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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렌타(Polenta)는 옥수수나 보리, 밤, 등에 구하기 쉬운 곡식을 죽처럼 만든 음식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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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식감이 돋보이도록 만드는지라 먹어보면 겉보기와 달리 식감이 거칠지만, 그 또한 매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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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하기 쉬운 재료로 만들기에 대중적이면서도 돈 없는 서민이 푸짐하게 먹기 좋은 음식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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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잘만 만들면 어느 음식 못지않게 맛있는데다, 얼마 먹지 않아도 포만감도 차오르니 비상식량으로 삼기에도 알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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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죽처럼 먹는 것만이 아니라, 옥수수가루나 보릿가루 등을 좀 더 넣어 굳혀 먹으면 그건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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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떡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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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거친 식감이 매력적인 쫄깃하면서도 맛있는 옥수수떡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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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젖으로 만든 치즈와 허브도 몇 개 들어간 건지 심심한 맛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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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든든하게 해줄 훌륭한 식사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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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상이 좋네, 죽처럼 먹는 것도 괜찮던데, 이렇게 먹으니 색다르고 손이 자꾸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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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알바, 아니! 여관에서 일하면서 배웠어요. 이렇게 먹으면 맛있어서 저도 자주 해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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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처음 보는 방식인데, 혹시 어느 여관인지 알 수 있나? 직접 찾아가 먹어보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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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마 없어졌을 거예요. 워, 워낙 옛날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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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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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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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 까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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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할 거면 좀 더 성의 있게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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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빙의하기 전에 뭘 했는지 몰라도 절대 예체능 계열은 아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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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토록 허접하게 연기할 리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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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다른 의미로 맹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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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여주인공이라 그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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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로맨스 주인공 맡은 애들이 철저한 척 하면서 항상 뒤통수 맞고, 지능이 급속도로 떨어지던데, 얘도 그런 계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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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녀님이랑 맞먹는데,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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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한쪽에서 떡이 맛있다고 급하게 먹다가 목이 막힌 레이라가 물을 찾아 뛰어다니다 바가지에 물을 퍼서 안면을 박아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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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마시면 되지, 꼭 저래야만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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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보고 있으면 지루하지 않지만, 지인 된 입장에선 타인에게 내보이기 창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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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저기 저분은 괜찮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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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무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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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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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안 써도 된다고. 건강 하나는 끝내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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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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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은 눈을 끔뻑거리며 여전히 신기한 시선으로 레이라를 보다가, 이한의 시선을 느끼곤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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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사채업자한테 돈 빌리러 온 가엾은 중생 같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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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보며 이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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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혹시 얘한테 무슨 몹쓸 짓이라도 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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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고양이마냥 벌벌 떠는 아이린의 태도에 저가 무슨 잘못이라도 저지른 게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며 멋쩍게 뒤통수를 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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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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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떡, 아니 이사 폴렌타를 돌린 이웃을 그냥 돌려보내는 것도 예의는 아니고, 안면이 없는 것도 아니기에 이한은 그녀에게 차를 권하며 잠시 앉혀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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뭣보다, 아이린 본인 또한 거절하거나 싫은 기색도 아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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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도 기다렸다는 것처럼 자리에 앉은 그녀는 차를 마시며, 가지고 온 폴렌타도 거의 먹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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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력이 좋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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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래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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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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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너무 경계심이 없어서 수상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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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생각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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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이한 사이엔 아무런 접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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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이한이 아이린 윈들러란 개인을 조사해야 하는 상황이긴 하나, 그건 아이시스와 이한만이 아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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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그런 감시대상 2호가 갑작스레 그의 옆집으로 이사를 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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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전날만 해도 비어 있던 집이었는데, 갑자기 이사를 온 것이니 수상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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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심이 불쑥 치켜들며 이한은 슬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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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 생도, 개인적인 사정을 묻는 건 미안한데 질문 좀 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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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찔러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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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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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한 것으로 알지. 왜 이런 후미진 곳에 있는 거지? 아이린 생도라면 기숙사를 이용하거나 그도 아니면 갈라하드 가문이 소유한 저택에서 머물면 될 텐데. 내가 알기론 아카데미 근방 건물의 7할은 갈라하드 가문이 다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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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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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감한 질문이었다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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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니요, 충분히 하실 수 있는 질문인데요,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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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는 사람치고 안색이 그다지 밝지 않은 아이린이었고, 혹시 무슨 속사정이 있나 싶어 이한은 그녀가 모르게 집중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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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조금 전 갈라하드 공작에 관한 정보를 봤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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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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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무슨 피해를 입고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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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천민 출신이란 이유로 기숙사에서 내쫓긴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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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입주신청기간이 있다는 걸 알기도 전에 신청기간이 끝났고, 갈라하드 공작가 저택은 부담돼서 안 사용하기로 했어요. 솔직히 그 아저씨 밥맛이라서 근처에 있고 싶지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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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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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 아저씨 진짜 이상해요? 눈빛이 볼 때마다 소름 돋아요! 생긴 건 계집애처럼 생겨가지고, 하는 말투나 행동은 음습하고! 솔직히 가까이 가고 싶지도 않은 기분이랄까? 