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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붙이와 날붙이가 맞부딪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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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과 어깨를 깊게 베여 활시위를 당기지 못하는 사수. 검기를 뽑지 못하는 상처투성이 검사. 어느 쪽이든 정상과는 거리가 먼 상태이며, 그 부상과 출혈량 역시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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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두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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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한 움직임으로 하여금 벌어진 상처. 벌어진 상처에서 튀어 오르는 핏물. 만신창이가 된 이들이 피를 튀기며 싸우는 장면은 대개 초라하거나 볼품없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의 싸움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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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 카앙. 카가가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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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붙이가 맞부딪치고 긁히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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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에도 몇 번이고 연달아 울려 퍼지는 소음은 볼품없기는커녕 화려하기까지 하다. 쇳덩어리가 맞부딪치며 튀어 오르는 불똥이 핏물과 뒤섞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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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발이 어지럽게 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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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드는가 하면 뒤로 물러서고, 뒤로 물러서는 듯하면 아예 옆으로 파고들어 측면을 노린다. 서로의 허점을 물어뜯기 위해 혈안이 된 사냥꾼들의 눈은 시뻘겋게 충혈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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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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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이 발을 내려찍으며 검을 휘둘렀다. 발을 내려찍은 순간 허벅지에 뚫린 구멍에서 핏물이 튀어 올랐으나, 그 자세는 흐트러지는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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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속도로 파고들며 휘두른 롱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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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만은 마체테를 비스듬히 세워 롱소드를 받아냈다. 날을 타고 미끄러지게끔. 카프만은 레인저이기 이전에 제국의 군인이었으며, 제국 검술에 숙련된 검사이기도 하다. 멀리서 저격하는 편이 더 유용했기에 검을 쓰지 않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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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카프만은 레인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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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은 소드 시커에 근접한 소드 엑스퍼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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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력에서 밀릴지언정 검술에 있어서는 나진이 우위에 서 있다. 검의 정점에 오른 검성의 검술을 눈앞에서 식견한 나진이다. 나진의 눈동자엔 카프만이 걸어오는 기술의 허점이 훤히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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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인다면 찌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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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체테를 타고 미끄러지던 나진의 검이 어느샌가 빙글, 돌며 카프만의 검을 휘어 감았다. 힘의 각도와 방향이 한순간에 뒤바뀌자 카프만이 눈을 부릅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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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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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적으로 몸을 비틀었으나, 기어코 나진의 검은 카프만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튀어 오르는 핏물에 카프만은 혀를 찼다. 검투(劍鬪)는 피해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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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지듯 거리를 벌리며 카프만이 단검을 투척했다. 챙, 채엥. 날아드는 단검을 쳐내며 나진이 한 걸음 파고드는 순간 카프만이 손에 쥔 단검과 마체테를 맞부딪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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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인 해방, 마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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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은 카프만이 손에 쥔 푸른 단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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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의 등 뒤로 튕겨 나갔던 단검들이 새파랗게 빛나더니 타앙, 하는 격발음을 냈다. 푸른 빛줄기가 나진의 등줄기를 두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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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두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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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의 사각. 빠른 속도로 쏘아진 마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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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력이 약한 주문이기에 나진의 몸을 관통하진 못하지만, 충격으로 하여금 나진의 자세를 무너트릴 정도는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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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자세. 비틀거리는 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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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틈을 사냥꾼이 놓칠 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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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고들며 카프만이 마체테를 휘둘렀다. 휘두른 마체테가 나진의 어깻죽지를 찍으려는 순간, 나진은 기어코 몸을 움직였다. 충격에 경직된 몸을 억지로 움직인 까닭에 ‘우득’하는 소리가 연달아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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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검을 받아내지만 카프만은 한번 붙잡은 흐름을 놓아주려 하지 않는다. 끝없이 나진을 몰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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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유리한 영역에서 싸워주지 않는다. 그것이 전투의 기본이며, 카프만은 나진이 제대로 된 기술을 펼칠 틈을 줄 생각이 없었다. 그리하여 펼쳐진 양상은 검투(劍鬪)가 아닌 박투(搏鬪)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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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을 휘두르는가 싶다가도 발을 뻗어 걷어차고, 팔꿈치로 관자놀이를 찍으며 무릎으로 타격한다. 검과 손, 발을 자유로이 휘두르고 때론 단검을 투척해 변수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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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도 가만 당하고만 있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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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된 부상 탓에 반응이 굼떠졌다곤 하나, 그 눈동자는 카프만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따라가고 있다. 피하지 못하는 공격은 치명상만을 피해 받아내고, 곧장 그다음 수를 낚아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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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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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만이 붙잡았던 흐름을 낚아채고, 그대로 자신의 흐름을 가져간다. 상대가 박투를 걸어온다면 거부할 생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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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 자신 있는 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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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싸움에는 나진 역시 자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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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근본은 사냥개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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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습기에 가득 찬 지하수로의 공기와 어두움은 지하도시 아트만을 연상케 한다. 나진의 머릿속에 과거가 스치고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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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벌어 하루를 먹고 살았던 나날들. 살아남기 위해 맨손으로 제 덩치의 두세 배는 되는 어른들과 싸웠던 과거를 나진은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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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싸움, 좋다. 