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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카리리 노네임한테 따잇~][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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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 카리리 시청자수 비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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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47(NoName) vs 6,650(Kariri 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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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켠지 30분만에 노네임 선에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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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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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리 다 죽었네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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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성 합방으로 뜬 애한테 뭘 바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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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갤식 태세전환ㅋㅋ 그때는 LK이니 김우주이니 연예인들이랑 합방도 한다고 난리피더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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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 버천지들로 테라포밍 됐던 때? 그때는 걍 스갤 암흑기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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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퇴물 다 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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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일 시청자 6천이 어케 퇴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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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긁히러 오고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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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력 랭킹 1등의 배치고사? 너무 맛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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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 방금 청자수 1만 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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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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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만 전투력 어케 참을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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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난사해도 걍 이기겠다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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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리는 이제 정말로 놓아줄 때가 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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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망가져버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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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서울시장이 산삼보단 고삼, 고삼보단 중삼이라고 말한 게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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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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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 그 사람을 언.급.해.서.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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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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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은 본디 도시로 진입하려는 외적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전투 양상을 단순화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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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높은 성벽을 거닐다보면 마치 안쪽의 세상과 동떨어진 기분마저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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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서는 병장기가 서로 얽히고 섥히며 나는 날카로운 쇳소리가 울려퍼졌고, 간간이 어우러지는 병사들의 비명소리가 무간지옥을 방불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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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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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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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폭발이 살육의 광기를 한층 심화하며 전투는 더욱 치열한 양상으로 흘러갔지만 고착화된 전선은 한치도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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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drhkd: 외길에 고작 힐러 하나? 땡 잡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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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좁다란 성벽이 만들어낸 둘레길 끝에서 기사 하나가 대검을 높이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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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휘날리는 잎사귀마저 날카롭게 베어낼 듯한 검날이 서서히 원을 그리며 앞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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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검신이 햇빛과 바닷바람을 가로지르며 선언하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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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이 들려오지 않는 거리. 그러하기에 은빛 갑옷과 멋들어진 투구를 착용한 기사는 채팅까지 활용하며 메시지를 내게 보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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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drhkd: 빨리 부무장 꺼내. 그냥 잡으면 때리는 맛이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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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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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에게 여유를 준다는 건 기사로서 가장 금기시해야될 일이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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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학적인 모양으로 뻗어나온 바스켓힐트 사이에 손을 집어 넣고, 이번만큼은 쥐는 방식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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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람이 나뭇가지처럼 얽힌 힐트 사이로 들어와 손에 시린 감각을 일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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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벽이 완전히 무너져 내린 탓에 유난히 바람이 이쪽으로 몰려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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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장에서는 특이하게도 ‘낙사’ 판정이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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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이트메어 난이도가 우리 플레이어들에게 일깨워주고 싶었던 것은 이런 점이 아니었을까. 천문대에서의 기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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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향해 달려오던 기사의 시선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자연스레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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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가 줄어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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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이 두 배나 많은 기사가 사제를 향해 맹렬히 돌진한다는 건 의도가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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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에서 그 어떤 존중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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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그가 보이는 감정이 경외나 공포였으면 생각이 달라졌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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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아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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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는 단순하지만 반박자 빠른 내려찍기가 쇄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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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을 내뱉으면 닿을 듯한 지근거리에서 펼치는 강공격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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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나는 저 대검에서 더더욱 눈을 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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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가장 최후의 순간까지 인내하여 가장 마지막 순간에 스키아보나를 재빠르게 사선으로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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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의 대검과 정면에서 맞붙으면 지는 걸 모른다고 간주한 상대는 공격을 끝까지 이어나갔고, 그 안일한 판단은 겨우 내 어깨를 얕게 베어내는데 성공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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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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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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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가 틀어진 대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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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어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버린 기사에게 더욱 깊숙이 파고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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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서로의 속눈썹까지 확인할 수 있을 지근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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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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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아보나는 공간장악력과 회전이 자유로운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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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반바퀴 회전한 세검의 폼멜(칼자루 끝)이 기사의 명치를 가격했고, 곧바로 그의 멱살을 붙잡아 바로 옆 낭떠러지로 밀쳐내며 작별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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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이이이이바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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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은 안 싸워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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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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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년도른년미친년도른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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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달려드는 저 녀석도 지독하네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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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번을 떨어뜨리는 노네임이 더 지독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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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한번이라도 섞어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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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그저 정당한 결투를 펼치고 싶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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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drhkd: 낙사시키지 말고 일대일로 제대로 싸워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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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당했던 것처럼 허튼 수작을 부리지 못하도록 조심스럽게 접근했는데도 사제는 자리에서 한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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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 그것도 제대로 된 무시에 기사는 검을 짧게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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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처럼 맞서기를 포기한 사제가 쏙쏙 피해내지만, 기사는 틈새도 주지 않고 곧장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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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공격을 펼치는 실수는 범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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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째인지도 모르는 짧은 검격을 휘둘러 보지만 곧장 패링을 성공해내는 사제에 경이로움을 느낄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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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여기네. 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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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어어어어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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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옆으로 슬쩍 뺀 사제가 세검을 크게 횡으로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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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다져진 남성의 본능이 대검을 세로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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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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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이에게는 기이하고 충만한 만족감을 선사해주는 패링 성공을 알리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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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가 저 멀리 날아가 맞은편 벽에 부딪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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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성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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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기사의 발밑에는 지탱할 바닥이 존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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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두 번째 낙사판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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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진짜 좆같이 한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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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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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을 잡는 능력이 예사롭지 않은 유저였다. 