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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의 농노로 10년을 살아왔던 환생자 출신의 카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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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현자에 도달한 여마법사의 전속 시종이자 요리사가 되어 윈터홈에서 근무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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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말단 귀족, 하다못해 귀족의 사생아는커녕 평민 출신도 아닌 고작 농노를 좋은 눈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 카렘은 모진 핍박의 대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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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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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뭔가 걱정했는데, 생각했던 일은 딱히 없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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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 자신도 모진 텃세가 있을 것을 짐작하며 경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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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많은 사람이 사는 곳에는 필히 쓸데없는 정치질이 만연하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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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셋이 모이면 편부터 가르고 시작하는 것은 어느 계급의 사람이나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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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텃세도 없었다. 며칠에 한 번씩 카렘이 본성에 들를 때도 사람들은 카렘을 보고도 아무런 감정을 지니지 않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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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카렘은 며칠 고민한 끝에 그 이유를 몇 가지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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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의 위세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더 대단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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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질, 즉 경쟁도 자주 보고 급이 맞거나 혹은 그 이상인 사람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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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캐서린이 자신이 머무는 탑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횟수가 한 손에 꼽아 딱히 카렘도 성을 돌아다닐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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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카렘이 할 일은 매 끼니가 되면 고용주에게 삼시 세끼와 간식을 책임지는 것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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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속 시종의 일에서도 해방된 카렘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유시간에 취미를 즐기는 등 전생만큼이나 충실한 일상을 보냈다. 지금도 부엌에 먹음직스러운 향기를 퍼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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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로 준비하는 것은 해산물 차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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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아는 클램 차우더에 생선 살을 추가한 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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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를 녹인 냄비에 셀러리와 양파를 다져 투명해질 때까지 볶다가, 토막 낸 당근과 파스닙을 넣고 볶으며 간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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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엔 생각만 하던 향신료, 후추와 육수를 넣고 1차, 밀가루와 크림을 넣고 2차로 끓여주며 이후 생선 살, 조갯살, 파슬리를 왕창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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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질이 익을 때까지 끓여주면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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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 이건 전생에 먹었던 것보다 더 맛있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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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만 내가면 조금 심심하니 카렘은 곧바로 달걀부침, 토스트, 등심 베이컨과 소시지를 먹음직스럽게 구워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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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밸런스가 단백질에 치우친 느낌이 들지만 어쨌든 채소가 들어있으니 상관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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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먹기엔 불가능한 양, 최소 3인분은 되어 보이는 양의 음식을 쟁반에 담아 식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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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을 따라서 온 카렘이 머무는 곳은 마법사의 탑. 대대로 아이스랜드 공작에게 고용된 마법사들이 머무르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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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공용이라고 해봤자 지금은 카렘과 캐서린을 포함해 셋밖에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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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러운 식당의 문을 발끝으로 밀자 평상복인 리넨 드레스 차림으로 소파에 앉아있던 캐서린이 반갑게 그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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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그래. 드디어 아침 식사가 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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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 카렘보다는 그 식사가 담긴 쟁반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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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느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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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곁에 앉은 여자가 불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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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짧으니까 어쩔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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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얼른 성장해서 팔다리가 길어지면 되는 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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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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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 이래서 인간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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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며칠 만에 익숙해진 여성, 아니 브라우니 메리를 소금 대응하고는 캐서린의 앞에 쟁반을 놓고 맞은 편에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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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는 죄가 없다는 듯 테이블을 세팅하는 브라우니의 차림새는 종아리의 발만 간신히 보이는 검은 드레스에 어깨와 몸의 정면을 전부 가리는 하얀 앞치마와 하얀 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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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는 세팅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캐서린의 시중을 들었고, 카렘도 곧바로 숟가락을 들어 차우더를 푹 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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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한 조갯살과 부드러운 생선 살, 크림을 머금은 채소들과 진득한 차우더의 하얀 국물이 마음에 드는지 캐서린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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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스튜같이 농도가 짙은데 수프같이 가벼운 이 맛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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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조개가 들어와서 해봤는데, 마음에는 드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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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귀족들이 비싼 돈을 들여서 요리사를 고용하는 이유가 있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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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모습을 본 메리가 카렘을 시기하는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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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도 처음에는 불쾌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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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이유도 모르고 갑자기 시기와 질투, 폭언하는데 마조히스트가 아니고서야 좋아할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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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내 그 이유를 알게 되자 불쾌함은 빠르게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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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요정, 브라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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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을 무척이나 좋아하다 못해 사랑하기까지 하는 존재였으며 집안일이야말로 그녀의 존재 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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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아 캐서린이 말할 때까지 카렘은 그냥 시녀로 착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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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큭, 10년 만에 돌볼 보람이 있는 글러 먹은 계약자를 얻은 줄로만 알았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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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글러 먹은 계약자는 어디의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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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한 분야라고는 하나 이렇게 강력한 경쟁자가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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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주인의 말을 무시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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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하필이면 성인식도 안 치른 꼬마 인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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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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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만족스러운 직장/여가 생활을 만끽하던 도중 갑자기 상급자가 난데없이 낙하산을 꽂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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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이 일을 잘해도 고운 눈으로 보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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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 후배. 설마 또 묻는 거지만 혹여나 부엌을 정리한 것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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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만 하고 그대로 나왔으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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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비와 식기들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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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이 묻은 그대로, 뒷정리는 하나도 안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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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뭣 모르고 뒷정리했다가 누구 하나 죽일 것 같은 눈으로 바라보는 눈빛에 식겁했던 그였지만, 이내 카렘은 그냥저냥 만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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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모든 요리하는 사람들이 싫어하는 일이 바로 뒷정리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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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알아서 해주겠다는데 싫어할 사람은 결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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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카렘은 대환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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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결국 요리는 양보했지만, 뒷정리는 결코 양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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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를 포함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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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크윽, 계약자가 당신의 요리를 마음에 들어 하지만 않았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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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제 요리들이 신선하고 맛있다는데 피고용인이 어떻게 할 수는 없잖아요? 