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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14 KiB
Raw Blame History

훌륭한 고아는 눈앞의 마시멜로에 손을 뻗지 않는다.

물론 15분을 기다려서 한 개를 더 먹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런 간식은 전부 고학년 형·누나들의 몫이었기 때문이다.

서른 명에게 서른 개의 마시멜로를 나누어 줬더니, 25명이 무엇도 먹지 못하는 기적의 계산법이 인천 보육원에는 존재했다.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 얻는 교훈은 동일하다.

코 앞의 편한 길을 택했다가는 몸에 멍 자국만 늘린다는 것.

그러니 내게 주어진 두 가지 선택지 중, 차악을 고르고자 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또 벨튀냐?

〔응 100번 해봐 100번 다 들어올 거야 ㅇㅇㅇ〕

〔왔냐? 왔으면 가라〕

〔서하님 어제 공지하신 중요 사항이 뭔가요???

〔부탁이니 오늘은 벨튀 5번만 하고 방송 켜다오….

  • WWUUWWU1333 님의 1,000원 후원!

〔서하야 ^^ 너가 꼭 봐야할 게 있어 ㅎㅎㅎ〕

  • 본방키고보자 님의 1,000원 후원!

〔오늘은 야랄쇼 안하냐? 꼭 해라 꼭 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차피 내가 조리돌림당하는 건 확정된 미래다.

타 스트리머의 온갖 리액션을 강제로 목격당하게 되겠지.

만약 사장님과 합방하는 시간에 맞춰 방송을 켠다면?

그러한 영상 도네를 사장님과 같이 목격해야 하는 참사가 벌어진다.

그러니 오늘도 일찍 켠 것이다.

혼자일 때 매를 맞기 위해서….

“큼. 벨튀 아니고요, 진짜 방송 켠 겁니다.”

〔ㅈㅉㅇㅇ???

〔이러고 벨튀하면 진짜 뒤진다〕

〔그래서 어제 중요 공지가 뭐임〕

〔얘 뭐 공지했음??

〔신뢰가 안간다 신뢰가〕

〔이래놓고 갑자기 튈 확률 99%라고 봄〕

“진짜라니까. 그 뭐냐… 어제 자기 전에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보잘것없는 저를 보러와 주는 분들이 새삼 감사하더라고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소리 ㄴ〕

〔또 또 헛소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체 무슨 지1랄을 떨 예정이길래 빌드업을 이렇게 함???

〔말에 영혼이 걍 하나도 없네 ㅋㅋㅋㅋ〕

역시 사람을 대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기 그지없다.

이렇게 절절한 진심을 알아주지 않다니?

절대 매 좀 살살 맞으려고 아부하는 것이 아니다.

  • WWUUWWU1333 님의 1,000원 후원!

〔이년 설마 눈치 챘냐?

“…저는 여러분을 믿고 있었어요. 제 방송에서 일어난 일들은, 저희들만의 소중한 추억이라고. 설마 그걸 밖으로 유출하실 줄이야….”

〔왜 갑자기 얌전해졌나 했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케 알았냐 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 누가 다시 보기 남겨두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뭔 떡밥이냐?… 같이 좀 웃자 제발〕

@@@@@@시@발놈들아 그래서 어제 중요 공지가 뭐냐고!!! @@@@@@@@@@@

〔그건 말이죠….

〔모르는 건가?? 흠, 아직 알려주기엔 너무 이르군…〕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부르르 떨린다.

인방을 하는 것이 처음이다 보니, 내 행동이 타 스트리머에게까지 퍼지리란 것을 생각지 못했던 것이다.

대체 얼마나 퍼졌을까? 한 명? 두 명?

우리 시청자들이 내게 일말의 정을 느낀다면, 수십에 이르는 스트리머에게 뿌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감정을 상호간의 신뢰라고 부르리라.

  • asqqdf1111 님의 1,000원 후원!

〔정보. 어제 새벽동안 이년 야랄쇼랑 GOA 토크 클립으로 따여서 ㅈ1ㄴ 뿌려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쌈장이랑 살맨이 리액션이 ㄹㅇ 야무짐 ㅋㅋㅋㅋㅋㅋㅋㅋ〕

〔너 영도 켜져 있냐?? ㅋㅋㅋㅋㅋ〕

〔닫혀있네 ㅅ@ㅂ 당장 켜라〕

“여러분. 제가 언급하지 말라고 부탁해도 절대 말 안 들으시겠죠?”

〔당연한 걸 왜 물음??

〔캠 키면 봐준다 ㅇㅇ〕

〔ㅇㅈ 캠 켜면 분탕 안칠게〕

닥1치고 영도 빨리 틀라고!!!!!

〔님들 제발 부탁인데, 중요 공지가 뭔지 알려주시면 안될까요〕

〔공지 내용 : 젓가락질 성공했음〕

ㅈ1ㄹ하지 말고 진짜로 좀 알려줘보셈….

어차피 처맞는 건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여기서 일류는 어떻게 대처할까?

“네… 사실 기대도 안 했어요. 오늘 하루는 영상 도네 틀게요…. 대신 오늘 하루만.”

