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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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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한 장면 같다.

문득 디에타는 그런 생각을 했다.

그 왜, 동화에서 흔하게 나오는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탑에 갇힌 공주님과 그런 공주님을 구하러 오는 잘생긴 기사가 나오는 진부하고 유치한 이야기.

물론 디에타는 그런 이야기를 좋아하진 않는다.

앞뒤 따지지 않고 좋은 장면들만 쭈루룩 나열해 둔 동화에 매력을 느낄 나이는 진작에 지났으니까.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상의 이야기로 상황을 접했을 때의 이야기다.

···동화 속 이야기를 현실로 끌고 오면.

그, 왜···.

생각보다, 제법, 가슴이 두근거린단 사실을 디에타는 인정해야만 했다. 공작가 별장에 감금되어 있던 자신. 그리고 앞뒤 따지지 않고 구하러 왔다며 손을 내미는 잘생긴 기사님.

‘기사는 아니지만, 일단 잘생기긴 했으니까···.

디에타는 몽롱한 눈동자로 나진을 바라봤다.

로브에 가려 나진의 얼굴은 잘 보이진 않지만,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어느 정도 윤곽은 그려볼 수 있다.

···이 사람, 원래 이렇게 잘생겼었나?

상황 때문일까, 아니면 정신이 몽롱해서 그럴까, 그것도 아니라면 하늘에서 쏟아지는 달빛과 별빛이 필터 역할을 해줬기 때문일까. 평소보다 더 반반해 보이는 나진의 외모에 디에타가 꿀꺽, 마른침을 삼켰다.

상황에도 어울리지 않게 디에타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놀라서 그런 거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디에타는 괜스레 몸을 조금 더 웅크렸다. 밤바람이 제법 차가웠으니까. 몸이 계속 흔들려서 어지러웠으니까.

그런 어쭙잖은 핑계를 대며 디에타는 나진의 옷깃을 꽉 붙잡았다. 휘황찬란한 달빛 아래서 도주극은 한동안 이어졌다.


“여기서 잠깐 휴식하죠.”

별장에서 제법 떨어진 곳.

영지의 경계선을 따라 우거진 숲속, 그곳에 있는 작은 동굴로 나진은 들어섰다. 디에타를 조심스레 땅에 내려두고선 나진이 로브를 벗었다.

“어차피 제대로 된 추격은 해가 떠야 가능할 겁니다. 밤 시야가 능하다곤 하지만, 상황을 파악하고 수습할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릴 테니까요. 아무리 빨라도 숨 돌릴 시간은 있을 겁니다.”

애당초 기사들은 나진이 어느 곳으로 도망쳤고, 어느 곳으로 향하는지도 알지 못한다. 기척을 숙이고 흔적을 교란하는 데는 이미 도가 튼 나진이었으니까.

“그러니 일단 좀 쉽시다.”

나진이 디에타를 흘겨봤다.

나진 본인이야 밤을 새워서 달려도 문제가 없지만, 디에타의 상태가 썩 좋아 보이진 않았으니까.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고 안색은 창백했으니까.

벗어둔 로브를 나진은 디에타에게 건넸다.

“그거라도 두르고 있으세요.”

“네, 네?”

“날이 춥습니다. 저야 버틸 만하지만 당신은 힘들 거 아닙니까.”

나진은 디에타를 흘겨봤다.

얇고 하늘하늘한 잠옷 차림. 저런 얇은 복장으로 견딜만한 날씨는 아니었다. 디에타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곤, 나진이 건넨 로브를 어깨에 둘렀다.

“발목을 치료할 만한 건··· 아쉽게도 챙겨오진 못했네요. 포션으로 될만한 상처가 아니니, 그건 일단 보류해야 할 것 같습니다.”

늘 가지고 다니는 모험가용 가방을 뒤적이며 나진이 중얼거렸다. 직후 나진이 가방 속에서 돌돌 말린 모포와 광석등을 꺼내 들었다. 모포를 촥 펼쳐 디에타 앞에 깔아두곤 눈짓했다.

“잠시 눈이라도 붙이세요. 피곤해 보이는데.”

“···아직, 괜찮아요.”

“고집부리지 말고 쉴 수 있을 때 쉬어두세요. 어차피 동 트면 죽어라 달려야 할 텐데.”

그리 중얼거리며 나진이 광석등을 주먹으로 팍, 후려쳤다. 충격을 주자 광석등이 점멸했다. 이윽고 어스름한 노을빛이 동굴 안을 밝혔다.

