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377 lines
15 KiB
Markdown
377 lines
15 KiB
Markdown
|
||
─칼날과 창촉이 맞닿는 순간 그는, 아니 그만이 아니라 상대도 일순 의식이 꺼졌으리라.
|
||
|
||
감에 불과하지만 왠지 확신이 든다고 할까?
|
||
|
||
어쨌든 그렇게 의식이 꺼진 시간이, 대략 1초에서 3초쯤?
|
||
|
||
정확히 세려보진 않아 모르겠으나 얼추 맞으리라.
|
||
|
||
추측이지만 무애검과 파천이 충돌하며 생긴 거대한 충격파에 그들조차 견디지 못하고 의식이 일순 날아가 버린 게 아닐까 싶었다.
|
||
|
||
…그렇게 의식을 차린 그가 본 건.
|
||
|
||
“-부숴지는 칼날과 멀쩡한 창촉의 모습이었지.”
|
||
|
||
“…….”
|
||
|
||
“하지만 유리한 상황에서 그 양반은 갑작스럽게 몸을 뒤로 빼더라, 어디 다친 곳도 안 보였는데.”
|
||
|
||
“…왜 그랬을까요?”
|
||
|
||
“모르지, 모르겠는데 어쩌면 의식을 잃은 짧은 순간에 판단력이 흐려졌을 가능성도 있겠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도 모르고. 어쨌든, 그렇게 돼서 승부는 흐지부지 끝났고 나는 찝찝한데 그 인간은 내가 이겼다나 뭐라나 하면서 튀더라. …이게 다야.”
|
||
|
||
“하하….”
|
||
|
||
설명하면서도 여간 불쾌한 상황이라며 투덜거리는 이한이었고, 데릭은 어쩐지 웃음이 났다.
|
||
|
||
입에 담기 싫은 일일 텐데도 이토록 굳이 입에 담으며 친절히 설명해주는 이유가 ‘빌드 업’을 위한 설명임을 알기에.
|
||
|
||
무엇을 위한 빌드 업이냐고?
|
||
|
||
“…그래도 미안하다. 귀한 검 부숴 먹어서.”
|
||
|
||
“진짜 괜찮은데….”
|
||
|
||
사과를 위한 빌드 업.
|
||
|
||
빚쟁이는 사정팔이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몸소 체험하게 된 이한은 시선을 피했고, 데릭은 그저 멋쩍게 웃을 따름이었다.
|
||
|
||
이한은 산산조각 난 채 손잡이만 남은 글라디우스를, 아니 ‘글리디우스였던 것’을 내밀며 사과했다.
|
||
|
||
웬만하면 뻔뻔스레 나갈 테지만 귀한 검을 부숴 먹고 입을 싹 닦을 만큼 그가 염치를 팔아먹지 않았기에.
|
||
|
||
허나 사과 받는 당사자는 과하다며 손을 내저었다.
|
||
|
||
“괘, 괜찮아요. 그렇게 귀한 것도 아니고요.”
|
||
|
||
“명검이 안 귀하면 뭐가 귀한데.”
|
||
|
||
괜히 그에게 부담을 실어주기 싫어 저리 말하는 게 아닐까 싶어 이리 물었으나, 태창이는 고개를 저었다.
|
||
|
||
부담이고 뭐고 그런 게 아닌, 정말 본심만을 입에 담는다는 듯이.
|
||
|
||
그리고 도리어.
|
||
|
||
“명검이라…. 아, 확실히 그 ‘창고’에 있던 검들이 다 좋아 보이긴 했죠.”
|
||
|
||
자신도 모르는 사실을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주억거렸고, 이한은 반사적으로 되물었다.
|
||
|
||
“…창고?”
|
||
|
||
“네에, [난쟁이들의 쓰레기통]이라고, 드워프와 호빗들의 실패작이 모인 창고가 있거든요. 200년 전쯤 버려진 곳이라 제가 ‘5번 창고’로 쓰는 곳이기도 하고요.”
|
||
|
||
“…….”
