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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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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w Blame History

결국 협회와의 이야기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놀랍게도 그들이 말한 온라인 상담 시스템은, 이미 거의 완성 단계였다 그니까 전원 버튼만 누르면 되는 단계.

이번 백시은 사건을 계기로 도입이 앞당겨졌을 뿐.

언제든 준비가 되어있다는 소리였다.

따라서, 당장 내일부터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고 모든 길드에 공식적인 공문을 보내겠다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되었다.

나는 알겠다고 대답하고 그곳에서 나왔다.

직원이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지만, 일단은 거절했다.

그니까 집을 가긴 할 건데… 백화점을 들를 생각이었다.

집에서 그냥 쉴 생각은 아니다.

보답의 의미로 선물을 준비하고자 했다.

진세아 그리고 자화연에게.

자화연이 내게 오지 않았더라면, 진세아가 날 구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많이 위험했을 것이다.

그 끔찍할 수 있던 결과를 막아주었다.

따라서 나는 그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보답을 하고 싶었다.

거창한 선물이나 비싼 식사 같은 것도 좋겠지만… 그녀들은 이미 경제적으로는 부족함이 없는 존재들이다.

그래서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내 진심을 담은 선물을 하고 싶었다.

나는 백화점 지하의 식품 코너로 발을 옮겼다.

“뭐가 좋을까?”

허공을 향해 질문했다.

[내담자 자화연에게는 역시 브라우니가 좋지 않을까 합니다!]

[ ( •̀ ω •́ )✧ ]

“그건 너무 많이 드리지 않았어?”

[그래두… 좋아 보입니다!]

창의력이 없구나.

뭐 그래도 조언은 반영하겠다.

진하고 꾸덕꾸덕한 초콜릿 무스로 만든 케이크.

슈가 파우더를 둘러, 눈이 내린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라즈베리까지 얹으면, 깔끔할 듯했다.

약간 브라우니 스타일로 만들면, 브라우니를 좋아했던 그녀도 만족스러워 할 것 같았다.

“세아는?”

나는 다시 한번 허공을 향해 물었다.

[…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게.

나도 잘 모르겠다.

그녀에게는 정말 많은 것들을 만들어 줬지만.

진세아는 언제나 내가 만든 것들을 똑같이 맛있게 먹어주었다.

그럼 이번에도 적당히.

내가 주고 싶은 걸로 해야겠다.

나는 필요한 재료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사 온 재료들을 주방 조리대 위에 널브려 놓았다.

만들려고 하는 것은 치즈 케이크와 초콜릿 무스 케이크다.

기본적으로 둘 모두 손이 많이 간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하룻밤의 숙성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나는 가장 먼저 오븐을 예열했다.

그리고 단단한 통밀쿠키를 부수기 시작했다.

칼로리가 엄청나기로 유명한 녀석이다.

  • 빠작

잘게 부서진 쿠키의 고소한 향이 코에 맴돈다.

나는 그 쿠키 가루에, 실온에 녹인 버터를 섞어 케이크 틀 바닥에 단단하게 눌러서 담았다.

치즈케이크의 밑부분을 담당하는 크러스트다.

일반적인 케이크와는 다르다.

뉴욕식이라고는 하는데… 그냥 이게 더 맛있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초콜릿 무스를 위한 얇은 시트.

중탕으로 녹이고 있던 초콜릿과 완전히 녹인 버터를 섞었다.

그리고 설탕과 달걀, 소량의 밀가루를 넣어 얇게 펼쳤다.

이러면 브라우니 시트가 된다.

브라우니도 먹고 초콜릿 무스 케이크도 먹게 되는 것.

원래는 다크 초콜릿으로 하려 했지만, 자화연은 생각보다 훨씬 더 단맛을 좋아하는 듯했다.

따라서 어른의 맛보다는 더 달콤한 맛에 중점을 두었다.

따라서, 밀크초콜릿으로.

설탕도 넉넉하게.

아직 어리니까 좀 달아도 괜찮다.

나는 두 개의 반죽을 오븐에 넣었다.

