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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즐겁게 의사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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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백월도 마침 잘 됐다며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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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니 그녀도 의원 중 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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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당에 들어서자 여기저기서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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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을 향한 인사가 대부분이었지만 등백월을 향한 것들도 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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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금죽문에 부쩍 녹아든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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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근처에서 등백월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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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수사님께서는 의장실로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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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담청 님 좀 뵈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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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여기서 헤어져야겠네요. 제 사무실은 이쪽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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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를 마친 등백월은 복도 저편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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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그 모습을 잠시 지켜보다 계단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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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실은 위층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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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당 내부는 굉장히 혼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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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의원과 그들의 수행원, 자문 위원 등이 제각기 발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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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파 규모에 비해 현저히 적은 의석수를 고려하면 필연적으로 바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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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의장실 앞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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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방 소식을 전할 보좌관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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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옆에 비단 끈이 하나 늘어져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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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봐도 이걸 당기라는 뜻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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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조심스레 비단 끈을 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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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랑 하는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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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실 안에서 담청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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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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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별생각 없이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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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대로 굳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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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실이 충격적인 꼴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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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의 절반은 모래사장이고, 나머지 절반은 인조 해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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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의 통유리를 통해 석양이 비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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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나 탁상 같은 건 코빼기도 안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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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청은 물 위에 해달처럼 동동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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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어떻게 했는지 인공 파도까지 구현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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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이 출렁거릴 때마다 담청의 몸 또한 연신 오르락내리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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큼지막한 색안경을 낀 채, 담청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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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용건으로 왔느냐? 업무 보고라면 부의장에게 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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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대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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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당황스러워서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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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이게 현실인지조차 의심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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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말이 없자 담청은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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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서란과 눈이 딱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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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파도가 철썩이는 가운데, 두 사람은 한동안 서로를 바라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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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전환이 필요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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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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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의장, 부의장, 또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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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사람이 의장실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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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대로 서란, 담청, 호혜문, 장선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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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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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청 님,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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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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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조 해변은 또 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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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청의 시선이 장선화에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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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화의 시선은 다시 호혜문에게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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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혜문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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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끝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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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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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제가 순회 재판하는 동안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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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많은 일이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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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혜문은 그 동안의 우여곡절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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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많은 일이 담청에게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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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이 고장나고 의회가 통째로 마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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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부의장 두 명(호혜문과 장선화)에게 의장의 권한을 포괄 위임해서 문제를 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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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완벽한 세 줄 요약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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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는 서란이 목격한 그대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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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청은 의장실을 인조 해변으로 개조한 채 잔잔한 파도에 몸을 내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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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 직인은 아예 호혜문이 지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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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청이 처연한 목소리로 서란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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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었다. 법원 업무도 있고, 연수원 대체 강의도 들어야 하는 상황이었지. 도저히 의장 역할까지 수행할 여력이 안되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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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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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날 이해해 주는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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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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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요. 최선을 다하셨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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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나도 잘해 보려고 했었다. 금죽문에 대한 애정도 애정이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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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더 말하지 않으셔도 돼요. 다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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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청은 감격한 얼굴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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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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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괜찮습니다. 제가 왔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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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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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청이 서란을 와락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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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사슴뿔이 성대하게 맞부딪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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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벌레와 장수풍뎅이의 싸움을 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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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 아니면 훨씬 감동적인 장면이었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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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화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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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괜찮으시겠어요? 막 순회 재판을 끝내신 참이잖아요. 대체 강의를 모두 이수하셨다지만 법원 업무 자체도 만만치 않다고 담청 님께 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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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나 한동안 휴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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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요? 선생님께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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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이아금한테 했던 설명을 똑같이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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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혜문과 장선화는 전후 사정을 모두 듣고 동시에 같은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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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그렇지, 하는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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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호혜문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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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문,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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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시찰 보고서가 필요해요. 곧 있으면 공약 이행 중간 평가 시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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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맡겨만 주세요. 