그렇다고 제가 요리를 일부러 이상하게 만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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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제 빨랫방망이가 얼마나 단단한지 알려드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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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봐요. 그러니까 대충 할 수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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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읏-. 통한의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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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의 말은 결코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지만 메리는 보았다. 불만 있으면 나보다 요리를 더 잘하던가.라며 보란 듯이 웃는 저 꼴 받는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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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는 모두 메리의 편견이었으며 카렘은 그저 자기가 만든 해산물 차우더가 마음에 들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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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바삭한 베이컨을 부숴서 뿌리면 더 맛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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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베이컨으로 크럼블을 만드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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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의 말에 카렘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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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해산물 차우더가 담긴 그릇 옆의 접시에 토스트, 소시지와 함께 놓인 베이컨. 형상은 길쭉하고 네모난 것이 아닌, 손바닥만 한 타원형의 단면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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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등심 베이컨이라고 부르는 물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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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같은 등심이 아니라, 돼지 뱃살로 만든 베이컨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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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뱃살로 베이컨을? 애초에 먹을 게 나오나? 감이 안 잡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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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살코기를 남기면서 잘라야죠. 기름의 비중이 많은 얇은 훈제 베이컨을 오래 구워 과자처럼 바스러트린 다음, 그 가루를 여기에 뿌리면 훨씬 더 맛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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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기듯이 바싹 구워 가루 낸 베이컨은 어디에 넣어도 맛있는 법. 애초에 대형 식자재 마트에서 가루 베이컨만 따로 팔 정도니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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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듣자하니 비슷한 물건을 대륙에서 먹어봤던 것도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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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자. 관찰레(Guanciale)를 말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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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관찰레였지. 산지가 세르비아누스 왕국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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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레가 무엇인진 카렘도 알고 있었다. 돼지의 볼, 혹은 머리로 만드는 훈제 베이컨의 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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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요리사들이 가능하면 꼭 관찰레를 넣어서 까르보나라를 만들라던가. 로마인들이 그렇게 환장했다던가. 그렇다고 직접 먹어본 적은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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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는 티를 낼 수는 없었다. 그야 캐서린은 어디까지나 그를 요리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10년간 농노로 살던 소년으로 알고 있을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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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의심을 하기 시작하고는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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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비계랑 살이 층을 이루고, 그 비계가 절반 이상이면 비슷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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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오, 안 그래도 부드러운 식감만 있어 조금 심심했건만. 그래도 토스트가 있어서 다행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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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기회가 되면 도축업자한테 주문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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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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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이어나가는 동안 접시와 그릇에 가득했던 음식들은 동이 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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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를 끝마친 캐서린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연구실로 직행하는 동안 카렘이 식기를 정리하려던 찰나, 먹이를 낚아채는 맹금류같이 메리가 낚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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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르르릉! 어딜 감히. 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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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 옮겨주신다면 저야 감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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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 앞장서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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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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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말했지만, 카렘은 아무런 불만이 없었다. 귀찮고 재미없는 일을 남이 해준다는데 거부할 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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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적으로 정리하려던 움직임은 딱 그것이었다. 몸이 편하기는 하지만 아직 적응되지 않아 조금 어색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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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이 주방의 문을 열자마자 그가 뒤로 하고 떠났던 풍경이 그대로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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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과 테이블에 흩날린 밀가루, 미처 정리하지 않고 널브러진 채소 껍질과 뿌리, 음식물이 그대로 묻은 팬과 냄비, 그릇과 조리도구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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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광경을 본 메리는 언제 신경질을 부렸냐는 듯 화사해진 표정으로 잽싸게 달려가 주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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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카렘은 그 광경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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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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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기분 좋게 일하려는데. 갑자기 무슨 일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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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식사부터 하고 마저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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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눈앞에 일이 있는데 음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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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메리의 대답도 듣지 않고 선반에서 큼지막한 그릇을 꺼내 아직도 따뜻한 해산물 차우더가 든 냄비에서 한 국자를 듬뿍 퍼 담아 테이블에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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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척하는 그녀였지만 몸만은 솔직했는지 카렘의 턱없이 부족한 힘에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끌려 온 메리는 곧바로 그릇 앞에 앉았다. 본능은 솔직한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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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읏, 그렇지만... 설거짓거리랑 채소 껍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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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한층 더 끓어서 그런지 맛도 그렇고 농도도 훨씬 진해졌군요. 해산물 차우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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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그렇게나 걸쭉하다니!? 대체 크림을 얼마나 넣은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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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기 빵이랑 새벽에 갓 짠 우유도 같이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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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의 취미는 요리와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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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정체를 듣자마자 떠올린 것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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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우니. 집안일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집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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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 크림과 빵, 우유에 환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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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행히 카렘이 가진 전생의 지식과 공통분모로 여기 브라우니도 마찬가지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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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아아. 이 진한 크림과 조개 육수, 그리고 톡 쏘는 후추의 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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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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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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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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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이 패배를 인정하라는 뉘앙스로 말하자 메리는 고개를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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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빵을 찢어 수프에 찍어 먹고 우유를 마시는 꼴이 삐졌는데 간식은 먹고 싶은 고양이를 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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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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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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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그려준 그림입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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