〔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제 ㅋㅋㅋㅋㅋㅋㅋ 넌 진짜 뒤@졌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ㄱㄷ〕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케 이년은 방송을 3일 했는데 3일 다 도파민이 터지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신에 영도는 5천 원부터 가능합니다. 너무 낮추면 끝도 없이 뇌절할 거잖아요.”

정답은 수금이라도 땡기는 것이다.

부서질 멘탈을 금융 치료로 달래야지….

나름 한 끼 식사값이나 되는 금액을 설정했음에도 채팅창의 열기는 도저히 식지 않았다.

대체 나를 놀리는 게 뭐 대단한 것이고 이렇게나 한 마음 되어 열정을 쏟아붓는 것일까??

솔직한 마음으로는 눈을 감고 귀를 닫고 싶지만,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내용이다 보니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그 모든 리액션을 시청해야 하는 운명인 것이다.

  • WWUUWWU1333 님의 영상 도네!

대망의 첫 빠따질이 시작되었다.

일단 약속을 했으니 그 영상을 클릭해 재생했다.

시선이 영상을 향하고는….

저도 모르게 신음이 흘러나왔다.

영상 속 스트리머가 눈에 익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대체 왜, 이분이…?”

1세대 프로게이머이자, 공식 리그가 존재할 무렵 우승컵(진짜)을 들어 올린 적 있는 레전드이며….

지금은 초보자 강의 위주로 컨텐츠를 찍는 은퇴 게이머.

현재 쌈장이라는 스트리머 이름으로 활동하는, 최정상이었다.

참고로 내가 뉴비 때 이분 영상을 보며 트리아키아를 연습했다.

그러니 익숙할 수밖에.

  • 영도 후원 감사합니다! 뭐지? 누구셔? 아, 지금 랭킹 7위권에 계신 그분?? 어 알지 알지. 이 업계에 뉴비 귀하잖아. 스트리머셨나 보네?

“그만….”

  • …화면이 좀 불안한데? 왜 저리 알록달록해? 어, 이거 틀어도 되는 거 맞죠? 틀게요?

저 섬네일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내가 목 놓아 노래를 불렀던 날.

그래도 이 클립이라면 그나마 나을지도?

내가 음 이탈이 잦기는 하지만, 심각한 음치는 아니니까.

  • 오! 목소리가? 여자 분이셨, 허억…?!

“어?”

분명 듣기 좋아야 할 미성임에도, 괴악한 노랫소리가 그러한 미감각을 모조리 씹어먹고 있었다.

살며 처음으로 내 노래의 녹화본을 들어 보았다.

내가 이 정도로 노래를 못했다고…?

  • 아니, 이분 트리아키아 스트리머 아니야?! 예? 이걸 첫 방송 켜자마자 했다고? 개미 털기?? 그게 대체 뭔…?

“이거 악의적 편집본이죠! 나 이렇게 못 부르진 않잖아!!”

〔놀라운 건 저게 원본이라는 거임….

〔성골이 괜히 성골이 아니긴 하네;; 저걸 어케 버텼음?? 인정함…〕

〔와 ㅅ@ㅂ〕

〔잠깐만 나 PTSD 올라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미1치겠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와 잠시만, 저 분한텐 진짜 죄송한데…. 더 듣기 너무 괴로워요. 일단 끌게요. 와….

“으큿…!”

진심으로 황당해하는 내 트리아키아의 마음속 스승을 보니, 순식간에 얼굴이 달아오른다.

속으로 온갖 욕설이 튀어나왔다.

머리를 벽에 박고 싶은 심정.

  • 예? 또 영상 후원? 어… 같은 분이시네.

“그만해! 그만…!”

단 1분 만에 내 멘탈이 가루가 되었다.

계속 영상을 시청하기 두렵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기력하게 내 기행이 나도는 것을 지켜보는 것뿐.

모 SF 영화의 주인공이, 딸의 곁을 떠나는 과거의 자신을 멈추고 싶었던 마음이 이러할까.

이건….

지옥이다.

  • 영도 제목이 좀 꺼림직한데… GOA 대전? 으음, 일단 보고 아니다 싶으면 끌게요.

쿵! 머리를 책상에 박았다.

꽉 틀어쥔 주먹이 부르르 떨렸다.

끔찍한 점은…. 저 영상이 실시간이 아닌,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라는 점이다.

내가 영상을 멈추더라도 저 일이 없었던 것이 되는 건 아니다.

  • 야야야! 잠만! 대화가, 아니! 민성이 미쳤, 풉, 잠깐만! 야 이거 웃으면 안 되잖아!!

어떻게든 웃음을 참으며 대화를 지켜보던 정상 님은,

이어진 ‘고아가 웃으며 사는 건 쉽지 않은 일., ‘순혈 고아., GOA—T의 연타에 결국 버티지 못하셨다.

  • 크흫흡…!! 사람이 이걸 어떻게 참아…!!! 여러분, 저 그런 사람 아닙니다! 나락 보내지 마세요!! 솔직히 니들도 웃었잖아!!