그제야 디에타는 제 몰골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땀에 젖어 피부에 달라붙어, 몸의 라인이 그대로 드러나는 잠옷 차림과 흐트러진 머리칼. 그리고 얼굴까지 확인하진 못했지만 분명 눈물자국으로 얼룩져 있을 것이다.

괜스레 디에타는 로브를 단단히 여미고, 얼굴을 옷소매로 쓸어내렸다. 조금 부끄러워진 기분이었다.

“많이 춥습니까?”

“네, 네에? 아뇨? 괜찮은데요···?”

디에타가 딸꾹질했다.

별로 춥지는 않았다. 괜히 얼굴에 열이 오르는 느낌이어서 그렇지. 하지만, 로브의 옷자락을 강하게 여미는 디에타의 모습은 나진이 보기에 추위에 떠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얼굴도 묘하게 붉지 않은가.

감기라도 걸린 걸까. 하기야, 발목에 부상을 입은 채 며칠간 제대로 된 식사도 숙면도 취하지 못한 분위기이지 않은가. 면역력이 바닥까지 떨어졌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긴 했다.

‘머리가 어지러운가. 눈도 잘 못 마주치네.

핑핑 도는 디에타의 눈동자. 새빨갛게 물든 디에타의 귓가. 나진의 눈동자엔 그런 디에타가 환자로 보일 뿐이었지만, 그 실상은 조금 다르다.

쿵, 쿵, 쿵.

디에타는 요란스레 뛰어대는 가슴팍을 꾸욱 누른 채 고개를 숙였다. 왜인지, 저 남자와 시선을 마주하는 게 쉽지 않았으니까.. 나진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숙인 채 디에타는 모포로 기어들어 갔다.

내가 왜 이러지?

심장은 또 왜 이렇게 요란스럽게 뛰어대고.

한평생 가면을 쓰고, 상단을 키우기에 급급한 삶을 살아왔던 그녀다. 그런 그녀이기에, 가면이 벗겨진 지금 느끼는 감정은 너무나도 낯선 것이었다. 이것이 무엇인지 자각조차 하지 못한 채 디에타는 모포를 머리끝까지 뒤집어썼다.

설마, 하고 떠오르는 생각들.

그러나 디에타는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자신이 그런 감정을 느낄 일이 없다고, 하물며 자신이 이렇게 쉬운 여자일 리가 없··· 아니, 이런 상황에서 심장이 조금 두근거리는 건 당연한 게 아닐까?

묘한 부정과 묘한 자기합리화.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도, 디에타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꾸욱 누른 채 눈을 감았다.

해가 뜨기 직전.

여명이 찾아오려 하는 이른 새벽녘.

깜빡.

디에타는 눈을 떴다. 심장은 두근거리고 발목은 욱신거려서 잠을 잘 수나 있을까 싶었는데,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도 푹 잤다. 눈을 비비며 디에타는 맞은편을 바라봤다.

그곳엔 검을 품에 안은 채, 동굴 벽에 기대어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는 나진이 있었다.

하룻밤을 꼬박 저렇게 지키고 있었던 걸까. 잠이 조금 덜 깨 몽롱한 눈동자를 깜빡이며 디에타는 나진을 빤히 바라봤다. 그렇게 얼마나 바라보고 있었을까.

“일어나셨습니까.”

“히끅.”

자고 있다고 생각했던 나진이 고개를 들었다.

갑자기 귓가에 울린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디에타가 어깨를 떨었다.

“일, 일어나 있었어요?”

“잠이 별로 없는 편이라. 슬슬 깨워야겠다 싶었는데 때맞춰 일어나셨네요.”

나진이 길게 숨을 뱉으며 어깨를 풀었다.

“하룻밤 정도면 생각이 얼추 정리됐을 듯한데, 생각해 둔 방법은 있으십니까?”

호위기사 파시온은 말했다.

디에타가 준비해둔 수가 있고, 전서구 역할만 해준다면 그분께선 능히 상황을 헤쳐나올 수 있을 거라고. 어쩌다 보니 그냥 본인을 데리고 나왔지만 큰 차이는 없을 듯싶었다.

“덕분에요.”

디에타가 미소 지었다.

나진의 말대로다. 하룻밤 푹 쉬고 나니 머리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으니까. 그래도, 여전히 나진과 시선을 마주하긴 힘들어서 디에타가 살짝 시선을 내렸다.

