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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웬일이냐? 네가 안부 인사하려고 일부러 찾아오는 기특한 놈도 아닐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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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돌릴 틈도 없이 치고 들어오는 혹평에 그는 움찔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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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 대한 평가가 박한 것 같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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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어른들한테 예의 바를 관상은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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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이 뭔지는 모르겠으나…. 말투만 들어도 대략 무슨 뜻인지 짐작은 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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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거 같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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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거로 사람 판단하는 그런 게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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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알아들었네. 똘똘한 놈이랑은 이래서 대화가 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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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소위 말해 병 주고 약 주는 행위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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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엔 드미트리 드 라이오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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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의 소공자는 특유의 무표정을 유지하고 있어 표정 변화가 잘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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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변화가 잘 보이지 않는 얼굴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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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만큼은 떨떠름한 기색이 역력한 것이 잘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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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색을 이한도 읽었는지 끌끌 거리며 뻔뻔스럽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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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 말이 틀렸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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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하게도 틀리지 않았다는 게 아이러니한 일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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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귀족 애들이 어른들한테도 싸가지 없는 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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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교관께선 항상 숨 쉬듯 귀족 차별을 입에 담는지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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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로 끝난 줄 알아서 다행이지, 주문쟁이가 너처럼 눈을 치켜들었으면 바로 눈부터 뽑았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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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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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로엔은 어떤 일에도 냉정함을 유지하는 편이며 감정 변화조차 극도로 희미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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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성정도 성정이지만, 그의 신분은 고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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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평생을 대접 받고 누군가에게 존대를 듣거나, 적일지언정 예의 어린 말투로 교묘한 비난을 날리는 상대밖에 없었기에 이토록 직설적으로 막 대하는 인간을 대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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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저게 또 기분이 나쁘냐고 묻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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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불쾌하지 않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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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열한 악의가 담겨 있지 않을뿐더러, 도리어 ‘동생’처럼 대해주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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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낯설지만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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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지 않아,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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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불쾌하지 않은 것이 신기하긴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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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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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부와 겨루셨다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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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이한의 예측대로 안부 인사나 하러 온 게 아니란 듯 검둥이 녀석은 깜빡이도 없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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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먹고 하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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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고급스러운 과일 세트를 비롯해 유명 디저트 장인이 만든 케이크를 산더미처럼 가지고 온 ‘성의’는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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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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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의 고소함과 부드러우면서도 농후한 맛이 감도는 고급스러운 커스터드 크림이 잔뜩 올라간 케이크 한 조각을 입안에 털어 넣으면서도 그는 그렇게 투덜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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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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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잡을 게 없네. 단 거 그렇게 안 좋아하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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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값으론 나쁘지 않을 것입니다. 돈이 있더라도 구할 수 없는 디저트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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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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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러한 당당함이 허용되는 훌륭한 맛이었다, 하여 이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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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말한 숙부란 인간이 그 괴물 같은 양반을 말하는 거라면 맞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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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맞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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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게 세더라, …그리고 나쁜 인간은 아닌데, 그렇다고 좋은 인간이냐고 묻는다면 그런 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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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부께서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지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느 정도 짐작됩니다. 제가 대신 사과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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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사과는 됐고. 나중에 보면 말해. ‘아무리 봐도 수지타산이 안 맞다고. 내 기술 훔쳐갔으면 그에 걸맞은 나머지 값을 치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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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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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와의 결투를 입에 담자 검둥이는 쓰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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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은 간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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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곁눈질로 그의 반응을 확인하며 그가 땅굴에서의 사태를 묻기 위해 찾아왔음을 확신했고, 동시에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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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나한테 묻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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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부친에게 묻는 게 빠를 터인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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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보니까 대공과의 사이가 썩 긍정적이지 않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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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과 어색한, 아니 적대감을 대놓고 표출하던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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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일이니 자세히 묻지는 않을 테지만,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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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세계를 가건 콩가루 집안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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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이 왕국에 가정 방문 같은 문화가 없음에 안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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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남 집안의 불화를 보지 않아도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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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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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인색하게 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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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굴에 자리 잡은 광신도 집단과 반마인 육성, 거기도 거대 웜을 사육하는 신비라…. 