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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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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는 수연을 바라보았다. 흔들림 없는 단호한 시선은, 그냥 던진 말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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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가지 방법이 있지. 첫째, 지금 있는 자작곡 2개에 베이스 솔로 라인을 넣어보는 것. 하지만 이쪽은 내 생각에는 좀 별로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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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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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우리 곡은 베이스에 중점을 두고 만든 곡이 아니니까.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스 솔로 라인을 넣거나 베이스를 좀 더 강조하는 쪽으로 편곡을 해볼 순 있겠지. 하지만 너무 수고로운 작업이야. 게다가 하나를 고치다 보면 곡 전체를 고쳐야 할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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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전은 자신이 만든 곡이 완벽한 밸런스를 가지고 있고, 그렇기에 하나를 빼는 순간 붕괴해버린다… 그런 생각 같은 건 딱히 하고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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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주하다가 약간씩 손을 대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라인을 손보려는 작업은 방대한 수정을 요구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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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이 잘 되면 모르겠으나, 고치다보니 뭐가 조금씩 이상하다… 이러다보면 이제 뭐가 뭔지 모르는 상태로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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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그렇게 고친다 해도, 딱히 효과가 있을 것 같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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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두 번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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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커버곡을 다른 거로 선택하는 거지. 베이스 위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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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그들이 선택한 곡은, 서하의 취향이 약간 반영된 Guns n Roses의 Sweet Child O Mine.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있는 상황이긴 했지만, 완전 다 익힌 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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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줄을 좀 빡빡하게 잡으면 못할 일은 아니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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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두번째로 가는 게 좋은 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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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연습할 시간이 있다는 거지, 시간 안에 연습을 완벽하게 할 수 있다는 게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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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아의 물음에 서하가 대답했다. 명전 또한 같은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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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말이 맞아. 그게 문제지.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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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할 시간이 있다는 게 연습을 완벽하게 할 수 있다는 말과 동일한 것은 아니다. 물론 명전은 저 시간이면 다 외운 후 며칠은 놀 수 있겠지만, 다른 아이들은 다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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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커버곡을 계속 연습하면, 꽤나 괜찮은 퀄리티로 연주를 할 수 있을 거야. 커버를 넘어서, 나름 우리 색깔을 넣을 수도 있을 거고. 하지만 그건 예상이고, 지금 당장 연주에 들어간다고 하면 영 시원찮은 퀄리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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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전은 이서를 바라보았다. 그가 말을 하면 할수록, 시름이 조금씩 커져가는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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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만약 새로운 곡을 정해서... 뭐 어떤 곡을 할지는 대략 내가 떠오르는 곡이 있긴 한데. 아무튼 새로운 곡을 정해서 연습을 했는데 그게 잘 안 됐다. 무대에 오를 퀄리티가 아니다. 그럼 돌아갈 길이 없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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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는 이야기는… 그렇게 하긴 힘들다는 거겠네. 그냥 하던대로 하는 게 나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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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가 푸념같이 흘린 말에, 명전은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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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런 이야기는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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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가 그렇게 받아들였을지는 몰라도, 명전은 그런 의도로 이야기하지 않았다. 명전이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좀 다른 방향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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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약 그런 의도였다면, 그냥 너에게 가만히 버티라고 했겠지. 네 실력은 이미 충분하다고. 굳이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 그렇잖아. 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 미리 이야기를 하고, 하지만 너는 이래서 할 수 없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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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는 가만히 그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수연이는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제시한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그러면 포기하는 것이 낫겠다고 하니 그것은 아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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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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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지금 이시간까지는… 내가 리더로써 너희들을 이끌어왔지. 다들 잘 모르기도 하고, 별 의견이 없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우리가 밴드로서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자아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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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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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의 물음에, 수연은 머리를 살짝 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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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반대의 목소리를 낸다거나, 뭐 너희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밴드를 이끌어나가야 한다거나… 그렇게 하라는 이야기는 아니야. 하지만 본인이 원하는 어떤 방향이 있다면, 우리가 어떻게 하겠다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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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지 못해서 망한 밴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두룩하다. 누군가의 의견이 묵살되고, 누군가의 의견은 과대평가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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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좋으면 과정이 어찌되었든 좋은 일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긴 인간관계의 갈등은… 모든 것을 수포로 돌아가게 만드는 법이다.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가 왜 해체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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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워터스가 수없이 많은 명곡을 만들고 밴드를 성공의 길로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밴드 구성원들은 독재자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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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방향이 있다면, 네 목소리를 내. 