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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마지막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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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는 브이튜브 정산을 마쳤다는 소식을 내게 전해주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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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에 입금된 300만원의 액수를 보고 놀라서 그녀에게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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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ame: 액수가 너무 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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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밤: 우리 나메 엄청 유명인 됐던데 앞으로 나올 조회수까지 계산해서 두둑하게 챙겨드렸습니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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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머리에 물음표를 띄우려는 찰나에 시아는 곧이어 영상 링크를 하나 보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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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난리라는 의문의 한국인 마도사 스트리머 (간지폭발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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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03만회 ·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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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밤: 이거 진짜 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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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밤: 대박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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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a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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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 가량의 긴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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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상 속 주인공은 다름 아닌 전생의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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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정확히는 월드 오브 아르세리아에 등장하는 엘프였지만 어쨌든 귀 말고는 내 모습과 똑닮아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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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권 침해로 신고하고 싶었지만 지금의 내 모습은 저 쭉쭉빵빵한 여인과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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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본인의 모습만 본 뜬 게 아니라면 게임 아바타를 타인이 가져다 쓴다고 해서 문제를 삼는 사회적 분위기도 아니었으니 나는 항변할 기회를 놓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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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밤: 요즘은 롤 안 해? 분명 챌린저까지는 찍을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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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ame: 별로 손이 안 가서. 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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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밤: 난 실력 퇴물 됐나봐ㅠㅠㅠㅠㅠ 시즌 시작한 지가 언젠데 계속 그마의 벽을 못 넘고 있음... 방송도 접었어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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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ame: 방송을 접었다니? 이제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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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밤: 사실 접었다기보다는 음... 무기한 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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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밤: 너랑 할 때는 그래도 오랜만에 방송도 재밌게 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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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밤: 옛날에 터진 사건 때문에 자꾸 이상한 사람들이 꼬여서 오래 쉴 생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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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무책임하잖아... 라고 말하려고 한 순간, 문득 나 스스로를 성찰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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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나도 그녀와 다를 바가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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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방송은 좀 쉬겠다고 말한 뒤로 언제 돌아올지 아무런 공지도 남기지 않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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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밤: 아니면 나도 이참에 월오아로 갈아탈까? 이 언니가 마법에는 나름 일가견이 또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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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가 귀여운 이모티콘과 함께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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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게임 시스템에 대해 시아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아가 내 정체에 대한 호기심이 들었나본지 영상을 또한번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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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밤: 근데 너 진짜 아카데미 학생 맞아? 영상 보면 막 한국대학교 교수들이 나와가지고 네가 쓴 마법 분석하고 있던데 뭔가 상황이 웃기더라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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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ame: 그 사람들이 뭐라 그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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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밤: 너보고 어쩌면 세계대전에 참여했던 종군 마도사일지도 모르겠다는 거임! 물론 가상현실게임을 잘 모르시니까 하는 소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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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ame: 보내준 영상은 나중에 한 번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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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밤: 나도 분석영상 다 봤는데 진짜 어떻게 그런 마법을 알고 다 썼어? 대단해 우리 나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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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의 호들갑이 더 거세지기 전에 그녀와 짧은 안부인사를 나누고 채팅창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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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작위적이고 국뽕 요소가 일부 가미된 영상 제목을 보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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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오늘 계획은 내일 저녁 우리 집에 방문할 유나와 하루의 선물을 뭐로 할지 정하는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뒤로 미룰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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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은 처음에 조련을 잘 시켜놔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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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러면 자꾸 너한테 기어 오른다니까? 그게 나중에 얼마나 스트레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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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늘은 왜 늦게 왔냐, 방송 안 하고 뭐했냐, 게다가 팬티 색깔을 물어보는 애들은 또 왜 이렇게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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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만큼은 네가 절대적 신이라는 사실을 깨우치도록 확 기강을 잡아놔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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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가 스트리머로서 해준 조언들도 일단 잊지는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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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시간 - 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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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수 – 2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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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처럼 나는 방송 진행 시간이 7분이 될 때까지 표류하는 여러 채팅들을 관람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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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는데 막 알아서 후원이 터지는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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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아저씨의마법교실’님이 10,000원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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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방송 날로 먹고 싶은 노네임이면 개추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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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시간 동안 말을 아끼는 데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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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을 시작하자마자 전달사항을 말해 줘버리면 뒤늦게 들어온 이들에게도 뻐꾸기처럼 재전달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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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사람이 들어올 때는 어수선하기도 하고 괜히 듣지도 않는 사람들 앞에서 떠들고 싶은 마음은 추호에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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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후원을 한 사람에게는 반응해주는 게 최소한의 도리인 것 같아 댓글창에 다른 이들처럼 ‘개추’를 적어 흘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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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편지를 물병에 담아 망망대해에 띄워보낸 사람도 누가 이걸 받으리라는 기대는 크게 하지 않는 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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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내 방송에서는 훌륭한 낚시꾼들이 포진되어 있었는지, 내가 쓴 채팅을 기가 막히게 분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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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보고 있는 거 다 알아 노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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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알겠지 지가 켰는데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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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초심으로 돌아가 함묵증 컨셉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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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어떻게 초심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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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방송 진행 어떻게 함?