얼마든지 덤벼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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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 목을 떨구는 게 빠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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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신의 목덜미를 물어뜯는 게 더 빠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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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지금부터 겨뤄봐야 알 문제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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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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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카프만은 기이함을 느꼈다. 50년이 넘게 전장에서 사람을 죽여온 군인의 눈으로 보기에, 이 상황은 말이 되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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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떻게 움직이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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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듯이 달려드는 나진에게서 거리를 벌리며 카프만은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카프만의 눈으로 본 나진의 상태는 걸어 다니는 시체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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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부에 박힌 화살촉. 폭발에 휘말려 화상을 입은 피부. 꿰뚫린 옆구리와 종아리. 뚫린 구멍에선 피가 철철 흐르며 등줄기와 어깻죽지에 박힌 화살은 뽑지도 않은 채 내버려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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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자잘한 부상은 셀 수도 없다. 저만한 부상이면 과다출혈로 당장 죽어도 이상할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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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다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기어코 몇을 더 끌고 가는 군인들을 보긴 했다. 하지만 그들조차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발버둥 치진 않았다. 끽해봐야 몇십 초가 고작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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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 눈앞의 상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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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십 초는 진작에 지났다. 이젠 몇 분을 넘어가고 있거늘, 멀쩡히 검을 휘두르고 있다. 오히려 속도가 더 올라간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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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도대체 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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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에 찔리고 폭발에 휩쓸리고, 걷어차이면서도 벌떡 일어나 달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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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느끼지 않나? 아니, 그건 아닌 것 같다. 나진의 바짝 당겨진 턱 근육과 부러질 듯 꽉 문 치아 사이로 새어 나오는 피를 카프만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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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그대로 이를 악물고 버티고 있는 것이다. 저만한 부상을 입고도 거침없이 거리를 좁혀오는 모습은, 보고 있노라면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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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념에 카프만은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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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의 흥분. 극도의 집중 상태. 아니, 어쩌면 몰입이라 해도 좋으리라. 카아아앙! 코앞에서 검을 받아내며 카프만은 나진과 시선을 마주했다. 핏발이 바짝 선 눈동자와 점처럼 수축한 동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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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이로 하여금, 기세에 눌리게 만드는 섬뜩한 눈동자다. 카프만은 어이가 없는 나머지 헛웃음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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촤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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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나진의 검이 카프만의 종아리를 할퀴었다. 카프만은 제 몸 상태 역시 서서히 망가져 감을 느꼈다. 상처가 늘었다. 출혈이 많다. 이젠 이쪽도 슬슬 과다출혈을 주의해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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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판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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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걸고 변수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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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궁지에 몰려본 게 얼마 만이던가. 타국으로 망명하려던 로얄 가드 사살 작전을 펼쳤을 때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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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 당시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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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지금 그때의 일이 떠오르는가. 그 이유야 단순하다. 그때 펼쳤던 비장의 한 수가, 지금 이 순간에도 유효할 것 같았기에. 카프만은 십수 년 전의 작전을 떠올리며 몸을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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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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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만이 단검을 움켜쥐었다. 남은 단검 네 자루를 손가락에 한 번에 끼우고선, 다른 손에 쥔 마체테에 내리쳤다. 키이이잉! 하고 빛나는 네 자루의 단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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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찔, 하고 나진이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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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주문이 각인된 단검에 몇 번이고 당한 나진이다. 무언가 오긴 올 텐데, 무엇인지 모르니 반응하지 못하는 거겠지. 지금의 반응을 유도하고 카프만은 다양한 각인이 새겨진 단검을 들고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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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각인의 특성상 주문이 발현되기 전까지는 그 주문이 어떤 종류인지 알 수 없다. 물론 경지에 오른 마법사들은 날에 새겨진 각인만 보고도 그 종류를 맞춘다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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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놈은 칼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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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대해 깊게 이해하고 있을 리가 없다. 지금까지 보여준 종류들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대응을 준비하겠지. 그 순간 이미 걸려든 거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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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각인이야말로 카프만이 다루는 함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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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 함정에 걸려든 사냥감을 카프만은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단검이 빛나고 주문이 발현되려는 순간, 카프만은 두 자루의 단검을 내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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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인 해방, 파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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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의 코앞에서 굉음과 함께 폭발이 터졌다. 두 번의 폭발. 피어오르는 연기 사이로 나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찰나의 순간에 반응해 피해를 최소화한 듯, 어깨에만 그을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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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 두 개가 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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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만이 남은 단검 두 개를 내던졌다. 두 개의 단검을 내던지며 카프만은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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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인 해방, 섬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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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인 해방, 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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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이는 섬광. 그리고 고막을 뒤흔드는 찢어지는 소음. 