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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기운에 취한다는 것은 실내에 들어와 외투를 한겹 벗는 행위와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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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함 때문에 차마 꺼내지 못했던 말들도 거리낌 없이 나올만큼 감정에 솔직해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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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너무 일찍 깨우쳐버린 윤슬은 나메를 붙들고 한참이나 울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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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아아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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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나도 안 울고 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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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엉엉엉...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까 제발 지어낸 이야기라고 해줘 흐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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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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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천교수에게 털어놓은 뒤라 두 번째로 해명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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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먹먹한 표정으로 그녀의 기구한 인생사를 들으면서 윤슬은 차마 제 정신을 유지할 수 없었다. 어쩌면 도수 높은 술의 탓이기도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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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 안 돼. 울면 안 돼. 산타할아버지는 우는 애들엔. 선물을 안 주신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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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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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계속 울 거야? 응? 응, 응,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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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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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계속 울 거냐구. 울면 진짜 선물 못 받는다니깐? 으으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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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동요 한 소절 뒤로 나메의 연이은 애교 공세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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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방비한 상태에 있던 윤슬이 그런 모습을 얼떨떨한 눈으로 바라보다가, 픽하고 웃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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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얼굴에 똘망똘망한 눈이 깜빡이는 모습을 보고 그 어느 누가 미소를 짓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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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나메가 친절하게 자신의 눈물까지 닦아주자 그녀는 입을 꼭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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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끅. 너 너무 귀여운 거 아니야 나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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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귀엽다는 말 많이 해도 돼. 그런 말 들어도 오늘은 왠지 기분이 안 나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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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워귀여워귀여워귀여워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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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윽... 술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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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노나메...! 너도 만만치 않아...! 오늘만 이렇게 언니가 눈 감아주고 넘어가는 거다? 다음엔 절대 이런 거 마시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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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메의 스케줄은 살인적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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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는 2개나 준비하지, 난제 증명을 위해 하루에 열 시간씩을 투자하는 것도 모자라 적 전력 분석을 위해 다른 이들의 스크림까지도 챙겨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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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들어서야 겨우 시간이 남았으니 바쁘게 산 아이에게 잠깐의 일탈은 눈 감아줘도 괜찮지 않을까 자기합리화를 한 윤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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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런 애를 보고 질투나 할 생각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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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은 처연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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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아이를 위해 말 몇마디보다 행동으로 보여주자는 생각에 계속하여 나메를 품에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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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언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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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가 천천히 입을 열어 운을 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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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도 힘든 걸 너무 감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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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눈동자가 아까보다는 침착하게 가라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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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해서 불쑥 튀어나온 귀엽고 애교 많던 모습이 다시 진중하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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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죽을뻔한 경험을 겪었지, 당분간은 집으로 못 돌아가지, 그런데 왜 언니는 맨날 괜찮은 척, 아무것도 아닌 척을 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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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이제껏 보인 행동은 절대로 정상적이라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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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이 어떻게 되던 말건 자기랑 상관없다는 식으로 대꾸하고, 윤슬은 나메와 같이 집안일까지 거들어주며 표정에 시종일관 미소를 장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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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위기에 놓일 뻔 했다는 불안감, 초조함,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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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느 무엇 하나도 그녀에게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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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아무것도 아닌 일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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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이 울컥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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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3층에서 떠... 떨어지면 뭐해. 사람들은... 사람들은 그런 거 몰라. 그냥 다들 나를 체나 언니를 죽게 만든 사람이라고밖에 기억 안 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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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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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이제껏 카리리로 살면서 느낀 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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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크게 목소리를 내어봐도, 그 목소리는 모두에게까지 전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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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이 주섬주섬 폰을 열어 자신의 디엠 계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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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 않은 메시지만 수만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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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하나를 나메 앞에 들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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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고 못생겼다고... 나가 죽으라고... 이런 메시지가 전 세계에서 하루에도 수백 개 수천 개씩 와... 나도 알아 체나 언니보다 키도 작고 못생긴 거. 그래도 나는 나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계속 이런 걸 받으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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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이 다시금 눈물을 펑펑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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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나조차도 내가 너무 나쁜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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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같이 그녀의 자기혐오와 우울감을 심화시키는 것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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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녀에게 내가 걸어온 길을 알려준 것처럼 윤슬은 내게 버튜버를 시작한 계기를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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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윤슬이 연습생 생활을 그만두게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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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는 그녀들에게 춤이나 노래등을 연습할 시간조차 내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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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정말 힘들었어. 