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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생각보다 확장성이 괜찮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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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인지 하는 양반이 하는 걸 보고 흉내 낸 힘의 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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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조는 검울림에 있으나, 이를 활용하는 방식은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무수한 변화를 일으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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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이나 실을 뽑아내거나, 그도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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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을 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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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그 인간을 보고 흉내 낸 기법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는 점이 약간 유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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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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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다양한 걸 할 수 있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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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재미난 기술을 실컷 만들 수 있을 것 같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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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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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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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은 안 될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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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유지하는 게 까다롭네, 검둥이 너 이런 어려운 걸 어떻게 그렇게 유지하냐? 이런 것도 재능 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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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욕을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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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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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모르겠다고 행동하는 부분이 상당히 열 받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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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엔, 그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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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자신의 검기보다 상위호환 격인 기예를 즉석으로 만든 주제에 재능이 부족하다고 하면 자신이 뭐가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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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른 이들이 날 보고 욕설을 내뱉는지 알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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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군과 적군 등이 그와 싸울 때마다 노려본 이유를 깨우치며 로엔은 자기반성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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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자신은 지휘관으로도 엉망이었지만, 사람으로서도 실격이 아니었는가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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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거울치료가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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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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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일이 있긴 했으나, 대련은 장장 80분을 넘게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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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련치고 너무 긴 게 아닐까 싶었으나, 그들은 마냥 칼과 도끼를 휘두르며 싸우기만 한 것은 아니기에 길어진 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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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논검(論劍)이라 하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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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과 로엔은 몸으로만 겨루는 것이 아니라 언어와 소통을 통해서도 검을 겨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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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이나 단점을 지적하는 것으로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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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검으로 덤빈다면 난 이렇게 막고 바로 도끼로 머리를 내려찍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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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흘려내서 바로 목젖을 찌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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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일단 실제로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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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논검 맞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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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논검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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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검이라고 이름 붙인다고 다 논검이 되는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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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격렬한 논검을 나누고, 죽지 않을 만큼 맞대길 반복하니 순식간에 시간이 흐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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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련 후에는 당연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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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기로 인한 체력소비는 힘을 무차별적으로 낭비하는 탓이 문제라 보입니다. 교관께서 경을 사용할 때처럼 검기 또한 섬세한 조작이 가능하다면 훨씬 더 지속시간이 길어질 겁니다. 사실 투기법을 익히고 계시다면 요령을 익히기 쉬울 테지만, 교관께선 투기법을 배우지 않으셨지요, 흠, 원하신다면 지금이라도 투기법의 기초를 배워 보시겠습니까? 교관이라면 단기간에 요령을 익히실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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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라. 지금 그런 걸 익히면 이도저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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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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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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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대련을 복기하는 동시에 서로에게 필요한 적절한 조언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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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단점 같은 건 없어. 검술에 있어선 이미 달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고, 움직임이나 판단력도 최상급이니까. 굳이 문제점이 있다면 집중력이 한정적이란 거? 좋게 말하면 상대방에게 집중력이 좋다는 거지만, 한 번 몰입하면 주위를 둘러보지 않는다는 뜻도 되겠지. 뭐, 1대1 상황에선 그 단점조차 장점이 될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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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치란 말입니까, 아니면 놔두란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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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를 확실히 하란 뜻이다. 그것만 되도 넌 딱히 단점이란 게 없어. …아, 그래도 있긴 하다. 너무 ‘완벽해서’ 문제라는 문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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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장난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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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진짜야. 넌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해서 문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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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게 하려는 게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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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다는 건 반대로 말하자면 정석적으로 살고 있다는 뜻이거든. 이건 즉 남이 걸은 길을 그대로 걷고 있다는 뜻도 되는데, 그렇게 되면 발상과 의외성이 부족해지거든. 그리고 의외성이 부족한 놈을 공략하는 건 제법 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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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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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언젠가 일검으로 바다마저 가르는 괴물 같은 놈이 되면 모르겠지만, 그런 게 아닌 이상 언젠가 내가 지적한 문제가 발목을 잡을 때가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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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 두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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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악담으로 들을 수 있는 얘기겠지만, 녀석은 그의 얘기를 진지하게 귀담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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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 짚이는 점이 있다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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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짚이는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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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교관 같은 이들과 싸우게 된다면 저는 당황하다가 오히려 질 가능성이 크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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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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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관처럼 의외성과 발상이 특이한 분은 또 없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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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난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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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서 그런 소리 하지 마시길 바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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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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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제법 뜻깊은 시간을 갖는 그들이었고, 어느새 밤의 장막이 그들을 둘러싸려 할 때 그들은 날붙이를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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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늦었는데 자고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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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눈치 없는 놈이 되고 싶진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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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리지도 않게 눈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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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대체 뭐라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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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주면 상처 안 받을 자신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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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듣지 않도록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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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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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다른 의미로 놀리는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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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론 얼음 조각 같은 녀석인데, 묘하게 인간적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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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녀석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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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인간적이고, 실수도 하며, 어설픈 구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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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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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그것’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네 