(진짜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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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세팅도 어느새 능숙하게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고 새삼 대견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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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방송은 물리적으로 준비할 것은 많지 않았지만, 세부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 항목들이 정말 많아서 기능들을 일일이 깨우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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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현실과 똑같은 모습으로 ‘버츄얼 여캠’방을 송출하는 스트리머들도 있었는데, 그들은 설정하는 카메라 각도, 조명, 데코레이션, 블러 효과 등등 수십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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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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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지만 정중한 인사말로 방송의 시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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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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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소리 왜 이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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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은 어디 가고 잼민이가 있누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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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언니 어디 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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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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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이 빗나가면 언제나 가슴이 꽉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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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목소리를 지적하는 채팅창에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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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소리가 어때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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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랑 다를 게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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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월오아 때는 게임 아바타 목소리 써서 달랐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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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시청자들 설마 다 유입이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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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방장 목소리가 좀 앳되긴 햌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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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많이 엄청 앳돼 보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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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읽어주기 최적화 보이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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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노네임 원래 목소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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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이 둘로 나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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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내 목소리에 의아해하는 사람들은 월드 오브 아르세리아 영상만을 보고 온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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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자동 커스터마이징에는 어쩌면 성대도 포함되어 있었는지 지금의 목소리와 확연히 달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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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일곱 살 본연의 목소리로 나가고 있으니 이질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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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듣기 불편한데 아바타 목소리로 바꿔주면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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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니가 뭔데 이래라저래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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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천연 여고생 같아서 좋은데 퍄퍄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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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군 마도사급 전력을 가진 군필여고생 ㅗㅜ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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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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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상처받게 왜 그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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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가 당부했던 말들이 이런 거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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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고의였든 아니든 그들의 문자 하나하나가 내 신경을 툭툭 건드렸다. 계속 보고 있기 거북할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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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을 통해 돈을 버는 행위에는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어느 정도의 감정 노동을 수반한다곤 하지만 그게 내 자아를 부정할 만큼 중요한 일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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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수 –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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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네자리 숫자는 많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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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피론 아카데미의 학생 수는 약 450명, 교직원과 재단 관계자까지 모두 포함시켜도 500명 내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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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모두가 강당에 들어서서 교장 선생님의 말씀을 일제히 경청하고 있는 걸 보면, 저 사람도 부담이 장난 아니겠구나 생각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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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보다 4배, 5배 많은 인원은 확실히, 내가 혼자 관리할 수 있는 영역을 명백히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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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를 걸러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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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남들이 관심 있어서 호기심에 눌러본 이들은 소수만이 방송에 안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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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자신의 기호와 맞지 않으면 한 달 뒤든 일주일 뒤든 떠나간다는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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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지금 당장 내 방송이 어떤 곳인지 똑똑히 각인시키는 게 좋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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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마침 괜찮은 방법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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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애써서 내 목소리에 적응할 필요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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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을 못할 것 같은 이들을 전부 내쫓아버리면 되는 간단한 일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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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소리가 많이 이상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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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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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아기처럼 작위적인 목소리 내는 여캠 같아서 별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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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방장 원래 목소리라니까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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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자식들. 허공에 부유하는 카메라를 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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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다시 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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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뭐야뭐야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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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누른 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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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장 삐지지 마 우리가 잘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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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입 시불련들아! 유입 시불련들아! 유입 시불련들아! 유입 시불련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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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다 쳐내! 전부 구속시켜! 싹 다 쳐내! 전부 구속시켜! 싹 다 쳐내! 전부 구속시켜! 싹 다 쳐내! 전부 구속시켜! 싹 다 쳐내! 전부 구속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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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방종각이에요...?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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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오감은 각기 예민하지만 그건 모두 시각이 제외되었을 때를 놓고 하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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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싶어서 알게 된 지식은 아니었지만 모든 감각에는 순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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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이 없으면 청각에 가장 의존하게 되고, 그 다음에 촉각 이런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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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브이튜브를 실행시키고 내가 원하는 노래를 검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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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은 어두컴컴한 검은 화면에 클릭 효과음만 들을 수 있어서 답답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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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캡슐에 갇혀있었을 시절, 브이튜브에서 우연히 추천 영상에 뜬 걸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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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원곡이 풍화되어 사라지고 누군가의 리메이크 버전만 남아있었지만 그래도 나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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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쓸만한 귀를 가진 시청자들만 남을 때까지 주구장창 이 노래만 틀면 조금 나아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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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서큘레이션 (Cover – 카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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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83만회 ·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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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리의 커버송은 지금 바로 시작하니까 다들 재밌게 봐주리! 세-노~ (せー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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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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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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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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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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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모 손난쟈 다메~♡ (でも そんなんじゃ だ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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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손난쟈 호라~♡ (もう そんなんじゃ ほ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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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 이 ㅈ같은 일본어는 또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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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리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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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그걸 어떻게 듣고 바로 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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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이건 좀 무섭노 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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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로와 신카스루요 못토 못토~ 힛♡ (心は進化するよ もっと もっ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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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아아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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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에에에에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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