|
||
|
||
“그 검도 그 창고에서 가져온 것 중 하난데, 웬만한 검보단 그냥 좀 튼튼하긴 할 거예요.”
|
||
|
||
그냥 바닥에서 굴러다니는 것 중 나름 깨끗하기에 가져와봤다는 발언.
|
||
|
||
이한은 급속도로 태창이와의 빈부격차를 실감했다.
|
||
|
||
“이제 보니, 왕국 제일 부자는 내 앞에 있었네….”
|
||
|
||
“그, 그 정도는 아니에요. ……그, 그래도 열 손가락 안에는 들려나?”
|
||
|
||
“…내가 말을 말자.”
|
||
|
||
다시금 생각하건대, 회귀자든 빙의자건 다 필요 없다.
|
||
|
||
‘상태창이 끝판왕이 맞아.’
|
||
|
||
…부러운 놈.
|
||
|
||
막시무스의 재능에도 느낀 적 없는 부러움이 치솟는 이한이었다.
|
||
|
||
*
|
||
|
||
*
|
||
|
||
*
|
||
|
||
“-그래서 누가 이기셨습니까?”
|
||
|
||
“응?”
|
||
|
||
뜬금없는 후배의 말에 이한은 눈을 끔뻑였고, 이 같은 반응이 오해를 샀는지 요르드는 찔끔거리며 눈을 깔았다.
|
||
|
||
그가 화가 난 것이 아닐까 하고.
|
||
|
||
허나 호기심은 막을 수 없는지 겁을 이겨내며 그는….
|
||
|
||
“마, 막시무스 경이랑 싸우신 거 아닙니까? 그 북부의 흑사자와….”
|
||
|
||
끝내 용감하게 질문을 던졌고, 이한은 이제야 무슨 말인지 알아들으며 허허롭게 웃었다.
|
||
|
||
인자하기 짝이 없는 표정.
|
||
|
||
이한은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으며.
|
||
|
||
“후배야. 밥 먹고 있는데 그걸 꼭 물어야겠니? 내가 널 물어버리는 수가 있다.”
|
||
|
||
나지막한 경고를 내뱉었다.
|
||
|
||
“……죄송합니다.”
|
||
|
||
요르드는 1차 경고가 떨어지자마자 깍듯하게 허리를 숙였다.
|
||
|
||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고 하였던가?
|
||
|
||
뭐, 개는 물기에 안 건드린다고 하는데, 이한도 밥 먹을 때 건드리면 문다.
|
||
|
||
대신 지성인이기에 입이 아닌 손으로 가볍게 훈육만 할 테지만.
|
||
|
||
“차라리 무는 게 낫지. 네 손으로 훈육하면 잘못하면 살인난다.”
|
||
|
||
“헛소리는 됐고, 상황이나 좀 말해봐.”
|
||
|
||
“헛소리가 아니라 진담이다만….”
|
||
|
||
이한은 만능 상태창이 인벤토리에서 꺼내는 빵과 소시지 등으로 배를 허겁지겁 채우며 현 상황에 대해 물었다.
|
||
|
||
자신이 샛길로 빠지느라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도 모르고 있으니까.
|
||
|
||
“그래도 임무를 잊지는 않았구나.”
|
||
|
||
제이크는 불량한 자세지만 그래도 본연의 임무를 잊지 않은 친구에게 내심 기특함을 느꼈다.
|
||
|
||
…물론 대놓고 이런 감상을 내뱉었다간 후배 대신 그가 도리어 물리는 수가 있으니 속으로만 생각한 채 제이크는 간결하게 상황을 요약하여 있었던 일만을 내뱉었다.
|
||
|
||
아렌의 활약이나, 그들이 처리한 반마인의 숫자,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
||
|
||
“다행스럽게도 조력자님 덕분에 광신도의 신병을 확보한 상태야. 실상 임무는 성공한 셈이지. …다만, 네가 봤다던 수백 명이 넘는 반마인은 끝내 보지 못했다.”
