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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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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문제든,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상황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중요하다.

문제 인식 전에 해결부터 하려고 하면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 못이 필요한 곳에 나사를 박고, 나사가 필요한 곳에 못을 박는다던가 하는 그런 일이 발생하고 만다.

그렇다면 명전이 처한 문제는 어떠한가?

‘첫 번째.

당장 눈 앞에 다가온 위기. ‘하수연’의 좋지 않은 과거… 에 대해 떠도는 소문을 심사위원들에게 누군가 흘렸다. 그 때문에, 심사위원들은 명전이 해명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 위기를 넘어가는 것은, 매우 쉽다.

왜냐하면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소문을 주워들었다’ 라는 이야기를 할 뿐, 실제 근거도 없고 증언도 없다.

그렇다면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하거나, 혹은 그런 일이 있었다 하더라도… 명전이 이때까지 해왔던 일들을 공개하고, ‘나는 이만큼 반성하고 있다’ 라고 이야기하면 된다. 어차피 지금 제보가 들어온 것은 소문에 불과하니, 그 정도만 해도 주최측도 납득을 해 줄 것이다.

하지만 세상 일이 그렇게 쉽게 돌아갔다면, 지구가 이모양 이꼴이지도 않았겠지.

‘두 번째.

이후에 있을 위기. 명전이 오디션 등 방송가에 발을 들이며 활동을 시작할 때, 언제인지는 모르나 ‘무조건’ 찾아올 수 밖에 없는 것.

‘하수연’의 과거를 정리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돌아다녔던 명전도 건드릴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

바로 ‘성주희’의 존재다.

‘일이 어떻게 돌아갔냐는 사실 상관 없어. 그 애가 입을 열게 된다면.

쟤도 술 같이 먹었고 담배도 같이 폈고 삥도 뜯었대요!! 라고 말해봐야 소용없다. 일단 자극적인 이야기부터 터지겠지.

‘떠오르는 신생 밴드 보컬 학교폭력 논란? 같은 기사들부터 시작해서, 명전이 해명을 할 때까지… 아니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논란이니 논쟁이니 하면서 뷰 수를 뽑아먹으려고 난리를 칠 것이다.

그 ‘성주희’의 존재 때문에, 명전은 정말 수도 없이 고민을 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어떻게 포지션을 가져가야 하나? 아니 그 전에, 대응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사과를 하고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다른 아이들과 달리, ‘성주희’는 ‘하수연’에게 원한을 가지고 있다.

돈을 준다? 합의를 한다? 들리는 이야기로 보자면, 합의를 해도 깨고 ‘하수연’을 엿먹이기 위해 입을 열 사람이 성주희였다.

결국, 명전은 정공법으로 대응하기로 마음먹었다.

친구들의 사과를 등에 업고, ‘어차피 너도 술 먹고 다른 사람 삥 뜯었잖아! 라고 몰아치는 방법. 그 과정에 생기는 이미지의 하락은, “본토 락 밴드는 다 이렇다” 라고 하는 수 밖에 없다.

바로, 방금 전 이야기를 듣기 직전까지는 말이다.

“피해자가… 직접 이야기를 안 했다고요?”

명전의 되물음에, 심사위원들은 아차 하는 표정이 되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다시 표정을 수습하는 사람들.

“네. 그쪽 밴… 아니, 뭐, 아무튼 직접적인 피해자분이… 네. 그렇습니다.”

당황했는지 튀어나오는 말실수. 좋다. 밴드가 제보를 했고, 피해자는 없다라.

“제가 만약 소명을 포기하게 된다면, 어떻게 되는 거죠?”

명전의 말에, 잠시 의견을 나누는 심사위원들. 스태프와 몇마디 말을 하더니, 담당자와 감독까지 들어와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수연아. 그만두게?”

잠시 시간이 생긴 틈에, 이서가 살짝 불안한 눈치로 질문을 던져왔다. 명전은 쓴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고는, 생각에 다시 잠겼다.

‘대전제. 여기서 소명을 하고 그게 받아들여져서 잘 풀린다고 하더라도, 그 다음에는 분명 성주희가 나타날 거야.

그리고 성주희가 나타난다면, 아마 밴드 파이오니어 당시에 했던 해명들까지도 싸잡아서 거짓말 취급 당할 터.

이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일이다. 물론 거짓말인 것 또한 밝혀지겠지. 하지만 그 때는, 이미 이미지가 추락한 상황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성주희가 나타나지 않아, 명전의 말에 반박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학교폭력 의혹’은 맴돌고 있는 상황. 여론은 아무것도 모르고 있고, 그에게 증언을 해줄 사람은 많다.