저 이제 시간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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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갑부, 류서란 의원이 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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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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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찰 일정이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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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평가할 공약은 호혜문의 ‘행복한 가정, 행복한 금죽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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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 말하면 양육 관련 기초 교육 이수 체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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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곧장 예비 부모 교육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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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장 책임자가 바람처럼 달려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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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의원님, 이렇게 방문해 주셔서 정말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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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장 운영은 순조로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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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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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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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하는 모습을 좀 참관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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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요, 그럼요.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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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 건물인가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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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책임자를 따라 건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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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서는 젊은 부부들이 교육을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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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하나같이 임산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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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아이를 갖는 부부들이 교육 대상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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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는 차분한 목소리로 양육에 대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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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에게 먹이면 안 되는 음식, 호의적인 눈맞춤이 아이의 정서에 미치는 영향, 제대로 안는 법, 바람직한 양육 태도, 하면 안 되는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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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외한인 서란이 보기에도 체계적인 교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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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옆에 있는 책임자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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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 이수라고 들었는데 교육 대상자들의 반발은 없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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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교육 수료자에게 각종 양육 지원을 제공하는 식으로 반발을 최소화하고 있습니다. 의무 이수라고 해 봤자 한 분기 정도만 들으면 되니까요. 게다가 교육 한 번 듣고 끝이 아니라 수료 이후에도 지속적인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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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한 번 듣고 완벽하게 실천하기는 어렵죠. 좋은 방식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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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찰을 마친 서란은 고과 점수를 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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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 관련 기초 교육 이수 체계,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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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향한 곳은 유원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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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청이 내건 공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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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사겸사 문화 지구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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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책임자와 함께 유원지를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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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 대부분이 가족들끼리 온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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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부모와 범인 자녀, 범인 부모와 수도자 자녀, 수도자 부모와 범인 자녀, 수도자 부모와 수도자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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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같이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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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책임자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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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가족들도 많이 보이는군요. 입장료는 얼마 정도 됐었죠? 범인 입장에서는 꽤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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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담스러운 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아이가 있는 가정에는 매년 가족 구성원 수 만큼의 입장권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할인 행사도 자주 하는 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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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네요. 문화 산업 쪽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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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자가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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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관람료는 전부 최소로 책정했습니다. 애초에 돈 벌려고 하는 사업이 아니니까요. 무료 관람도 고려해 봤습니다만, 몰상식한 이들을 거르기 위해 적게라도 관람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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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라고 하면 무작정 우습게 보는 사람들이 간혹 있죠. 잘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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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류 의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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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시설 겸 유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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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과,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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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서란이 향한 곳은 방송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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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부장 겸 방송국장 겸 민선 의원인 금영영의 공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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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지구의 공연 대다수는 여기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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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영영 대신 부국장이 서란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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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죄송합니다, 류 의원님. 국장님께서 지금 촬영장에 계셔서요. 사람을 보내서 빨리 모셔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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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습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 방해하려고 온 것도 아니고. 안내만 해 주시면 그냥 조용히 보다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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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감사합니다!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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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장으로 가는 건 좀 그래서 기록실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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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 만든 공연의 영상들이 보관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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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연극, 무용, 영화 등 그 종류도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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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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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인기 있는 건 어떤 종류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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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연속극이겠죠. 시청률이 제일 높을 때는 6할 이상도 종종 나오고 그럽니다. 아, 시청률은 금죽문에 보급된 단말기 숫자를 통해 계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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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음...? 이 연속극은 시청률이 왜 이 모양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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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국장이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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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첫 번째로 방영한 연속극 말씀이시군요. 주연 배우의 연기력 문제로 시청률이 꽤 저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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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배우가 누구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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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국장님이십니다. 참고로 총감독도 금 국장님께서 맡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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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현기증이 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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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부장 겸 방송국장 겸 민선 의원 겸 주연 배우 겸 총감독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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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하랴 연출하랴 정말 바쁘셨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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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좀 했으면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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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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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연기 안 하죠? 후속작 시청률 보면 안 하는 것 같기는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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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그래도 연출은 꾸준히 하십니다. 그쪽으로는 실력이 정말 대단하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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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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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국 고과,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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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서란은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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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안전모를 쓴 채 인형 자동 제조 공정을 견학하는 어린 연기기 수사들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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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화의 인형술 의무 교육의 고과는 물론 ‘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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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찰 보고서 작성을 마치자 어느새 심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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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당을 나온 서란은 룰루랄라 귀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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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정말 보람찬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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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택으로 돌아가서 수행을 할 작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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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부득이 예정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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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방안에서 기다리던 이아금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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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잠깐만 여기 와서 앉아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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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왜왜, 왜? 갑자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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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얘기가 있어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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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나무젓가락처럼 딱딱하게 굳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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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호칭이 ‘언니’라서 이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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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오빠’나 ‘아들’이었다면 도망쳤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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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란은 이아금 옆자리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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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서란은 심마 진료를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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