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es
Ex2-novel-agent/content/references/novelpia/370230/82.md
rupy1014 f66fe445bf Initial commit: Novel Agent setup
- Add 3 AI agents (writing, revision, story-continuity specialists)
- Add 4 slash commands (rovel.create, write, complete, seed)
- Add novel creation/writing rules
- Add Novelpia reference data (115 works, 3328 chapters)
- Add CLAUDE.md and README.md

🤖 Generated with [Claude Code](https://claude.com/claude-code)

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12 KiB
Raw Blame History

호감을 사는 방법이라? 확실히 필요했다.

이미 저들의 영웅이라지만, 더 큰 환심을 사면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을 테니.

문득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야, 너 어쨌든 신이라며. 네 본모습을 보여주면 저놈들이 알아서 널 숭배하지 않을까?

그것이야말로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이 아닌가.

믿긴 힘들지만, 마침 비슷한 권속을 거느렸던 적도 있다고 하고.

하지만 샌드웜의 대답은 부정적이었다.

[샌드웜은 아직 때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왜?

[샌드웜은 현재 자신의 힘이 온전하지 않다고 설명합니다. 지금의 모습으로는 신으로서의 위엄을 온전히 보일 수 없다고 말합니다.]

[샌드웜은 자신의 격을 충분히 높여, 잃어버린 권능을 되찾은 후에 신도들을 받아들여도 늦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영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싫다? 뭐, 이해는 되네.

내가 샌드웜과 대화를 나누는 사이, 드워프 왕이 호탕하게 웃으며 내 어깨를 툭 쳤다.

“은인이여! 우리의 도시를 깨우고, 귀쟁이 놈들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 준 그대의 위대한 업적을 기려야 하지 않겠소?”

“그거 좋네요. 그럼 보상은 레전더리 아이템으로….”

“우리 드워프의 방식대로 성대한 연회를 열고자 한다! 부디 우리의 환대를 거절하지 말아 주시오!”

“연회?”

드워프 왕이 주변을 향해 소리쳤다.

“가장 단단한 빵과 가장 독한 술을 가져오라!”

왕의 명령에 드워프들이 일제히 환호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용광로 앞은 순식간에 시끌벅적한 연회장으로 변했다.

나는 드워프 왕의 안내를 받아 상석으로 향했다.

내 앞에는 커다란 접시와 뿔잔이 놓였다.

“자, 은인이여! 마음껏 드시게! 이것이 우리 드워프의 자랑인 돌빵이라네!”

‘이걸 먹으라고?

왕이 가리킨 것은 정말로 돌멩이처럼 생긴 빵이었다.

나는 반신반의하며 그것을 하나 집어 들었다.

묵직한 무게감.

손톱으로 긁어보았지만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내 미간이 찌푸려졌다.

이 자식들이 지금 나랑 장난하나?

차라리 흙을 퍼다 주는 게 더 성의 있어 보일 지경이었다.

내 표정을 읽었는지, 샌드웜이 조용히 속삭였다.

[샌드웜은 이것이 드워프의 환대 방식이라고 설명합니다.]

[샌드웜은 드워프들이 더 딱딱한 빵과 더 독한 술을 즐기는 자를 진정한 전사로 인정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조언합니다.]

‘… 뭐 이런 문화가 다 있어?

[샌드웜은 한국인들이 외국인에게 김치를 먹이는 것과 비슷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야, 요즘은 그런 거 안 해. 그것보다 넌 그걸 어떻게 아는 거야?

나는 속으로는 눈을 찌푸렸지만, 겉으로는 태연한 척 빵을 집어 들었다.

뭐, 이 정도야 간단하지.

망설임 없이 한입 베어 물었다.

와드득-!

마치 돌멩이를 씹는 듯한 소리가 연회장에 울려 퍼졌다.

순간, 시끄럽던 드워프들의 대화가 거짓말처럼 멎었다.

모든 시선이 내게로 쏠렸다.

그들의 눈에는 감탄이 스쳐 지나갔다.

“꿀꺽.”

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빵 조각을 우물거리며 삼켰다.

사실 내게는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광물 포식 스킬 덕분에, 이 정도는 케이크처럼 쉽게 먹을 수 있었다.

