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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괴마의 남은 우반신이 부풀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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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의 피부는 이미 짙은 자색이 되어 인간이라 부를 수 없었고, 뇌기와 반쯤 융합되어 일렁이는 몸은 진화생물학자가 본다면 환장할 새로운 종의 지평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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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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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쯤 되자 서준도 그를 아예 무시할 수는 없었다. 우선 녹요와의 대화를 뒤로 미룬 서준은 뉴- 자전괴마를 유심히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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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들은 깔끔하게 처리하는 게 아니면 다들 2페이즈 하나씩은 있는 모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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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 흡성대법을 기부해주신 탈혼마 대협이 존경스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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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페이즈는커녕 깔끔하게 줄 것만 주고 가버리신 넓은 마음의 소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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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녹요의 머리를 툭툭 두드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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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짐에 복숭아 더 있으니까 먹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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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알겠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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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 없이 서준을 뒤로한 녹요가 짐을 뒤져 복숭아를 꺼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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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전신에 마기를 두른 채 뉴- 자전괴마에게 다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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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은 없는 것 같은데. 그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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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의식적으로 말에 힘을 담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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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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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자전괴마가 손을 내밀었다. 그러다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듯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크게 포효하며 서준에게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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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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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절반 즈음이 뇌기로 화한 탓인지 전보다 빠르다. 그 모습이 마치 기신경을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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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손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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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츳-! 자전괴마의 장이 서준의 장과 맞닿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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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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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괴마의 몸뚱어리가 쪼그라들며 크게 비틀거렸다. 흡성대법으로 자전괴마의 뇌기를 흡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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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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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흡수한 자전마기(紫電魔氣)를 손에서 굴리며 그것을 다시금 자전괴마의 몸에 때려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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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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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츠츠츳-! 다시금 자전괴마의 몸뚱어리가 크게 부풀며 놈이 사납게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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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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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다. 이거 진짜 그냥 인간이라는 종을 벗어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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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 서준은 자전괴마와 놀아주며 여러 실험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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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했다고는 해도 이전에 쓰던 무공은 그대로 사용하는지라 자전마공 역시 어렵지 않게 베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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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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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을 계속하던 서준에게 녹요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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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다 먹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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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에 더 많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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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다 먹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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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쩍 뒤를 돌아보니 헤집어진 짐과 땅에 나뒹구는 복숭아 씨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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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뭔 야생동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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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긁적인 서준이 자전괴마의 머리통을 붙잡고 진기를 쭈욱 빨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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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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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괴마가 그냥 괴마가 되었다. 머리통을 부스러뜨려 페도 척결을 완료한 서준이 한숨을 내쉬며 짐을 다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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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야. 사람 짐을 이렇게 헤집어놓으면 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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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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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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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다른 사람이 치워준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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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러다 한 대 맞는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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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따라하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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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이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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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화한 녹요도 화낼 줄 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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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을 콩콩 구르는 녹요의 뿔이 웅웅 진동했다. 화가 나면 뿔이 울리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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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쩝 입맛을 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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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그래, 친구야. 아무튼 엄마한테 데려다 줄 테니까 집 위치 좀 알려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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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 함부로 집에 들이면 안 된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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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혼자 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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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싫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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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자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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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어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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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요는 대답을 듣기도 전에 서준의 몸을 타고 기어올라 등에 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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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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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밤이 마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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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녹요의 안내에 따라 그녀의 집으로 향하며 생각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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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 엄마가 혹시 극마 정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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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렇다면 오히려 좋다. 