우리 위에도 아이돌 그룹이 하나 있었는데 말이야. 거기 언니들은 한창 스케줄 때문에 바빠서 맨날 우리들만 투자자...? 아무튼 그런 미팅에 끌려다녔거든. 그래서 처음보는 사람들이 막 춤 춰보라고 시키는데 솔직히 연습할 시간도 안 주고 어떻게 해. 당연히 망했지... 그때마다 대표님하고 매니저님한테 엄청 혼나고. 아무튼 난 그게 싫어서 나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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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리의 성공은 오로지 운의 연속이었다고 그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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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유명 스트리머 방송에 출연하여 여자라는 게 알려지고 인기를 끌게 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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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성별이나 나이답지 않은 언행들로 클리퍼 사이에서 수많은 영상들이 탄생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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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인물이 연예인 김우주였고 그와 합방까지 진행하여 팔로워가 기하급수적으로 뛴 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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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다 잘해내고 싶은데. 나도 나메처럼 게임도 잘하고 싶고... 용철님처럼 말도 잘하고 싶고... 다 잘하고 싶은데... 난 잘하는 게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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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언니는 노래를 잘 부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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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끅... 그러면 내가 가수를 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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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한 재능을 가진 자의 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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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은 어떻게든 카리리의 인기를 유지하고 시청자들을 붙들기 위해 갖가지의 노력을 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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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초기에는 카리리의 말투를 보정하기 위해 아델라의 대사를 일일이 타이핑 해가며 대본 외우듯이 암기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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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유행했던 노슬립 챌린지로 40시간 연속 방송을 하고 결국 쓰러져서 수액을 맞기도 하였다. 부족한 잠으로 고혈압을 진단받은 것도 듣기에 너무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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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그녀는 게임에 재능이 없는 게 가장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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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솔직히 아직도 잘 모르겠어 나는. 사람들이 무슨 재미로 내 방송을 보고 왜 다들 웃는 건지. 진짜로 재밌어서 웃는 걸까? 아니면 그냥 몇몇이 억지로 웃어보이니까 별로 안 웃긴데도 그냥 따라 웃는 걸까. 커뮤니티에서는 내가 방송에서 너무 짜증만 내고, 열심히 하려는 모습도 안 보이고, 예의도 없다는데 따지고 보면 다 맞는 말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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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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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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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언니도 말이 앞뒤가 안 맞는 게 느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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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쏟아내는 말에는 부정적인 감정이 잔뜩 묻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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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나씩 조목조목 따지고 보면 그녀는 성공하는 게 마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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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내가 여기서 객관적으로 그녀의 말에 반박한다고 해서 기분이 나아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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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윤슬은 어떻게든 다른 이유를 만들어내 다시 이런 우울한 생각들을 반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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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 언니. 잠깐만 손 줘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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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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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의 손을 내 명치쪽에 가져다댔다. 옷 안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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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그녀는 수족냉증이라도 앓고 있었는지 얼음처럼 차가운 손이 살결에 그대로 전해졌다. 반사적으로 눈살이 찌푸려지긴 했지만 온도는 그새 적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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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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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진짜 어린이한테 성욕을 느끼거나 하는 타입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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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아니지! 날 뭘로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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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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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나는 천천히 오러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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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뼈 한가운데에 오목한 부분에 마나를 끌어써 오러로 변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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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와 오러는 전부 확률 중첩 물질이지만, 오러는 아직까지도 밝혀진 게 별로 없는 미지의 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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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계단을 오르고 위아래로 뛰게 만들려면 복잡한 제어공학을 알아야 하지만, 인간의 경우는 그저 뇌의 명령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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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러의 다양한 활용법을 익히기 위해서는 귀납적 탐구 방법만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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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소수 민족은 오러로 내일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도 있다는데 아무튼 그 활용법은 정말 무궁무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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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야 너 눈이... 황금색으로 변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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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도 방법만 알면 충분히 쓸 수 있을걸? 오러는 이렇게도 활용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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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나 치료해줬던 게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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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그것도 어떻게 보면 일종의 오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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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의 화상을 급히 치료해주었을 때도 마나가 아닌 오러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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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마나와는 다르게 타인의 오러를 많이 받으면 곯아 떨어져버린다는 부작용이 있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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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지금 마음이 병든 거라고 생각해. 뭐 정확히 말하자면 뇌 내 신경전달물질을 관리하는 체계에 이상이 있는 거겠지만. 어쨌든 언니가 뭘 특별히 잘못해서 힘든 게 아니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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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을증은 어감이 내포한 느낌과는 달리 단순히 슬프다는 감정을 느끼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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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질 거야’, ‘금방 지나갈 거야’라는 말처럼 단순히 슬픔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하는 위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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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슬픔을 느낀다기보다는 공허감, 무기력함에 가깝다. 아니 너무 복합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이 어떤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이들도 상당수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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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신호는 감소되어 다음 신경으로 전달되고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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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 언니, 지금 어떤 기분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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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빛이 안개처럼 뭉게뭉게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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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밝게 빛나는 건 내 명치와 그녀의 손이 포개진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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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타인이 오러하트에 가까이 근접해 있으면 오러를 공명시켜 감정을 전달시키는 행위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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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술기운을 빌려 가장 행복했던 그 시절, 이본느 궁 뒤편에 있던 언덕에서의 피크닉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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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영원히 잃지 않는다는 것은 다시 말해 그때 느꼈던 감정까지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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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걸 뭐라고 해야하지... 