그래서 그냥 준다는 거 다 거절했죠, 괜히 엮이는 건 사양하고 싶고, 또…,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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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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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못 들은 걸로 해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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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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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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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인 게 제법 많았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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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공작에게 반감이 큰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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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나름 다 합리적인 이유가 있던 거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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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어떻게 저게 다 진실이란 보장이 있냐고 할 테지만, 이한은 저게 거짓이나 연기가 아님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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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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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도 그럴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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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웅, 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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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소리가 알려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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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를 덴 것보다 정확히 가슴의 고동을 잡아내는 청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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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이시스조차 감탄한 제 능력을 기꺼이 신뢰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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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룩하지만 솔직한 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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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대화를 이어가며 이한은 아이린 윈들러가 어떠한 사람인지를 가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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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프고도 모자란 면이 있지만, 그건 10·20대 등에게 공통적으로 나오는 증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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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경험과 인간관계의 폭이 좁기에 벌어지는 모자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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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아이린을 욕하는 게 아니라,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를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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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좀 어설프고 과하게 말을 함부로 하는 버릇이 있는 것 같은데, 그건 주문쟁이가 필수적으로 가진 정신병이라고 여기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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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 정도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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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쟁이치곤 엄청난 정상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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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쟁이 9할이 사이코패스인 걸 감안하면, 저건 모난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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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지 마법사에 대한 편파적 시선이 가득한 이한이었으나, 그는 딱히 자기가 틀렸다고 생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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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가 만난 마법사의 9할이 모두 사이코패스였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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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그의 손에 죽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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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 응!? 가, 갑자기 웬 오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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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이 춥나? 이해 좀 해줬으면 좋겠군. 아직 보수가 안 된 곳이 많아서 그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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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괜찮아요. 그보다 교관님.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이렇게 가까이에 살게 됐으니 자주 얼굴을 뵙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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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잘 부탁하지, 아이린 윈들러 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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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내미는 호의 어린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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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은 주문쟁이와 손을 잡는 경우는 주문쟁이의 손을 망치로 부수거나 횃불로 불태울 때 한정이었거늘, 이렇게 정상적으로 손을 마주잡게 되니 생경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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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손을 잡는 감상이 왜 이따위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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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쟁이에게 남녀 따지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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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지독한 것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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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마법사란 사실 하나만으로도 여성적 매력이 반감되는 그녀였고. 더 나아가 미친 공작의 수양녀, 혹은 친딸일지도 모르니 매력 반감은 더욱 심해져 마이너스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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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이면 엮이는 대로 그것도 안 좋은 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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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은 착해, 심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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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에 아무리 플러스를 곱해서 플러스는 될 수 없는 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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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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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놈, 사람을 얼마나 깔아놓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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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부란 녀석이 워낙 정신병자인지라, 마이너스는 더욱 늘어갈 뿐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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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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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두막 주변으로 늘어나는 은밀한 기척과 냄새를 느끼며 기어이 미간을 찌푸리며 그는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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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냄새를 잔뜩 묻히고 다니는 하이에나들이 어슬렁거리는 걸 환영하는 집주인은 없을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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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이린 윈들러는 갈수록 긴장감이 커져 몸이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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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내가 무슨 실수라도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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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린아 힘내! 어떻게든 기사님한테 호감을 얻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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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너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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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교관의 곁으로 이사 가라고 온종일 떼를 쓴 통에, 어쩔 수 없이 이사마저 감행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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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도 거짓말은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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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 못 들어간 것도 그렇고, 공작 그 인간이 싫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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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좀 더 좋은 집을 못 간 것이 불만스러울 뿐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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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긴 오두막 취향이 아니라, 그냥 방음 잘 되고 청소도 해주는 고급여관에 머무는 게 편리하고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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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그녀의 심경을 알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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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린은 미안한 내색을 보였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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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그래도 정말 좋다. 저 근육 좀 봐! 어쩜 저렇게 조각 같지? 아니다! 돌로 조각한 것도 저것보단 못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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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함은 한 순간일 뿐.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변태가 여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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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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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혹시 실수인 척 하고 한 번만 만져보면 안 돼? 나 꼭 저 근육을 느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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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회적 위신을 땅바닥에 처박으라는 말을 쉽게도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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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위신보다 근육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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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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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욕설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내 머리 속 유령의 미친 발언에 아이린은 한숨을 토하려는 것을 가까스로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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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슬쩍 그녀는 저도 모르게 기사 교관의 몸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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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부근이 파인 반팔 티셔츠만 입은 그였고, 몸의 윤곽이 선명히 보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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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근육, 근육거리며 대놓고 말하는 유령 탓에 저도 모르게 시선이 가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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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를 확인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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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확실히 눈이 호강하긴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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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심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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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7년간 어울리다보니 음식이나 옷 취향마저 엇비슷해지고 만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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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취향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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