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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마법은화력: 뉴비가 알려준 방법 좀 많이 어려운데….
ㄴp깟쮸: 나도 몇 번해보고 ㅈㅈ쳤다에요.
“설명이 너무 두리뭉실했나?”
내 설명을 따라오지 못하는 다른 마법사들.
하긴 나도 눈으로 대충 보고 훔쳐 배운 게 전부다.
정확한 이론적인 지식 따윈 없으니 설명이 부족한 건 당연할 지도.
“그림으로 그려볼까?”
거기에 생각이 닿은 나는 그림을 그렸다.
내 그림 실력은 형편없다.
“하지만 모래 컨트롤이라면 다르지.”
나는 샌드아트처럼 바닥에 모래를 뿌려 그림을 그렸다.
사람을 그리고, 그 위에 마나의 흐름을 표시.
무려 움직이는 그림이 완성되었다.
짧은 영상을 찍어 올리고 몇 분이 지나자, 드디어 성공자가 나왔다.
ㄴ냉장고: 역시 내가 1등인가?
ㄴ냉장고: (할 수 있다 나라면 콘)
ㄴㅇㅇ(3R3.33T): 어떰?
ㄴ냉장고: 그냥 대박인데? 대충 계산해도 전력이 1.2배는 늘어난 느낌?
ㄴ냉장고: 대가없이 공개하기엔 너무 큰데….
ㄴㅇㅇ(3R3.33T): 아껴서 쓸 곳도 없는데 뭘.
ㄴ냉장고: 헌터의 스펙업 수단은 제한적이니까. 이 정도면 관심 있을 곳은 많지.
ㄴ냉장고: 발표하면 난리가 날걸?
“이럼 노벨상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건가?”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물론 노벨 마법상 같은 것은 없지만.
미국 대통령도 받는 노벨 평화상 정도라면 나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자서전을 써서 노벨 문학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엉뚱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다른 간증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ㄴ마법은화력: 나도 성공햇음!!!
ㄴ마법은화력: 난 효과가 더 좋은데? 화염마법이랑 상성이 잘 맞는 걸지도 몰겠네.
ㄴ마법은화력: 하 이거 너무 좋은데?
ㄴ마법은화력: 뉴비 입에 넣고 왈랄랄루 해주고 싶네 그냥.
ㄴP깟쮸: (민트머리가 한심하게 쳐다보는 ♿️♿️♿️ 콘)
ㄴ냉장고: 그런데 풍뎅이는? 걔가 성공해야 하는데.
잠시 뒤, 댓글 하나가 올라왔다.
ㄴ풍뎅이: 성공했어. 방금.
ㄴ풍뎅이: 이제 가능할 것 같음.
ㄴ풍뎅이: 방금 막 재도전 신청 넣었어.
김수호는 여전히 스위스의 숙소를 떠나지 않았다.
이 벽을 넘어설 때까진, 한국에 돌아갈 수 없었으니까.
“… 다들 고맙다.”
김수호는 댓글들을 보며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혼자였다면 결코 이겨내지 못했을 벽.
다시 한번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이제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김수호는 곧장 국제 헌터 연맹에 연락을 취했다.
“55층 공략 가능성, 재시험을 요청합니다.”
세계 헌터 협회 본부 특수 훈련장.
그 중심에는, 변함없이 오만한 표정의 데미갓이 서 있었다.
팔짱을 낀 채 미간을 찌푸리는 데미갓.
“킴 카디안? 벌써 돌아온 건가?”
그의 목소리에는 노골적인 의심과 짜증이 섞여 있었다.
“사람은 며칠 훈련한다고 강해지지 않아. 괜한 고집으로 나온 게 아니었으면 좋겠군.”
주변에서 대기하던 다른 나라의 헌터들도 흥미롭다는 듯 두 사람을 쳐다보며 수군거렸다.
하지만 김수호는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묵묵히 훈련장 중앙으로 걸어가 데미갓의 앞에 섰다.
긴장한 기색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김수호는 차분히 장비를 꺼내며 준비를 시작했다.
“응?”
“뭐야 저게?”
사람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퍼졌다.
김수호는 각 손에 스태프를 하나씩 들었기 때문이다.
“스태프를 2개 든다고?”
“중압감에 미쳐버리기라도 한 건가?”
“저런 방법으로 벽을 넘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시끄러워! 다들 닥쳐!”
데미갓이 소리를 질렀다.
순식간에 조용해지는 다른 헌터들.
데미갓은 진지하게 말했다.
“킴? 자신 있나?”
“물론.”
“좋은 패기군. 마음에 들어.”
동시에 데미갓의 몸에서 무형의 기세가 터져 나왔다.