“쓸 수 있는 수단이 많이 생겼어요.”

“예를 들면?”

“조금 복잡하고, 귀찮은 명분 싸움이 되긴 하겠지만 상황 자체를 엎어버릴 순 있거든요. 이런 수까지 쓰고 싶진 않았지만··· 이렇게 됐으니 어쩔 수 없죠.”

디에타가 길게 숨을 내뱉었다.

“제 상단은 기회의 도시 캄브리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상단이에요. 규모가 큰 상단이죠. 보통 이 정도 규모가 되는 상단을 공작가가 멋대로 집어삼키려 하면··· 역풍이 불기 마련이거든요.”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반발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그 이유라 할만한 건 별것 없다.

“이번 경우에 역풍이 불지 않은 건, 반발이 심하지 않았던 건··· 제가 아르베니아 가문의 소속이기 때문이에요. 공작가에게 명분이 있으니까. 제 자식이 키운 상단을 공작가가 삼킨다 해서 누가 뭐라 하겠어요?”

디에타가 쓰게 웃었다.

아르베니아라는 이름. 미련이 남아 차마 버리지 못한 그 이름이 이런 식으로 발목을 잡을 줄이야.

“그럼 해결 방법은 간단해요.”

그녀가 말했다.

“이 모든 상황을 중앙길드, 그보다 더 윗선인 캄브리아 재단에 알리는 거예요. 덤으로 제 성씨도 이번 기회에 갈아버리고 말이에요.”

“그럼 어떻게 됩니까?”

“더는 아르베니아 공작가가 상단을 집어삼킬 수 없게 되겠죠. 저를 건드리는 것도 외부의 눈치를 봐야 할 거고요.”

그 사실을 알기에 오스만은 디에타를 감금한 것이다. 디에타가 손을 쓸 수 없는 상황까지 일을 진행시켜버리면, 재단에서도 어찌할 수 없을 테니까.

“결국 명분 싸움이에요.”

그리고, 하고 디에타는 말했다.

“캄브리아 재단의 명분은, 아르베니아 공작가에도 결코 밀리지 않죠.”

캄브리아 재단.

아서왕의 여정이 시작됐던 기회의 도시 캄브리아의 전통과 특수성을 보존하기 위해, 몇 귀족이 연합해 만든 재단이었다. 그리고 그 재단의 자격은 제국의 황제가 직접 보증했다.

제 아무리 아르베니아 공작가가 날고 긴다 한들, 황제의 보증을 받은 재단에 정면으로 들이박을 수는 없는 법이다.

무엇보다 명분은 이쪽이 우위에 있다. 도시에서 규모가 큰 상단을 이딴 식으로 집어삼키게 된다면, 그리고 그런 선례가 남는다면 캄브리아 재단의 명성에도 금이 갈 테니까.

“그리고, 재단에서 저 나름 괜찮게 보거든요.”

“그게 무슨 뜻입니까?”

“제가 세금을 얼마나 꼬박꼬박 잘 냈는데요. 탈세, 장부 조작, 허위 매물··· 이런 장난질을 재단 상대로는 한 번도 쳐본 적이 없어요. 물론 당연한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는데.”

디에타가 어깨를 으쓱였다.

“저희 업계에선 세금 꼬박꼬박 다 내면 호구 소리 듣거든요. 그래도, 재단 상대로는 호구 소리를 좀 들어놔야 편해요. 5년 만에 이렇게 규모를 키웠는데도 잡음 하나 안 나온 게 다 제가 성실납부자였던 덕분이죠.”

그러니 부탁을 한다면 들어줄 것이다.

디에타는 그렇게 단언했다.

“하지만 사소한 문제가 있어요.”

디에타가 한숨을 내쉬었다.

“중앙길드에 알려선 상황이 늦어질 거고, 직접 캄브리아 재단에 속한 귀족가를··· 그것도 높으신 분들을 만나러 가야 하는데, 대뜸 찾아간다고 해서 문을 문을 열어줄 것 같진 않거든요.”

그녀가 쓰게 웃었다.

“지금의 제겐, 저를 증명할 수단이 없으니까요.”

명패도, 상단주의 제복도, 상단주의 이름으로 날릴 전서구조차 없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건 한낱 소녀에 불과한 디에타일 뿐이다.

“그러니 먼저 캄브리아에 한 번 들러야 할 것 같긴 한데, 오스만 공작이 그 꼴을 두고 볼 리가 없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길목을 가로막을 거 같은데, 일이 조금 복잡하게 됐어요.”

