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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우로파는 지역에 따라 환경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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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렇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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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크든 작든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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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농사가 끝나는 수확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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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해를 대비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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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날 준비가 충분한지 스스로 점검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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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축제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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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마을이든 큰 도시든 수확을 마치고 신에게 감사하며 만찬을 즐기는 축제가 개최되는 것은 거의 대동소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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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바다와 가까운 어촌과 항구에선 풍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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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숲 혹은 던전을 낀 도시와 마을이라면 수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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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짓는다면 수확제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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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전부 다 비슷한 축제라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장소에 따라 축제의 물산이 다르고, 감사를 바치며 기도를 올리는 신의 주체가 다르다는 것 정도가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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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세오폰 왕국의 변방에 자리 잡은 아이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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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최전선 또한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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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렴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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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이스랜드의 정기적인 가을 축제는 수렵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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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얼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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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말로는, 위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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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형편이 나아졌다고는 해도 아이스랜드의 역사는 삶보다 죽음이 가까웠던 시간이 압도적으로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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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문에 문명의 최전선에선 겨울을 준비하며 죽은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옛날부터 매년 초가을 메모리얼 데이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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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간 이들이 미련 없이 안전하게 저승으로 여행할 수 있도록 거나하게 술판을 벌이는 건 빈번하고, 아직 활동하는 언데드를 토벌한 증거를 신전에서 보상으로 교환하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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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탕하고 거칠게 진행되는 축제는 끝은 보통 난장판으로 끝났지만, 이래 보여도 메모리얼 데이는 위령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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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로부터 먼저 간 이들도 우울하게 기도를 드리기보단 유쾌한 술판을 벌여 모두 함께 즐기는 것을 더 좋아하리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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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작년엔 윈터센드 때문에 무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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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의 메모리얼 데이는 정상적으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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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윈터 가문에서도 당연히 선조들을 기리기 위해 손님들을 초대해 조촐(하다고는 해도 공작의 축제라 규모는 상당)한 잔치를 대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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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연히 축제라면 먹고 마시는 음식이 끊임없이 공급돼야 하는 법이며 카렘 또한 축제 음식을 준비하는데-동원될 리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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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지금 윈터홈은커녕 콜던에 있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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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가 있는 곳은 아이스랜드 북쪽으로 뻗어진 가도의 초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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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제법 단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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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렬을 이끄는 캐서린을 따라온 카렘과 메리. 알프레드의 명령으로 합류한 실무진과 이를 수행할 시종들과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한 고든에 호위병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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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임시)취업에 흥겨워하던 고든은 하루 만에 해고당하고 강제로 끌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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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는 아이스랜드 최북단의 애프터글로우 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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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리아누스 변경백 리처드 펠윈터의 본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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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행렬은 식사를 겸한 휴식을 위해 갓길에 정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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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는 시종들을 지휘해 호위병들이 먹을 식재료를 손질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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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도 원래는 캐서린의 식사를 준비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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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사겸사 메리와 고든 그리고 자기가 먹을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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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든은 그 전에 굳은 몸을 풀어야 한다고 카렘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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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라면 이 시간에 축제를 돕느라 거품기와 식칼을 손에 쥐었을 카렘은 그 대신 작은 히터 실드와 곤봉을 고쳐 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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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한 번이라도 맞추지를 못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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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라이, 못 해 먹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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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가르침은 잘 따르고 있으면서 엄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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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저 팔이 저릿저릿한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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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최대한 힘을 빼고 상대해주고 있잖아. 심지어 네 상황을 봐서 무기를 들고 있지도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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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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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에서 욱한 나머지 쌍욕이 튀어나올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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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분노를 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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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욕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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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 말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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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고든이 들고 있는 것은 무기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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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요리사로서 저걸 흉기라 이해하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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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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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한 뼘 길이도 안 되는 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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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을 떠 마시는, 손으로 쥐면 손잡이가 조금 튀어나오고, 끝부분이 살짝 뾰족한 타원형에 안쪽으로 움푹 들어간 은제 식기를 말하는 것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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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이를 박박 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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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푼을 빙글빙글 돌리는 고든은 도리어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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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다른 마력 사용자라면 크라운을 궤짝으로 줘서라도 얻고 싶은 기회인 건 알고서 그렇게 투덜거리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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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예. 아무렴 소드마스터의 1대1 검술 특강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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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잘 알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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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제가 원해서 하는 게 아니라서 그렇죠! 전부터 생각했는데. 