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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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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다.

삼 년의 시간 동안 번데기 속에 갇혀있던, 그러나 끝내는 우화(羽化)를 이룬 로젤린 아스칼로는 그렇게 말했다. 그러나 그녀의 말을 나진은 좀처럼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진은 심상의 편린을 자각한 지 일개월하고도 조금의 시간이 지나, 이개월째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두 달. 60일.

통상적으로 심상의 편린을 자각한 이들은 통상적으로 40일 내로 소드 시커의 경지에 오르곤 한다. 애당초 소드 시커의 경지에 오름에 있어 중요한 건 심상을 자각하는 것이지, 그다음 과정이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나진은 심상을 자각했음에도, 두 달에 가까운 세월 동안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물론 그리 오래 정체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태껏 막힘없이, 남들의 수십 배에 가까운 속도로 성장해 왔던 나진에게 있어 자신이 정체됐다는 것은 낯설게만 느껴졌다.

‘이유가 뭐지?

우화. 탈피. 검기의 재구성.

나진은 그 과정이 좀처럼 감이 잡히질 않았다. 뜬구름을 잡는 것 같은 소리. 로젤린은 말했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게 좋을 거라고.

-확실히, 합리적인 지적이긴 하지.

귓가에 멀린의 목소리가 울렸다.

-네가 남들보다 오래 걸리는 건 당연한 일이야. 왜? 네 심상에는 중심점이 두 개가 있으니까.

나진이 한쪽 눈을 감았다.

그리하여 보이는 것은 제 심상에 자리 잡은 풍경이다. 높은 곳에 뜬 별과 낮은 곳에 뜬 별.

-사람은 보통 하나의 심상만을 품어. 하나의 중심점을 가지고 있지. 하지만, 넌 아니야. 네 심상에는 중심점이 두 개거든. 이건 이상한 일이고······.

멀린이 말했다.

-또 신기한 일이지.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건 내가 알려줄 수 있는 게 아니야. 사실, 그 누구도 알려줄 수 없는 거지. 답은 너 스스로 찾아야 하는 거니까.

그래야 의미가 있어.

그래야만, 의미를 가질 수 있지. 멀린은 그렇게 말했다. 나진은 길게 한숨을 내뱉었다.

-그래도 힌트를 주자면.

나진의 심상 속.

저 하늘에 뜬 별을 바라보며 멀린은 말했다.

-결코 타협하지 마. 네 눈에 보이는 세계가 아닌, 네가 품은 세계만이 진실한 것이라 믿어.

초월에 이른 대마법사가 말했다.

-자신(自身)만을 자신(自信)하는 것.

그것이 초월로 향하는 길을 걷는 자가 가져야 할 덕목이야. 어쩌면 이기적이고, 독선적이며, 또한 지독하기까지 하지. 그리 속삭이며 멀린은 웃었다.

“술이란 삶의 윤활유다.”

완전히 탈진해 들판에 대자로 뻗은 나진을 내버려둔 채, 그는 말을 이었다.

“퍽퍽한 삶도, 지랄 같기 그지없는 삶도, 술 한 잔만 걸치면 제법 나아지는 법이거든. 그래서 난 술을 좋아한다. 아쉽게도 요즘은 취기가 좀처럼 느껴지진 않지만 말야.”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그가 술을 홀짝였다.

크으, 하고 입가를 훔친 사내는 말린 고기를 한 점 입에 넣고선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을 지었다. 나진은 문득 사내가 쥔 술병과 고기 조각을 흘겨봤다.

어디서나 살 수 있는 싸구려 술.

고기를 말려 염장했을 뿐인 육포 쪼가리.

흔하디흔한 것들이지만, 눈앞의 사내가 그것을 즐기고 있는 순간부터 그건 흔한 게 아닌 것이 됐다. 나진은 비명을 질러대는 몸을 간신히 일으키며 사내를 바라봤다.

검의 교단의 주인, 검성 카론.

육포를 안주 삼아 싸구려 술을 즐기고 있는, 별 여섯 개를 가진 소드 마스터를 보며 나진이 웃었다.

“제법 소박하게 즐기시는군요.”

“소박하기에 의미가 있는 거지. 너도 한잔할 테냐?”

“아뇨. 술은 좀. 육포만 한 조각 받겠습니다.”

