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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16 KiB

【웨이브 방어에 성공합니다.】

【난이도에 따라서 보상을 정산합니다.】

.

.

.

홉고블린은 처리했다.

저번보다 수가 많아져서 혹시 몰라 기대했는데, 역시나 난이도는 쉬움이었다.

짜다고 생각하면 세차햄이 눈물을 주르륵 흘리면서 자살한다고 말하겠죠?

이건 속마음에 묻어두기로 하고.

문제는 홉고블린들보다 먼저 들어온 이 여자인데.

"일부러 침입한 건 아니에요! 정말이에요! 이게 사정을 말하면 길지만, 저는 범죄자를 잡으러 온 치안관인데, 어, 그러니까, 이게 제가 나쁜 사람들을 잡는 직업이긴한데, 던전 마스터들을 나쁜 사람이라고 단 한 번도 생각한 적 없고, 오, 오히려 훌륭하신 분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아무튼, 범죄자가 로우진라트 대산맥에 있다고 이야기를 들어서 동료들과 함께 왔다가 괴물들에게 당해서 도망치던 와중에… 정말로 우연히 던전 입구를 발견해서 어쩔 수 없이 오게 된 거였습니다! 감히 신입 치안관 주제에 던전 마스터님의 던전에 발을 들인 사실에 대해서는 죄송하다고 생각합니다! 반성하고 있으니까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시면 안 될까요!?"

웅변대회에서 수상이라도 했나?

파들파들 떨고 있을 때와 대비될 정도로 군더더기 없이 재빠르게 본인을 변호했다.

말 존나 잘하네.

"흐음."

적어도 내 눈에는 무해한 사람처럼 보이는데.

나는 던갤에 접속했다.

고인물들 반응도 봐야지.

마법히어로 : 컨셉 겹쳐서 좀 화나네...

ㄴ고래고래그래 : 이 사람도 새까맣게 변했는데요...

ㄴ킹짱악령 : 어어어어어 그러지마라

ㄴ마법히어로 : ㅎㅎ...

나만부하없어 : 나도 거짓말은 아닌 느낌.

ㄴ익명의도살자 : 뭐 이렇게 허접한 수사관이 다 있어. 사우스 왕국도 상황이 참 절망적이군.

ㄴ봉인된정복자 : 외관을 보면 나이도 어려보이는데 그럴 수 있지 ㅇㅇ

씹간사랑개 : 뉴비한테 꼬리쳐서 많이 화난당...

ㄴ골렘왕 : 얼탱 X

ㄴDIP : 도대체 방금 대화에서 어떤 부분이 꼬리를 쳤다는 걸까?

개미여왕 : 근데 뉴비님 궁금한 게 있는데 왜 살려두려고 하는 거예여?? 혹시 산란이라도 시키게여??

ㄴ정신병원수석환자 : ㅋㅋㅋㅋㅋㅋㅋ 제발 숨을 365일만 참아주세요...

ㄴ봉인된철학자 : 일단 지켜보죠. 본인 선택은 존중해야지.

ㄴ개미여왕 : 아니 어이가 업네 님들은 왜 안 말리고................

.

.

.

.

.

"그래?"

"네…."

"던전에서 바로 나가지 않았던 이유는…."

"밖에 괴물들이 많아서입니다! 말 끊어서 죄송합니다! 정말로 흑심을 품고 온 건 아니에요!"

이 허접한 치안관의 이름은 레스티아.

본래라면 시스템 판정상 침입자였지만 일단은 던전 하수인 취급이다.

던전 마스터의 권능 중에서는 외부인을 하수인으로 만들 수 있는 고용 기능이 있는데, 무려 스테이터스까지 확인할 수 있었으니.

레스티아의 레벨은 무려 5.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홉고블린과 좋은 승부를 낼 정도의 전투능력이라고 보면 된다.

고인물들 말로는 내가 자고 있어도, 그녀가 기습을 해도 손쉽게 이길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절대로 뒤집을 수 없는 힘의 격차가 존재한단다.

아무튼.

"제발 살려주세요…."

뭐랄까,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갑의 입장이 된 적은 없어 기분이 묘했다.

