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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노네임 방송한대서 모든 약속 깨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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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여친이랑 공원 데이트? 썸녀1랑 영화관 데이트? 썸녀2랑 모텔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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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ㅈ까고 노네임만 일편단심으로 바라볼 인싸 월붕이들은 개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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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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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 오늘 방송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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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인데 인싸면 이 시간에 갤질 안하고 아직도 모텔에서 자고 있겠지 븅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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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갤에 싸지른 글만 10000개가 넘는데 도태남이 아니고 뭐겠냐? 라고 할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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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이 뻥~ (작성자 어머니 복장 터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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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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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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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넌 내가 꼭 고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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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주 민심 테스트] [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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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갤의 영원한 고양이, 사랑스러운 아델라가 갤주감이다 -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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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자신은 대가리가 깨져 신입 스트리머 주제에 방송주기 ㅈ같이 잡아온 노네임이 갤주라고 생각한다 –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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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07 [비추천]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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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이 107인데 고닉추가 겨우 4인게 말이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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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주작 아님 내가 추천 30번 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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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주작이야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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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를 방송으로만 접해봤나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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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트메어에서 얼마나 혐성인데 시불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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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 이번에야 말로 켠왕 해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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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델라 버리면 10가능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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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경기 안 하니까 스트리머 이야기밖에 안 하네 차라리 갈드컵이 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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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낳낟낮낯낱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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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잼민잼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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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이 월오아 히든 루트의 클리어를 약속한 일요일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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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녀를 기다리는 자는 비단 월아갤의 유저들뿐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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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이 대기업이 될 자질이 충분한 이유.txt]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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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리 (평청자 16956) vs 노네임 (평청자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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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자인가? 둘 다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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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게임을 잘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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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리는 무슨 게임을 해도 브실골이 다임ㅋㅋ 그나마 월오아만 플레에 발가락만 걸쳐 놓는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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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노네임은? 이미 롤에서 8만판으로 다져진 국내 최정상급 폐인, 월오아 첫판부터 스토리 최고 난이도. 재능은 걍 프로게이머임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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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 1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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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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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리 요즘은 걍 짜증내는 것밖에 더함?ㅋㅋ 보고 있으면 괜히 기분 나빠져서 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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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노네임은 12시에는 무조건 자야하는 신데렐라 잼민이 그 자체인데 소통하자고 1시간이나 눈 비비면서 억지로 방송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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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 하품.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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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 1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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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노네임의 2승 1무. 카리리 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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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170 [비추천]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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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딴 뻘글에 추천이 왜 이렇게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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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꿀오소리 쉨 가장 먼저 달려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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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리리 초심 잃은 게 결국 터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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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은 ㅅㅂ아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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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빠꾸 판사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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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리 평균 시청자가 저렇게 많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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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텐 안에는 항상 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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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리리 컨셉 하나 잘 잡은 거 가지고 방송 ㅈ대로 해도 비호받는 거 개역겨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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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성기 때 선타기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했는데 요즘은 걍 감 다 뒤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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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 하품하는 거 개커엽농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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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도기 잘 재라 진짜로 미성년자일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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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귀엽다는 말도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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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 조기출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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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얘 왜 월오아 말고 롤하고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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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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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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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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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는 인기를 낳는다고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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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Pathos님이 22,851명을 호스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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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하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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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공 드가자~ 침공 드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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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명 ㄷㄷ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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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의 왕! 다이아의 왕! 다이아의 왕! 다이아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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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급상승 스트리머로 선정되었습니다. 1위 NoName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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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네임!노네임!노네임!노네임!노네임!노네임!노네임!노네임!노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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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난 커서 노네임이 될래요! 엄마 난 커서 노네임이 될래요! 엄마 난 커서 노네임이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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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델라 살려내! 아델라 살려내! 아델라 살려내! 아델라 살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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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 폭우, 그 어떤 자연현상을 갖다 붙여도 수식어로서 부족할만큼의 텍스트가 휘몰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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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명여명이 일제히 나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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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문자는 살아 움직이는 단백질 덩어리가, 팔이, 손이 되어 내 목을 옥죄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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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끊어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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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마의 비명을 지르고 싶은 심정을 대체하여 나온 말 한마디는 짧은 탄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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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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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지해버리기 전에 손이 재빠르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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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이 송출되는 카메라를 꺼버리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목소리의 뒤에 숨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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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서큘레이션 (Cover – 카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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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86만회 · 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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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송 드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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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히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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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링~ 어서오소리! 카리링~ 어서오소리! 카리링~ 어서오소리! 