
|
||
|
||
“…….”
|
||
|
||
“한 번은 봐줬는데, 두 번 봐줄 거라고 기대한 건 아니지?”
|
||
|
||
“그 정도로 염치가 없진 않다.”
|
||
|
||
“알면 다행이네.”
|
||
|
||
“……”
|
||
|
||
“아, 그거 꺼내도 된다.”
|
||
|
||
“이미 알고 있었나?”
|
||
|
||
“화약 냄새를 그렇게 풀풀 풍기는데, 내가 모를까.”
|
||
|
||
“…그런가.”
|
||
|
||
철컥.
|
||
|
||
전날 밤 보았던 성경과 작은 종 하나를 가지고 있던 신부.
|
||
|
||
그 신부는 자신의 성경 안에서 리볼버 하나를 꺼냈고, 그대로.
|
||
|
||
타앙!
|
||
|
||
탄알을 쏘았다.
|
||
|
||
* * *
|
||
|
||
이 세상에서 총이란 건 귀족들의 사냥을 위해 발명된 머스킷 등이 다이며, 그다지 보편적인 전투 수단은 아니다.
|
||
|
||
애초에 총이란 것 자체가 마물에게 먹히는 것도 아닐뿐더러, 자칫 총이 지능을 가진 마물에게 넘어 간다 가정한다면 그토록 암담한 일도 없을 테니까.
|
||
|
||
또한 총이 발전한다면 훗날 평민들이 반란 등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이유 등으로 총의 발전과 보급은 이 세상에서 느리기 그지없었다.
|
||
|
||
탕!
|
||
|
||
하지만 보급이 느리다고 하여 그 연구를 대충 하느냐고 한다면.
|
||
|
||
콰아앙!!
|
||
|
||
그런 건 또 아니었다.
|
||
|
||
단순히 리볼버에 불과한 총인데도 그 위력이 상당하다.
|
||
|
||
대물 저격용 총이 아닐까 싶은 파괴력.
|
||
|
||
맞는다면 금강을 사용하는 자신이라고 해서 무사하지 못하리라.
|
||
|
||
리볼버로 낼 위력이 아닌 물리법칙을 초월한 위력.
|
||
|
||
아마 성법을 이용한 것이거나 특별히 제작된 총일 터.
|
||
|
||
후욱!
|
||
|
||
허나 이한은 탄알의 궤적을 읽어내며 즉각적으로 피했다.
|
||
|
||
단련된 기사의 눈은 탄알의 움직임에도 반응하는 법이기에.
|
||
|
||
그저 이대로 상대에게 다가가 제압하면 그만이지 않을까 싶었으나.
|
||
|
||
퍼억!!
|
||
|
||
“?”
|
||
|
||
“역시 맨몸으로 안 되나.”
|
||
|
||
“…아니, 더 해 봐.”
|
||
|
||
“…….”
|
||
|
||
“안 죽일 테니까 계속해.”
|
||
|
||
“…음.”
|
||
|
||
상대의 주먹은, 아니 격투술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
||
|
||
관절기와 타격기가 적절히 섞인 격투기, 이거 비슷한 게 아마.
|
||
|
||
‘시스테마?’
|
||
|
||
호오!
|
||
|
||
이 또한 신기하여 절로 감탄이 나왔다.
|
||
|
||
설마 이 세상에서 이런 걸 보리라곤 예상치 못했으니까.
|
||
|
||
이런 걸 보고 아마.
|
||
|
||
‘[건법(Gun-法)]이라고 했지, 아마?’
|
||
|
||
총과 무예를 적절히 섞은 무예.
|
||
|
||
흔히 총을 다루는 영화 등에서 자주 본 무예였고, 총을 자유롭게 다루면서도 상당한 수준의 격투술을 익힌 실력자가 쓴다면 더할 나위 위력적인 무예가 아닐 수 없다.
|
||
|
||
아니, 여기선 총이 무서운 게 맞는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
||
|
||
탕! 타앙! 타아앙!!
|
||
|
||
신부는 무술만 수준급이 아니라, 사격술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
||
|
||
리볼버의 반동 또한 성법으로 잡았는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으며, 정확도도 괜찮다.
|
||
|
||
“총알은 왜 계속 나와?”
|
||
|
||
“이 또한 성법이다.”
|
||
|
||
“와, 사기네, 진짜.”
|
||
|
||
“…….”
|
||
|
||
“뭐야, 그 표정은?”
|
||
|
||
“…그대가 할 말은 아니다 싶어서.”
|
||
|
||
“?”
|
||
|
||
뭔 헛소리를 내뱉나 싶은 심정이 들었으나, 이 또한 잠시뿐.
|
||
|
||
이한은 좀 더 상대와 어우러졌다.
|
||
|
||
힘을 적당히 조절한 채 오로지 맨손 격투기만으로 대응하는 것이었다.
|
||
|
||
끝내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끝낼 수 있겠지만.
|
||
|
||
‘이놈, 수준이 나쁘지 않아.’
|
||
|
||
신선하다.
|
||
|
||
기술도 기술이지만, 총을 적절히 곁들여 사용하는 격투술은 이한으로 하여금 흥미를 자극했고 좀 더 손을 섞게 하려는 욕심이 들게 했다.
