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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연: 정만호, 너 막내 탈출했다고 아주 신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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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호: 아니, 그런 게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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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연의 길드장 정태연. 그녀의 지적에 정만호는 바로 수그리는 이모티콘을 하나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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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을 보니 웃음이 나왔다. 그때, 또 새로운 사람이 대화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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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철: 신입 분, 환영합니다. 헌터 협회장 박상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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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철.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 헌터 협회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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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철: 그런데 이름이 독특하시네요? 저희 톡방은 실명 사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그게 실명은 아니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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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말투 속에 숨겨진 압박감이 느껴졌다. 왜 규칙을 따르지 않느냐는 무언의 추궁. 여러모로 능글맞은 뱀 같은 사람이라는 인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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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뭐라고 대답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구원투수가 등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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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호: 제가 보증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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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일의 S급 김수호였다. 그의 짧은 한마디에 시끄럽던 채팅방이 순간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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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호: 국가 기밀에 준하는 임무 중이라, 당분간은 자세한 신상 노출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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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철: (…채팅 입력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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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호: 이곳의 정보가 임무 수행에 필수적이라고 판단하여 제가 특별히 요청한 인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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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호: 협회장님께서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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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기밀. 진부하지만 무적의 치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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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임무인지, 이 톡방의 어떤 정보가 필요한 것인지. 따지려면 따질 수 있는 꼬투리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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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하필 그것이 S급 헌터의 입에서 나왔기 때문에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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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철: 하하, 김수호 씨가 보증하는 분이라면야 이야기가 다르죠. 제가 괜한 질문을 드렸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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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장은 금세 태도를 바꿨다. 그러나 나는 그가 속으로는 전혀 납득하지 않고 있음을 느꼈다. 여러모로 음흉하고 만만치 않아 보이는 상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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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용히 관망하던 다른 사람들도 슬쩍 한 마디씩 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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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연: 난 저게 누군지 알 것 같은데? 내가 생각하는 사람이 맞다면 국가 기밀이어도 이상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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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래: 맞아, 굉장히 재밌는 사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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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아무리 봐도 나인걸 확신하는 모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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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바로 아는 척을 하다니? 참을성이라곤 없는 마법사 두 명을 보니까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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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순간, 정말 예상치 못한 사람이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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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하: …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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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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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한마디에 채팅방이 갑자기 난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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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철: 신세하 님, 굉장히 오랜만이네요? 항상 대답이 없으셔서 나가신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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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 이 분이 말하시는 거 1년 만에 처음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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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내 정체보다 신세하가 말을 했다는 사실에 더욱 주목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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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하는 그 말만 하고 곧바로 다시 잠수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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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 갤러리와는 너무 다른 그 모습에 나도 얼떨떨하고 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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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현: 다들 저렇게 말할 정도면 보통 분이 아니신가 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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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진: 혹시 나중에 저희 길드로 오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저흰 100억까지 일시불로 지급해 드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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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철: 하하, 여기서 그런 구체적 액수 언급 금지인 거 아시죠? 이러시면 아주 곤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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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진: 죄송합니다. 협회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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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철: 하지만 저도 관심이 가는군요. 나중에 꼭 연락 한번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협회에는 늘 인재가 부족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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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철: 이 정도는, 국가 기밀이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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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채팅방은 나를 영입하려는 길드들의 제안으로 도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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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개인톡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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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모든 메시지를 눈으로 훑어보다가, 짧게 한마디를 입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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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바다에 빠진 타이거: 당분간은 생각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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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단호한 거절에 채팅방은 다시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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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역시 실명 단톡방은 너무 힘들고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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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피곤함을 느낀 나는 채팅방 앱을 잠시 꺼두고, 이번에는 두 번째 링크였던 웹사이트 주소를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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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헌터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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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피식 웃으며 게시판에 접속했다. 그러자 수많은 글 목록이 눈앞에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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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ㅇㄱㅎ 진짜 개꼰대 새끼 ㄹㅇ 선 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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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울팟 힐러로 들어갔는데 질문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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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 군인데 월급 너무 짜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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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훨씬 더 자유분방하고 글 리젠도 활발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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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니 A급 헌터들뿐만 아니라, 그들의 파티원들까지 활동하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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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인구수도 제법 많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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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불만과 뒷담화, 그리고 정보 교류가 뒤섞인 혼돈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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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흥미롭게 글들을 스크롤하며 내려갔다. 그러다 익숙한 말투의 글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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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새로 온 A급 진짜 대단한 사람이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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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ㅇㅇ(1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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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난 누군지 안다에요. 앞으로 잘 지켜보는 게 좋다에요. 금방 다른 사람들 다 따잇 할 거다에요. 긴장해라에요. 특히 박상철 너 조심해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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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정도면 누가 썻는지 바로 보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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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방에서는 한마디만 하고 사라지더니, 여기서는 이런 글을 쓰고 있었다. 그녀의 글에 다른 사람들의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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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1: 다들 알겠지? 내 뉴비니까 상회입찰 하지 마라. 경고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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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2: 그게 왜 네 거야? 얼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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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ㅇㅇ3: 굳이 따지자면 처음 발견한 사람 거라고 해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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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왜 이렇게 익숙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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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헛웃음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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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여기도 늘 보던 사람 사는 동네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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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는 곳이 탑이든, 현실이든, A급 헌터들의 커뮤니티든, 사람 사는 모습은 다 거기서 거기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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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왠지 모를 편안함을 느끼며 익숙하게 게시판의 글들을 하나하나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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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 28층(EXTREME)에 진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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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27층의 무너진 수직 도시와는 전혀 다른 풍경. 