|
||
|
||
“…….”
|
||
|
||
급속도로 표정이 굳을 만한 소식.
|
||
|
||
이한은 먹던 것을 입안에 다 털어 넣으며 삼켜버렸다.
|
||
|
||
“…우리가 모르는 통로로 이미 빠져나갔나?”
|
||
|
||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다 흙더미에서 깔려 죽었을 가능성도 있고.”
|
||
|
||
“그게 최고긴 하지.”
|
||
|
||
이한이 숫자를 좀 줄이고, 땅굴이 무너지며 다 빠져나가지 못한 반마인의 숫자는 제법 될 거다.
|
||
|
||
1/3, 아니 1/5 정도 줄었을지도?
|
||
|
||
그러나 설령 그렇게 줄였다 한들….
|
||
|
||
“한두 명만 풀려나도 충분히 위협적이겠지.”
|
||
|
||
“으음, 지금이라도 병사들과 함께 이 근방을 수색해볼까?”
|
||
|
||
“글쎄? 딱히 의미는 없을걸? 10년 넘게 안 들켰는데, 지금 찾는다고 해서 찾을 수 있을 만큼 만만치 않을 테니까.”
|
||
|
||
“…생긴 거랑 다르게 날카로운 지적을 한단 말이야, …진짜 가끔.”
|
||
|
||
“쓸데없는 말은 빼지?”
|
||
|
||
그들은 고개를 긁적였다.
|
||
|
||
기껏 뭐 빠지게 노력하여 흰개미 굴을 처리는 했는데, 그 흰개미들이 여전히 살아남아 도심으로 향했을지도 모를 불안감이라고 할까?
|
||
|
||
“……하아, 어쩔 수 없지.”
|
||
|
||
이한은 숨을 토해냈고, 제이크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기에 피로함이 감도는 쓴웃음을 지었다.
|
||
|
||
“좀 더 고생하는 것도 방법이긴 하겠지…. 보름, 아니, 한 달은 계속 눌러앉아야 하나?”
|
||
|
||
그들이 내린 공통적인 의견은 정석적인 노가다를 의미했다.
|
||
|
||
반마인을 추적하기 위해서라도 체류시간을 늘리고, 이 근처에 퍼진 마을들을 일일이 방문하여 보호한다.
|
||
|
||
말 그대로 정석적인 생고생이 예정된 바.
|
||
|
||
“인생….”
|
||
|
||
한동안 고생할 것을 생각하니 절로 앓는 소리가 나온다.
|
||
|
||
“…선배님들은, 진짜 성실하시군요.”
|
||
|
||
요르드는 선배들이 웃겼다.
|
||
|
||
사실 저러한 고행을 직접 할 필요는 없는데, 자처해서 고생하는 거지 않은가?
|
||
|
||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며, 한다고 하여 대가가 따르는 것도 아니다.
|
||
|
||
그저 어디서 발생할지도 모를 비극을 막기 위해,
|
||
|
||
…오로지 책임감을 다하려고 움직이는 선배들이었고, 요르드는 새삼 이들의 지위가 낮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
||
|
||
‘이러니 이분들이 출세를 못 하지.’
|
||
|
||
한번 일을 맡으면 융통성이 없다.
|
||
|
||
오로지 정석적으로 일하며 최선을 다한다.
|
||
|
||
누군가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
||
|
||
요즘 누가 이렇게 일을 한단 말인가?
|
||
|
||
이런다고 누가 칭송해주는 것도 아닌데, 그저 자기만족일 뿐인 행위일 텐데.
|
||
|
||
……하지만 그렇기에.
|
||
|
||
“일단, 제가 근처 마을 지도부터 구해보겠습니다.”
|
||
|
||
따를 가치가 있는 거겠지.
|
||
|
||
그리고.
|
||
|
||
“-그 일은 1기사단 측에서 맡겠다. 너흰 돌아가도록.”
|
||
|
||
그에게 영향을 받은 이가 자기만이 아님을 증명하듯 사내가 소리쳤다.