극마를 눈앞에서 본다면 무언가 깨닫는 점이 있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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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마교에 온 목적부터가 극마를 눈앞에서 보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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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나 자신을 죽이려 들어도 최소한 도망 정도는 충분히 칠 수 있을 터였다. 가능하다면 역으로 목을 딸 수도 있을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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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아무리 그래도 애 앞에서 애엄마 목을 따는 건 좀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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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진짜 쉽지 않다. 서준에게도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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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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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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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너희 엄마도 머리에 뿔 달려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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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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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사슴이 아니라 암사슴에 뿔이 달려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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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아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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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도 뿔 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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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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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던 서준은 그냥 납득했다. 사슴 인간이니 그냥 사슴과는 좀 다른 점이 있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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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사슴한테 뿔이 달려있다고 큰일이 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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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요를 등에 업은 서준은 그렇게 한참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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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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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한 꼬맹이는 어느새 등에 업힌 채 잠들었다. 그녀가 잠들기 전 알려준 방향으로 나아가길 얼마나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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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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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울창한 숲을 맞닥뜨렸다. 서준이 녹요를 흔들어 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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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앗…! 뭐, 뭐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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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집 여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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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맞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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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의 등에서 꼬물꼬물 기어내려온 녹요가 입 앞에 양손을 모아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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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요 왔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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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요…! 다요…! 요…! 녹요의 목소리가 메아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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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럭-, 울창한 수풀을 헤치고 사슴 한 마리가 나타났다. 녹요와 같은 사슴 인간이 아니라 그냥 사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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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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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처럼 고개를 한 번 털어낸 사슴이 당당한 걸음걸이로 서준을 향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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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이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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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 울음소리가 고막을 울린다. 사슴 울음소리를 처음 들어본 서준은 멍하니 사슴과 눈을 마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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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 고래 울음 소리 같은 게 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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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사슴에게 고개를 까딱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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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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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에게 마주 고개를 까딱여준 사슴은 녹요에게 고개를 숙였다. 인사는 아니고, 우람한 뿔로 녹요의 옷자락을 걸더니 휙 하고 들어올려 등에 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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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사슴의 등에 탄 녹요가 사슴의 등을 팡팡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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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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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믿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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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버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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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위에 탄 사내가 한 모금 남은 술을 땅에 뿌렸다. 땅에 젖은 자국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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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는 말에서 내려 주변을 살폈다. 일방적으로 보이는 전투 흔적. 놀랍게도 사냥당한 쪽은 자전괴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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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나 한 잔 하러 왔더니,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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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괴마는 썩 괜찮은 술친구였다. 취향이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그 정도면 천산에서 구할 수 있는 술친구로서 아주 괜찮은 축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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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과 주변의 바위, 나무 따위에 남은 전투흔을 마저 살핀 사내는 다시금 말 위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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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는 갚아주지. 나도 즐길 겸 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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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 웃음을 흘린 사내가 죽립을 푹 눌러썼다. 품에 안은 도(刀)를 말 안장 끈에 쑤셔넣고, 다 마신 술병은 멀리 집어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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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 이 근방에서는 처음 보는 무공을 쓰는 놈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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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강할지는 알 수 없었다. 최소한 자전괴마보다 강하다는 사실만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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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내는 개의치 않았다. 천산에서 그를 일컫길 천유도객(天遊刀客)이라. 도를 쓰는 솜씨가 귀신과 같아 그의 도에 명을 달리한 고수가 수두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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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격상의 상대일지라도 달라질 것은 없다. 천유도객은 스스로의 재능을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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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서른이 채 되기 전에 초절정에 다다라, 일흔조차 되지 않은 젊은 나이에 극마를 넘보는 불세출의 천재가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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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번에 극마에 오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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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유도객이 말의 옆구리를 두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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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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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힝-! 말이 내달린다. 천유도객의 마기가 말에게 전해지며 그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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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굽에 이는 흙먼지를 등에 매단 사내의 신형이 석양 너머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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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요 아빠의 등에 올라탄 서준은 숲을 거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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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란 다리로 고고하게 걷는 사슴은 입에 청경채를 한가득 물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청경채를 오물거리는 녹요를 보며 서준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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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청경채가 원래 여름에도 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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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요? 