그렇다면…

“저희도 아직 내부 결정을 내린 것은 없습니다. 촬영 도중에 들은 이야기라서요. 그래도 아마 포기했다고 하는 걸로 끝날 겁니다.”

짧은 회의가 끝난 듯, 답변을 하는 심사위원. 명전은 짧게 숨을 내쉰 다음, 입을 열었다.

“그만두겠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는 한번 접는다.

여론이 그에게 우호적일 때.

‘촉망받는 기타리스트’이자, ‘앞으로가 기대되는 밴드’이며, ‘아까운 인재’ 일 때.

아직 명전의 이미지가 괜찮으며, '공식적으로' 뭔가 말하지 않아 트집이 잡히지 않을 시기에.

“…네.”

“그 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저희가 그만둔 사유는 말하지 않는 것과, TOP 6 영상은 공개해주시는 것.”

그 말에, 다시 또 회의를 하기 시작하는 심사위원. 잠시 기다리자, 그 정도는 해주겠다는 답변을 해 온다.

명전이 고개를 끄덕이자, 살짝 소강상태가 된 분위기. 그는 침울한 표정인 아이들의 어깨를 두드렸다. 이 아이들에게는 미안할 뿐이다.

하지만 너무 침울해하지 마라. 걱정하지도 말고.

“수연 학생.”

“네.”

아이들을 그렇게 위로해주는 동안, 파장이 된 분위기 속에서 심사위원 한명이 다가왔다. 유명 락 밴드 리더.

“진짜 학교폭력 한 건가?”

왜냐하면, 지금부터 시작할 거니까.

앞으로 다가올 ‘성주희’의 위협을 이겨내고, 논란 자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요샛말로 말하자면, ‘빌드업’을.

“솔직히… 전에 말했던 것처럼, 기억을 잃기 전 일이라 잘 기억은 안 나요. 그래도 저는 최대한 성실히, 이전의 제가 했던 일들에 대해서 사과를 하고 다녔거든요.”

“그래? 그런데 왜 이런 소문이 돌지.”

명전은 살짝 힐난하는 듯한 질문에… 상당히 착잡한, 그러면서도 분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아마… 어렴풋이 도는 기억이지만, 예전에 애들한테 삥 뜯고 다니는 선배와 싸운 적이 있거든요. 아마 그 선배가 퍼트린 게 아닐까 생각을 해요. 애들 삥 뜯는 거 보고 저랑 싸웠는데, 그때 이후로 눈만 뜨면 제 욕을 한다고 하셔서…”


명전의 계획을 거칠게 요약하면 이러했다.

  1. 현재 명전과 ‘그룹 사운드’ 밴드는 꽤나 촉망받는 상태이다. OST 녹음도 했고, 밴드 파이오니어 본선에도 올라가고, 파라독스에도 출연하는 등의 일을 하고 있다.

  2. 이런 상황에서 밴드 파이오니어를 그만두면, 다들 ‘그룹 사운드’에 무슨 일이 있나 궁금해 할 것이다.

  3. 파이오니어를 그만두고도, 활동은 계속 정상적으로 한다. 그럼 왜 그만두었냐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생길 수 밖에 없다.

  4. 그들을 상대로 밑바닥부터 여론전을 벌인다. 친구들의 동정심을 자극하고, 팬들에게도 은근히 암시를 뿌린다. 그럼으로써 ‘성주희’가 나타나기 전 미리 신뢰도를 낮춰놓는다.

  5. 그렇게 되면 이후 오디션이나 다른 방송을 참가하고, 성주희가 나타나 증언을 한다 해도… 이미 저 시기때 만들어놓은 팬층과 친구들이 성주희의 신뢰도를 초반부터 박살내는 증언을 해 줄 것이다.

제대로 된 계획이라기보다는 곡예에 가깝다. ‘그룹 사운드’라는 밴드가 밴드 파이오니어를 그만두었다! 같은 것은 이혜인 씨 집에서나 이슈가 될 일이지,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이슈가 될 일은 아니다.

물론 명전이 가만히 있었다면 말이다.

[인생 푸념]

8시간 전 업로드 | 조회수 25,023회

“… 요즘은 그런 생각도 해요. 내가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구나. 그리고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도 있구나. 억울한 일이 있어도 받아들여야 하는구나. 뭐… 원래 다 그런 거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다니긴 했는데. 그래도 약간 좀 북받치는 건 어쩔 수 없네요…”

  • ㅠㅠㅠㅠㅠㅠ

  • 언니 왜그래요 ㅠㅠㅠㅠ

  • 무슨 일 있음?