카리링~ 어서오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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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다보면 정겹네요 이게 미운정이라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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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리의요술봉’님이 100,000원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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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리 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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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이 들어왔지만 대답을 해줄 수 없었다. 입이 열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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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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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m’님이 30,000원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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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다 페이소스가 삥땅친 치킨값 대신 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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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감사해요. 형식적인 인사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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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항 속 물고기처럼 입을 뻐끔거려보지만 성대를 쥐어짜도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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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새까맣게 타버릴 것만 같은 상황 속에서 간신히 떠올린 것은 ‘방송종료’ 버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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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도 필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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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짓 한번이면 여기 2만 5천명의 사람들을 우주로 내보낼 수 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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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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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살가죽을 갈라 내 심장을 두 손으로 쥐어 짜낸 것처럼 가슴이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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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텍스트조차 보이지 않았다. 시야가 칠흑으로 뒤덮였다. 눈을 감지도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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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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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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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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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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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에서 피어오른 화마가 안구부터 불태웠기 때문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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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가 타들어가는 냄새가 이렇게나 진동하는데도 불구하고 온몸에 오한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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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소스’님이 300,000원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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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뭘 삥땅쳤다고 그래? 어떻게 제 변변찮은 선물이 마음에 드시나요? 물론 치킨값도 잊지 않고 챙겨왔습니다! 앞으로도 방송 열심히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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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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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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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느끼는 모든 것들이 무서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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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해가 뭔지 모릅니다. 제가 유일하게 본 빛은 꺼지기 직전의 LED 전등이 전부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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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는 해가 지는 이유도,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이유도, 쌀쌀함을 느껴 피부에 오소소 닭살이 돋는 이유도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무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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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아가 저의 어머니라는 사실도 그녀가 털어놓기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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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녀가 제 어머니가 아니라면 무엇을 위해 밤마다 숨을 죽이며 울고, 머리를 쥐어뜯고, 그럼에도 제가 잠에서 깨지 않도록 떨리는 손으로 등을 토닥여주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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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사료하는 것이 마땅한 이치(理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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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겐 장난감이 필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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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물의 이치를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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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모양의 플라스틱 조각이 별모양의 구멍에만 들어가는 이유도 뻔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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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의 힘으로는 플라스틱 간의 전자기적 반발력을 이겨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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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단어가 의미하는 바가 처음에는 뭔지 몰라도, 누가 강제로 머리에 못을 박아 넣은 것처럼 단숨에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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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힘, 플라스틱, 반발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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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런 걸 알고 싶은 게 아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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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엄마는 저랑 함께할 수 없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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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이라도 그녀에게 달려가서 안기고 싶었습니다. 저보다 한참이나 큰 여성의 품에 머리를 박고 쉴 새 없이 눈물을 터뜨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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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무서워요. 내 몸이 왜 이래요? 도대체 이게 무슨 기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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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치는 저를 가만 놓아두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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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설아가 받을 상처만 늘어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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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고 영악한 나메는 양의 탈을 쓴 늑대처럼 순진한 얼굴을 지어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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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몸이 왜 이런지도 사실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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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에서도 이미 똑같은 경험을 한번 해보았기에 이를 재차 받아들이는 건 어렵지도 않은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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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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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진정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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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명령은 뇌에서 이루어지는 거라고 ‘알았는데’, 왜 심장 혼자서 반기를 들고 명령을 거역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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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사람들이 감정은 심장에 담겨있다고 착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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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참고, 인내하라는 명령에 거역하고, 제 심장은 빠져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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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심장이 이대로 폭주해서 터져버렸으면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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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른이 되는 게 무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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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또 참아도, 계속 참아야만 하는 게 어른의 ‘이치’라면 저는 어른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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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말은 알아듣지 못하지만 누가 봐도 저를 욕하는 사람들을 애써 무시하고, 게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을 꾹 참아내고 쳇바퀴 굴러가듯 똑같은 반복 퀘스트만 해내는 게 저의 과업입니다. 목적입니다. 생의 도리이자 이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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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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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내던지고 죽어버리고 싶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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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날에 저는 저를 위해 살아주는 황녀님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그렇게 철인 같을 수 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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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녀처럼 수차례의 끔찍한 죽음을 경험, 아니 상상해보는 것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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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뜯겨나가고, 온몸이 불태워지고, 가장 사랑하는 친우의 손에 목숨을 잃는 비극을 경험하고서도 그녀는 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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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대답은 실로 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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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너도 살고 싶어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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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그녀는 저의 감정 하나하나까지도 모두 알고, 이해하고, 공감해주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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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스스로 어른임을 내세워서, 아이였던 저를 나무라지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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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했던 심경이 바스라 없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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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저의 심장을 갈취하려는 모든 전장의 여행자들에게 똑같이 선언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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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나도 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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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동안 제가 모든 욕구를 통제당하는 하나의 목각인형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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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는, 오로지 ‘저’만을 위해 싸워주고, 화내주고, 때로는 같이 울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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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저는 욕구가 있는 존재에요,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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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고, 먹고 싶고, 어울리고 싶고, 꿈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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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황녀님과 여기서 탈출한다면 무엇을 할까 다양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잠에 빠져들곤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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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황녀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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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을 목표로 한 나는 점차 지쳐갔고, 영양소를 공급받지 못해 쪼그라들대로 쪼그라든 뇌는 ‘탈출’이라는 목적 외에는 모두 잊어버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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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본능에 각인된 두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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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을 죽었든 간에 죽음에 대한 공포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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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목을 옥죄어오는 잔고는, 나를 화형대에 매단 민중들과 본질적으로 다를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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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 흐끄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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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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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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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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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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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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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웠...