베이스는 만들었고 이제는 본체를 쌓아 올려야 한다.

여기서부터는 살짝 공정이 피곤해진다.

나는 커다란 유리 볼에, 실온에 두어 부드러워진 크림치즈를 쏟아부었다.

그리고 그 위로 설탕을 뿌리고 섞기 시작했다.

부드러워질 때 달걀도 하나씩 하나씩 조심스럽게 깨트려 넣는다.

명칭은 필링, 이것이 치즈 케이크의 본체가 될 것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젤라틴을 차가운 물에 불리고 진한 초콜릿을 중탕으로 녹였다.

오븐이 준비가 끝냈음을 알렸다.

나는 갓 구워낸 뜨거운 두 개의 베이스를 꺼내 창가에서 식혔다.

잠시 시트가 식을 동안, 초콜릿 무스의 베이스를 만들어야 한다.

차가운 생크림과 우유에 젤라틴을 녹여 놓고 마구마구 휘저었다.

점차 단단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이러면 초콜릿 무스도 끝.

다음은 치즈케이크 마무리 단계다.

필링을 오븐에 누워 다시 한번 구워냈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

두 개의 케이크는 냉장고 깊숙한 곳에서 숙성을 거치게 될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기다림?

“아, 허리 아파.”

나는 뻐근한 허리를 펴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 뭐야 이거.”

주방에 들어왔을 때는 분명 해가 중천이었는데.

창밖은 이미 밤이 되어 있었다.

하루가 전부 지나가 버렸다.


루나는 밤새 잠을 설쳤다.

결국 엘리스가 주는 옷을 입게 되었다.

옷이라고 하기 뭐한, 검은색 천 조각을.

루나는 반강제로 그 옷을 입어야만 했다.

엘리스는 그런 루나를 일으켜 세우고 전신 거울 앞으로 끌고 갔다.

  • 언니, 눈 뜨고 똑바로 봐….

그녀는 루나를 일으켜 세우고 거울 앞에서 지켜보게 했다.

그리고 칭찬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몸매는 무슨 국보로 지정을 어쩌고….

자기도 나와 비슷하면서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가.

  • 아마 선생님도 좋아할…

  • 따악!

그 말만큼은 참을 수가 없었다.

루나의 손이 본능적으로 번개처럼 날아가 엘리스의 이마에 찰진 소리와 함께 꽂혔다.

완벽한 딱밤.

“아야!”

순간적으로 너무 놀라서.

그 말을 들은 순간 심장이 덜컹해서.

어쨌든 엘리스를 조금 혼내주었다.

그러나 엘리스가 던진 그 말은 밤새도록 루나의 가슴을 뜨겁게 뛰게 만들었고.

결국 루나는 밤을 새웠다.

이른 아침, 길드의 모든 인원이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는 정훈 교육 시간.

라운지의 대형 스크린에는 지루한 목소리의 강사가, 어젯밤 있었던 게이트 현황에 대해 떠들고 있었다.

이 시간을 빌려 잠시 잠을….

그녀는 그렇게 잠에 빠져들려던 참이었다.

“언니.”

“으응…?”

루나는 누군가가 속삭이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앞의 강사는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었다.

“이제 직접 찾아뵙지 않아도 상담을 받을 수 있습….”

응?

강사가 말하는 내용이 흥미롭다.

루나는 귀를 쫑긋하며 들었다.

잠이 순식간에 달아났다.

엘리스는 라운지의 대형 스크린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그곳에는 협회의 공식 로고와 함께 안내문이 떠 있었다.

[비대면 원격 상담 플랫폼 시범 운영 안내]

루나의 붉은 눈동자가 크게 뜨였다.

“?!”

엘리스는 그런 언니에게 즐겁다는 듯 속삭였다.

“이제 집에서도 선생님이랑 이야기할 수 있대.”

루나는 기뻤다.

솔직히 말해 최근, 조금은 정체된 느낌이 들고 있었다.

선생님을 만나고 용기를 얻기는 했지만. 그다음 단계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를 몰랐으니까.

