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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들의 움직임이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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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은 어렴풋이 그 사실을 눈치챘다. 흩어져서 단독 행동을 하던 이들이 지금은 최소 둘, 많으면 셋에서 넷까지 짝을 지어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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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여섯을 죽인게 효과가 있긴 하나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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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을 뽑고 도주를 시작한 지 2일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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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동안 나진은 단독으로 행동하는 추격자를 여섯 죽였다. 한두놈 잡아 족치다 보니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감이 잡혔기에 여섯을 죽이는 건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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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습하고, 방심을 유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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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숨기다가 한순간에 몰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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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과 오펜에게 배웠던 전투법은 교단의 암부들을 상대로도 유효했다. 꼭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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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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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이 말없이 제 손을 쥐었다 펴기를 반복했다. 약쟁이 하칸과의 전투에서 입었던 부상. 움직이는 게 고작이었던 팔은, 이젠 검을 휘두를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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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속도만 올라간 건 아닌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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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힘이 넘쳤고 머리가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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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부릅뜨면 상대가 어떻게 움직일지 머릿속에 선명히 그려졌고, 몸을 떠미는 흐름도 이젠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됐다. 혹시 이것도 엑스칼리버의 영향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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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왕이 대단한 게 아니라, 사실 엑스칼리버가 그냥 사기였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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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으로 나진은 잠깐, 아주 잠깐이지만 불손한 생각을 품었다. 물론 그것은 나진의 착각이다. 엑스칼리버가 나진에게 가져다준 것은 빠른 회복력뿐. 그 외의 요소는 본래부터가 나진이 가지고 있던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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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선을 넘어 달릴 각오를 다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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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게 걸고 있던 제약을 풀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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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본래 나진이 가지고 있던 재능들이 빠르게 개화하기 시작한 것에 불과했다. 경험은 이미 충분히 쌓였다. 개화를 앞둔 나진의 성장곡선은 가파르게 치솟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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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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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던 나진이 길게 숨을 내뱉었다. 지난 이틀간 지하도시를 목적 없이 돌아다니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마치, 탈출이 아닌 사냥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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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연출이 제대로 먹혀든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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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의 목적을 사냥이라 오해한 듯, 추격자들은 모여서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 결과 그들이 지하도시에 쳐둔 그물망에 빈틈이 생겼다. 이제는 슬슬 본래의 목적으로 들어가도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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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딱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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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게 종지부를 찍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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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이 모여 움직이는 추격자. 그들이 어두운 골목길에 들어서고 나서야 나진은 거리를 좁혔다. 지하도시에는 좁은 골목길이 많았고, 골목길의 벽에는 당연하게도 발 디딜 틈이 많다. 틈과 틈을 밟으며 나진은 그들에게 접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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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를 한 번에 상대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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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쟁이 하칸과의 전투에서 정말 질릴 만큼 몸에 새겼던 전투 경험을 떠올리며 나진이 쓰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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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성 없는 중독자와 교단의 암부를 비교하는 것은 저들에게 굉장히 실례되는 이야기겠지만··· 뭐, 아무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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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들이 중독자처럼 폭발하진 않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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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인다고 주변에 들킬 일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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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을 하며 나진이 골목길의 벽을 박차고 땅으로 곤두박질쳤다. 낙하하는 나진의 인기척을 눈치챈 추격자 셋이 단숨에 대열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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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에 선 이가 나진을 향해 검을 휘둘러 맞받아치고, 그렇게 만들어 낸 틈새를 남은 둘이 찌르려는 듯한 움직임. 그 모든 움직임을 나진은 시야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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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고서, 나진은 깨달았다. 아직 자신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안 전해졌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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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치는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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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하는 나진의 검이 추격자가 휘두른 검과 맞부딪치려는 찰나의 순간, 백색으로 점멸했다. 한순간에 끌어올린 검기의 편린이 나진의 검을 휘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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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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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린이라곤 하나 나진이 검에 두른 것은 분명한 검기다. 그리고, 이 검기의 절삭력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나진은 잘 알고 있었다. 이반의 검기에 잘려 나가던 자신의 철검, 죽음이 코앞까지 다가왔던 그 순간을 나진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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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기를 두르지 않은 검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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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기를 두른 검을 받아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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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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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과 검이 맞부딪친 순간, 추격자가 쥔 검이 박살 났다. 검을 박살 내고도 더 나아간 나진의 검은 곧장 추격자의 어깻죽지에 파고들어 몸을 가르며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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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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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이 그린 전투 양상은 한명이 나진의 검을 받아냄으로써 성립하는 것. 첫 번째 조건을 박살 냄으로써 나진은 저들의 계획을 완전히 무너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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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두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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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어 오르는 핏방울 사이로 나진이 곧장 자세를 낮췄다. 어둠 속에서 찔러 들어오는 두 개의 검을 피해내며 나진이 검기를 두른 검을 낮게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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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기를 두르지 못하는 추격자들은 좁은 골목길에서의 공격수단이 한정된다. 