그 길이 어떤 길인지는 다른 사람이 보여줄 수도 있지. 하지만 그 길을 가보고 싶다면, 가보고 싶은 사람이 목소리를 내야 하는 거지 다른 사람들이 대신 결정해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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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전의 단호한 말에, 이서는 생각에 빠져든 모양새였다. 현아는 그런 이서를 걱정스럽게 쳐다보았고, 서하는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았다. 오히려 이제야 올 것이 왔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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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곡을 하게 되면, Sweet Child O' Mine은 폐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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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진 않겠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네. 사실 원래 이런 이야기는 좀 지나고 나서 하려고 했던 거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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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하의 물음에 명전은 머리를 쓸어올리며 대답했다. 명전이 생각하기에… 이 아이들에게 자아를 부여하는 것은, 조금 이른 일일지도 몰랐다. 이리튀고 저리튀고 하는 것 보다, 일단 성공을 위해서 쭉 달려가고 보는 게 나을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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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래서야 재미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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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하려고 했으면, 애초에 밴드를 이룰 필요도 없었다. 그냥 명전 혼자 다 해먹고 베이스나 이런 멤버들은 세션으로 부르면 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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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생각한 것이, 깨어난 첫 날의 일이 아닌가. 즐기기 위한 음악을 하겠다고. 성공을 하니 뭐니, 오디션에 나가느니 마니, 유튜브를 하니 마니… 이런 건 사실 곁다리로 들어오는 일에 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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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나는 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내 실력을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진짜 뒤질때까지 연습했단 말이야. 그런데 저런 글이나 인터넷에 쓰고 앉아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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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다들 찬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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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의 말에, 명전은 다른 두명에게 질문을 던졌다. 고개를 끄덕이는 두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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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이 지금보다 훨씬 힘들어질텐데. 공연을 실패할 수 있는 리스크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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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실패해도 다음이 있으니까요! 우리 실력이 어디 가는 게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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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이긴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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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전이 수십 년 동안 살아오면서 느낀 것은… 인생도 밴드도 음악도 모두 다 길게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 이 순간 무조건 해야 하는 일이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인생에 있어 단 한번만 찾아오는 기회란 건 없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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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떤 곡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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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해놓은 게 있어. 마음에 들지는 모르겠는데, 잘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 실력이 확 나온다… 라고 생각할 수 있는 곡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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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익 웃는 수연을 보고, 왠지 이서는 그 웃음이 불길하다고 생각했다. 한번 고생해봐라,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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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 파라독스(Paradox). 개업한지 30년이 넘어가는, 홍대 라이브클럽의 자존심 중 하나이자… 신인 밴드들의 등용문이기도 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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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기만 하면 어떤 장르를 해도 다 받아주는 곳이기에, 어느 날은 어쿠스틱이요 어느 날은 랩메탈이고 어느 날은 제이락인데 어느 날은 데스메탈인… 단골들의 말을 빌리면 ‘개짬통’이자, 그래서 더 매력있다고 일컬어지는 장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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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파라독스는, 며칠 전부터 ‘홍대 밴드씬’과 그 ‘신인 애호가’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었다. 바로 오늘 오픈마이크를 통해 모습을 드러낼 신인 밴드, ‘Group Sound’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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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왜 술을 안 팔아요. 맥주 먹으러 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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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첫 공연이 여고생 밴드 공연이라, 그때까지는 술 안 팔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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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이 공연을 한다고? 헉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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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 없이 와 술을 찾다가 갑자기 소식을 듣는 관객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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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여기가 파라독스,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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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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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도 와보지 못한 밴드 씬에 어찌저찌 발을 들이는 사람들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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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걔들 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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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타임테이블 확인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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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에 발을 여러번 들이다 못해, 뉴웨이브가 일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고인물들도… 다 가지각색의 이유로, 파라독스의 오픈마이크 첫 타임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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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기에, 첫 타임을 기다리고 있는 그룹이 하나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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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발 미치겠다. 너무 긴장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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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칠 것 까지야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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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를 이리저리 튕기다가, 갑자기 소리를 빼액 지르는 이서. 깜짝 놀란 현아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명전은 그것을 보고 피식 웃은 후, 무대 바깥쪽을 슥 보았다. 