안에서 으르렁거리는 그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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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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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이 다정한 구석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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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놀란 듯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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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알았냐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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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직감적으로 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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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감만으로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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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직감이 더 예민해졌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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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면서 느낀 건지, 그도 아니면 레벨이 오르며 전날보다 더욱 예민해진 감각에 의해 알게 된 건지 모르겠으나, 이한은 검둥이의 안에 '아주 큰 짐승'이 잠들어 있음을 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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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 학술원에서 본 대공의 짐승보다 조금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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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힘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검은 짐승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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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 수준의 직감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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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신기하긴 해, 어쨌든 그거 네 감정이 격해지는 거에 따라 반응하는 거지? 착각이 아니라면 말을 더럽게 안 듣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위험한 놈을 키우고 있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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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순간 약이라도 사라고 말한다면 넘어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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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네, 내가 약팔이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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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그를 놀리듯 웃었고, 녀석의 표정은 심각해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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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비밀이 밝혀진 것이 당혹스러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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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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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서 안 말할 거니까, 안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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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스럽게도 남이 숨기고자 하는 비밀을 떠벌리는 취미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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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널 협박해봤자 내가 얻는 게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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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상당히 부자인지라 돈으로 해결하는 법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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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입으로 부자라고 말하냐? …됐다, 코 묻은 돈 받아서 뭐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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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드릴 의향이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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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건방진 놈을 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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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손가락 다섯 개를 피는 검둥이를 건방지다며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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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이 사람을 어떻게 보고 돈으로 사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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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금화 5만 개를 의미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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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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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화 5만 개면 아마 포도밭이 있고, 세수도 나쁘지 않은 자그마한 영지 하나쯤은 사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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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부자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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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할 만한 금액인 건 부정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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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만 말하자면 이한은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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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금액을 듣고 욕심이 안 든다면 거짓이겠지만, 저 돈 받았다간 왠지 골 아픈 목줄이 하나 생기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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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한 사람한테 목줄 차여서 힘든데, 다른 목줄까지 차고 싶진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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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이한으로선 현명한 판단을 내린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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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백 개만 받을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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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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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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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운 고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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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쉬움을 곱씹던 중 그를 위협하랴 울부짖는 ‘짐승’의 울음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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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둥이 말로는 원래 안 들리는 게 정상이라고 하였지만, 이상하게 그의 귀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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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왕이라고 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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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렷하게 그 존재감과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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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오넬이 간직한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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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왕에게서 비롯된 신비이자, 갈라하드의 마검과, 그리고 왕국의 오러 유저와도 대등하다 전해지는 힘이 바로 저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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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짐승이 북부에 두 마리나 있을 리는 없겠지? 있었다면 진작 독립해서 떠났을 테니까…. 그럼 저게 혹시 [회귀 특전]이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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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저 흑왕이 북부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지만, ‘현재의 것’이 아니라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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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힘이 여러 개였었다면 북부가 아직도 독립을 선언하지 않은 게 도리어 더 이상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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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저건 현재가 아닌 ‘미래의 조각’일 가능성을 높게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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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물 클리셰 중 가장 흔한 것 중 하나가 시간을 거슬러 오며 가장 강력한 힘 하나를 보너스처럼 가지고 오는 것인데, 아마 그런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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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약화된 이유는 페널티 같은 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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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래에서 온 것으로 추측되는 힘은 대단한 편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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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하네, 대공이 가진 것에 비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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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느낀 것에 불과했지만, 대공과 자연스러운 일체화를 이루던 흑왕은 압도적으로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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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막시무스조차 꼼짝도 못했고, 존재감만 느낀 이한조차 간담이 서늘했으니 말 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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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에 비해 검둥이 안에 짐승은 사납기는 사나운 것 같은데 현저히 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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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과 비교하면 고양이와 사자만큼의 격차가 있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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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약하다고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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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랑 싸우면 목숨 걸어야 할 것 같네. 으음, 첫 대련에서 왜 그런 식으로 허무하게 그만뒀나 싶었는데, 이제 보니 그 사나운 놈이 폭주할까 그랬구나? 자식, 생긴 거랑 다르게 배려심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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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묻는 거지만, 교관께선 평소에 저를 대체 어떻게 생각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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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해빠진 귀족가 공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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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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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에게 과연 귀족이란 무슨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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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엔은 숨 쉬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귀족 혐오에 마냥 황당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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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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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이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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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련이 끝나고 늦은 저녁 식사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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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지인에게 얻은 질 좋은 숯불과 무쇠 그릴 위에서 푸짐한 양의 돼지고기가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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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고기의 양만 1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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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 중 10kg은 이한 혼자 먹을 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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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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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기름이 뜨거운 숯불과 만나며 맛있는 냄새를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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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의 질이 좋다는 지인의 말대로 잡내가 전혀 나지 않는 좋은 돼지가 아닐 수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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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발달할 건 다 발달했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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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국은 의외로 축산업이 발달하였고, 땅덩어리도 넓은지라 고기 또한 저렴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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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같은 경우엔 키우다 자주 마물화 하는 경우가 있는지라 고급 식재 취급이며, 귀족들 식탁에나 올라가는 메뉴였고. 