그들의 칼날은 벽에 튕기고 말테니까. 하지만 나진은 아니다. 나진이 자세를 낮춘 채 수평으로 검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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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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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기의 도움을 받아 벽을 가르며 튀어나오는 칼날. 한 명은 피했지만, 남은 한명은 피하지 못했다. 발목이 잘려 기울어지는 추격자. 그 목덜미에 나진은 검을 짧게 찔렀다가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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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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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어 오르는 핏물. 기울어 넘어지는 시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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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을 처리한 나진이 고개를 돌렸다. 시선이 마주친 것은 한순간에 동료 둘을 잃은 추격자. 깊게 눌러쓴 로브 탓에 그 표정이 보이진 않지만,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음을 나진은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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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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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이 한 걸음 앞으로 내딛자 추격자는 뒷걸음질 쳤다. 정보의 불균형에서 온 불리함. 검기를 뽑아낸 채 자신에게 다가오는 소년의 모습에 추격자는 대뜸 뒤를 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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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감과 사냥꾼이 역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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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은 도망치는 사냥감을 추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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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신 팔목에 묶어둔 팔찌에서 암기를 하나 뽑아 들었다. 추격자들을 사냥하고 약탈한 것. 그것을 손에 쥔 채 나진이 도망치는 추격자를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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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기를 다뤄본 적은 없지만, 그들이 이걸 어떤 식으로 다루고 어떤 식으로 투척하는지 나진은 보았다. 보았으므로 흉내 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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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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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앞으로 내디디며 나진이 암기를 투척했다. 쐐에에엑, 소리를 내며 날아간 암기가 추격자의 다리에 깊게 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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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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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마와 함께 넘어지는 추격자. 그를 향해 한 번 더 암기를 투척함으로써 나진은 마무리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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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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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뒤져 필요한 물건들을 약탈한 나진은 골목길의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나진은 이제 진짜 목적지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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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이 알려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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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하도시를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출구를 향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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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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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이 골목길을 뜨고 잠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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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에 접어든 추격자 둘은 동료들의 시체를 보고선 표정을 잔뜩 구겼다. 셋이 뭉쳐있었음에도 당했단 말인가. 이런 지하도시에서 나고 자란 소년 하나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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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아홉이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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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에 더해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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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치 열둘이 죽었다. 암부로서의 자긍심 같은 건 없지만, 최소한의 자존심은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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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임무는 수행해야 하는 것. 그들은 분을 삭이고 나진이 남기고 간 자국을 조사했다. 조사하던 도중 그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뭔가 이상한 흔적이 발견됐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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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이 박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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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가 쓰던 검이 완전히 박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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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벽이 갈라진 듯한 흔적이 길게 남아있었다. 평범한 검으로는 만들어 낼 수 없는 흔적. 검기(劍氣)의 흔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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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의 나이는 18세였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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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의 소년이 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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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칼리버를 쓴 것이 아닌가? 아니 그렇다면 찬란한 빛이 쏟아져 나왔을 텐데. 그들이 쉽게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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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하고 누군가 골목길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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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척이 들려온 곳을 향해 그들이 고개를 휙 돌렸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들이 목적으로 하던 소년은 아니었다. 이번 일에 협력하겠다며 자원한 용병 하나가 그곳에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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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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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할 것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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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부가 던진 질문에 오펜이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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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급히 알려야 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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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싸한 단어와 단어를 이어 붙이며 오펜은 그들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뎠다. 그들이 맥락 없는 오펜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을 때, 오펜은 이미 다섯걸음 안팎으로 거리를 좁힌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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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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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이 그어둔 자신의 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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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이 한 걸음 크게 내디디며 검을 뽑아 들었다. 발검과 동시에 검에 깃드는 검기. 기세가 급변한 오펜의 모습에 암부들이 뒤늦게 움직였지만 그땐 이미 너무 늦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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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이 몇차례 맞부딪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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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의 피가 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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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둘을 만들어 낸 오펜은 짧게 숨을 뱉어내며 자리를 이탈했다. 자리를 이탈하기 전, 나진이 남긴 것으로 보이는 검기의 흔적을 확인한 오펜은 미소 지었다. 아무래도 제 예상보다 나진은 더 잘하고 있는 것 같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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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이 이틀간 죽인 추격자는 여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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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추격자들이 알고 있는 수는 아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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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셋은 바로 오펜의 소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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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하는 척 그들의 동선을 읽어두었다가, 그들이 고립됐을 때 오펜은 그들의 뒤를 쳤다. 