엄청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오픈마이크 치고는 꽤 와있는 관객. 7~80명 정도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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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준비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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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이서 잡담을 나누는 와중, 대기실을 노크하고 들어오는 남자. 꽤나 세월이 느껴지는 외모에, ‘나는 메탈팬이다!!’ 라고 주장하는 듯한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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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저희는 준비 완료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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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전의 말에, 남자는 손으로 OK 사인을 보내더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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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파라독스를 운영한지 근 30년이 넘어가는데, 여고생 밴드는 진짜 난생 처음입니다. 여러분 덕분에 파출소에도 갔다왔어요. 여러분 나가기 전까지 술 팔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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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요? 아 이거 우리가 팔아드려야 하는데~ 아쉽다. 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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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나머지. 오너는 덩달아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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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세 곡을 준비했으니… 시간은 미리 고지됐던 대로 30분 드릴거에요. 들어가면서 세팅 시간 합쳐서 5분. 중간중간에 페이스 조절 하시면서 인사도 하시고, 뭐 멘트도 좀 치시고. 그러시면서 어필도 좀 하고. 그렇게 진행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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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진행 방식에 대해서 말하더니, 갑자기 명전을 보면서 말을 우물거리는 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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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러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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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혹시 진짜 명전선생님 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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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건가. 명전은 대답 대신 천장을 쳐다보았다. 요 근래 기타 관련해서 만나는 놈들 대부분이 이런 질문이나 던지고 앉아있으니, 진짜 답답해 미칠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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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씨발 그가 무슨 반 고흐인가? 왜 죽고 나서 ‘헉 명전선생님 왜 이렇게 일찍 떠나셨나요’ 같은 소리나 하고 있단 말인가. 그런 지랄 하지 말고 살아있을 때 음악이나 들어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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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들었다 해도 ‘그 서명전 선생님의 곡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다고??’ 같은 소리나 하면서 못들은 체 했겠지만. 뻔한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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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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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명전의 태도에, 오너는 왠지 자기혼자 알아차렸다는 듯 인사를 하고 대기실을 나갔다.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는 아이들의 시선에, 명전은 따로 대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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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Group Sound입니다. 반갑습니다. 여러분들하고는 처음 뵙네요. 아니 사실, 저희는 이런 무대를 서는 거 자체가 처음이니까요. 첫 번째 무대는 학교였고, 두 번째 무대는 애니메이션 공연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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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시작. 이서는 현아와 서하의 세팅을 도우며, 수연이 무대를 진행해나가는 것을 곁눈질했다. 능숙하게 관객들의 질문에 대답하며, 세팅시간을 벌고 있는 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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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이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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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다고요? 감사합니다. 근데 여고생은 원래 이쁜 거 아닐까요? 인생의 황금기니까. 그래도 뭐, 객관적으로 제 외모가 좀 출중하긴 합니다.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아무튼 뭐, 저희 공연이 좀 이래저래 소문이 나서 들으러 오신 분도 많은 것 같은데, 곡 수는 적지만 일단 실망시켜드리지 않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을 하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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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완료된 세팅. 이서는 베이스를 잡고, 무대의 전면으로 향해 모니터 스피커를 밟고 섰다. 누군가 한명이 “베이스도 이쁘다!!” 같은 소리를 외치기에, 이서는 고개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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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을 몇번 오무려 오늘 자신이 어떤 곡을 쳐야 할지를 생각해본다. 체력적 문제가 있긴 했지만, 난이도가 엄청나게 어렵지는 않은 곡. 하지만 그에 반해 베이스의 존재감은 엄청나게 드러낼 수 있는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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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서는 신경을 집중했다. 마치 물에 빠진 듯, 주변의 소리가 조금씩 희미해지는 감각. 수연이 뭐라고 떠드는 소리는 딱히 신경쓰지 않았다. 이서가 집중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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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곡에 대해, 공연 이전의 수연은… 그렇게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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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곡을 첫 번째로 배치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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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베이스 임팩트를 주기 위해서는 마지막으로 보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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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하게 ‘쟤 실력이 사실 저랬구나!’ 하는 임팩트만 생각하면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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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은 펜을 빙글 돌렸다. 손에서 벗어난 펜은, 30분 남짓하는 공연의 순서가 적혀 있는 A4 위에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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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게 되면 초반 곡 2개는 아마 ‘베이스는 별로네…’ 하고 생각하면서 들을 확률이 높지. 그렇게 생각하면 처음부터 커버곡을 가져가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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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더 중요한 건, 우리는 실전경험을 쌓고 밴드를 홍보하기 위해서 오픈마이크를 한다는 거야. 네 실력을 보여주고자 하는 게 아니고. 그걸 잊어서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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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에, 이서는 고개를 끄덕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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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맞는 말이었으니까. 결국 그들이 이 공연에 나온 것은, ‘Group Sound’ 라는 밴드를 알리기 위해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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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소리가 끝나고, 잠시 정적이 찾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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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드럼스틱이 교차되며 내는 충격음이 들려온다. 탁, 탁, 탁,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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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적어도 첫 곡은, 내 무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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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신호와 함께, 이서는 거칠게 베이스를 튕겨냈다. 그 움직임에 따라 16비트의 강렬한 퍼즈톤 베이스 라인이… 스피커에서 뛰쳐나와 플로어를 진동시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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