근데 집에서는 사계절 내내 자란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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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집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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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요. 심심한 것만 빼면 없는 게 없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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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경채를 전부 먹어치운 녹요는 사슴 아빠의 등에서 몸을 웅크린 채 잠들었다. 야생 동물이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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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상대를 잃은 서준은 멍하니 주변을 구경하며 마공에 대한 생각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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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마공은 역리(逆理) 계열의 마공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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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천, 역리, 역태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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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공의 일곱 계열 중 그 셋은 구분이 모호하다. 역리라 함은 이치를 거스른다는 뜻인데, 그 안에 역천과 역태극을 끼워 맞추려면 그러지 못할 건 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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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추측건대 본질에 가장 가까운 것은 역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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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모르지만, 느낌상 천마가 쓰는 무공 역시 역천의 이치를 취하고 있을 듯한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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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유가 익히고 있던 마공 역시 역천 계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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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은 그녀의 가슴에 손을 얹어 분석해낸 마공을 하나하나 차분히 뜯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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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천이라는 근본되는 이치를 중심에 두고 입맛에 맞게 뜯어고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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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히 말하자면 각유가 익힌 하급 마공을 거슬러 올라 역천 계열의 상승 마공을 하나 만들어낼 계획이다. 느낌이 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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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이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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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귀를 틀어막은 서준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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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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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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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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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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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요야. 저거 해석 좀 해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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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녹요를 흔들어 깨우니 눈을 끔뻑이며 일어난 그녀가 사슴의 말을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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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녹요랑 아저씨랑 둘만 간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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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희 아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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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 마음대로 엄마 있는 곳에 못 간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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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진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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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요? 우리 아빠들은 원래 다 그렇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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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들? 서준의 표정이 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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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너 아빠가 짝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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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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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을 펼쳐 수를 세던 녹요가 미간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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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겠다요…? 엄청 많아서 다 못 센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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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분… 이 친아빠는 맞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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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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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된 기분이다. 서준이 입맛을 다시자 녹요가 서준의 다리를 타고 기어올라 어깨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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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가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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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길을 찾을 필요는 없었다. 수풀이 알아서 갈라지며 서준에게 길을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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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풀을 뜯는 사슴들을 구경하며 나아가던 서준은 이내 기감에 느껴지는 거대한 기척에 눈을 날카롭게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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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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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기세라면 극마가 확실하다. 가볍게 긴장한 서준이 발을 내디뎠을 때, 일순 풍경이 뒤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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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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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초원. 풀을 뜯는 무수한 사슴들 가운데 거대한 산이 하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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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산이 눈을 떴다. 서준의 몸뚱이보다 거대한 눈동자다. 태양을 가린 사슴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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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구길래 녹요를 데리고 오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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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산은 하늘에조차 그림자를 지게 한다 했던가? 서준은 그림자 진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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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을 벗어나는 크기다. 그런 주제에 기의 울림을 통해 전해지는 목소리는 상당히 가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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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저 태산만 한 몸뚱어리에 가득 들어찬 마기를 보고 그녀를 가녀리다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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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사슴이 가녀린지 어떤지 서준이 알 수도 없었다. 정신을 차린 서준이 표정을 굳힌 채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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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괴마에게서 도망치던 것을 구해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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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이나 꼬맹이가 아닌 이상 천서준을 연기하는 편이 좋다. 물론 눈앞의 저것도 사슴이긴 했지만, 말을 할 줄 아는 사슴이니 예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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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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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이 기다란 목을 가라앉혀 서준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눈동자에 스스로의 모습이 비치는 것은 썩 신선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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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동자 속 뒤집힌 세계를 바라보던 서준은 문득 묻고 싶은 것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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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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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지금의 자신은 천서준이니까. 딱히 상관 없을 거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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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물어도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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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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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혹시…. 실례지만 교미는 어떻게 하나? 크기 차이가 말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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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서준은 이게 상당히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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