검성에게 육포 한 조각을 받아 질겅거리며 나진은 뻐근한 어깨를 풀었다. 한두 달 간격으로 검을 봐주겠다고 검성은 약속했었고, 오늘이 약속했던 그날이었다.

‘한 반나절 정도 휘둘렀나.

어깨와 팔이 비명을 질러댔다.

일격 일격에 모든 것을 쥐어짜 내도 결코 닿지 않는 상대. 그런 상대에게 반나절 가까이 달려들었으니, 혹사당한 몸이 비명을 지르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검이 훨씬 더 날카로워졌더군. 움직임도 더 좋아졌고. 괜찮은 상대를 만났던 모양이야?”

“괜찮은 상대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서너 번 죽을 뻔했습니다.”

나진의 대답에 검성이 웃음을 터뜨리면서 술을 홀짝였다. 크으, 하고 술병을 내려놓고서 검성이 턱짓했다. 계속 이야기해 보라는 듯이.

“아르베니아 공작가의 기사단장, 그리핀 경과 검을 맞댔습니다.”

“아아, 트리가디언의 검을 쓰는 자로군. 타협 없는 우직한 검을 휘두르는 기사인데, 그 우직함을 뚫어내기란 몹시도 어려운 법이지.”

“그다음으론 걸작 ‘불그림자’를 소유한 4 서클의 흑마법사 파우베와 전투했고······.”

“걸작을 소유한 흑마법사라, 그거 흥미롭군.”

“전(前) 테첼 산맥의 레인저, 카프만 테오시스와 맞부딪쳤습니다. 아, 이게 제일 위험했던 것 같네요. 실제로 몇 번은 죽을 뻔했으니까.”

“허어······.”

검성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내가 할 말은 아니긴 하다만, 너도 제법 극적인 삶을 사는군. 그 짧은 시간에 그만한 적을 연달아 마주치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텐데. 혹시 찾아다니면서 결투라도 걸어댔나?”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더군요. 절 죽이려는 사람이 좀 많아야지요.”

검성은 나진의 말에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그는 어디까지나 나진에게 검을 가르쳐줄 뿐, 나진의 삶에는 눈곱만큼도 관여하지 않을 거라고 선을 그어놨었으니까.

“뭐, 다 살이 되고 뼈가 되는 경험들이군. 다양한 전투 경험만큼이나 값진 것이 또 없지. 이 기회에 실컷 단련해 둬라.”

“일단 살아남아야 경험이 되는 거 아닙니까?”

“그 정도로 죽으면 그 정도 그릇일 뿐이지. 살아남는 것 자체도 성장 과정이다. 생과 사의 경계선에서만 쌓을 수 있는 경험이 있는 법이니까.”

나진은 헛웃음을 흘렸다. 대화를 나눌 때마다 느끼지만, 나진이 느끼는 바에 의하면 카론도 정상은 아니었다. 전투광적인 기질이 다분했으니까.

‘다른 사람이 말하면 흰소리에 불과하지만···.

몇 번이고 강자에게 덤벼들고.

별들의 전장과 캄란의 경계선에 뛰어들며, 생과 사의 경계선에서 줄타기하며 살아가는 검성의 말이니 마냥 무시할 수는 없었다.

“과격한 방식이네요.”

“또한, 정답이기도 하지.”

검성이 제 칼자루를 매만졌다.

“나도, 게르드 경도, 유엘 그 친구도 이런 방식으로 초월의 길에 올랐지. 제 목숨 아까운 줄 모르고 숱한 전장에 발을 디뎠으니까.”

그가 나진을 바라보며 히죽였다.

“소드 마스터를 아무나 하겠나? 미친 자들만이 소드 마스터가 되는 법이야.”

“카론 경께서도?”

“물론이지. 난 나를 정상인이라 생각하지만, 세간의 기준에선 나 또한 정신병자에 불과해. 그 사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만······.”

카론이 어깨를 으쓱였다.

“현재 대륙에서 활동 중인 소드 마스터들 중에선 내가 제일 정상일걸?”

검성, 카론.

살인귀, 유엘 라지안.

제국 제일각, 게르드.

세 소드 마스터 중에 자신이 제일 정상이다. 카론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애초에 유엘 라지안은 정상과는 일억 년만큼의 거리가 있었으니, 남은 비교 대상은 게르드였는데······ 나진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게르드 경은 제국제일각 아닙니까?”

“그렇지?”

“제국의 중추를 담당하는, 어마어마한 권력가인데··· 그분보다 카론 경이 더 정상이라고요?”