이번에는 자기객관화를 확실히 한 기사가 도리어 검을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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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을 포기하고 박투술로 가려는 속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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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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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왜왜왜왜왜왜왜왜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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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몸이 붕 떠 하늘이 땅이 되고 땅이 하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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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중한 몸집의 캐릭터가 이리도 쉽게 들릴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 채 그녀에게 계속하여 도전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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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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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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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를 못 알아듣나? 굿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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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흐부아르(Au revo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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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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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사 판정만 일곱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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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게임의 승패는 관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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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우는 건 둘째치고 이 여성은 아예 검을 섞어줄 의향조차 없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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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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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시작 10분만에 나온 스탯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 잔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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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여성은 그간에 킬을 주워먹기라도 했는지 10킬 이상을 기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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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끝까지 집을 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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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녀가 아이템을 사고 스탯을 올렸더라면 성벽을 뚫는 것을 포기하고 우회로를 통해 거점을 공략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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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통로는 남성의 자존심을 시험하는 곳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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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잘가라는 말을 다개국어로 알고 싶은 것이 아니란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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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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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너무 흥분하니 머리가 차갑게 식어가는 기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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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여성에게 걸어온 기사는 대검을 하늘 높이 들어올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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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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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발밑에 막중한 질량을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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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깊숙이 박힌 대검은 굳센 성벽의 바닥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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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을 가다듬은 기사는 왼손으로 검의 손잡이를, 오른손은 자신의 심장 부근에 위치하여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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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라고? 아니 난 또 여기로 돌아올건데? 너를 여기서 물리칠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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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7번이나 죽은 마당에 기사는 이미 이 게임에 쓸모가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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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분을 성장에만 몰두한다고 해도 게임이 끝날 때까지 쓸모없는 존재로 남을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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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는 월드 오브 아르세리아에서 수많은 승리와 패배를 경험해본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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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을 지더라도 마지막 싸움에서 이기는 자가 언제나 달콤한 역전승의 과실을 취할 수 있으리라는 사실을 수많은 경험이 알려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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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대로 포기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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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7번 낙사하면서 피어오른 분노는 쉽사리 꺼질 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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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몇 번을 더 떨어져 죽든 이 자식이 검을 제대로 휘두르게 만들어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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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짐한 기사는 투구까지 바닥에 내던져버리고 대검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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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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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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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검을 앞으로 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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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중심을 낮추고 단단히 바닥에 고정시킨 뒷발에 의해 흙이 조금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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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이제야 제대로 싸워주네 시이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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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자세가 잡혔잖아. 그래서 그런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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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가 마음가짐을 뜻한 거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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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레벨업을 통해 힐러의 체력과 공격력이 기사 수준으로 올라간 실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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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말로 가장 대등한 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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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연한 의지를 다진 기사는 숨을 입에 잔뜩 머금고 눈에 핏발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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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검수가 휘두른 칼날이 교차하고, 충돌하며 매서운 파상음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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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만큼은 그 어느쪽도 부러지거나 튕겨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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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우측 허벅지를 꿰뚫으려는 일격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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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좌측 상반신을 가르려는 대검이 방향을 잃고 튕겨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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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몸쪽으로 회수된 서로의 검이 재빠르게 다음 동작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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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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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정중앙에서 두 검이 맞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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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에서 마치 불똥이 튀는 듯한 기세로 서로를 잡아먹으려는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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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고를 수도, 눈을 깜빡일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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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각각 급격하게 변하는 전황, 모든 신경이 서로에게 쏠린 절정으로 치닫는 전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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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검을 섞고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니 비로소 기사는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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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모든 동작이 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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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는 기사의 대검보다 사제쪽의 한손검이 훨씬 빨랐을 터였는데, 지독하리만치 끈질긴 여성은 함부로 팔을 뻗어오지 않았다. 스스로 무너지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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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격전 내내 참았던 숨을 전부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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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 하핳... 아아아아! 월오아 개재밌다 진심! 그래 이 맛에 내가 못 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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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웃음소리를 듣는 나메는 여전히 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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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가 진각을 밟으며 대검을 급하게 회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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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승부가 통할 것이라는 건 오판, 하지만 여성은 육탄전 경험마저도 출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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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상대의 헛패링을 유도하여 검을 몸에서 떨어뜨리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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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동공이 자신의 팔과 어깨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는 것을 확인함과 동시에 기사의 몸이 자라처럼 웅크렸다가 팔을 크게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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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강공격. 사제에게는 한 대만 스쳐도 골로 가버릴 수 있는 절명기나 다름 없겠지만 이 겁 없는 여성은 이전처럼 패링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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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으로 가장 마지막 순간에 공격을 캔슬하여 주도권을 잡으려던 기사의 눈이 이내 당혹감으로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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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지를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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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기대와는 달리 사제는 그 어떤 액션도 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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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자신이 마음을 바꿔 대검을 그대로 내질렀다면 저 아리따운 여인의 목을 취할 수 있었을 터였는데 그녀는 미동 하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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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여기까지 읽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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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리 머릿속 시뮬레이션으로 수차례 각인되어버린 플랜은 취소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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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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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공격의 자발적인 취소로 대검이 허공을 거닐자, 곧바로 날카로운 스키아보나가 화살처럼 쏘아져 기사의 복부를 잔혹하게 찢어발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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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왈칵 토해낸 기사가 무릎을 꿇고, 두 팔로 땅을 내짚더니, 최후에는 딱딱하고 차가운 벽돌 위에 머리를 찧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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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심장이 격하게 뛰었지만 이는 높은 곳에서 떨어졌기 때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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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치열하고도 만족스러운 전투를 또 해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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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핳 너 줜나 잘하네. 또 올 거니까 여기서 딱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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