하! 하나같이 왕국을 뒤흔들 끔찍한 얘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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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얻은 정보였고, 멍청하게 이걸 케이크 몇 조각 때문에 부냐고도 할 수 있으나, 이한이 아는 검둥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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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저 또한 우연치 않게도 비슷한 이들을 발견한 것 같군요. 최근 괴멸시킨 어느 노예 상단이 있는데, 그들이 광신도들과 연관되어 있던 것 같았습니다. 특히, 귀왕 그 괴물을 소환하기 위해 쓰였던 막대한 숫자의 죄수들, 그들을 운반한 곳이 그 노예상단이 아닐까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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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참, 어마어마한 우연의 일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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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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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라, 철저한 기브 앤 테이크의 모범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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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정보와 견해가 쏟아지며 인색하게 굴지 않은 대가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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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이것으로 알 수 있는 게 있군요. 협력자는 대략 수십 년 이상 전부터 남부 대륙의 음지를 모두 장악한 상태일 겁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땅굴을 비롯한 노예 상단들이 협력할 리는 없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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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세력을 만들 수 있는 놈들이 누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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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귀족이라 불릴 만한 이들 중에서도 갈라하드와 라이오넬, 그리고 트리스탄을 제외한다면 셋 정도 후보가 있을 것이며, 상인 연합이나 용병 총합 정도면 가능할지도 모르겠군요. 그밖에 생각나는 거물들은…, 흠, 못해도 다섯 정도 더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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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한번 더럽게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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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상대하기 까다로운 자들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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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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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볼을 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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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수록 머리만 아파지는 기분인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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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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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어, 내가 고민해서 어쩌라고, 누님이 알아서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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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직장 동료를 갖다 줬으니 알아서 빼먹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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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해줄 만큼 해준 셈이며, 이 앞으론 높으신 분들의 역량이라며 관심을 끄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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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관께서 이번과 같은 업적을 몇 번만 더 쌓는다면 그 높으신 분이 얼마든지 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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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없다. 칼잡이 놈이 권력을 얻어서 뭐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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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분하지는 않으십니까? 아렌 팬드래건에게 모든 공을 빼앗기는 이 상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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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단 네가 더 불만인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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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능한 자가 명예를 얻고 얼마나 더 설칠지 생각하니 벌써부터 불쾌하여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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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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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족에 대한 통렬한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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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치 않은 적의가 느껴졌고, 이한은 새삼스럽단 시선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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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둥이 녀석, 금쪽이랑도 악연이 있나 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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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금쪽이 놈이 검둥이가 마음에 들어 할 만한 부류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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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둥이가 야생의 벌판에서 악전고투를 치르며 살아남은 늑대라면, 금쪽이는 온실 속에서 키워진 치와와 같은 놈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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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살아온 환경이나 성장 배경도 다를뿐더러, 마주칠 일이라도 있다면 대번 서로를 향해 적의부터 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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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이한이 봤을 때 그러했고, 만약 부딪쳤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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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적으로 금쪽이가 처맞았을 가능성이 크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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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하건데, 저놈이 회귀하기 전 무조건 두세 번은 싸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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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 건은 나중에 태창이에게 물어보면 될 터이니, 일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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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말하지만, 난 권력이나 명예 같은 허상은 그다지 필요 없어. 난 오히려 실리적인 게 더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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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드는 대가를 얻으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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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의 말투에서 무언가를 감지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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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되물었고, 이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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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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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둥이를 달래듯 중얼거리며 시선을 슬쩍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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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케이크 장난 아니게 맛있네? 뭐지…, 중세 주제에 왜 이렇게 수준이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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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 영애, 차도 좀 드세요. 목이 메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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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소녀가 재잘거리듯 떠들고 있었고, 그의 시선은 유독 물결 빛 머리칼을 가진 소녀에게 향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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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합당한 대가라고 생각한다,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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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 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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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엔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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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순 그의 시선에 감도는 만족스러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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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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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수하들이 감시 중이던 ‘폴트 가’의 사람들이 갑작스레 간질 환자마냥 몸을 떨고 거품을 물며 기절하는 일이 생긴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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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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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과 목, 등으로 화상처럼 문신이 새겨졌다고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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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문신은 틀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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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잔에게 있어야 할 문신이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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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볼 수 없는 그의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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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볼 수 없기에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친구는 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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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자유를 찾았나 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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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엔은 다행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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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걱정 없는 친우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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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한다, 잔, 아니…. 