“그거 말입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듣던 나진이 입을 열었다.

“캄브리아 재단의 중추가 되는 귀족, 그 가문 명이 뭡니까?”

“오스트룸 백작가, 클뢰프슈 백작가···.”

재단의 중추가 되는 세 귀족 가문.

그중 가장 명성이 드높은 가문을, 디에타가 마지막으로 입에 담았다.

“그리고, 트레바체 후작가예요.”

트레바체.

나진에겐 익숙한 이름이었다. 디에타의 이야기를 듣던 나진이 미소 지었다.

“그럼 캄브리아에 들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네? 그게 무슨 소리···.”

나진이 품에서 편지 하나를 꺼냈다.

가방 깊숙한 곳에서 넣어둔 편지였다. 편지에 새겨진 문양을 확인한 디에타의 눈동자가 크게 뜨였다. 그야, 그건 트레바체 가문의 문양이었으니까.

거기서 놀라긴 이르다는 듯 나진은 편지를 펼쳐 디에타에게 건넸다.

트레바체 가문의 주인, 에델마르 후작이 친필로 써 내린 편지가 그곳에 있었다. 언제든 찾아와도 좋으며, 후작가에 방문한다면 귀빈으로 대접하겠단 이야기가 적힌 편지였다.

“이걸 어떻게···?”

“악마 기사 토벌전, 거기서 기사 한 분을 만났었거든요. 그분의 유언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연이 좀 닿았습니다.”

트레바체 가문의 기사 길버트.

그와의 대화에서 시작됐던 연줄이 이런 식으로 도움이 될지는 몰랐지만, 어찌 됐든 지금 상황에서 이 초대장이 꽤나 유용하단 사실은 확실했다.

“정말이지······.”

초대장을 바라보며 디에타는 웃음을 터뜨렸다.

“독특한 사람이네요, 진짜.”

“그래도, 제가 비효율적인 선택을 했단 사실은 부정할 수 없네요. 제가 별장에 잡혀있는 게 더 나았을 텐데. 미안해요. 그땐 잘못 판단했어요.”

그때 감정적으로 내뱉었던 한마디.

자신을 둘러싼 이 새장 같은 곳에서, 자신을 꺼내달라고 말해버렸던 과거의 자신이 디에타는 조금 부끄러웠다.

물론, 덕분에 휴식도 할 수 있었고, 기분도 좋았지만. 심장이 두근거리는 경험을 할 수 있어 기뻤다는 사실도 부정할 수는 없었지만······.

그건 합리적인 판단이 아니었다.

평소의 자신이 내릴 판단은 아니었음을 안다.

“조금 감정적이었네요.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최선의 방법이 있었을······.”

“사람이 뭐 어떻게 맨날 그럽니까.”

나진이 디에타의 말을 끊었다.

장비를 챙기고, 흔적을 지우며 자리를 뜰 준비를 하던 나진이 디에타를 바라봤다.

“언제나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어딨어요? 때론 그냥 질러보기도 하고, 감정적으로 움직여보기도 해야지. 마냥 효율만 따지면 피곤하잖습니까.”

나진이 미소 지었다.

“그리고 말입니다.”

무릎을 굽혀 나진이 디에타에 등을 보였다. 업히라는 신호였다. 디에타는 괜스레 제 머리칼을 쓸어내리곤, 조심스레 나진의 등에 업혔다.

“이게 최선이 아니란 법이 어딨어요?”

“네?”

“이대로 목적지까지 도착하면 그게 최선 아니에요? 별장에 감금당해 그딴 취급을 받으면서 견디는 것보단, 이쪽이 더 낫지 않습니까.”

디에타가 나진의 목에 팔을 감자, 나진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한순간에 휙, 흔들리는 몸에 디에타가 나진의 등에 밀착했다.

“안 그래요?”

“그건··· 그렇네요.”

최선일지 아닐지는 결과까지 가봐야 아는 거 아니냐. 이대로 목적지까지 도착하면 그게 최선이 아니겠냐고 나진은 말하고 있었다. 숫제 시원하기까지 한 논리 앞에 디에타는 그만 웃고 말았다.

“자신 있으세요? 사람 하나 등에 업고 도주하는 게 쉬울 것 같진 않은데.”

“그렇게 무겁지도 않을뿐더러···.”

나진이 피식 웃었다.

“도주하는 거, 제 전문 분야거든요.”

쫓겨본 경험이 어디 한두 번이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