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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215 lines
6.9 KiB
Markdown

(해당 편수는 미성년자 독자님들을 위한 편수입니다. 내용은 동일하나 관계장면만 삭제됐습니다. 19세 이상이시면 넘기시고 다음편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키스는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키스는 몸을 달아오르게 만드는 전조이자, 감정의 교류 같은 거라서 좋아하는 편인데.
“후으으.”
흥분의 예열이 거의 없다시피 한 서예린은 이미 준비가 모두 끝났다는 듯 길고 끈적끈적한 숨을 흘렸다.
“또 후회하게 될 거야.”
자조적인 중얼거림은 스스로에게 말하는 거였다.
“분명히. 유혹에 넘어가 버린 스스로를 싫어하게 될 거야.”
쓰라린 감상은 한심한 나를 질타하는 중이었으나.
그런 내 뺨을 부여잡은 서예린은 어디로도 시선을 돌리지 못하게 힘을 주며 속삭였다.
“내가 더 좋아할 거니까 괜찮아.”
“왜 내가 듣고 싶은 말만 해주는 거야.”
유혹에 넘어가고 싶어 하고 있는 스스로가 싫어서 쳐내야 하지만 서예린은 오히려 나를 계속해서 넘어뜨리고 있었다.
일종의 투덜거림이자 탓하는 나의 말투에 작게 웃는 그녀.
“너도, 내가 듣고 싶은 말만 해주니까.”
다시금 키스가 이어졌다.
일방적으로 움직이던 서예린의 혀에 맞춰서 나도 같이 얽히자 기쁜 듯 몸에 힘이 들어갔다.
짧았던 키스.
“미안한데, 나 얼른 하고 싶어.”
그리 고백하는 서예린의 손은 내 잠옷바지 안으로 들어가 있었다.
나 역시 키스하는 도중 이미 서예린의 브래지어를 벗겨둔 상태였다.
“언제 벗겼어?”
자세를 잡으려고 일어나던 서예린은 스르륵 브래지어가 떨어지는 걸 보면서 깜짝 놀란다.
“답답해 보여서.”
“흐.”
앞으로 우리가 뭘 할지 알고 있으면서도 어떻게 저리 순박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걸까.
아니, 오히려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걸 수도 있겠다.
* * *
“지, 난번에 유아린한테 그런 말 한 적이 있거든.”
관계를 이어가며 나는 서예린에게 솔직한 마음을 고백했다.
“너는 연애적으로 볼 수 없다고.”
마치 부정하듯 더욱 꽉 조여 오는 서예린. 엉덩이도 살짝 내민 것이 탐욕스럽기 그지없었다.
“왜애?”
슬쩍 고개를 돌려 나를 올려다보는 서예린의 입가에는 비웃음이 걸려있었다.
결국 누구 가슴을 움켜쥔 채로 허리를 흔들고 있는지 잘 보라는 듯.
“네가 단순히 첫 경험 상대를 향해 뭔가 환상 같은 걸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거든. 내가 관리자인 것도 한몫했고.”
나를 쳐다보는 서예린은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관리자였으니까 네가 나한테 이렇게까지 호감을 가지게 된 거잖아.”
내가 관리자라는 걸 알게 된 순간 그녀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면서 이런 식으로 발전해 왔으니까.
“그래서 결국에는 길게 이어지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 그런 거 있잖아. 넷상에서 알던 사람을 진짜로 만나면 좀…… 실망하고 그런 거.”
결국 서예린이 나한테 실망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아서 의도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게 아닌가 싶었다.
대나무숲의 관리자로서 그녀가 보는 나와, 진짜 나는 좀 다를 테니까.
“그리고 음…… 너희 어머님도 있으니까?”
굳이 한 마디 더 보태며 말하자 서예린은 쓸데없는 소리라면서 짜증 냈다.
“허리나 움직여.”
“……넵.”
땀에 흠뻑 젖은 시간이 이어가던 와중.
“열쇠, 열쇠 누구한테 있지?”
밖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
서로에게 잔뜩 취해서 잊고 있었지만 여기 숙소였다. 깜짝 놀란 서예린은 나를 쳐다보며 어쩌냐고 겁에 질렸고.
나는 지난번 서예린 어머니의 사건에서 배운 대로 일단 옷들부터 전부 챙기고 바로 베란다를 가리켰다.
“안으로 들어가!”
베란다 안으로 가서 커튼을 친다.
바깥이 쌀쌀하니 추웠지만 지금 들키는 것보다는 나았다.
“어우, 어지러워.”
“김우진 어딨냐아아!”
“형, 와인 안 가져왔다더니 여기 있네요.”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온 룸메이트들. 창문 뒤에 숨은 채로 거실 상황을 확인한다.
“얘 어디 갔음?”
“몰라. 안 데려갔다고 삐졌나.”
“김우진 외박이야? 맥주는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
“근데 뭔 냄새 나는 것 같지 않냐?”
“베란다 문 살짝 열어두자.”
베란다로 오는 제갈재민.
나는 곧장 숨을 죽이고 서예린 쪽을 확인한다. 나체로 오들오들 떨고 있는 그녀.
드르륵.
“어우, 추워.”
제갈재민은 딱 문만 연 채로 그대로 다시 돌아갔다.
베란다 안쪽으로 들어와 있었기에 다행히도 들키진 않았다.
나는 떨고 있는 서예린을 꼭 안아주면서 작게 속삭였다.
“애들이 다 취해서 금방 잘 거야. 어차피 나만 거실에서 자니까 방에 들어가면 나가자.”
조금만 참아달라고 말하며 옷을 입혀주려고 했는데.
정작 서예린의 시선은 내 하반신으로 가있었다.
“작아졌어.”
“…….”
“쪼그라들었어. 이거 아픈 거 아냐?”
“추워서 그래.”
갑자기 밖에 나온 탓에 추워서 쪼그라들었다.
“근데 단단하네.”
“…….”
그걸 본 서예린은 나를 올려다보더니.
“할까?”
즉석에서 자극적인 제안을 해왔다.
* * *
베란다에서 한 판 더 한 뒤.
어느새 추위는 사라지고, 몸이 뜨끈하니 열기가 감돌고 있는데.
“아, 다들 자러 갔다.”
거실 불이 꺼진 채로 고요했다.
다들 방으로 들어가서 자는 모양.
“얼른 들어가자. 춥겠다.”
“다, 다리 후들거려어.”
억지로 일으켜 세워서 소파에 앉히고 베란다에서 옷을 가져온다.
아무래도 우리의 정사는 여기서 끝을 내야 할 듯싶었다.
“옷 입어. 이제 돌아가야지.”
내가 그리 말하자 서예린은 힐끔 주변을 둘러보더니 웃으면서 양쪽 다리를 벌린다.
“더 하자아.”
“미쳤어? 애들 지금 다 방에 있어.”
신음도 못 참으면서 무슨 소리냐고 내가 말하자 녀석은 언제 가져왔는지 커튼 묶는 천을 입에 물며 답했다.
“참으면 되지.”
“…….”
“얼르은?”
서예린의 얼굴을 가지고, 이렇게 유혹하는데 참을 수 있는 남자가 몇이나 있을까.
나는 그녀에게 다시 다가갔고.
“하으윽!”
억지로 삼키는 교성이, 다시금 서예린의 입 밖으로 새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