세계 랭킹 1위의 위압감.
평범한 헌터라면 서 있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의 압력이었다.
그러나 김수호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김수호가 조용히 양손을 들어 올렸다.
여전히 스태프 2개를 든 채.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기묘한 준비 자세.
“간다.”
김수호의 짧은 한마디와 함께, 전신에 마력이 휘몰아쳤다.
양손에서 폭풍이 터져 나왔다.
“이건…!”
데미갓의 눈에 경악이 스쳤다.
불과 며칠 전, 자신의 주먹질 한 방에 허무하게 흩어졌던 그 마법이 아니었다.
이전처럼 가만히 서서 받아낼 생각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콰아아앙-!
데미갓이 팔을 뻗었다.
두 개의 폭풍이 격돌하며 훈련장 바닥을 통째로 파내 버렸다.
“재미있군.”
데미갓이 낮게 읊조렸다.
김수호는 대답 대신, 다시 한번 양손을 움직였다.
그는 멈출 생각이 없었다.
이 기세를 몰아, 자신의 모든 것을 증명해야 했다.
쐐애애애액-!
훈련장 전체의 공기 흐름이 바뀌었다.
주변의 모든 공기가 김수호의 앞으로 모여들며 거대한 회오리를 만들었다.
“크윽!”
가까이서 구경하던 헌터들이 제각기 벽을 잡고 넘어지지 않게 버텼다.
“좋아!”
데미갓이 포효했다.
그는 오히려 폭풍을 향해 정면으로 돌진했다.
망토가 격렬하게 펄럭였다.
“파천(破天)!”
김수호의 모든 것이 담긴 일격.
나선형으로 회전하는 바람의 창이 데미갓의 심장을 겨냥했다.
“호우——!”
데미갓은 기합과 함께 오른 주먹을 내질렀다.
주먹과 바람의 창이 허공에서 격돌했다.
퍼어어어억-!
찢겨나가는 파열음, 동시에 피가 튀었다.
“….”
김수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말이 없는 것은 데미갓 역시 마찬가지.
그는 아무 말 없이 자신의 오른 주먹을 내려다보았다.
툭.
단단한 주먹 위로 새어 나온 피 한 방울이 바닥에 떨어졌다.
“… 맙소사.”
훈련장을 가득 채웠던 정적이, 누군가의 목소리와 함께 깨졌다.
곧이어 억눌려 있던 경악의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피, 피를 흘렸어….”
“데미갓이… 공격에 상처를 입었다고?”
“불가능해. 저 남자의 신체는 S급 몬스터의 공격도 맨몸으로 막아낸다고 들었는데….”
모두의 믿을 수 없다는 표정.
그들의 웅성거림을 듣던 데미갓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데미갓은 자신의 주먹에서 흐르는 피를 한번 핥아보고는,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선 관중을 향해 말했다.
“닥쳐. 버러지들.”
순간, 모든 소음이 거짓말처럼 멎었다.
데미갓이 서늘한 눈으로 헌터들을 훑었다.
“오늘 일을 외부에 발설하는 놈은, 내가 직접 태평양에서 30일짜리 수영 강습을 시켜주도록 하지.”
“…….”
“내가 피를 흘렸다는 말만 하지 말라는 게 아니야. 킴 카디안이 지팡이를 두 개 썼다, 이런 말도 하지 말란 말이야. 알아들어? 온갖 잡놈들이 지팡이 두개 들고와서 덤비는 건 못참아.”
모두가 마른침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데미갓은 그제야 만족한 듯 김수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그가 선언했다.
“완벽한 합격이야, 킴.”
데미갓은 피가 흐르는 손으로 김수호의 어깨를 두드렸다.
“놀랍군. 정말로 놀라워. 이 정도라면 55층은 물론이고, 그 이상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겠어.”
김수호는 그제야 긴장을 풀고 짧은 숨을 내쉬었다.
데미갓의 눈에는 진심 어린 감탄이 담겨 있었다.
그가 웃으며 말했다.
“다행이군. 내 영화 촬영을 캔슬한 것이 시간낭비가 아니어서.”
“… 영화?”
“그래, 이번이 3번째 영화인데…. 이번엔 꼭 엔드게임의 관객수를 넘고 싶거든? 너도 꼭 보러 오도록 해. 주변에 홍보도 좀 하고. 한국의 유일한 S급이니 광고 효과도 크겠지?”
‘이거 정말 누가 할 법한 생각인데….’
김수호는 왠지 머릿속에 한국의 어떤 마법사가 떠올랐다.
다행히 아직 그녀가 영화나 방송에 나오겠다고 한 적은 없지만.
정신이 멍해지려는 찰나였다.