|
||
|
||
그렇기에.
|
||
|
||
“한 시간이다.”
|
||
|
||
“?”
|
||
|
||
“한 시간만 버티면 넌 봐준다.”
|
||
|
||
“??”
|
||
|
||
이한의 의미심장한 발언에 그는 잠시 이해를 하지 못하였으나 30분이 지났을 즈음….
|
||
|
||
“…그게 이런 뜻이었군….”
|
||
|
||
후두둑!
|
||
|
||
땀을 비처럼 쏟아 내며 신부는 온몸이 후들거렸다.
|
||
|
||
한 시간.
|
||
|
||
그 말이 정녕 한 시간 동안 상대해준다면 봐준다는 뜻이었음을 그제야 깨닫는 신부는 온몸이 떨렸다.
|
||
|
||
체력이 이미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었기에.
|
||
|
||
허나 그는.
|
||
|
||
“넌 할 수 있어. 일어나 이 근성 없는 자식아.”
|
||
|
||
“……사람인가?”
|
||
|
||
땀 한 방울 하나 흘리지 않았고, 숨소리조차 평화롭다.
|
||
|
||
“힘내, 넌 할 수 있어!”
|
||
|
||
“…적을 응원하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나?”
|
||
|
||
“너희가 적이었냐?”
|
||
|
||
“…….”
|
||
|
||
“난 그냥 재롱부리려고 온 줄 알았는데, 흐음….”
|
||
|
||
“……버러지 취급받는 것보다 굴욕스럽군.”
|
||
|
||
신부, 피에르는 깨달았다.
|
||
|
||
애초에 그들은 이 기사에게 처음부터 적으로도 취급받지 못한 장난감이었다는 사실을.
|
||
|
||
그러한 사실을 깨달으며.
|
||
|
||
철컥.
|
||
|
||
“차라리 죽겠노라.”
|
||
|
||
피에르는 제 미간에 총구를 겨누며 그대로 격발했다.
|
||
|
||
죽음으로 모든 걸 갚겠다는 듯.
|
||
|
||
……다만.
|
||
|
||
“안 되지.”
|
||
|
||
“…….”
|
||
|
||
“어딜 도망가냐?”
|
||
|
||
“…….”
|
||
|
||
…쏘아진 총알이 그의 엄지와 검지 사이에서 회전하는 것을 보며 이번에야말로 피에르는 할 말을 잃었다.
|
||
|
||
그리고 이한은.
|
||
|
||
“이 새끼는 실력이랑 재능은 괜찮은데 정신머리가 썩어빠졌네? 뭐 이딴 새끼가 다 있어!”
|
||
|
||
역린이 노려진 용처럼 분노를 토해내며 땅바닥에 굴러다니던 막대기 하나를 주웠다.
|
||
|
||
볼품없는 나무막대기에 불과했으나 그가 드는 순간 그것은 왠지 모를 생기를 머금으며 철과 같은 단단함이 느껴졌다.
|
||
|
||
“정신머리 썩어빠진 새끼! 넌 딱 천 대만 맞자-!”
|
||
|
||
“…….”
|
||
|
||
“엎드려.”
|
||
|
||
“뭐?”
|
||
|
||
“엎드려뻗치라고 이 정신 썩은 새끼야!!”
|
||
|
||
이후 이한은 그의 의견과 상관없이 매를 끊임없이 휘둘렀고….
|
||
|
||
퍼어어억!
|
||
|
||
…피에르의 정신은 날아갔다.
|
||
|
||
……이후 그가 정신을 잃으면 그는 물을 부어 깨웠고, 죽을 것 같으며 포션을 부었으며, 체력이 지치면 밥을 먹이며 그는 회초리를 끝없이 휘둘렀다.
|
||
|
||
끝없이….
|
||
|
||
피에르는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 강렬한 고통에 계속해서 기절했고, 일어날 때마다 회초리가 그를 때리는 것을 보아야 했다.
|
||
|
||
마치 고통이 끝없이 반복되는 지옥에 떨어진 것처럼….
|
||
|
||
그리고 나흘 동안 피에르는 맞아가며 생각했다.
|
||
|
||
……이 기사는 쓸데없이 자기가 한 말을 잘 지킨다고.
|
||
|
||
천 대.
|
||
|
||
기사가 호언장담한 대로 나흘 동안 기어이 그는 천 대를 맞았다.
|
||
|
||
그걸 어찌 알 수 있었느냐고?
|
||
|
||
“조교야, 이 새끼 몇 번 남았냐?”
|
||
|
||
“으음, 사백팔십 대까지 때리셨는데요?”
|
||
|
||
“숫자 확실하지?”
|
||
|
||
“칠판에 적어두고 때리셨잖아요.”
|
||
|
||
“때릴 놈들이 워낙 많아서 좀 헷갈리네.”
|
||
|
||
“그, 그럴 수도 있죠.”
|
||
|
||
“아, 일어났네. 자 오백이십 대만 더 맞으면 된다. 조교야, 정확히 세려라.”
|
||
|
||
“네에…….”
|
||
|
||
……친절하게도 기절하고 일어날 때마다 남은 횟수를 말해주었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