다시 예전의 그 어둠 속으로 돌아가게 될까 봐 두려웠다.

게다가 요즘 선생님이 너무 바쁘시기도 했고, 안 좋은 일도 겪으시다 보니 상담을 신청하기도 죄송스러웠다.

그런데 이렇게 기회가 오다니….

루나의 뺨이 희미하게 물들었다.

다시 선생님과 얘기할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한편, 천마전(天魔殿).

옥좌에는 막 잠에서 깬 듯, 부스스한 모습의 자화연이 앉아 있었다.

천마신교 또한 길드다.

그곳에도 비대면 상담에 대한 공문이 도착해 있었다.

“그래서. 언제부터라고?”

옥좌에 앉은 자화연이 보고를 올리는 금강에게 나직하게 물었다.

금강은 고개를 숙인 채 답했다.

“협회의 공문에 따르면 오늘 오전부터 바로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고 하옵니다.”

“따라서 신교 또한 공식 길드로 등록되어있으니 원하신다면 언제든….”

금강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자화연이 헛기침을 했다.

“큼, 큼.”

금강은 즉시 품 안에서 미리 준비해두었던 검은색의 태블릿을 꺼내 옥좌 위로 정중히 내밀었다.

자화연은 아무 말 없이 그것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익숙한 손길로 화면을 켰다.

그녀의 입가에는 아주 오랜만에 소녀의 미소가 걸렸다.


약간 긴장된다.

오전 10시.

협회에서 말한 비대면 상담 플랫폼의 시범 운영이 시작되는 시간.

나는 내 서재 컴퓨터 앞에 앉아, 모니터의 시계가 넘어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시범 운용 기간을 계기로 잠시동안 재택근무로 전환되었다.

집에서 내담자를 맞이할 생각을 하니, 또 색다른 느낌이 들었다.

1분 정도가 남았지만….

약간 괜한 짓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10시가 되자마자 상담이 들어온다는 보장도 없는데.

상담은 두 가지의 종류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신원을 밝히고 싶지 않아 하는 헌터를 위한 완벽한 익명 상담.

두 번째, 기존처럼 신원을 확인하고 진행하는 일반적인 비대면 상담.

첫 번째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비대면 상담의 장점이었다.

물론 익명이라 할지라도 시스템 내부에서는 신원 검증을 절차를 거치기에 그 안정성 확실하다.

10시가 되었다.

나는 바로 메세지 창을 열었다.

  • 띠링.

“!”

벌써?

[익명의 헌터 1 님이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바로 도착했다.

나는 급하게 메세지를 열었다.

첫 번째 비대면 내담자는, 익명의 헌터였다.

역시 대면 상담은 부담스러웠던 헌터가 신청을 했구나.

이 순기능에 감사를….

채팅창이 활성화되었다.

[익명의 헌터 1]: 의원. 있느냐.

“?”

나는 키보드 위로 손을 올리려다 잠시 멈칫했다.

[익명의 헌터]: 본좌를 기다리게 할 셈이냐.

“…….”

음….

왜 누군지 알 것 같지.

  • 끼익.

나는 의자를 끌고 일어나 냉장고로 향했다.

  • 찰칵.

그리고 안에 있는 완성된 케이크의 사진을 찍었다.

새하얀 슈가파우더로 덮여있는 먹음직스러운 초콜릿 무스 케이크였다.

다시 자리에 돌아온 나는 키보드를 두들겼다.

  • 타닥타닥.

유선우: 초콜릿 무스 케이크라고 아십니까?

[익명의 헌터 1]: 이것이 무어냐?

유선우: 내일 상담소로 오시거나 사람을 보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익명의 헌터 1]: 내가 누군 줄 알고 그런 말을….

유선우: 안 드시렵니까? 저번의 다과보다 훨씬 맛있을 겁니다.

메세지에는 약간의 침묵이 흘렀다.

[익명의 헌터 1]: …오늘은 어떻게 안 되겠느냐?

나는 그 대답에 미소를 지었다.

역시, 꼬마 군주는 단것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