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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시련의 탑 2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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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사실 커뮤니티에서만 유명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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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이 등장한 지 15년이 다 되어가는 현재, 바깥세상에서도 헌터와 시련의 탑을 다룬 콘텐츠는 어마어마하게 소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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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적으로 공개되는 탑 내부의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기사나 방송, 유튜브 렉카 채널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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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인기 있는 헌터들은 연예인처럼 개인 방송이나 예능에도 적극적으로 출연하는 추세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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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등급의 헌터를 보유하는 것이 곧 국력으로도 이어지는 시대이니, 이 정도 관심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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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마당에, 전 세계에 단 한 명뿐인 솔플러인 내가 유명하지 않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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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명세에 비해 정작 나에 대해 제대로 알려진 정보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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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수밖에 없다. 내가 직접 밝히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는 거고- 이제 나는 커뮤질을 잘 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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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처럼 강박적으로 멀리하는 건 아니지만, 굳이 내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할 생각은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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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지호#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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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근데 걔 스펙은 어느정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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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봤을때 19층인가 깨고 있었던거같은데 그럼 별로안쎈거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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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플로 다 공략하니까 비슷한층 공략파보다는 훨쎄긴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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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봤자 저층랭커급 아님? 걍 근들갑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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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혁이 말하는거면 걔 지금 21층인가 그럴걸 저번에 물어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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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22층 올라간지 좀됐을껄 나도 자세히는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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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근들갑이긴 함 ㅋㅋ 솔플로 보스잡는게 뭐 그렇게 어려운가 공략도 다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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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ㅄ 니가 솔플로해봐라 20층 보스같은건 기믹못풀면 난이도 존나올라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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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혁이 직업도 전붕이라 별로 쎄진않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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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저층랭커급도 많이 올려쳐줬다고 본다 ㅋㅋ 랭커가 괜히 랭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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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르겠음 근데 중층급한테는 못비비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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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내 참전 소식으로 한바탕 떠들썩했던 커뮤니티에도 슬슬 이런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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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유일무이한 솔플러라는 이색적인 타이틀 덕분에, 압도적 우승 후보로 추켜세우는 글들이 넘쳐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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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간이 지나 분위기가 식으니, 점차 이런 식의 ‘냉정한’ 평가들이 올라오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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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당연한 일이다. 나는 내 스펙을 커뮤니티에 구체적으로 공개한 적이 거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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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한 번 있긴 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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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성의 힘을 빌려 월드 보스에 도전했던 9층, 그때만큼은 제법 상세히 스펙을 밝힌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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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 당시 내 스펙은- 지금보다 레벨도 20 정도 낮았고, 마력 강화도 아직 터득하지 못했던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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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나는 이미 6층 시절에도 저층 랭커인 최길현을 개처럼 팰 수 있었지만- 실력은 수치로 드러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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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그것도 최길현의 기본적인 기량이 바닥을 기고 있어서 이길 수 있었던 거였다. 실제로 스펙은 놈이 훨씬 높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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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측해 보자면, 최길현은 딜타임이 되면 강한 스킬로 데미지만 넣고 빠지는 무뇌 딜러 노릇만 하고 있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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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헌터협회의 높으신 분이어서, 고층의 랭커들도 놈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고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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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진짜 진지하게 진혁이 빠는새끼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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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진혁이가 16강은 충분히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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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보스 솔플은 걍 클래스가 다른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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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은 모르겠고 일단 와꾸가 궁금함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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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불을 지핀거긴 하지만, 아무리 그대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들끼리 말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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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하는 쪽은 기껏해야 25층 랭커 수준일 것이라고, 고평가하는 쪽은 최소 8강 안에는 들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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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토너먼트에 참가하는 도전자의 라인업에 따라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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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지난 페스티벌이랑 비슷한 수준으로만 나온다고 친다면……당연히 내가 우승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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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컵, 가지러 간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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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커뮤니티를 둘러보며 페스티벌에 관한 소식을 찾아보다가, 인터페이스를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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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저번에는 제대로 못 즐기고 왔지만, 시스템이 진행하는 것 외에도 별의별 행사가 다 진행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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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의 메인이벤트인 토너먼트 말고도, 대형 길드의 주최로 열리는 온갖 콘테스트 같은 것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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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대회라던가, 요리 경연 대회라던가, 허수아비 극딜 대회라던가, 친선 스포츠 경기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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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간에 나오는 바람에 못 봤지만, 저번 페스티벌의 마지막 날에는 불꽃축제와 콘서트도 있었던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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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흥미가 있거나 구경할 행사들을 메모해 놓은 뒤, 자리에서 일어나 미궁 지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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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거의 페스티벌 전야 수준이지만, 아직 진짜로 페스티벌이 개최되기까지는 꽤 