|
||
|
||
“아렌 경? 그게 무슨….”
|
||
|
||
아렌 팬드래건의 선언에 시선이 몰렸고, 아렌은 특유의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금 선언했다.
|
||
|
||
“말 그대로다. 반마인과 광신도들을 찾는 건 내가 알아서 하겠다는 것이다.”
|
||
|
||
“1기사단과 같이 말입니까?”
|
||
|
||
“그렇다!”
|
||
|
||
“…굳이요?”
|
||
|
||
“이익! 무슨 의미로 되묻는 거냐!”
|
||
|
||
“…….”
|
||
|
||
“대답을 하란 말이다!”
|
||
|
||
…어찌 제 입으로 말할 수 있으랴.
|
||
|
||
아무래도 그와 1기사단을 믿기엔 아직….
|
||
|
||
“금쪽이랑 반편이 놈들을 믿으라고? 차라리 우리 곰돌이들한테 맡기면 맡겼지, 너희를 어떻게 믿고 맡기냐?”
|
||
|
||
……아이러니하게도 대놓고 왕족과 1기사단을 무시하는 발언을 내뱉을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며,
|
||
|
||
더욱 아쉽게도 저 얘기가 팩트에 기반 한다는 것이 아렌을 욱하게 했다.
|
||
|
||
또한 금쪽이란 호칭 자체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으나 비하 발언인 건 뉘앙스만으로 짐작 가능한 바.
|
||
|
||
하여 아렌은 손가락을 치켜들며!
|
||
|
||
“그놈의 금쪽이를 한 번만 더 말한다면, 그때는…!”
|
||
|
||
“그 손가락 예쁘게 뽑아주는 수가 있다.”
|
||
|
||
“…그, 그때는 그때고…. 크흠, 널 향해 치켜든 것은 아니다. 오해하진 말도록.”
|
||
|
||
화가 나도 학습능력은 있는지 차마 이한에게 대놓고 언성을 높이지 못하는 아렌이었다.
|
||
|
||
아니, 정확힌 주먹이 무서운 거려나?
|
||
|
||
“…그, 그래도 우리에게 맡겨주었으면 한다.”
|
||
|
||
그렇게 허무하게 진압당하는가 싶었으나, 아렌은 다시금 용기를 내었다.
|
||
|
||
하며.
|
||
|
||
“나 또한 1기사단이 여러모로 부족한 집단임을 알고 있다. 허나, 집단 개개인의 능력이 부족하다 하여 어찌 가만히 놀려둘 수 있을까. 그건 인력 낭비이며 기사가, 아니 군인이 의무를 내팽겨 친 것과 다를 바 없는 국가에 대한 기만이다. 그러니 나 아렌 팬드래건은 1기사단을 맡은 단장으로서 그 의무와 책임을 이행해야 할 사명이 있다.”
|
||
|
||
“………”
|
||
|
||
…이한은 눈을 끔뻑였다.
|
||
|
||
아니…….
|
||
|
||
‘저 새끼, 왜 갑자기 정상인처럼 말하지?’
|
||
|
||
어른 금쪽이의 변화는 아무리 그라도 당황스러운 법이다.
|
||
|
||
* * *
|
||
|
||
아렌은 그가 놀라건 말건 계속해서 주장했다.
|
||
|
||
“물론, 1기사단 수준으론 반마인을 처리할 수도 없을뿐더러, 그들이 성실하게 임무를 수행할 리 없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2기사단마저 동원하여 숫자로 밀어붙인다면 반마인을 이기진 못하더라도 잡아두는 것은 가능하겠지. 또한 서로에 대한 반발심 때문에라도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터.”
|
||
|
||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
||
|
||
저렇게 된다면 최고긴 하겠지만, 결국 1기사단과 2기사단은 정적 관계다.
|
||
|
||
언제라도 서로를 제거하고 싶어 안달이 난 물과 기름과 같은 관계란 뜻이다.