이거 난데없이 끌려온 데다 취업이 하루 만에 날아가 버려서 그 울분을 풀려고 그러는 거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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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아주 정확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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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기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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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일도 남이 시키면 하기 싫어지는 것이 사람일진데 안 그래도 하기 싫은 것을 남이 시켜서 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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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은데 에베벱이 저절로 입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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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카렘은 빈정거리면서도 이 짓거리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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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콜던을 나선 이후로 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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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전생에도 운동과 관련된 것은 생존과 건강에 필요한 최저한의 운동을 제외하면 게임일지라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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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생각은 에우로파에 환생했어도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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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하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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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투덜거리면서 막상 시작하면 또 잘 따라오면서 투덜거리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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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아타니타스님의 명령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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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으면 싫다고 말하던가. 아니, 애초에 명령도 아니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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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까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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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권유하셨던 거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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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생각해보니까 저한테 필요할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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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방패와 곤봉을 고쳐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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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런 생각은 지난 타의적인 마도구 쇼핑 때문에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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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신용 마도구가 왜 필요하겠어. 아무튼,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겠다는 뜻이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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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카렘이 위험에 빠지는 순간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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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대마법사 캐서린의 곁에 찰싹 달라붙어 있을뿐더러, 그런 그녀 자신도 전투의 현장에서는 엄중한 보호를 받으며 마법을 뿜뿜하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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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세상에는 만약이라는 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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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에 하나 캐서린이 위험에 빠지거나, 어쩌다가 적이 숨어들었다면 최소한의 호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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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 이 하기 싫은 노동을 순순히 따르고 있는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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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휴식은 충분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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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지금 휴식하려고 멈춰 섰던 거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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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그래. 이번 판을 끝으로 지금 훈련은 마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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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저녁에 또 하시겠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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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당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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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하아아아아아아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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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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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키기기긱- 고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카렘은 튀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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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그림에 그린 듯한 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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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고든은 카렘이 다리에 힘을 주는 순간부터 짐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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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소드마스터인 그에겐 카렘이 뭘 하든 귀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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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렴 고작 그걸 짐작 못 하면 소드마스터 직함은 갖다 버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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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불과 며칠 만에 카렘의 실력은 그야말로 일취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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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은 어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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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 등으로 곤봉을 가볍게 걷어낸 고든은 가볍게 종아리를 휘저어 카렘의 다리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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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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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한순간에 중심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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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닥에 쿠당탕! 하고 구르기는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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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짓도 벌써 몇 번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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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터실드와 양다리로 몸을 지탱해 반쯤 구르는 반동을 실어 억지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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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에는 재능이 없지만, 싸움 자체에 나름 재능 있는 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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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처음 고든은 카렘이 그닥 특출난 재능은 없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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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무기를 쥐어본 적 없는, 어디에서나 보이는 평범한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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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기를 이것저것 가르치며 그 생각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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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용 롱소드와 숏소드, 단검, 둔기 같은 단병기와 창을 비롯한 장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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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패 등 어린 종자를 가르치기 위해 제작한 물건들을 빌려와 들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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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처음에는 무게중심을 잡는 것도 어려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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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풀에 못 이겨 넘어지는 것은 물론 뼈를 삐끗할 뻔한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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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카렘은 금세 적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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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하고 그 모든 무기를 일정 수준으로 다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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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훈련을 거듭할수록 그 수준은 높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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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같이 대성하지는 못하더라도, 어디 가서 누구한테 무시당하지는 않을 정도로 재능은 있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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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자를 구인 중인 일반 기사가 보면 혹하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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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렘은 바닥을 구르며 한주먹 들이킨 먼지를 뱉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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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퉤퉤푸르르륵! 한대만! 한 대만 맞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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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 욕 나오겠다? 연장자에 대한 대우는 어디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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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을 지금 간신히 참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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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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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끝내고 우리 아타니타스님 밥 차려야 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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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제법? 생각 이상으로 위력이 실린 곤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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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통하지는 않았지만, 방심하고 있던 고든이 슬쩍 발을 움직여 피할 정도는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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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은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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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하나에 특출난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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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싸움, 아니. 