이게 바로 필사적으로 아부를 떠는 사람을 본 중소기업 사장의 기분일까.

확실히 그녀의 목숨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긴 했지만.

"님. 지금부터 살려주세요.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금지예요."

"아, 알겠습니다!"

"일단은 자리에서 일어나세요. 보면 볼수록 답답하니까."

아부도 갑질하는 새끼한테나 먹히지.

나같은 소시민에게는 오히려 역효과였다.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서는 레스티아에게 물었다.

"지금 당장 던전에서 나가고 싶어요?"

"네, 네! 그럴 수 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밖에 나간다고 해도 님 말대로 괴물들이 뒤지게 많을 텐데?"

"……."

레스티아는 고개를 숙였다.

"하아."

한숨을 쉬었다.

확실히 구해준 건 구해준 건데, 나는 보모 노릇까지 자처할 생각은 없다.

나를 포함한 밥 안 먹고, 물 안 마시고, 잘만 살지만 하수인들은 다르다.

처음에 나부좌가 말하지 않았나. 하수인들은 밥주고 똥 치우고 스트레스 안 받게 산책이나 놀이를 해줘야 한다고.

그래서 기본적으로 상승 욕구가 강한 인간 관련 테마를 고른 던전마스터들은 전부 다 뒈져버렸다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잖는가.

이 여자도 마찬가지다.

살아가는 데에 있어 식수랑 식량이 필요하다.

물론 흑마법사들이 남긴 육포도 있고.

포인트를 소모하면 다른 식량과 식수도 구매할 수 있지만.

내가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안 그래도 던전 증축으로 포인트 쪼달려서 죽겠는데.

꼬라지를 보니까 괴물들이 사라질 때까지 보살펴야할 미래가 눈에 선했다.

"흠."

팔짱을 끼고 고민했다.

방법이 있을까.

잠시 후.

"아."

좋은 생각이 났다.

이거라면 서로가 상부상조할 수 있으리라.

"님아, 따라와 보세요."

"네!"

우리는 던전 밖으로 나갔다.

"?????"

"좋아, 하수인도 나갈 수 있네."

레스티아는 나를 쳐다보며 몹시 당황했다.

던전 밖으로 나오는 던전 마스터 처음봐?

아, 처음보겠구나.

"님한테 일거리를 하나 줄 건데 할 수 있겠어요?"

"이, 일거리는 어떤……."

"지금부터 주변에 있는 고블린이랑 트롤이랑 홉고블린 있잖아요. 그놈들 던전으로 유인할 수 있겠어요?"

"그게 도대체 무슨……."

"Yes or No로만 대답해 주세요."

레스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 잘하면 식수도 식량도 최고급으로 대접해 드릴게요. 참고로 중간에 도망쳐도 의미는 없습니다. 여기가 로우진라트 대산맥이라는 사실을 까먹지마세요. 그리고 저는 님 위치 추적도 가능해요. 던전 밖에 나온 거 보이시죠?"

"무, 물론이죠. 도, 도망칠 생각은 한 번도 한 적 없어요…."

레스티아가 미끼 역할을 잘 수행한다면.

주변에 있는 적도 처리하고, 포인트도 벌고, 노동의 대가로 식수와 식량도 줄 수 있다.

이게 바로 도랑치고 가재잡고 꿩먹고 알먹고 일석이조지.

"으흐흐."

던전 마스터는 미끼를 획득했다.

인간에게 눈깔이 돌아가서 겁도 없이 드림랜드에 출입한 홉고블린들 좀 봐라.

작당모의를 어디서 어떻게 했길래, 이놈들이 내 던전을 기피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뒤졌다."

원래 멍청하면 이성보다 본능이 앞서는 법이다.

레스티아가 엉덩이를 씰룩씰룩 흔들어주면, 이번에 홉고블린처럼 고블린이든 트롤이든 들어와주겠지?

원래 내가 하는 게임에서도 300골드 주는 좆밥 딸피가 제일 야했다.

이게 언제까지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포인트 복사 시간이다."

선의는 돌아온다고 하던가.

그 말 그대로였다.


그로부터 세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하수인 노동 계약은 굉장히 성공적이었다.

매일매일 울면서 던전에 들어오길래 징징거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그러지는 않았다.

