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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남쪽 마계의 최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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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세계도 여러 나라로 나뉘어 있듯, 마계 역시 과거에는 통일되지 않고 나뉘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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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환경 탓에 마족들도 살아가기 힘들다는 외곽 지역인 외마계와, 마족 대부분이 거주하고 있는 내마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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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마계는 한 번 더 동서남북으로 나뉘어, 지역마다 그 일대를 지배하고 있는 마왕이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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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마계에는 동쪽의 마왕, 서쪽 마계에는 서쪽의 마왕. 마계에는 총 네 명의 마왕이 균형을 유지하며 대립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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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의 좌에 앉기 위한 자격은 오직 하나, 다른 마족을 짓누를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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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지역의 마왕은 곧 그 지역의 최강자였으며, 최강이 아니게 된 마왕은 다른 강자에 의해 자리에서 내려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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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의 법칙에 의해 반복되는 쇠락과 부흥, 수많은 도전 속에서 마왕이 교체된 것이 그야말로 수십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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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이고 바뀐 왕좌의 주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들이 바로, ‘원색’을 가진 마족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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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족들마다 타고나는 고유한 마력의 색깔, 그중에서 가장 순수한 색을 가진 이들에게 부여되는 원색의 칭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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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색의 마족들은 역대 마왕 중에서 누구보다 마왕의 좌를 오래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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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원색의 마족에게서 왕좌를 빼앗을 수 있었던 것은 같은 원색의 보유자, 즉 그 마족의 혈연이 대부분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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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마왕이 20대째를 넘어섰을 시점엔, 동서남북의 마왕 모두가 원색의 마족으로만 채워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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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원색을 타고나는 것이야말로 마왕의 자격, 그런 인식이 마족들 사이에 박힌 후로 수백 년이 흘렀을 때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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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환경으로 누구도 살 수 없다던 외마계에서 나타난 한 마족이, 각 지역의 마왕을 차례차례 격파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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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마력의 색 따위는 힘을 정하지 않는다는 듯이, 그 마족이 가진 마력의 빛은 회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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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게 봐줘도 원색이라 칭하기 힘든 어중간한 회색, 창고 구석에 쌓인 먼지 내지는 아무렇게나 섞인 물감의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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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은 최강이라 여겨지던 원색의 마왕들을 모조리 무릎 꿇리고, 동서남북으로 나뉘었던 마계를 홀로 통일시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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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통일 마왕이자, 역대 최강의 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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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의 마왕이 가장 처음 한 일은, 온 마계에 강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던 원색 마족들의 뿌리를 뽑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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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은 정체 모를 마법으로 색을 가진 마족들에게서 힘의 정수를 뽑아내고, 그들에게 제약을 걸어 자신의 종으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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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의 정수라는 알 수 없는 것을 빼앗긴 원색의 마족들은 더는 예전만큼 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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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의 전대 마왕들은 정수를 빼앗긴 후에도 힘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회색의 마왕은 그들을 가만두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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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전대의 마왕들을 힘으로 복속시키고, 그들을 한낱 문지기로 격하시켜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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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고작 문지기 따위가 14층의 보스인 마족 백작보다 강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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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왜 14층의 보스가 마왕이 아니라 문지기보다 약한 마족 백작인가. 회색의 마왕은 대체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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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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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크롤이 멈춘 것을 확인하고 혼잣말했다. 게시글의 마지막 줄에는 ‘다음 편에 계속’ 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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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참, 절단신공이 아주 기가 막히다. 드라마나 소설 하나 쓰면 아주 대성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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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툴툴거리며 다음 편을 검색했다. 그런데 작성자의 이름으로 아무리 검색해봐도, 다음 편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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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씨발새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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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족보다 더한 새끼가, 1편만 싸질러놓고 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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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게도 영영 나오지 않을 2편을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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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글의 작성자는 14층의 배경을 파본 도전자 중 하나일 뿐이지, 딱히 창작자가 아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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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층의 배경을 조사한 도전자는 그 밖에도 있었고, 그런 이들의 글과 댓글을 뒤지다 보니 금세 다음 내용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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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색의 마족들로부터 힘의 정수를 빼앗아 간 존재, 이 14층의 최강 몬스터인 문지기보다 압도적으로 강한 회색 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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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4층은 그 마왕이 모종의 이유로 쓰러져서 모습을 감춘 상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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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이유라는 것이 상당히 골때렸다. 이 14층의 배경도 다른 층의 배경과 연결되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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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공학이 극도로 발전한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46층, 그곳의 보스가 바로 회색의 마왕- 그 영혼이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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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층의 어떤 퀘스트에서 등장하는 사교도가 실행한 소환 의식이 성공해, 마왕의 영혼이 소환되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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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마왕이 쓰러졌다는 건 영혼만 다른 세계로 소환되어서 몸만 남아버린 상황이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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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어이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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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기가 마력량에 비해 약한 이유는 힘의 정수라는 게 뽑혔기 때문이고, 그걸 뽑아간 건 회색 마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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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회색 마왕은 힘의 정수를 잃지 않은 문지기- 그 막대한 마력을 온전히 활용하는 마족들보다 훨씬 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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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강하다는 설정이 잔뜩 붙었으니, 히든 보스로 회색 마왕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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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영혼이 다른 세계에 소환돼? 