생존에 특출난 재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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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싸움은 생존의 중요한 부분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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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얘는 딱 봐도 요리 말고는 관심이 없는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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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눈이 뒤집혀서 소리 지르는 내용만 봐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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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고용주 배고플 테니까 얼른 밥 먹여야 한다고 저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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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못해 고용주보다는 보호자에 가까운 것 같은 캐서린이 원한다면 모를까, 그에게 카렘의 훈련을 요청한 캐서린이 원하는 수준은 딱 호신할 수 있는 정도까지가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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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렴 그 이상의 경지를 원한다면 업무에 지장이 갈 정도로 훈련을 해야 할 테니까. 게다가 그녀가 거기까지 위험한 순간이 찾아오게 두지도 않을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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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호신술을 좀 강하게 가르치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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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은 그렇게 속으로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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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제 훈련을 마치자며 입을 벌리려다가, 어느새 카렘의 손에 잡힌 흉험한 마법 식칼. 펠윈터의 거짓말이 잡힌 것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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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어이. 카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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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드마스터 아닙니까. 한 방은 버티실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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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장난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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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컥- 화르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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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오르기 시작한 마법 식칼을 양손으로 쥔 카렘은 냅다 고든을 향해 돌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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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방 만! 제발 한 방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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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눈 돌아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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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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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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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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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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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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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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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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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움직일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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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로 단련 안 됐으면 진작에 쓰러졌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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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전에도 말했지만, 힘들면 저한테 맡겨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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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는 아니니까 간 보지 마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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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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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제안을 뿌리친 카렘은 단번에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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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날이 추워서 땀이 나진 않아 따로 씻을 필요가 없다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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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뭘 만들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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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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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지지지지지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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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정적인 소리가 카렘의 귀를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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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는 스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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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던에서부터 따라온 보급 수레에 실려있던 마지막 스테이크 더미가 시종들의 손에 의해 차례차례 구워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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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스테이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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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 정리를 마친 고든이 다가오며 카렘의 시선을 따라 세찬 연기를 뿜어내는 스테이크를 응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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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은 스테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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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땡기시는 게 없으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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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기는 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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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을 매만지는 고든의 시선이 시종에 의해 뒤집힌 스테이크를 따라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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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도 먹고 싶기는 한데. 산뜻하고 새콤한 것도 먹고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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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이 많으시네요. 산뜻하고 새콤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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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국물도 가능하면 먹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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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뜻하고 새콤한...국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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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콤 산뜻한 국물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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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런 국물 요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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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떠오른 것만 하더라도 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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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된 사람은 비행기를 타서라도 먹으러 간다는 똠양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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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슬라브의 영원한 소울푸드 보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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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스테이크도 먹고 싶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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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자라면 지금도 만들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냅다 구운 스테이크를 넣어서 끓일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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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소스도 괜찮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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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처럼 양이 좀 된다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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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가 보급 수레의 문을 열자 머리는 더욱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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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래도 고민하는 중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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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쌓인 각종 식재료를 보자 머릿속에 정리하던 레시피는 더욱 헝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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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채소 중에선 의외로 토마토만, 아니. 피망도 이만큼 남아있네? 나름 유행인 거 아니었나? 윈터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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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요리사가 아닌 이들이 사용하기엔 아직 익숙하지 않은 물건이라 남아도는 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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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고 보니 사용한 지 얼마 안 됐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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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몇 달도 안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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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역사가 생각보다 더 짧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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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1년 사이에 이상할 정도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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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든에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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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한 메뉴가 카렘의 뇌리를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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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의 맛과 새콤하고 산뜻한 국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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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보다는 소스로 사용하는 메뉴지만, 두 가지를 양립할 수 있는 메뉴가 하나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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