“아….”

  • 여기서 제일 악질인 건 이 영도를 보낸 사람이죠. 아오, 이 나이에 진짜 조땔 뻔했네. 누구지? 닉네임이… ‘서하 육수’ 님?

“너였구나! 잡았다 이 씨발롬!!”

그간 후원액이 상당했기에, 영구 밴이 아닌 일반 채팅만 금지하는 채금만 넣었다.

그러나 오늘로 그것도 끝.

너는 영구 제명이다.

  • 서하 육수 님의 500,000원 후원!

〔억울해요. 저는 그냥 서하 님의 매력을 다른 분들에게도 알리고 싶어서 그랬어요….

당장 영구 밴으로 향하던 손길이 50만 원이라는 거금 앞에 턱 막힌다.

…어차피 내 클립이 흘러 들어가는 건, 이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분명 하지 않았을까?

아니. 그래도 너무 괘씸해.

순간 돈의 유혹에 혹했던 마음이 제정신을 찾았다.

결국 조금은 타협해, 임시 차단 24시간을 넣었다.

정 방송을 보고 싶으면 로그아웃하고 봐라. 오늘 너는 후원도 금지다.

그렇게 나는 몇 시간 가까이 두들겨 맞았다.

시청자들이 나를 아끼는 마음이 전혀 없는 건 아닐 테니, 그래도 열 명을 넘기진 않았으리라 믿는다고?

저 악질놈들은 최소 수십 명에게 여기저기 클립을 쐈더라.

덕분에 결론 하나가 내려졌다.

이미 내 첫인상은 회생 불가능. 소프트 업계에서 비정상인으로 낙인찍혔다.

“…여러분은 도를 넘으셨어요. 오늘 일, 후회하실 겁니다.”

〔어어 점마 어어어〕

씨1발 불안하네〕

〔흑화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하님 저희 슬슬 화해할까요?? ㅎㅎ;;

〔ㅈ된 거 같은데〕

쪽팔림이 쌓이고 쌓이다 선을 넘게 되자, 시꺼먼 감정으로 변해갔다.

세상이 나를 이유 없이 욕한다고?

그렇다면 기꺼이 욕할만한 이유를 만들어 주겠다.

대외적 이미지는 이미 조질대로 조져졌기에 잃을 것도 없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이라는 걸 똑똑히 보여주겠다.

“원래는 이제 지랄쇼 안 할 예정이었는데, 여기까지 밑바닥으로 박힌 거. 그냥 정기 컨텐츠로 정하겠습니다. 클립? 따려면 따. 나 이제 뒤 없어…!!”

〔헤이 헤이 헤이 헤이!!!!!

〔잠깐만요〕

〔우리가 잘못했다 제발〕

〔나만 좋냐?? 얘 야랄쇼 보다보면 조금 귀엽던데〕- 밴 처리 된 시청자입니다.

〔노래 더 불러주세요!! 동요 신청 받나요?? 개쳐귀여울 것 같음 ㅋㅋ〕- 밴 처리 된 시청자입니다.

〔육수 미1친새@끼들아 우리는 무슨 죄인데???

“어디 끝까지 가봅시다…. 이제 영도는 끄고, 사장님 올 때까지 노래나 불러 볼까요?”

〔ㅂㅂ 30분 뒤에 온다〕

〔도망챠———!!!

〔초비상@@@@!!!!!!

〔응 실컷 불러 ㅋㅋㅋ 이미 영도 ㅈ@ㄴ 보면서 익숙해짐 ㅅㄱ〕

〔캬 ㅋㅋㅋㅋㅋ 이거거던 ㅋㅋㅋㅋㅋㅋ〕

〔제발 동요 좀 제발!! 곰 세 마리 ㄱㄱㄱㄱ〕- 밴 처리 된 시청자입니다.

미1쳤냐?? 이년 노래는 구조상 절대 익숙해질 수 없음〕

〔극락ㅎㅎ〕

“참고로 이번 노래를 견디시면, 이번에는 진짜 중요한 공지를 하나 할 겁니다. 향후 방송을 어떻게 할 건지 결정했거든요. 그러니까…. 끝까지 들어야겠지?”

〔아…………….

〔인질 제대로 잡혔네……〕

〔하 씨@발〕

〔방금 나가려다 목덜미 붙잡힘……〕

“노래 중간에 갑자기 공지할 거니까, 소리 줄이셔도 소용없답니다. 빨리 볼륨 키우세요.”

이제 그 누구도 나를 말릴 수 없다.

이왕 이렇게 이미지 박힌 것, 이대로 쭉 밀고 나가겠다.

매일같이 기행을 벌인다면 다른 사람들도 익숙해질 것이다.

그럼 더는 쪽팔릴 일도 없겠지.

만약 시청자들이 내게 조금만 상냥히 대해줬다면 지금의 내가 탄생하지는 않았으리라.

나를 이렇게 만든 건 당신들이란 것을 기억하도록.

  • WWUUWWU1333 님의 1,000원 후원!

〔뭐해 이년아… 빨리 안 부르고……….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