시간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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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까지 22층에서 단련에 힘써도 되겠지만, 토너먼트를 대비해 실전 감각이 무뎌지지 않게 해 둘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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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양손의 마력회로 손상을 회복할 방법도 찾고 싶으니- 대충 24층까지는 쭉 진도를 빼 두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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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층은 나도 조금 기대하는 부분이 있는 계층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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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 시련의 탑 22층을 최초로 클리어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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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어 보상 : ‘경험치’, ‘골드’를 획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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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의 탑 23층 전이문을 활성화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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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클리어 보상 : ‘황금빛 양털’ 를 획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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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기여도 보상 : ‘인도하는 자의 지팡이’, ‘경험치’ 를 획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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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일격 보상 : ‘인도하는 자의 지팡이’를 획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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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층의 보스는 날개 없는 용을 닮은- 설명하기는 힘들지만 아무튼 특이한 생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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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너무 길어서 외우지도 못하고 까먹었고, 패턴은 너무 좆밥이라 외울 필요가 없었어서 기억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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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층은 계층 자체가 매우 쉽게 설계된 만큼, 보스전 난이도도 매우 쉬운 축에 속했고- 보상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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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기여도 보상과 최후의 일격 보상 공통으로 나온 지팡이는 조금 특이한 기능이 달린 스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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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클리어 보상인 황금빛 양털은 장비나 소모품도 아닌 그냥 기타 아이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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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양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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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영웅이 용에게서 훔쳐내었다는 황금 양털의 복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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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가치가 높아, 비싼 가격에 거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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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신푹신하여 바닥에 깔고 눕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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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동안 골드를 쓰지 않아서 돈은 넘쳐나기에, 사실상 그냥 푹신한 방석을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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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양털]을 잠시 꺼내서 만져보고, 다시 인벤토리에 처박은 다음 23층으로 향하는 전이문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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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울렁거리는 감각과 함께, 곧 생경한 세계가 펼쳐진다. 커뮤니티에서 본 것과 똑같은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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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층은 다른 계층과 비교해도 유독 특이한 배경인데, 그 특성 때문에 제법 ‘인기가 있는’ 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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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펼쳐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하늘을 찌를 것처럼 높이 솟은 금속의 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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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방에서 번쩍이는 마법과는 무관한 빛줄기,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돌아다니는 비행물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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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 복잡한 풍경이지만, 사실 이런 풍경을 간단하게 설명하려면 한 단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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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이버펑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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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층은 마법과 같은 중세 판타지적인 요소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그저 퇴폐적으로 발달한 문명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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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말하는 사이버펑크 세계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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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문명에서 격리되어 온갖 판타지 세계를 여행하다 이런 곳에 와 보니, 정말 기분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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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저렇게 큰 건물을 보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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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만 보면 거의 세계수만한 건물도 있다. 바깥 세계도 수십 년쯤 지나면 이렇게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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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시각에만 의존해 세상을 파악하지 않는 몸이지만, 이렇게 위쪽 시야가 답답한 건 오랜만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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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떨어진 장소는 아무래도 이 사이버펑크 도시의 외곽- 그중에서도 형편이 좋지 않은 동네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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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쓰레기가 널려 있고, 고물 드론과 깜빡거리는 네온사인이 잔뜩 보이는 걸 보면 아마 맞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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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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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커뮤니티를 켜서 23층의 지도를 검색해보았다. 정말 드물게도, 23층은 아직 완성된 지도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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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펑크 도시라는 특성 탓에 지리가 장난 아니게 복잡하기 때문이다. 맵 전체가 어지간한 미궁 이상이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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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미궁 지역이 있는 중심 도시나, 숙소 등을 얻을 수 있는 주요 지역은 거의 다 망라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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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 적힌 설명을 읽어 보니, 별로 형편이 좋지 않은 동네인 것 같다는 내 추측은 정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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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그레이 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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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잡이로 지어진 건물과, 불법으로 덧붙인 온갖 시설물들로 둘러싸여 있다는 우범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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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층의 주요 몬스터라고 할 수 있는 폭주 드론이나 폭주 사이보그도 자주 출현하는 장소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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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층에나 있는 외곽 지역의 사냥터라고 보면 되려나. 그래도 좀 많이 구석진 곳이긴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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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도시로 가는 길은……이거 뭐 어떻게 가야 하는 거지. 지도로는 잘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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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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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단 가볍게 마력감지를 펼쳐, 생명반응이 느껴지는 뒷골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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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발소리를 죽이고 은밀하게 주위를 둘러싸기 시작한 시커먼 무리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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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펑크 도시답게 몸에 기계 파츠를 이식한 껄렁거리는 불량배 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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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어디서 온 샌님인데 우리 구역에서 어슬렁거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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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길을 모를 때에는 현지인한테 안내받는 게 제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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