도중에 오우거가 들어오는 사고가 있었지만, 얘도 멍청해서 미로 선에서 끝났고.

레스티아는 생각보다 열심히 일했다.

그 덕분에 무려 20만 포인트라는 거금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레벨은 무려 40까지 올랐다.

80레벨이 되면 4성급 하수인을 구매할 수 있는데, 아직 갈 길이 멀구나.

아무튼.

이제 미끼 작전은 더는 통하지 않았다.

이 주변 일대는 완전히 조용한 모양이었고.

그 말은 레스티아를 놓아줄 시간이 다가왔단 것이다.

"작별할 때네요."

"이제까지 정말 감사했습니다. 던전 마스터씨…."

처음보다는 친해졌다.

하지만 서로 속마음을 터놓고 이러지는 않았다.

저 사람은 평범한 인간이었고.

나는 평범한 인간이었던 던전 마스터니까.

거리감이 있다고 해야 할까.

부대 끼는 시간이 길었어도 갤러리 유저들처럼 친하게 굴 수는 없었다.

"님아."

"네."

"그동안 고생하셨습니다. 밖에 나가서는 고생하지말고 편하게 사세요."

나는 선물로 만티코어 웨이브때 전리품으로 얻었던 낡은 금목걸이를 선물했다.

그걸 받은 레스티아는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기뻐하고 있는 걸까, 부담스러워 하고 있는 걸까.

"다음에 또 보지맙시다."

"……저는, 아니, 아무 것도 아니예요."

그 말을 끝으로 레스티아는 던전을 떠났다.

이대로 서로 갈 길 가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런 해피엔딩으로 생각하고 끝내면 좋을련만.

뉴비 : 개미여왕님

ㄴ개미여왕 : 넹

ㄴ뉴비 : 내기 조건 기억하시죠?

ㄴ개미여왕 : ㅇㅇ 뉴비님이 이기면 저는 씹간 하수인 30명 고용할게요. 근데, 제가 이기면 앞으로는 오는 모든 침입자들 죽이세여 ㅇㅇ

이 상황 자체를 달가워하지 않은 인물이 있었으니.

개미여왕이었다.


고인물들은 모두 내 선택을 존중해 주었다.

처음에는 싫어했던 씹간사랑개마저도 말이다.

근데 유일하게 끝까지 탐탁치 않은 시선으로 보는 이도 존재했는데.

그건 바로 개미여왕이다.

개미여왕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흑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던전 외의 모든 녀석들은 적이다.

이런 마인드가 기저에 깔려 있다.

그녀는 내가 레스티아를 살려두는 것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심지어 노동 계약이랍시고 드림랜드에서 먹여주고 재워주자, 빨리 그만두고 죽이라며 나에게 진지하게 충고까지 했던 것이다.

평소에 자기 하수인들 사진 올리면서 분탕치는 개미여왕이 맞나 싶었다.

이해는 한다.

애초에 후환을 남기고 싶지 않는다면 개미여왕의 방법이 옳겠지.

근데.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었는데.

그냥 내가 그 방법이 안 끌리는 걸 어떡해.

내가 좀처럼 말을 듣지 않자.

개미여왕은 나에게 내기를 제시했다.

개미여왕 : 내기 조건은 저 여자가 뉴비님 통수치면 제가 이기는 거고, 저 여자가 뉴비님과 던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뉴비님의 승리에여.

사실상 서로에게 아무런 이득도 없는 내기지만.

적어도 그녀가 나를 위한다는 마음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승낙했다.

그 편이 이 갈등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을 터이니.

나를 도와주는 고인물과 사이가 나빠지고 싶지는 않았다.

결과를 확인한다면, 어떻게 끝나든 서로가 서로의 의견에 납득할 수 있겠지.

처음에 나는 레스티아에게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말은 거짓이 아니다.

그리고 전부를 말한 것도 아니었다.

코어룸에 위치한 감시 카메라.

거기에는 레스티아의 모습이 여전히 송출되고 있었다.

괴현상 테마의 특권이었다.

나는 팔짱을 끼고 가만히 구경했다.

어차피 침입자도 들어오지 않았고, 갤질과 번갈아가면서 말이다.

