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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마법을 만들어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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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타샤의 선언에 마시던 물을 뿜어낸 히아센이 연신 목을 콜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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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 세상에는 되는 게 있고 안 되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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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안 된다고 생각해? 내가 이루어낸 게 얼마나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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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샤가 팔을 뻗어 책상에 난잡하게 펼쳐진 스크롤을 한데 끌어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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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다 큰 두루마리를 안고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에 히아센이 히죽 웃으면서 그녀의 짐을 덜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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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마법을 만들어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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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과 접목한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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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검술이라면 이미 많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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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에 불이나 얼음이 나가는 건 마검술이 아니야! 그건 그냥 검으로 마법을 쓰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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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오빠는 에샤의 생각을 잘 모르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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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이나 검술에 재능이 없어도, 배우려는 노력만 한다면 누구나 쓸 수 있는 그런 마법을 만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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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그 재능이 없다는 건 날 말하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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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맨날 마법으로는 제이드한테, 검술로는 페이란한테 깨지고 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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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형님들이 나보다 배운 기간이 훨씬 기니까...! 재능은 훨씬 내가 위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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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변명하면 추해보이는 거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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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이 서적들도 다 그 마법을 위해 도서관에서 빌려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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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아센이 서적에 묻은 먼지를 탈탈 털어내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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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과는 하등 연관 없어 보이는 진자의 운동이나 건축물의 재료에 대해 기술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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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샤가 미간을 확 좁히며 서적을 빼앗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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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신경 쓸 건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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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오빠한테 너무 쌀쌀맞게 구는 것 같다? 나 좀 서운해지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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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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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넌 검술은 더 안 배울 거야? 지금까지 운동한 게 너무 아깝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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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은 됐어. 배우는 사람이 위로 3명이나 있는데 나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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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바스티옹 후작은 우리들 중에서 네가 제일 재능이 있다고 하셨어. 솔직히 말해 나도 그 의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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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검술을 하면 넌 뭘 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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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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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짐꾼이라도 할 거야? 명색이 황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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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샤가 몸을 획 돌렸다. 그러자 품의 맨 가장자리에 있던 두루마리가 흘러 바닥에 데구르르 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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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아센이 두루마리를 들어 내용물을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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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는 금발의 소년과 소녀가 서로 등을 맞대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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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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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를 회수해간 에샤가 심술궂은 표정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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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설마 너랑 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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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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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의외라고 생각이 들어서. 나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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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제 싫어했다고 그래. 그냥 요새 네가 계속 맞고만 다니는 것 같아서 안쓰럽다면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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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쓰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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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샤는 눈을 흘겨 히아센의 몸을 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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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다리에 시퍼런 멍이 곳곳에 나 온몸이 성한 데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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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걔네들이 널 못 살게 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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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살게 군다니 그냥 대련 좀 하다가 다친 거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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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똑같이 때려본 적은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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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샤의 질문에 히아센은 쉽게 답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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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으로 가득 찬 방에서 먼저 한숨을 내쉰 것은 에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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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에 바스티옹 후작이 마지막 강의라고 2대2 대련을 주최한다 했다지? 그때까지 이 고유마도를 무조건 완성시켜서 그 자식들 얼굴을 똑같이 만들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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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나랑 팀을 맺겠다고? 밸런스가 안 맞잖아 제이드 형님은 열일곱살이고 페이란 형님은 열다섯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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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지. 그래야 얼추 맞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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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샤의 얼굴에서 장난스러운 미소가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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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바닥에 두루마리를 내려놓은 그녀는 진자 모형을 가져와 추를 허공에서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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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살 꼬마 아이들도 그네를 잘 탈 수 있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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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 그냥 앞으로 갈 때 다리를 뻗고, 뒤로 갈 때는 다리를 오므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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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샤가 몰라서 물어볼리는 없었고, 히아센은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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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말이 맞아. 그런데 이 진자라는 게 말이야. 이렇게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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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 움직임을 멈춘 쇠구슬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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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한 오러가 주기적으로 진자에 주입되더니 진자가 부르르 떨며 공중으로 치솟아 올랐다. 실이 매달려있지 않았다면 천장까지 솟구칠 기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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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적절한 진동을 주면 알아서 날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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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이 마법이랑 상관이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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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넌 똑똑해서 좋아. 말이 잘 통한다니까? 아무튼 기대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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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을 끝으로 방으로 혼자 들어가버린 에샤는 식음을 전폐한 채 몇 날 며칠을 밤을 새며 고유마도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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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초췌해진 모습으로 나타난 그녀는 대련 당일 히아센에게 간단한 도움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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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아센 제3황자는 한치의 의심 없이 그녀의 도움을 기꺼이 받아들여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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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황자와 2황자가 각각 전치 16주와 전치 20주의 내상을 입음으로써 그녀의 첫 번째 고유마도가 영원히 봉인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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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을 다루는 자가 가장 주의해야 것은 검격을 내리치는 힘도, 이를 유도하는 올바른 자세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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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낭비되는 힘이 없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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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우주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라도 에너지는 보존된다. 설령 신이 죽었다 깨어나도 이 명제만큼은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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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5의 힘으로 5만큼의 일격을 가하는 것보다 10의 힘으로 6만큼의 일격을 가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는 건, 무릇 초보 검사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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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성의 가치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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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과 사격에서 사람마다 자세가 조금씩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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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몸이 체득하기로 그 자세를 취했을 때 낭비되는 힘 없이 가장 정확하게 미션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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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멘토가 소드마스터일 수는 없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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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다양한 고민에서 탄생한 게 바로 이 ‘타격 공명’ 마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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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보조자가 초보검사라고 할 지라도 선행 시전자가 올바른 등가 진동수를 설정할 수만 있다면, 두 명이 합동하여 가하는 일격에서 낭비되는 힘은 모두 마소-에너지 등가원리에 의해 마나의 형태로 축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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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니바퀴를 파괴시키는 건 마치 그네를 타고 있는 어린 아이의 등을 밀어주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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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한번, 두 번, 그리고 수십 번이 쌓였을 때, 그네야 한 바퀴 돌아가는 게 전부겠지만 만약 그것이 체내에서 이루어지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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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파괴(疲勞破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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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의 일격을 허용하면 오러로 강화된 몸일지라도 뼈가 바스러지고, 스무 번의 일격을 허용하면 온 몸의 장기가 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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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삼십 번, 사십 번... 