남은 건 빈껍데기 몸뚱어리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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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가는 키워드가 여럿 있긴 하지만, 실망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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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층에서 전투적인 면으로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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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세 번째 관문의 정공법은 거대한 블록으로 만들어진 퍼즐을 푸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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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의 해법은 커뮤니티에 상세하게 나와 있지만, 여태껏 그랬듯이 나는 그딴 일을 할 생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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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라, 이곳을 지나가려면 네놈의 지혜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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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그래, 난 무식하니까 내 방식으로 지나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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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롭지 못한 자는 이곳을 통과할 수 없다.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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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벤토리에서 큼지막한 망치를 꺼내, 녹색의 마족이 들이민 거대 블록을 박살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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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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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조각난 블록이 후두두 떨어지자, 녹색 마족은 곧바로 전투태세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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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봤던 붉은 마족은 육탄전 위주의 근접 전투형, 그다음으로 본 푸른 마족은 마법을 난사하는 원거리 공격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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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겹치는 부분이 없도록 배치된 건지, 두 쌍의 날개를 펼친 녹색 마족의 주 무기는 속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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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훙훙훙훙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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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를 펼치고 내 주변을 고속 비행으로 맴돌았다. 그 여파로 발생하는 충격파만 해도 심상찮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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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면에서는 기믹을 풀지 않은 13층의 보스와 비슷한 정도. 층수에 비하면 엄청나게 빠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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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층 보스와 차이점이 있다면, 이놈은 뛰는 게 아니라 아예 날아다니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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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중의 움직임도 별 제약 없이 매우 자유로워 보이니, 나 같은 근접 전사 타입에겐 무척 불리한 상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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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거리 공격은 어떻게든 대처할 수 있지만, 공중전은 비행 능력이 없는 한 마땅히 대처할 방법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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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렇게 붕붕 날아서 뭐 어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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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녹색 마족은 붕붕 날아다니기만 할 뿐, 뭔가 공격을 시도하려는 낌새가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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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중전이 약점이라고는 하지만, 그건 상대방이 공중에서 일방적으로 공격할 수 있을 때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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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비행과 원거리 공격 수단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성립한다는 거다. 이놈은 그런 게 없어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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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통을 끊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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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녹색 마족이 소리치며 급하게 속도를 높였다. 설마 저 속도로 들이받으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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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런 식으로 공격하려면 최소한 숨통을 끊니 어쩌니 하면서 타이밍을 알려주면 안 되는 거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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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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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곧바로 타이밍을 맞춰 스킬을 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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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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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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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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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속력으로 내 몸에 들이받은 녹색 마족의 몸뚱이가 박살 나며, 육편을 흩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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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통박치기를 하려면 자신과 상대 중 어느 쪽이 더 단단한지는 알고 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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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허억……말도 안 된다,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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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에 부딪힌 계란 꼴이 된 녹색 마족이 부들거렸다. 그래도 간신히 숨은 붙어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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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우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놈의 이마에서 뿔이 돋아났다. 뿔의 개수는 이번에도 여섯, 푸른 마족과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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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첫 번째로 만났던 붉은 마족이 가장 강한 놈이었던 것 같다. 그놈도 한 방감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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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이구나, 남쪽 마계의 26대 마왕인 이 로투랑이 뿔을 꺼내게 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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봤으면 알겠지만, 나는 아직 아무것도 안 했다. 저 새끼가 와서 혼자 들이받고 뒤지려 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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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은 뿔을 꺼냈으니 이제부터가 진짜라는 것처럼 더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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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내구력도 올랐을 테고, 이미 한 번 당해봤으니 무식하게 들이받으려 하지는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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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속도로 승부하려는 시점에서 이미 글러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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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미 13층 보스를 단순한 전력질주로 따라잡아 본 전적이 있다. 그보다 더 빨라질 수단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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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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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적으로 이동속도를 높여주는 [신속] 스킬을 사용해 단번에 녹색 마족의 배후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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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대로 놈의 뒷덜미를 붙잡은 뒤, 얼굴을 땅에 처박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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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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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지면에 뿌리채소처럼 심어진 놈의 팔다리를 우둑우둑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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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적인 면에서는 말했듯 이미 기대를 접었지만, 영혼 소환이라는 키워드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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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너는 전직 마왕씩이나 되는 놈이 쪽팔리게 뭐 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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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압한 녹색 마족을 향해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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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마, 인간한테 털리니까 기분이 어때. 힘의 정수인가 뭔가, 그거 다시 찾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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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나랑 혁명 한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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