“이봐 킴. 나중에 ‘빅 이벤트’를 위한 팀을 하나 꾸릴 생각인데. 혹시 생각 있나?”
“빅 이벤트?”
김수호는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세계 랭킹 1위가 직접 팀을 꾸릴 정도의 이벤트란 대체 무엇일까.
“그래. 인류에게 아주 좋은 일이야. 지금은 그 정도로만 말해두지. 생각있으면 연락해.”
데미갓은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을 뿐.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자리가 아니야. 이 세상에서 손에 꼽는 진짜배기들만 모을 생각이지. 물론, 나보다는 눈에 덜 띄어야 하지만.”
그는 말을 마친 뒤, 뒤돌아서 훈련장 밖으로 걸어 나갔다.
김수호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갑작스러운 인정과 정체 모를 제안.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벽을 넘어섰다는 사실이었다.
김수호는 자신의 손을 꽉 쥐었다.
승리의 감각이 생생하게 남아 있는 손.
이제 탑에 들어갈 시간이었다.
나는 뒹굴거리며 TV를 보고 있었다.
오늘의 간식은 왕꿈틀이.
이건 샌드웜이 안 뺏어먹기 때문에 요즘 자주 먹고 있다.
같은 지렁이라서 그런가?
[샌드웜은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낍니다.]
아까부터 화면 속에서는 익숙한 얼굴이 나오고 있었다.
[대한민국 유일의 S급, 김수호 헌터, 마의 55층에 도전]
며칠 전, 스위스에서 돌아온 김수호는 휴식 없이 곧바로 서울 탑으로 향했다.
당연하게도 전 국민적인 관심이 쏠렸다.
지금 화면에 나오는 것은 그가 탑에 들어가기 직전.
기자들 앞에서 짧게 가졌던 인터뷰 영상.
“성공 가능성을 묻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낮다고 안 할 수는 없으니까요.”
짧은 말 한마디.
그것이 그가 남긴 전부였다.
“김수호 헌터가 탑에 들어간 지 벌써 두 시간이 지났습니다. 역대 55층 도전자들의 평균 공략 시간이 세 시간을 넘겼던 것을 감안하면, 아직은….”
TV 속 아나운서가 조심스럽게 상황을 전하고 있었다.
나는 입에 왕꿈틀이를 넣으며 중얼거렸다.
“슬슬 나올 때가 됐는데….”
김수호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어쩌면 지금쯤 보스의 목을 따고 여유롭게 전리품을 챙기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
헌터 갤러리에서 중계나 다시 달릴까 고민하던 시점.
[긴급속보]
[김수호 헌터, 55층 공략 성공!]
화면 가득 큼지막하게 박힌 자막.
스튜디오의 아나운서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속보입니다! 방금 들어온 소식입니다! 김수호 헌터, 서울 탑 55층 공략에 성공했습니다!”
곧이어 현장 화면으로 연결되었다.
지친 기색이 역력하지만 두 발로 서 있는 김수호의 모습이 보였다.
김수호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이 벌 떼처럼 그에게 몰려들었다.
“헌터님!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쏟아지는 질문 세례 속에서도, 김수호는 당황하지 않았다.
그는 카메라를 향해 옅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국민 여러분의 응원 덕분입니다. 여러분이 있었기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어쩐지 조금 어색해 보이는 저 영웅 연기.
김수호가 한마디를 덧붙였다.
“이번 공략은 저 혼자만의 힘으로 이뤄낸 것이 아닙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별 생각이 없었다.
그야 그렇겠지.
김수호에게도 자신의 백업 팀이 있을테니.
“결정적인 순간에,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아주 중요한 조언이 있었습니다. 그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어? 이거?”
구체적인 말을 더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알 수 있었다.
김수호가 누구에게 감사인사를 하고 있는 것인지.
솔직히 기분은 좋았다.
나는 소파에 더 깊이 몸을 묻으며 생각했다.
“나도 나중엔 저렇게 TV에 매일 나오려나?”
상상만 해도 가슴 한구석이 간질거리는 기분.
세상의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삶이라니?
실제 얼굴을 오픈하는 것은 약간 두렵기도 하지만.
한 번쯤은 해봐도 좋을지도 몰랐다.
나는 TV 속 김수호를 보며 중얼거렸다.
“지금 내가 35층이니까… 딱 20층 차이네.”
나는 손가락을 꼽아보았다.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이야기.
“지금은 그냥 축하나 해줘야겠다.”
나는 익숙하게 갤러리를 켰다.
아니나 다를까, 헌터갤러리는 이미 난리가 나 있었다.