어요... 제가 살아온 모든 날들이...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내가 또 잘못한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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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실수에도 극심한 두려움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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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심판하는 2만 명의 관중 중에 하나라도 나에게 X표를 던지면 그 자리에서 참수 당해버릴 것 같은 피해망상을 지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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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찾아오는 강렬하고 극심한 공포를 떨쳐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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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무서워요... 여러분 모두가... 보고만 있어도 너무 무서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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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터넷 방송도 내 적성에는 전혀 맞지 않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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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돈을 쉽게 벌 방법이 인방밖에 없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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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소스 책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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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임 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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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를 울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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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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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대일 질 수도 있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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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 개오짐 그렇게 안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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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단편적인 사고에 빠졌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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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소스’님이 100,000원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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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저기... 괜찮으신가요? 제가 주제넘은 행동을 해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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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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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언제나 알고 있었다. 항상 자각하지 못했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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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연해지는 채팅창에 마음도 덩달아 잔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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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채팅창 위로 눈길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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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거시 오브 레전드 – 온기가 그리운 사람(채팅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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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시간 - 0:4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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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수 – 25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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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사람의 악의에 데이고 데였어도, 한겨울에 모닥불 없이 밤을 넘길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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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악의를 맞닥뜨리는 공포 그 이상으로, 사람들의 온기가 사무치도록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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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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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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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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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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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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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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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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봐라. 되도 않는 위로를 위로랍시고 하지 않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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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지만 덕분에 머리가 하얘지고, 가슴이 뭉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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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튀어나오려는 걸 가까스로 참고, 목소리를 조금 가다듬고, 진정된 목소리로 호소했다.
|
||
|
||
“저는...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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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만 오천명의 시청자가 내가 말을 잇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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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내가 무얼 말하려 하면 일단 끊고 보는 황실의 대신들과는 참 대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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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인간들이 정말 싫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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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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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간은 싹 다 뒤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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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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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싫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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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그런갑다 해 토달지마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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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구 사람한테 데인 경험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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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오랫동안... 정말 오랫동안 저는 혼자였어요. 혼자가 되고 싶은 게 아니었는데... 살다 보니까 혼자가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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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마찬가지야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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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단칸방에서 지금 방송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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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뼈맞은 2만 롤붕이들 오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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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7년간 게임만 했던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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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애초에 히키코모리 아니면 그렇게 하지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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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짠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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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 때 학폭 당해서 3년 동안 방에만 틀어박혔는데 이해가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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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방송을 시작한 이유. 뻔하겠지만 당연히 돈이 필요해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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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시작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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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여러분들의 온기가 좋았어요. 제가 마법을 알려드릴 때 여러분들이 짓는 멍청한 표정부터, 마스터를 찍었을 때 보내주는 환호, 아델라를 가여워하는 따뜻한 마음씨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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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 피우는 것을 멈출 수 없는 한 소녀의 이야기처럼, 계속해서 온기를 느끼기 위해 마법을 남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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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인정하기로 했어요. 솔직해질게요. 관심을 받는 게 좋아요.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워요. 보잘것없는 저를 띄워주는 수많은 분을 계속 만나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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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돈을 벌기 위해서라는 건 곁가지 이유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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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대사, 나의 행동, 나의 습관 하나하나에 주목해주는 사람들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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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런 이유라도 붙이지 않으면 결국 금방 나가떨어질 것만 같았기에, 언제나 변명거리를 준비해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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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력공사에서 ■■■님께 청구서를 발송하였습니다. 결제기한 내 납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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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목적: 완드류 중위서클(5) -Alchemist- 마법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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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금액: 12,385,021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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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기한: 2051/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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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 내역에 대한 문의는 청구업체로 연락바랍니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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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시나요? 여러분들을 오래 보고 싶어서 일부러 빚을 지면서까지 무리해서 마법을 썼어요. 천만, 아니 이제 이천만원. 무조건 방송을 해서 갚을 수밖에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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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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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이야기가 이상하게 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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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노빠꾸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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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이건 미친년이잖아!!!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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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슨 마법을 쓰면 그렇게나 많이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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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모든 빚을 갚기 전까지 방송을 그만두지 않을 거예요. 여러분들의 시간과 돈을 착취하고 갈취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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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질 트롤러 노네임은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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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여러분들도 저를 마음껏 이용해주세요. 저를 오락거리로 쓰든, 대리만족으로 쓰든 간에 모두 좋으니까... 제 곁에 끝까지 남아 있어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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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산초고성능미소녀AI’님이 30,000원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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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참에 방제도 바꿔서 육수들 함 거하게 뽑아내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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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플레이하는 게임이 바뀌는만큼 방제도 바꾸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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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정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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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솔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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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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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아르세리아 – 마나 살 돈 없어서 인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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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시간 - 0:5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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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 수 – 25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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