레스티아는 조용한 대산맥을 걸었다.

걷고 또 걸었다.

.

.

.

.

.

그녀는 인간과 조우한다.

-레스티아 치안관. 몸은 괜찮나?

-아….

그녀가 조우한 인간은 평범한 인간처럼 보이지 않았다.

그도 그럴게 두 눈에서 푸른 안광을 내뿜고 있었으니까.

씹간사랑개 : 아 나 너무 불안해...

씹간사랑개 : 하필이면 왜 축복자가 대산맥에...

씹간사랑개 : 아 진짜 ㅇㅁㄹㅈㅈㅁㄼㅁㄴㅇㄹㄴㅁㅇㄹ

축복자.

던전 마스터들처럼 상태창이 보이는 존재.

죽어도 신전에서 부활할 수 있는 괴현상만큼이나 기이한 녀석들.

킹짱악령 : 점마 저번에 주딱 던전 뚫으려다가 실패한 새끼잖아? 왜 대산맥에 있냐?

ㄴ킹슬레이어 : 아... 그 이름이 뭐였더라...?

ㄴ킹짱악령 : 싱클레어요 ㅇㅇ 그때보다 레벨도 더 오른 모양인데

ㄴ킹슬레이어 : 아 기억났다 ㄳ

아무튼.

대화를 가만히 들어보니 만티코어랑 실종된 수사관 때문에 온 모양이다.

오렌지★ : 좀 많이 큰일이네... 뉴비가 지금 만날 상대가 아니야.

오렌지★ : 레스티아? 저 여자가 뉴비 던전에 대해서 어디까지 알고 있다고 했지?

ㄴ씹간사랑개 : 제 1 구역은 아마 눈치 깠을 듯, 다행히 제 2 구역에 하수인이랑 함정을 배치를 아예 안해서 거기에 대해서는 잘 모를 거야.

ㄴ씹간사랑개 : 아무리 축복자라도 한 번에 클리어하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ㄴ오렌지★ : ㅇㅇ 위치 변동까지 시간을 최대한 끌어야해. 앞으로 두 달 정도 남았으니까 넉넉하게 잡아서 웨이브는 여덟 번... 이거 골아프네...

ㄴ오렌지★ : ㄱㄷ 내가 수집한 데이터 이따가 올릴 테니까 확인해.

비약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고인물들이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말한 적은 처음이었으니까.

솔직히 말해서.

겁먹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

그래도.

나는 갤러리에 실황을 올리며 가만히 화면을 지켜볼 뿐이었다.

-싱클레어님. 먼 길 오시느라 정말로 고생 많으셨습니다만… 이미 만티코어는 토벌됐습니다.

-뭐? 신입 치안관인 자네가 만티코어를 토벌했다고?

-저 혼자만의 힘이 아니었습니다. 임무를 함께한 치안관들의 희생 덕분이었습니다.

레스티아는.

나에게 선물 받은 낡은 금목걸이를 증거로서 제시했다.

-정보원에게 듣기로는 던전이 있어서 만티코어가 암흑 학파 마법사들을 이끌고 왔다는데.

-하, 던전이요? 제가 여기서 세 달 동안 고생하면서 지냈는데, 던전은 무슨 징글징글한 고블린과 트롤뿐이었습니다.

-그렇군.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어머니 얼굴이 너무 보고 싶어요….

.

.

.

.

.

그 말을 끝으로 대화를 이어가다가.

축복자와 레스티아는 대산맥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인간, 레스티아의 하수인 설정이 해제되었습니다.】

게시글이 잠시 조용해졌다.

선의는 돌고 돈다.

그렇게 낭만적인 말은 믿는 편이 아니지만.

그 결과가 눈 앞에 있었으니.

이번에는 순진하게 속아주기로 했다.

그건 그렇고.

나는 빠르게 개미여왕을 호출했다.

뉴비 : @개미여왕 @개미여왕 @개미여왕 @개미여왕 @개미여왕 @개미여왕

ㄴ개미여왕 : 뉴비님 제 알몸 도게자로 봐주시면 안 되나여... ㅎㅎ...

ㄴ뉴비 : ㅎㅎ

내가 이겼다.

이제 불만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