이번에는 명백한 건물 내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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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공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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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주위를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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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기름 냄새와 쇠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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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작은 내가 겨우 서 있을 수 있는 좁은 공간. 온갖 기계 설비들이 가득 들어차있어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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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 천장이 왜 이렇게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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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기묘한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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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에서는 시뻘건 열기를 내뿜는 거대한 중세식 화로와 모루가 자리 잡고 있었지만, 그 옆에서는 정체불명의 동력으로 움직이는 컨베이어 벨트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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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간과 공장. 중세와 현대가 기괴하게 뒤섞인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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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것은 살아있는 생명체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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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벅. 터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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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탁한 발소리와 함께 거대한 강철 골렘들이 정해진 동선을 따라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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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렘들은 컨베이어 벨트 위의 빈 박스를 옮기거나, 화로에 연료를 쏟아부었다. 다른 한쪽에서는 기계 장치들이 쉴 새 없이 망치질을 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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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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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들의 망치 아래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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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니 골렘들이 옮기는 박스도 텅 비어있었다. 그들은 텅 빈 상자의 내용물을 비우는 의미 없는 행동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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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것처럼, 허공에 끝없는 노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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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들의 움직임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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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이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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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가까운 곳에서 허공에 망치질을 하던 기계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리고 붉은 센서등이 켜지며, 그 기계의 머리가 나를 향해 천천히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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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신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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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기기긱…. 끼기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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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내부의 모든 골렘과 기계들이 일제히 하던 동작을 멈췄다. 수십 개의 붉은 눈이 일제히 나를 향했다.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전투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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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컨셉인지는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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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문제는 적의 수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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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너무 좁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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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웜을 소환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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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처리해야 가장 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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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잠시 고민에 빠져 있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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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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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잡아당기는 감촉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내 어깨에 서있는 초호기가 내 머리카락을 붙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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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이 내 눈을 올려다보며 자신의 가슴을 통통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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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의도가 너무나도 선명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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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게 맡겨달라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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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의 정수를 먹은 이후, 녀석과의 의사소통은 한층 더 원활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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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는 지렁이만 활약했으니, 선배인 네가 모범을 보여주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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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잡아당기는 초호기에게서 강력한 의지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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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 어이가 없어서. 나는 헛웃음을 지었다. 귀여운 녀석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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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경쟁자가 생겨야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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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어, 알았어. 이번엔 네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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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녀석의 머리에 씌워진 안전모를 툭툭 건드려주었다. 초호기가 이리저리 몸을 비트는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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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는 힘들겠지? 지원군도 붙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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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손을 뻗었다. 바닥이 내 의지에 따라 모래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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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이어 내 주변으로 열 기의 모래 분신들이 솟아올랐다. 초호기와는 달리 투박하고 기능에만 충실한 형태를 갖추고 있는 양산형 분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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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우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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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육중한 몸을 이끌고 땅을 울리며 다가오는 골렘들과, 변형을 시작하더니 몸체에서 날카로운 칼날과 포신을 드러내는 기계 장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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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격도 키워주고, 무기도 만들어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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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초호기를 바라보며 손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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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모래가 초호기의 몸에 달라붙어, 순식간에 크기를 키웠다. 나보다도 살짝 큰 키가 된 초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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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에게 어울리면서도 저 강철들을 꿰뚫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필요했다. 내 머릿속에 곧 하나의 창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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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뻗어 바닥에서 모래를 끌어올렸다. 모래는 내 손 안에서 뭉쳐지며 길고 날렵한 창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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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물을 아낌없이 쏟아 넣어 만든 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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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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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이 오묘하게 섞인 아름다운 창이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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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호기는 두 손으로 공손하게 창을 받아 들었다. 제 몸만 한 창이었지만, 별로 불편하게 여기지는 않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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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윽고 다른 분신들에게도 커다란 방패를 하나씩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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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돌격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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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명령과 함께, 양산형 모래 분신들이 먼저 앞으로 달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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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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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어 벨트와 테이블들이 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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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렘들이 휘두르는 주먹과 기계들이 쏘아낸 포탄이 모래 방패 위로 쏟아졌다. 방패에 금이가고 분신들의 몸체가 터져 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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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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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패 역할을 하는 분신들 사이의 틈으로, 그림자 하나가 튀어 나갔다. 초호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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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석의 움직임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날렵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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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호기가 가장 가까운 기계의 관절부를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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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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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창날이 장갑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힘줄 역할을 하던 동력선을 끊어버렸다. 거대한 기계가 고개를 푹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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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만족스러운 미소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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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의 정수는 단순히 여분의 목숨만 준 것이 아니다. 사고 능력과 전투 지능도 한 단계 진화시킨 것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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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 분신들이 적의 공격을 받아내며 시선을 끄는 동안, 녀석은 그 사이사이를 누비며 적들을 하나씩 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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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전장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공장 바닥에 쌓여가는 쓰러진 골렘과 파괴된 기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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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팔짱을 낀 채 초호기의 활약을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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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훨씬 더 볼만한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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