나진이 한 것처럼 꾸미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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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충분하리라. 이렇게까지 연막을 쳤으면 나진의 진짜 목적은 완벽하게 숨겨졌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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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것은 만에 하나를 대비하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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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최악을 상정하며 오펜은 나진이 향했을 마지막 목적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오펜이 경계하는 것은 이런 암부들 따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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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베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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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또한 나진을 추격하고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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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나진의 진짜 목적지를 눈치채진 못한 것 같지만, 만에 하나의 경우를 무시해선 안 됐다. 기왕 하기로 했다면 오펜은 끝장을 볼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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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뭔 고생인지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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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분은 썩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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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에 떨어진 이후 죽은 것처럼, 하루하루를 술에 취해 살아갔던 오펜이다. 그렇게 무의미하게 시간을 허비해 왔지만, 허비해 온 시간 속에서도 분명히 빛나는 것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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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하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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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가질 수 없었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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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은 어쩌면 그 빛에 자신의 과거를 투영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손을 뻗었지만, 결코 움켜쥐지 못했던 별빛. 그렇기에 오펜은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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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그 빛이 짓밟히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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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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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이 알려준 길을 따라 나진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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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가 가까워졌음을 나진은 깨달았다. 쏴아아아, 하고 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으니까. 나진은 머릿속으로 지도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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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 표시된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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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폭포로 가기 위해선 갱도를 통과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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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쓰이지 않는 오래된 갱도. 갱도의 끝이 폭포로 이어졌기에 갱도에 접어드는 순간 도주는 성공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갱도의 입구가 있을 곳을 향해 달리는 나진은 제 심장이 두근거림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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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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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후면 이 도시를 벗어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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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폭포를 건너지도 않았지만 들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으니까. 한 걸음을 옮길 때마다 나진의 귓가에 누군가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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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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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곳에서 태어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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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소년이 한평생 들어왔던 이야기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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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평생 이곳에서 썩어가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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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결코 바깥에 나갈 수 없어. 한평생 우리 같은 쓰레기들 사이에 뒤섞이다 죽게 될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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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생 소년이 들어왔던 조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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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며 트릭시가 내뱉던 말이, 자신의 손에 처리당한 조직원들의 비웃음이, 약쟁이 하칸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진의 귀를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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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올라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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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평생 이곳에서 썩게 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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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가진 재능은, 너를 비참하게 만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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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 무시하거나, 때로는 말을 끊어버리며 외면했던 이야기들. 그러나 이젠 아니었다. 마음껏 떠들어봐라. 마음껏 비웃어봐라. 나는 이곳을 벗어나 바깥으로 나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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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의 입가에 웃음이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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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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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도에 한 걸음씩 다가갈 때마다, 귓가에 울리던 목소리는 하나씩 사라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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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달리고 달리던 나진은 갱도의 입구에 도착했다. 모든 목소리가 사라지고 귓가에 남은 목소리는 하나뿐이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나진이 떨쳐내지 못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나진의 귀에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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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지 마라, 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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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선을 넘으면 난 널 죽여야만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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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이 걸음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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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도의 입구가 눈앞에 보였지만, 더는 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 그곳을 지키고 있는 인물이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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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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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에게 선을 그어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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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가에 여전히 울리고 있는 목소리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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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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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의 이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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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이 넘어야 할 마지막 선이자, 거대한 벽이 그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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