[제목: 속보) 갓수호 55층 클리어 ㄷㄷㄷㄷ]
ㄴ 이야 ㅋㅋㅋㅋㅋㅋㅋ
ㄴ 하 국뽕이 차오른다…
ㄴ 솔직히 데미갓 이제 별거 아니지 않냐? 우리 수호 형이 다 이김 ㅅㄱ
[제목: 국민 여러분 안심하십시오. 서울은 안전합니다]
ㄴ 씨발 이번 건 진짜 안전하잖아 ㅋㅋㅋㅋㅋ
ㄴㄴ ㄹㅇ 이왜진 ㅋㅋ
마치 월드컵에서 우승이라도 한 것 같은 들뜬 분위기.
A급 헌터들이 모여 있는 단톡방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만호: 김수호 헌터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세진: 축하드립니다, 선배님!]
A급 헌터들의 축하 메시지가 쉴 새 없이 올라왔다.
[김수호: 감사합니다.]
짧고 간결한 한마디.
S급의 무게감이 느껴졌다.
“하…. 나도 나중에 저렇게 쿨한 척해야지.”
젠장, 너무 멋있어 보인다.
나는 내가 인터뷰하는 상상을 하며 메신저를 껐다.
여기서 축하 메시지를 보낼 수는 없었으니.
나는 마법사 갤러리에 접속했다.
[제목: 어 형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
[작성자: 풍뎅이]
[춤추는 개구리콘]
[폭죽 터트리는 개구리 콘]
[사람들 앞에서 표정관리하느라 힘들었다. 진짜.]
“참나, 진짜 어이가 없네.”
나는 피식 웃고 말았다.
인터뷰와 단톡방에서 보여주던 쿨한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ㄴ마법은화력: 역시 내 말이 맞지? 지팡이 두개면 깬다니까.
ㄴp깟쮸: 축하한다에요.
ㄴ냉장고: ㅊㅊㅊㅊ
ㄴㅇㅇ(88U.8T8): 서울의 왕에게 정수리를 보입니다….
한참 동안 우리의 댓글을 보고 있던 김수호가 새 댓글을 달았다.
ㄴ풍뎅이: 다들 정말 고맙다. 너희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야. 진심임.
ㄴ풍뎅이: 그리고 뉴비에겐 특히 더 고맙고. 덕분에 데미갓 피도 흘리게 만들어봤거든.
ㄴㅇㅇ(88U.8T8): 코피라도 터트림?
ㄴ풍뎅이: ㄴㄴ 그 정도는 아니고…
ㄴㅇㅇ(88U.8T8): 그건 나한테 양보해 줬구나.
그 어느 때보다 훈훈한 갤러리의 분위기.
나는 댓글을 보며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래로는 다른 마법사들의 축하와 농담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었다.
“흐음….”
나는 나도 모르게 희미한 미소를 짓었다.
가슴 한구석이 왠지 모르게 간질거렸다.
개념글에 갔을 때나, 랭킹 1위를 찍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때 느끼는 쾌감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감각.
훨씬 더 조용하고, 은은하게 퍼지는 만족감.
“이상하네. 이상해.”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
그리고 그가 성공하는 것을 지켜본다는 것.
나는 이전까지 이런 감정을 제대로 느껴본 적이 없었다.
“생각해 보면, 나는 딱히 도울 친구라는 게 없었지….”
각성하기 전 내 삶은 단조롭기 짝이 없었다.
그저 키보드나 두들기며 방구석에 처박혀 있던 시절.
세상과 나 사이에는 차가운 벽이 항상 존재했다.
인터넷에서의 관계는 피상적이고 일시적.
분탕을 치거나, 서로를 조롱하거나, 혹은 일방적으로 정보를 얻는 것.
그것이 내가 맺어온 관계의 전부.
누군가의 어려움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내가 가진 것을 내어주며 돕는다는 개념 자체가 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항상 나 자신이 중심이고, 나의 욕망이 최우선.
“…….”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화면 속에서 떠들고 있는 이 이상한 마법사들.
그들은 더 이상 모니터 너머의 닉네임이 아니었다.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고, 위기의 순간에 기댈 수 있는 사람들.
내가 가진 보잘것없는 지식이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
그들의 성공이 나의 기쁨이 될 수 있다.
나는 오늘 처음으로 그 사실을 깨달았다.
“… 나한테도 친구란게 생긴 셈인가?”
나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텅 빈 거실에 울리는 혼잣말.
나는 곧 고개를 저었다.
“친구는 인터넷 친구가 있어요도 아니고… 친구는 무슨 친구?”
친구라는 단어는 너무 가깝고 어색하게 느껴졌다.
지인. 아는 사람이라는 단어가 알맞겠지.
나는 조용히 컴퓨터 모니터의 전원을 껐다.
방 안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그 어둠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외롭지 않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