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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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생 그 누구에게도 한 적이 없는 진심 어린 축하를 마음으로 건네며 그는 침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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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을 즐기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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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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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 넘기기]라, 하여튼 신기한 걸 많이 아는 누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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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더는 제자에게 불온한 저주 따위가 없음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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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는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9할은 제거한 수준이라고 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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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주 넘기기’는 말 그대로 타인에게 저주를 떠넘기는 수법이다. 허나 이 수법을 쓰기 위해선 여러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며, 대가도 제법 필요하지. 고마운 줄 알거라, 너를 위해서 여가 제물과 대가를 모두 짊어져 주었으니. 액수로만 따진다면 금화 10만 개는 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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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거 나는 왜 안 해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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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얀 놈! 고마운 줄 알아야지, 반론부터 하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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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나도 해줘요,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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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리다. 네놈이랑 네 제자가 같은 줄 아느냐? 그 아이야 완전히 몸과 하나가 되지 않고 문신이란 정해진 형태가 있지만, 넌 아예 네 몸속에 흐르는 피와 하나가 된 것과 같은 저주지 않더냐. 물론 피를 모두 뽑아 그 저주만 제거한다면 모를 터이지만, 흐음, 살 확률이 2%밖에 되지 않는데도 도전해보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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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라리 죽으라고 고사를 지내지 그럽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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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만을 말한 것이다. …흠, 말장난은 여기서 끝내고. 그래도 아직은 주의해야 할 것이다. 저주 넘기기를 통해 저주를 넘겨받은 대상에게 완전히 정착하기까지 5년의 시간이 필요하며, 그 5년이란 기간 중 만약이라도 저주를 떠넘겨 받은 대상이 죽기라도 한다면 그때는 다시금 숙주에게로 돌아갈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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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주를 넘겨받은 놈들이 5년 동안 죽지만 않으면 되는 거면, 그 넘겨받은 놈들을 얼려서라도 보관하면 되는 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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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 보면 내 의동생의 발상은 참으로 무식하다 싶구나. 얼린 고기를 해동하면 그게 멀쩡하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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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동 인간 안 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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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는 바보일수록 우수하다고 하더니, 내 의동생은 틀림없이 우수한 기사가 맞구나, 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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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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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왕녀한테 상식으로 지적 받은 것을 떠올리며 그는 침음을 흘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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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굴욕적인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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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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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이라, 흠…. 혹시 그들을 얼려두면 되겠습니까? 그 편이 관리하기 쉬울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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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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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따뜻한 눈길을 주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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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너도 우수한 기사란 생각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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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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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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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우수한’ 동료가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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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얘기가 정리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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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이 지며 어스름이 마당에 찾아오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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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엔은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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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대화가 길었군요, 이제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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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을 거 다 얻었으니, 가는 거냐? 매정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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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라도 대접해 드립니까? 최근 연 식당이 있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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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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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귀족 거리에 새롭게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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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땅값 비싸지 않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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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비용이 좀 들긴 했지만, 그만큼 이익을 뽑을 자신이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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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위 녀석들은 왜 하나같이 부자밖에 없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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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구시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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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가난뱅이는 자신밖에 없는 것 같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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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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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됐고, 식전 운동이나 하고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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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그의 재산이나 다른 무언가보다 흥미로운 게 있다며 제안 하나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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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전 운동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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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먹기 전 가벼운 운동인 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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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가벼운 운동이 아니게 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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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마음에 드는 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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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그의 반응이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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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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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을 안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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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또한 몸을 풀고 싶을 때가 있는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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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둥이 녀석은 어느 순간 칼을 뽑아들고 있었고, 이한은 만족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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