“자네 나를 어떻게 보는 건가?”

카론이 어이없어했다.

“그건 네가 게르드 경에 대해 몰라서 할 수 있는 이야기야. 그자는 검과 제국 이외에 아무것도 모르는 인물이야. 어떤 의미로는 유엘 라지안보다 더한 광인이기도 하지.”

검과 제국.

게르드를 구성하는 두 가지 가치.

“제국을 위해 그자는 제 딸과 아들을 제 손으로 죽였지. 부인을 비롯한 제 친족 모두를 죽였어. 그들은 반역도였거든. 어디 그뿐일까? 검을 위해 그자는 제 인간성을 비롯한 모든 것을 포기했어. 검을 휘두르는 데 방해가 된다는 이유에서였지.”

“······.”

“초월의 경지란, 완벽으로 향하는 길이란, 역설적이게도 무엇을 버림으로써 완성되지. 나도 유엘 라지안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게르드 경은······.”

카론이 잠시 말을 아꼈다.

그가 길게 숨을 뱉으며 말했다.

“가진 것보다 버린 게 더 많지. 그자는 검과 제국을 제외한 모든 것을 덜어냄으로써 초월에 이르렀어. 무서운 집념이지.”

“그건 확실히···.”

“인간이라 부르긴 어려운 존재지. 뭐, 유엘 라지안이야 말할 것도 없고. 어떤가? 이젠 네 앞에 앉아있는 내가 좀 상식인처럼 보이지 않나?”

나진이 웃음을 흘렸다.

“부정할 순 없네요.”

“그치?”

“예, 유엘 경과 만난 경험을 떠올려보면 더더욱.”

“뭐? 유엘을 만났다고?”

“흑마법사와의 전투 직후, 상황 파악을 위해 파견 나왔던 유엘 경과 마주했었습니다.”

“허어.”

카론이 식겁했다.

“자네 죽을 뻔했군. 진짜로.”

“예, 죽을 뻔했습니다. 진짜로.”

“유엘과 만났다면, 그자가 분명 네게 눈독을 들였을 텐데··· 앞으로 고생 좀 하겠군.”

그가 동정한다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그 자리에서 자네가 내 제자였단 사실이 밝혀졌다면, 예쁘게 포장된 머리 하나가 검의 교단에 배송됐었겠군. 과연 끔찍한 일이야.”

카론과 만났단 사실을 숨기길 잘했군.

속으로 그리 중얼거리며 나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카론 님.”

그리고 나진은 입을 열었다.

여기서부터가 본론이었으니까.

“우화(羽化)에 대해 아십니까?”

“알지. 십 년도 더 전에 건너온 길이니까.”

카론이 눈을 가늘게 떴다.

“그러고 보니, 심상의 편린을 자각한 듯싶던데. 우화를 거치는 중인가?”

“정확하게는 막혀있습니다. 검기의 재구성이 무엇인지 감이 안 잡혀서.”

“흐음.”

그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화. 탈피. 검기의 재구성. 말로 하면 어렵지만 실은 단순하고 또 명료한 것이야.”

넓게 펼쳐진 들판.

들판의 위에서 카론이 검을 뽑아 들었다.

“검이란 한 필의 붓이다.”

소드 마스터가.

검성이, 검(劍)에 대해 논했다.

“검기는 붓을 물들이는 물감이지.”

카론의 검 위로 검기가 피어올랐다.

그가 피워 올린 검기를 나진은 두 눈으로 볼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다. 까마득한 경지의 차이는 인지조차 왜곡하기에.

“검은 붓이고, 검기는 물감이며, 물감은 곧 네가 품은 심상이다. 심상은 곧 너의 세계다.”

그러나 검성이 검을 휘두른 순간.

그 검이 한 뼘 앞으로 나아간 순간.

“검을 휘두름이란, 세상 위에 너의 세상을 덧칠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나진의 눈동자는 보았다.

검성의 검(劍)이 나아간 궤적을 따라 덧칠되는 풍경을. 그것은 검성이 품은 심상이었고, 그의 영혼이 가진 색이었다.

휙.

검성이 가벼이 검을 휘둘렀다. 그가 휘두른 검의 궤적을 따라 세상은 덧칠됐다. 나진은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검성이 무슨 짓을 벌였는지는 얼추 알 수 있었다.