그리고 백 번의 진동을 한번에 터뜨렸을 때의 결과는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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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소녀는, 그리고 나는, 1서클 마법은 위력 상의 한계가 있다는 편견을 정면으로 깨부수고 싶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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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소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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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아아아아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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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마도 – 에스타샤 류 제1식(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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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ella – 200연(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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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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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머리칼의 소녀의 손에서 마침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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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al H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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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 HIT COM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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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4870 DA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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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10826/666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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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 그만 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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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40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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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막은 가야 나오는 수치네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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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나이트메어 기준이지 일반에서는 그 메피스토 피통도 50만 밖에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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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롭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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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새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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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이나 아델라나 200콤보를 어떻게 한번도 안 끊기고 하는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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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나 리듬게임 겸업 랭커인데 세자리수 콤보는 일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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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된 인간(노네임) vs 인간이 된 기계(아델라) ㄹㅇ 자강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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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ㅋㅋㅋ둘이 같은 팀이잖아 왜 싸움을 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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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같은 사진 vs 사진 같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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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야 이건 왜 둘다 칭찬처럼 들리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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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서클 마법 저거 정체가 뭐임 (진짜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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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들 알겠냐? (현 대치동 학원 조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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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들 알겠냐? (sky 이론마법학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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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ㄹㅇ? 학점 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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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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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1점대 방어율이면 킹정이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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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핵이 아니고서는 설명이 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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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게 버그도 있는 마당에 핵이라고 없을 건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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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대미지를 뽑아낸 것까지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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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게 사망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은 게 너무나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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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 크로니클의 체력 재생력이 200% 증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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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왜 이런 적들은 하나같이 생명줄이 끈질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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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억... 하으... 나 팔이 안 움직여... 힐은 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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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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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 160/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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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이 되고 안 되고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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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하게 질린 아델라의 얼굴, 초점 없는 눈, 과도할 정도로 헐떡거리는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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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그녀의 웃다가, 얼굴을 찡그리다가, 다시 정색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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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마도에서 흘러나온 파동의 힘에 영향을 받아 저절로 움직이는 안면근육을 제어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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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돼. 이제 쉬어, 넌 충분히 힘내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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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더 할 수 있다고! 조금만... 진짜 조금만 더 하면 분명 끝장낼 수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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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마나도 없어. 나머지는 내가 어떻게든 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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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HP면 어찌저찌 혼자서도 해볼 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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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하니 악마가 되다 만 찌꺼기는 발럼이나 빙의되기 전 부학장과 달리 마법 대미지에 취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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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를 극한으로 조절해서 전투 계획을 수립하려는 찰나 아델라가 내 발목을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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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윽... 흐아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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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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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떡해... 죽는 것도 무서운데... 이제 죽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게 생겼어... 나 언니가 한번이라도 더 죽어버리면 진짜 못 견딜 것 같아... 아무데도 가지 말아주라. 제발... 제발 부탁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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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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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아무런 관계도 아니잖아! 따지고 보면 언니랑 나랑은 오늘 처음 만난 사이잖아! 나같은 애한테 왜 이렇게 잘해주는 건데... 도대체 왜! 차라리 그냥 날 버리고 도망가. 도망가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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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만 칭얼대는 아델라의 겨드랑이를 붙잡고 번쩍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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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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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 세상이 너의 존재 의의를 뭐라고 하는지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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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모르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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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의 귀공자’ 발럼 베나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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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넌트 아카데미 부학장’ 진 크로니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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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인이펙트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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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의 고양이 - 아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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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黎明)의 고양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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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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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웃기지도 않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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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의 고양이’라는 칭호는 그녀의 배경 스토리에서 유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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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중에 대담한 도둑질로 수도를 헤집어놓았던 아델라는 경비대들에게 쫓기다가 여명이 밝아올 적에 감쪽같이 사라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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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붙은 별명이었지만 참으로 운명이라는 게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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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밝아오는 희미한 햇빛이 피어오를 때(黎明)가 그녀가 남은 목숨(餘命)일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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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개인적으로 여명을 좋아해. 어둠이 걷히고, 햇살이 비추면 어제와 다른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것 같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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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새며 공부할 때 맞이하는 여명은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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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면서 밤을 지샌 나를 반겨주는 여명은 특히나 희망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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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 푹 자고 나면 모든 게 달라져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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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전: 회로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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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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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오아를 실행했을 때 가장 처음 시전했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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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의 단전에서 모든 마나를 뽑아내자 그녀의 몸이 축 늘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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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 660/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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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번밖에 못 쓰겠네. 그래도 상관없다. 얼추 조건은 만족시켰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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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미안하지만,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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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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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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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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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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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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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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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잊고 있던 카메라를 향해 손을 가볍게 흔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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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 영업비밀 같은 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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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sh 알림 – 1~9번 카메라가 관리자에 의해 차단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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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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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마도 – 에스타샤 류 제2식(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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