ㄴ 밴드 파이오니어 하시다가 갑자기 그만두셨는데 뭐 안 좋은 일 때문인 거 같음 ㅠ

ㄴ 헐 노래 개좋던데;

“마지막 질문 하나만 읽고 자러 갈게요. 주현님! OST 밴드는 언제 소개해 주세요? 아… 그거 좀 어, 좀 약간 안타까운 일이 생겨서. 당장 공개는 힘들 것 같아요. 솔직히 엄청 기대했거든요. 그 친구들 너무 잘 쳐서.”

= 헐 ㅠㅠㅠㅠ

= 헉

= 저 그 밴드 알거같음

= 아

= ㅍㅍ픂ㅍㅍㅍㅍㅍㅍㅍ

= 헉 밴드 누구에요?

“아, 저도 막 그 친구들 이름 이야기하고 다니지는 않는데, 어떻게 소문이 막 돌더라고요. 제 친구들도 ‘야 너 그 OST 누구누구랑 작업한 거 맞지? 물어보던데. 그래도 머지 않아 어떻게든 그 친구들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니가 하던 그 밴드 심사 프로, 뭐 누구 그만뒀다며? 명전 선생님 제자라고 했나?”

“야 그거 사연 내가 들어봤는데. 진짜 안타깝더라. 그 친구가 명전 선생님 제자잖아? 그런데 약간 그 좀 일진처럼 살던 앤데, 명전 선생님 만나고 기타 배우면서 이제 막 개과천선 하고 있었나봐. 그런데 선생님 돌아가시고, 본인도 충격받아서 사고나고…”

“야 수연이 소문 들었어?”

“아 그거. 흐흫흐… 솔직히 좀 꼬시다 싶긴 하던데.”

“야 너는 걔가 얼마나 사과하고 다녔는지 알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하냐? 이야기 들어보니까 예전 기억은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하더만. 그런데도 막 사과를 하고 다니던 애한테 그런 말 할 생각이 들어?”

[[2024 밴드 파이오니어] 그룹 사운드 | TOP 6 온라인 경연]

  • 아니 노래 개좋은데 왜 그만둠??

  • 오프에서 보고싶어요 ㅠㅠㅠㅠㅠ

  • 개인 사정이라는데 후 그 개인사정 정말 밉다…

  • 기타리스트 안좋은 소문 있다던데 ㅋㅋ

ㄴ 아니 그 안좋은 소문 좀 나도 압시다 씨빨 도대체 뭔 소문인데?

ㄴ 유언비어 퍼트리지 마세요

ㄴ ㅋㅋㅋㅋ 종로구 고등학교인지 뭔지 이야기 나오던데 내 동생이 종로구 고딩인데 그 애 이야기 들어보니까 이제 완전 개과천선 했다던데? 막 선배가 삥뜯는 거 보고 덤볐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러더만

ㄴ 헐

ㄴ 미친 의적 ㄷㄷㄷㄷ

명전은 그야말로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서 물밑 여론 작업에 들어갔다. 자신의 유튜브, 세션 인맥, 친구들, 그 외 기타 등등까지.

여론전의 단점은, 맞붙는 세력이 있을 때 사람들이 피곤해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와 흥미로운 이야기인데? 하다가도 계속 이야기가 오가면서 오락가락하다보면 ‘아니 그래서 뭐 어쩌자는 거야’ 싶게 된다. 그러다 보면 이제 이야기에 흥미를 잃고, 피곤하다는 말을 하며 관심을 끈다.

물론 그런 ‘관심을 끄는’ 것을 노리는 여론전도 있다. 이슈를 계속 만들고 여론을 들끓게 해서 결국 “아니 둘 다 잘못했네!” 이러고 말게 함으로써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그런 쪽.

하지만 지금 명전의 손에서 행해지는 여론전은, 두 쪽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았다.

반격을 할 ‘성주희’는 돌아가는 상황 자체를 모르고 있고, ‘소문’을 심사위원 귀에 들어가게 한 밴드는 밴드 파이오니어에서 그들을 탈락시켰으니 별 생각 없이 만족하고 있는 상황.

그야말로 무주공산인 상태에서, 명전이 일으킨 ‘여론’은 그야말로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었다. 밴드니 음악이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조금씩이나마 ‘그룹 사운드’에 대해서 들어보았을 정도로.

하지만 명전은 그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들은 더 큰 주목이 필요했다. ‘그룹 사운드’가 직접적으로 어필되지는 않지만, 관심 자체는 받을 수 있는 그런 성격의 주목을.

그래서 명전은, 전화를 한통 걸었다.


“네, 주현입니다. 아 네 이사님. 네? 어… 걔들이요? 네. 제 콘서트에 세션을 설 수도 있다고요? 그 애들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