경지에 오른 무인일수록 제 감각을 과신하며, 그 감각을 한없이 예리하게 열어둔 경우가 많다. 그런 이들에게 있어 이 주문은 천적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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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과 청각을 한순간 앗아가는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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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인 타격을 입히는 주문이 각인된 단검들 사이에 섞어둔, 변수를 만들어내기 위한 비장의 수. 이름난 무인이었던 로얄 가드조차 이 함정에 걸려들어 명을 달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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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또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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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만이 감았던 눈을 떴다.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미리 눈을 감았기에 카프만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렇게 눈을 뜨고 마체테를 휘두르는 카프만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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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았던 눈을 뜨고 있는 나진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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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달려드는 카프만의 움직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앞으로 쭉 뻗어오는 롱소드의 모습 역시 카프만의 시야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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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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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것도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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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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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만의 몸을 롱소드가 꿰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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뻗어온 롱소드를 피하고자 발버둥 쳤지만, 치명상을 피하진 못했다. 어깻죽지가 롱소드에 꿰뚫림과 동시에 카프만의 자세가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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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던 싸움이 결판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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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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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자세. 바닥의 핏물을 밟아 미끄러진 카프만이 고꾸라졌다. 한쪽 어깨는 깊게 베였으며, 다른 어깨는 완전히 꿰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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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무언갈 들고 휘두를 상태가 못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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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검을 투척하는 것 정도야 노력하면 할 수는 있겠지만, 애석하게도 각인된 단검은 바닥난 상황이었다. 카프만이 허탈한 웃음을 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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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미친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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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일으킬 힘도 남아있지 않아, 바닥에 주저앉은 채 그가 나진을 올려다봤다. 피가 뚝뚝 떨어지는 롱소드를 쥔 채 나진이 카프만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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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패배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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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은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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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만은 구차하게 목숨을 구걸할 생각은 없었다. 반대인 상황에서, 상대가 목숨을 구걸한다면 코웃음 칠 뿐 들어줄 생각은 없었으니까. 눈을 감고 카프만이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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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을 친다면 치라는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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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봐도 검은 내려쳐지지 않았다. 병을 따는 소리와, 무언갈 마시는 소리가 들려올 뿐.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입에 포션을 털어 넣는 나진의 모습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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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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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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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죽이고 뭐 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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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면 죽이는 건데, 그건 상황 좀 보고 해도 안 늦을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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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이 길게 숨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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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몸 위로는 증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카프만이 눈살을 찌푸렸다. 관통상을 제외한 자잘한 상처들이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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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아무리 값비싼 포션을 먹는다 한들 저런 극적인 효과는 일어나지 않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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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 스쳐 지나간 것은 호문클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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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에서 금지된 기술. 과거 마탑의 미친놈들이 만들어냈던 생체 병기를 떠올렸다가, 카프만은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호문클루스는 눈앞의 청년처럼 자연스럽게 대화하지 못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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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제국의 소드 마스터가 직접 호문클루스들을 찾아 죽이고 다니지 않았던가. 그 소름 돋는 노인네의 검을 피해 살아 남은 호문클루스가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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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죽이는 걸 늦춘 이유는··· 내게 뭔갈 물어볼 생각이 있는 거로 해석하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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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빨라서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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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치곤 목을 노리고 찔러 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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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으면 죽는 거고. 살면 물어보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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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합리적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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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덜미에 겨누어진 롱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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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금속의 감촉에 카프만이 쓰게 웃었다. 카프만의 목에 롱소드를 겨눈 채 나진은 입을 열었다. 그건, 일찍이 카프만이 나진에게 들려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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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일 땐 죽이더라도, 어떻게 살아왔는진 들어봐야 할 것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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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참 악취미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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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할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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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중얼거리며 나진이 짧게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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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휘 교단이 보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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