“이것이 검의 길을 걷는 이들이 추구해야 할 종착지. 그리고, 소드 시커는 검의 길을 찾아 헤매는 구도자다. 그들은 검을 휘둘러 세상을 물들이진 못하지만······.”

카론이 납검하며 웃었다.

“제 검기가 뻗어나가는 곳만큼은, 자신만의 세상으로 만든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그 무엇보다도 확고한 자신(自信)이지.”

소드 마스터가, 나진을 바라봤다.

“내가 보기에 넌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 그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냐. 스스로의 행실을 가다듬는 건 훌륭한 일이며 칭찬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하고 그는 말했다.

“그것이 자기 자신의 부정으로 이어져선 안 된다. 스스로의 본성을 부정해선 안 될 일이지. 모든 것을 한 번에 바꾸려 들지 마라. 완벽으로 향하는 계단은 한 번에 뛰어넘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카론이 검집으로 나진의 심장을 쿡, 찔렀다.

“우선 새장을 부숴라. 소년.”

그리하면 새로운 길이 열릴 테니.

“오늘 가르침은 여기까지다.”

걸음을 옮기며 카론이 손을 흔들었다.

“다음에 볼 땐 검의 구도자가 되어있길 바라지.”

기회의 도시, 캄브리아의 중추.

중앙길드와 상인의 거리가 인접한 곳.

명실상부 이 도시의 심장이라 불릴 위치에, 디에타 상회의 건물은 우뚝 솟아있다. 그리고 그 건물의 최상층에는 한 마리의 뱀이 똬리를 틀고 앉아있다.

금화를 삼키는 뱀, 디에타.

지도와 서류, 계약서, 거래 증표, 명세서, 숱한 숫자와 문장으로 둘러싸인 집무실에서 그녀는 눈을 가늘게 떴다. 금화를 닮은 샛노란 눈동자가 마석등의 빛을 빨아들여 금빛으로 번들거렸다.

돈은 사람을 움직인다.

사람은 돈을 움직인다.

그리고, 돈이 움직인 곳에는 당연하게도 흔적이 남는다. 정보가 남는다는 뜻이다. 무릇 유능한 상인이라면 금화가 지나간 길과, 앞으로 지나갈 길을 알아야만 했다.

그런 의미에서.

금화를 삼키는 뱀, 디에타는 전례 없는 상인이다.

그녀가 쌓아 올린 업적은 단순한 행운과 몇 가지 우연이 겹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녀는 밑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쌓아 올렸다. 놀라울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게. 그런 일이 어떻게 가능했는가.

그녀의 눈동자는 금화를 쫓는다. 금화가 흘렀던 곳과, 앞으로 흐를 곳, 그리고 모여드는 곳을 정확하게 짚어낸다. 그것이 그녀가 타고났으며, 지난 수년간 갈고닦은 재능이다.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이해했다면.

인위적으로 흐름을 만드는 것 역시 어렵지 않다.

금화를 삼키는 뱀은 금화를 튕긴다.

검사가 검을 휘두르고, 마법사가 마법을 부리고, 사수가 화살을 쏘듯, 금화를 삼키는 뱀은 금화를 튕겼다. 그것이 그녀가 가진 무기였으니.

그녀가 튕긴 금화가 지도에 자리 잡는다.

금화는 모험가 도시의 각지로 퍼진다. 금화의 형태는 정해져 있지 않다. 때로는 사람이고, 때로는 의뢰이며, 때로는 주점에서 오가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그리하여 그녀는 금화가 흐르는 물길을 만들어낸다.

금화로 만들어낸 물길, 그것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물길이란 사실도 모른 채 물고기는 꼬인다.

그리고 디에타는 다만 낚싯대를 물길에 휙, 던져둘 뿐이다. 그렇게 낚시꾼은 금화로 만들어진 낚싯바늘을 드리운 채 기다린다. 어차피 시간은 그녀의 편이다. 하물며 그리 오래 기다릴 필요도 없다.

손가락을 튕기면.

금화를 한 번 튕기면.

물길의 속도마저 그녀가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으니. 빠르게 몰아치는 물길. 거센 물살에 물고기들이 휩쓸리기 시작한다.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물살에 시야가 흐려진 물고기들은 기어코 미끼를 문다.

“찾았다.”

그리고, 낚시꾼은 웃는다.

금화로 만든 낚싯바늘.

그 끝에 꿰인 물고기가 허덕이고 있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