뭔가 뭉클한 게 올라오는 것 같아. 그리고 따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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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다 호흡이 가빠진 윤슬이었지만 아까처럼의 먹먹함은 없었다. 오히려 기대감 환희 등의 감정이 나에게까지 전해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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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 않아?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을 언니한테 그대로 전달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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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응. 괜찮네. 헤헤 그나저나 나메 너 진짜 배가 말랑말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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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으읏! 아니 쓰다듬지 말고 감정에 집중을 해보라고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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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윤슬이 내 옷 안에서 손가락을 꾸물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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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쓰다듬다가 이제는 아예 배를 쭈물거리기까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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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 귀여운 걸 어떡해! 간질간질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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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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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의 손을 서둘러 내 옷에서 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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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아쉽다는 표정으로 다시 시무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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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양반이 갑자기 왜 이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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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없이 꿩 대신 닭이라고 잠옷을 사이에 두고 다시 여남은 오러를 그녀에게 전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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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효율은 조금 떨어지겠지만 나도 최소한의 인체를 보호할 권리라는 게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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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언니가 그때 사람들 앞에서 노래했을 때 있잖아. 언니 말처럼 반해버린 것 같아. 나도 카리리가 매력있다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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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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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의외로 말이야. 사람들은 완벽한 사람들을 친근하게 생각하지 않아. 언니처럼 이렇게 조금 어수룩한면이 있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그리고 언니는 무엇보다도 놀리는 맛이 있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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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시청자들은 카리리를 우러러보지도 않았고 깔보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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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가 맞는 대등한 관계.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는 그녀는 잘 와닿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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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언니가 힘들 때나 우울한 생각이 들 때, 언제든지 손 잡고 언니 얘기를 들어줄게. 배를 만지는 것까지는... 조금 힘들겠지만 그래도 오늘처럼 계속 오러 치료를 받으면 나아지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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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적 회복과 정신적 감응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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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약만 먹는다고 해결되지도 않고, 고민만 들어준다고 우울감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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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 계속 만져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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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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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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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이 두 팔을 천장을 향해 번쩍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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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참자. 상대는 아직 성인도 안 된 어린 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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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근데 방송 다시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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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 와중에도 방송을 생각하는 그녀는 진짜 프로 중에 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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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휴방해버려. 최근에 휴방한 게 언제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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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작년인가. 아니 재작년? 잘 기억이 안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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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러니까 하루도 안 쉬고 방송을 했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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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뭐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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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가능해? 아플 때는? 아니 외출 할 때는? 불가피한 사정은 있었을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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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해야 하니까. 왕이 하루라도 나라를 안 돌보면 망해버리는 게 당연하잖아. 아 체나 언니의 부고... 생각해보면 그 날도 방송을 했었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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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가지 발차기를 한번씩 연습한 상대보다, 한 가지 발차기만 1만번 반복해 연습한 상대가 더 무섭다고 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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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좀 바뀌었어. 언니는 무슨 방송을 해도 무조건 성공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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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슬의 살짝 풀린 듯한 눈이 광기로 번들거리는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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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메는 어쩜 이렇게 어른 같을까. 볼수록 너무 신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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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말을 할 거면 최소한 언행일치는 해주지 않을래? 어른 볼을 꼬집는 사람이 어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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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힛. 언제든지 만져도 된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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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도 왜곡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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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듣고 싶은 것만 들을 거야! 뭐야 너 술 다 깼구나? 아깝다 아직 안 깼으면 더 애교 부려달라고 하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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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한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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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에... 아까 말하는 거 보면 아니던데. 뭐 알겠어! 아... 우리 기념으로 같이 셀카 찍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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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누워있는 상태에서 윤슬이 폰을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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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일곱 살과 열여덟살 초절정 미소녀 조합! 이거 정말 귀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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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마음대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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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거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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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 촬영을 하다 말고 그녀의 시선이 알림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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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천재 소녀... 7대 난제를 풀어... 야 나메야 이거 너 들킨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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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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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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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럼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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