“오오오오!”

내 모습을 본 드워프들 사이에서 감탄과 함께 우레와 같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저 작은 입으로 돌빵을 저리 쉽게 씹어 삼키다니!”

“그에겐 진정한 전사의 자격이 있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달아올랐다.

드워프 왕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손짓했다.

그러자 시종이 더 크고, 더 검고, 더 딱딱해 보이는 빵을 들고 왔다.

“은인이여, 그대의 강인함에 감탄했소! 이건 우리 드워프 중에서도 숙련된 전사들만이 도전할 수 있는 강철빵! 부디 이것도 맛보시게!”

“… 감사히 받죠.”

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그 빵을 받아 들었다.

그리고 또다시 한입 크게 베어 물었다.

콰드득-!

아까보다 훨씬 더 크고 날카로운 파열음.

“오오오오오!”

“과연!”

드워프들의 환호성은 더욱 커졌다.

그래, 이렇게 된 거 끝장을 보자.

나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거만하게 말했다.

“겨우 이 정도 단단함인가? 대충 알았다, 드워프의 수준….”

“패기가 대단하군!”

“그는 진정한 전사다!”

“빵 더 가져와! 아니, 다 가져와!”

그렇게 몇 번의 도전이 더 이어졌다.

빵의 경도는 점점 더 상식을 벗어났고, 그때마다 드워프들의 반응은 한층 더 열광적으로 변해갔다.

“설마 외부인에게 이것을 꺼내게 될 줄이야….”

마침내, 드워프 왕이 비장한 표정으로 직접 거대한 궤짝을 들고 왔다.

궤짝이 열리자 그 안에서 다이아몬드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빵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니, 솔직히 이제 빵이라고 부를 수도 없을 것 같았다.

“… 이것은 우리 드워프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금강석 빵이오. 나조차도 한 조각을 씹는 데 반나절이 걸리는 물건이지. 감히 도전해 보시겠소?”

“얼마든지요.”

연회장의 모든 드워프들이 숨을 죽였다.

나는 그 빵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마치 부드러운 솜사탕을 먹는 것처럼 한입에 털어 넣었다.

우드드득… 콰드득…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연회장에는 오직 내가 빵을 씹는 소리만이 섬뜩할 정도로 크게 울려 퍼졌다.

“….”

“…!”

드워프들은 이제 환호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경악과 공포가 뒤섞인 눈으로 나를 바라볼 뿐이었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진짜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대장간 한쪽에 놓여 있던 광물 더미로 다가갔다.

“이 정도면 충분하겠네.”

그리고 가장 크고 단단해 보이는 덩어리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드워프들이 보는 앞에서, 그것을 씹어 먹기 시작했다.

콰작! 콰자작!

돌덩이가 내 이빨 아래서 무력하게 부서져 내렸다.

쨍그랑-!

드워프 왕의 손에서 뿔잔이 떨어져 바닥에 부딪혔다.

그 순간 연회장을 지배하던 침묵이 깨졌다.

동시에, 폭발과도 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드워프들이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로 몰려들었다.

그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나를 번쩍 들어 올렸다.

“히엑?”

그들은 나를 허공으로 던져 올리며 연호했다.

멈춰. 나 고소공포증 있다고.

“그는 그냥 전사가 아니다!”

“가장 위대한 전사! 강철턱!”

“강철턱! 강철턱! 강철턱!”

“흐으아아아악!”

나도 모르게 비명이 터져 나왔다

몸이 중력에 이끌려 아래로 떨어지는 끔찍한 느낌.

쿵!

다행히 드워프들이 나를 안전하게 받아주었다.

하지만 공포는 가시지 않았다.

그들은 다시 나를 하늘로 던져 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자, 잠깐! 그만! 그만해!”

나는 필사적으로 소리쳤다.

하지만 광기에 휩싸인 드워프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그들은 다시 한번 나를 허공으로 힘껏 던져 올렸다.

“강철턱! 강철턱!”

“그는 신이야!”

비명과 환호성이 뒤섞여 내 귓가를 맴돌았다.

몇 번의 헹가래가 더 이어지고 나서야, 나는 겨우 땅으로 내려올 수 있었다.