|
||
|
||
같이 다니게 했다가 칼부림이 나거나 서로를 죽이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
||
|
||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곧장 명령 불복종으로 ‘참형’에 처할 생각이다.”
|
||
|
||
“…….”
|
||
|
||
“정적이기 이전에 백은사자는 기사단이며 군부에 소속된 군인이다. 한데 명령에 불복종하고 개인의 사사로운 원한과 영달을 위해서 움직인다면 참형하는 게 당연하다. 물론 모두를 감시할 수 없겠으나, 조원을 한 명이라도 잃은 기사들은 그 자리에서 참형시킬 생각이다.”
|
||
|
||
“너, 너무 극단적인데요.”
|
||
|
||
“필요한 일을 하는 것뿐.”
|
||
|
||
“…하.”
|
||
|
||
반론을 던졌던 요르드는 격침했다.
|
||
|
||
감탄이 나온 게 아니라, 그의 과감함에 어안이 벙벙했기에.
|
||
|
||
“원성이 만만치 않을 겁니다.”
|
||
|
||
“안다, 허나 어쩌겠는가. 1기사단은 반편이다. 실력도 부족한 데다 쓸 만한 구석이 없지. 2기사단도 마찬지로 쓸모가 없다. 그리고! 쓸모가 없는 기사는 왕국의 썩은 뿌리와 같은 바. 하니!”
|
||
|
||
사악.
|
||
|
||
“썩은 뿌리 따윈 팬드래건에게 필요 없다.”
|
||
|
||
“…….”
|
||
|
||
제이크도 마찬가지로 격침되는 순간이었다.
|
||
|
||
패도(霸道).
|
||
|
||
지독한 패도.
|
||
|
||
원래도 어느 정도 오만한 구석이 있던 탓인지, 아렌의 제왕학에는 여러모로 극단적인 면모가 넘쳐났다.
|
||
|
||
만약 그가 왕의 후계자가 되었다면 당장 귀족들이 반란을 일으켜도 이상할 것 없다.
|
||
|
||
허나 그는 후계자와 상관없는 왕자이며, 귀족들에게 얼마든지 미움을 사도 상관없는 지위에 위치한 사람이다.
|
||
|
||
또한 그는 선전용으로 만들어진 백사자란 이명마저 가지고 있는 바.
|
||
|
||
설령 기사들을 제 임의로 처단한다고 해도 그걸 문제 삼기엔 왕당파나 귀족파나 힘을 너무 많이 실어주었다.
|
||
|
||
아마 귀족들 입장에선 아무리 힘을 실어주어도 무능할 뿐이라며 아무 생각이 없었을 테지만….
|
||
|
||
예상이나 했겠는가?
|
||
|
||
무능하기 그지없던 철부지가 하루아침 사이 새사람이 될 줄은.
|
||
|
||
“금쪽이 저거 갑자기 왜 저러냐?”
|
||
|
||
“…….”
|
||
|
||
아…. 생각해 보니 아니구나.
|
||
|
||
아렌은 하루아침 만에 새사람이 된 것이 아니라 강제로 저리 변한 것이었지, 참.
|
||
|
||
이를 떠올리며 제이크와 요르드의 시선은 슬쩍 그에게, 인성 교육의 권위자라 자칭해도 무방할 그에게 향했다.
|
||
|
||
이한, 사랑의 매(?)로 무능한 왕족을 제구실하게 만든 그는.
|
||
|
||
“금쪽이 너 어디 머리라도 다친 거 아니지?”
|
||
|
||
“안 다쳤고! 금쪽이라 하지 말란 말이다!”
|
||
|
||
“…여전히 싸가지 없는 거 맞는데? 이놈이 왜 이렇게 됐지?”
|
||
|
||
“이이이이…!”
|
||
|
||
자신이 해낸 업적인 줄도 모르고 그저 신기한 시선을 줄 따름이었다.
|
||
|
||
“…저놈은 사실 참교육자가 아닐까?”
|
||
|
||
“그러게요….”
|
||
|
||
어쩌면 그는 기사가 아니라 교육자의 길로 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