그래선지 평민들은 비싼 소보단 돼지를 더 자주 소비하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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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대부분 베이컨이나 하몽 종류의 햄이나 소시지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 것을 생각했을 때 이한처럼 생으로 구워 먹는 건 왕국에서도 생소한 방식임이 맞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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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리안식 구이군요. 바바리안은 생고기를 이렇게 구워 먹는다는 얘기를 얼핏 들은 적이 있습니다. 듣기론 체력과 영양의 보충 등을 위해서라고 들은 것 같은데, 타 문화에도 관심이 있으신 것이 뜻밖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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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그런 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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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얼떨결에 신비종족 문화마저 수용하는 지식인이 된 것이 떨떠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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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잘 아는 고깃집 주인에게 도토리 먹여 키웠다는 질 좋은 고기를 선물 받았고, 추억도 떠올릴 겸 간만에 이렇게 먹는 것인데, 이상한 오해를 산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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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렇구나. 나 말고도 이세계에 온 사람이 있는 줄 알았네, 착각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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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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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세계에서 온 사람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 왜 모르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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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동향인을 찾을 힌트를 대놓고 줬는데도 마법사 병아리는 자기 혼자 납득하며 고개를 주억거릴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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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는 진짜 언제 눈치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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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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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언제까지 저럴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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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먹어라. 여기, 야채에다 싸서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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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여기도 쌈 문화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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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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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그럼 교관님이 찾아낸 방식인 거예요?! 천재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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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로 극찬 받을 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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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엄청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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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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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일부러 이러는 걸까 싶은 의구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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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그래도 이토록 큰 힌트를 대놓고 주는데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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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로판식 저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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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판 여주들이 가끔 감나무 떨어진 것처럼 굴 때가 많긴 하던데, 그거랑 비슷한 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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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맛있다! 이 무로 만든 것도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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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맛있으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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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애가 좀 모자라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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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고 잘 먹으면 그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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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쟁이만 아니었으면 더욱 흐뭇했을 광경이었을 거라며, 이한은 고개를 저으며 묵묵히 고기를 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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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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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입맛에 안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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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닙니다. 맛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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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표정이 좀 이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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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낯설어서 그럽니다. 누군가와 이토록 평화롭게 식사를 한다는 행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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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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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부분에선 뭐라 반응하기가 애매했고, 이한은 다른 여타의 말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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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고기나 더 먹어라, 채소랑 피클도 먹고, 맛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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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예, 맛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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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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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이 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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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이 절 챙겨줄 줄이야, 오늘은 행운이 가득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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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 제자 놈들은 하나같이 서글픈 새끼들밖에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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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겨줄 때마다 지뢰를 밟는 기분인지라 절로 침음이 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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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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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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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부님, 정말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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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그래, 너도 많이 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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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사, 사부님도 굽지만 말고 좀 드세요, 제, 제가 먹여 드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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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다, 틈틈이 먹고 있으니 너나 많이 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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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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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맛있게 먹고 있는 걸 보면 뿌듯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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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부모의 마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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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의 마음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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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님, 독심술 좀 그만 쓰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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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헤, 저 그런 거 못 해요, 그보다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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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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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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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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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안 받아먹으면 안 될 것 같아서 레이라의 호의를 입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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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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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자신이 구운 것보다 두 배는 더 맛있지 않으냐는 생각이 들 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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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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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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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잘 먹던 검둥이가 뜻밖의 얘기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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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밥값을 건네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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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얘기일 수도 있지만, 오늘 이렇게 방문한 목적은 마냥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만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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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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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앞으로 교관은 상당히 골치 아픈 일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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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좀 휘말리는 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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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랑은 결이 다른 얘기입니다. 그도 그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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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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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얘기를 통해 이한은 왜 녀석이 굳이 ‘골치 아픈 일’이란 문장을 썼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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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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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전이, ‘이단 심문관’이 교관을 주목하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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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권유가 곤혹스럽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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