“우, 우욱….”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

땅으로 내려왔을 때 나는 수많은 드워프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부디 저와 악수 한 번만 해주십시오, 강철턱이시여!”

“그 강철 같은 턱을 한 번만 만져보게 해 주시오!”

“나… 나도! 나도 만질 거야!”

“저리 꺼져!”

그들의 눈에는 순수한 존경과 숭배의 빛이 가득했다.

한 드워프 장로가 내 작은 키를 보고는 외쳤다.

“이토록 작은 체구에 저런 힘이라니! 분명 선조 중 우리 드워프가 있는 것이 틀림없다!”

다른 드워프들도 그 말에 격하게 동조했다.

“과연 장로답게 현명하군! 그게 아니라면 저 강인함이 설명되지 않아!”

“그렇다! 저 자는 비록 수염은 없지만, 드워프의 피가 흐르고 있는 전사다!”

드워프 왕이 앞으로 나섰다.

그가 내 어깨에 손을 얹고 장엄하게 선포했다.

“오늘부터 그대를 명예 드워프로 임명한다! 또한 강철턱이라는 성도 하사하노라!”

그렇게 나는 엘프의 영웅이자 동시에 명예 드워프가 되었다.


“지치네….”

광란의 연회가 끝나고, 나는 드워프 왕을 마주 보고 앉았다.

그는 여전히 흥분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내게 말했다.

“강철턱이여, 그대의 위대함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오. 우리의 도시를 깨워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그대에게 선물을 주고자 하오.”

“아, 드디어….”

“원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말해보시오. 이 대장간에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그대의 것이 될 것이오.”

드디어 본론이었다.

나는 은근슬쩍 내 손에 들린 세계수 지팡이를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음… 글쎄요. 제가 얼마 전에 만났던 엘프들은, 자신들을 구해준 대가로 세계수의 일부를 떼어 주던데요.”

내 말에 왕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세계수의 일부…?”

“네. 이 지팡이와 펜던트가 바로 그거예요. 종족의 성물과도 같은 것을 대가로 내어준 셈이죠.”

나는 말을 마치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왕을 바라보았다.

“설마 위대한 드워프가, 엘프들보다 못한 보상을 주지는 않으시겠죠?”

내 도발적인 한마디에 주변의 드워프들이 발끈했다.

한 드워프가 벌떡 일어나 자신의 전투 망치를 바닥에 내리치며 외쳤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요, 형제여!”

“감히 우리 위대한 드워프를 그 겁쟁이들과 비교하다니!”

“왕이시여! 저 형제의 말이 맞소! 우리가 어찌 그 나약한 귀쟁이 놈들에게 질 수 있단 말입니까!”

그의 외침을 시작으로, 다른 드워프들도 일제히 동조하기 시작했다.

“그렇다! 놈들이 그 나무토막을 내주었다면, 우리는 우리의 영혼을 내주어야 마땅하다!”

“드워프의 명예가 걸린 문제다! 절대로 놈들에게 밀려서는 안 된다!”

드워프들의 자존심에 제대로 불이 붙었다.

드워프의 왕 역시 내 말에 자극을 받은 듯,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는 자신의 가슴을 주먹으로 쿵쿵 치며 소리쳤다.

“감히 누가 우리 드워프를 귀쟁이들 따위와 비교하는가! 좋다, 강철턱이여! 그대에게 우리 드워프가 줄 수 있는 최고의 보물을 만들어주겠다!”

왕은 그렇게 선언하고는, 곧장 대장장이들을 호출했다.

“최고의 장인들을 모두 불러 모아라! 가장 순수한 재료를 녹여라!”

왕의 명령에 드워프들이 다시 한번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수십 명의 드워프 장인들이 용광로 앞에 모여 망치를 두드리고 풀무질을 해댔다.

나는 그 광경을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일이 생각보다 훨씬 더 크게 벌어지고 있었다.

마침내 모든 작업이 끝나고 드워프의 왕이 직접 나를 찾아왔다.

왕의 손에는 작은 상자가 들려 있었다.

“자, 받으라. 이것이 우리 드워프가 그대에게 바치는 최고의 선물이자, 우리의 자존심이니.”

나는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신비한 빛을 발하는 반지 하나가 놓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