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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14 KiB

익숙한 안내 음성과 함께, 나는 젖소가 되었다.

딱히 육중한 덩치가 느껴지진 않지만, 일인칭 시점으로도 왠지 모르게 든든한 느낌이 드니 그거면 됐다.

—젖소 알리스탄이네

—근본스킨이긴 해

—엄ㅋㅋ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왜 다들 쳐 웃어요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

—안 웃고 생각하는 거 글쓰면 ㅈ되니까

—ㄹㅇㅋㅋ

—트루<--퐉스련

—여우 아닌데?여우 아닌데?여우 아닌데?

—엄ㅋㅋ

—알고 고른 스킨이면 개추

—그러니까 저 젖소 안에 트루가 있다는 거지?

—퍄ㅑㅑㅑㅑ

확실히 유럽이랑 한국 시간대가 달라서 그런지, 진짜들이 많이 출몰하고 있었다.

“적당히 풀어줄 때 잘 할 수 있죠?”

—ㅇㅇㅇㅇㅇ

—고소는하지말아다오

—바르고 고운 말

—착한말

나는 적당한 경고와 함께 일인칭 시점 시야 아래쪽에 덜렁 있는 채팅창을 조금 더 작게 만들고선 인베이드 방어를 위해 열심히 뛰었다.

—트롤 안함?

채팅창의 반응에, 나는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제가 언제 트롤 한다고 했어요? 솔로 랭크는 신성한 거예요.”

—소새끼 웃는게 음흉할줄은 몰랐다

—여러분 저거 다 구라인 거 아시죠?

—ㅋㅋㅋㅋㅋㅋ

—누가 믿어요

—어림도 없지

“근데 팀들간의 약속인 스크림은 약간 더 신성한 거 같기도 해요.”

솔로 랭크랑 스크림에서 던지는 비율이 뭐가 높냐만 따져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

—트루어 번역) 그냥 죽어

—ㅋㅋㅋㅋㅋㅋ

—1군이랑 스크림할 기회 귀하긴 해

—ㄹㅇ

—근데 그러면 지금 던진다는 거임?

—어허

—‘잘되면 도사 안되면 도살’

—ㅋㅋㅋㅋㅋㅋㅋ

반박은 안 받기로 했다.

“자, 일단 우리 헌터 좀 도와주고 바텀 갈게요.”

나는 헌터가 첫 몬스터를 쉽게 잡도록 같이 평타를 쳐주며 체력을 꽤 깎았고, 그 뒤 원딜과 함께 얌전히 바텀 라인으로 내려갔다.

우리 바텀 조합이 초반 주도권 없는 조합이라, 그냥 선 2레벨 싸움 안 하고 받아먹는 편이 나아서 리쉬—헌터가 몬스터 잡는 것을 도와주는 것—좀 해줬다고 딱히 손해는 없었다.

그렇지만 알리스탄이 3레벨을 찍는 순간 말이 좀 달라진다.

—쿵쾅!

플래시와 동시에 상대를 띄우고 반응을 채 하기도 전, 그대로 타워에 밀어넣는다.

라인을 우리 측 타워에 박아 넣으려고 서성이던 상대 팀 원딜은 반응도 채 하지 못하고 타워 맞고, 우리 팀 바루슨한테 맞고, 나한테 평타까지 야무지게 맞으며 비명횡사했다.

“우리 원딜 무럭무럭 자라네요.”

마지막 평타를 일부러 멈춘 덕에, 킬은 순조롭게 바루슨의 입에 들어갔다.

—?

—???

—왜 잘함

—프로한테 왜 잘하냐니

—ㅋㅋㅋㅋㅋㅋㅋ

—던질줄

—좀 낯설다

—알리스탄도 잘하네

—지는 알리스탄 스킬 다 피하면서 상대한테는 알리스탄으로 풀콤보 꽂아넣는 거 봐라

—ㅋㅋㅋㅋㅋㅋㅋ

—?? : 꼬우면 반응했어야지

—플W 몸통박치기를 어케 반응해요

—?? : 되던데

—크아아악

—재능충들은 이래서 안돼

“그거 반응하기 쉬운데요. 그냥 노란 이펙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거 보자마자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구르면 돼요.”

솔직히 3인칭 반응이 힘들지, 바닥에 장판 스킬이 몇 개씩 깔리는 게 아닌 한 어지간해서는 피하기 쉬운 콤보다.

—쉬워?

—나는능이버섯이다능이할수없다

—그냥 곰팡이 아닐까

—우린 트루한테 아메바인듯

시청자들의 자괴감 넘치는 채팅을 구경하면서, 나는 다시금 바루슨에게 킬을 먹여 주었다.

[더블 킬!]

집에서 라인으로 복귀하자마자 다시금 킬을 따였다는 소리는, 곧 바텀의 균형이 무너짐을 의미했다.

—바텀 붐

—개터졌죠?

—트루 알리스탄 음해한 새끼 나와

—난 아님

—나도아님

—저 두 새끼들 먼저 잡아넣죠?

—ㄹㅇㅋㅋ

“자, 그럼 대충 바텀은 풀어준 거 같으니 미드 한번 들러서 도와줄까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선 귀환을 해 아이템을 뽑고 당당히 미드로 걸어나섰다.

“평소에는 몰랐는데 맵 디테일 은근 좋네요.”

귀환하고 라인 복귀할 때는 항상 3인칭 쿼터뷰 시점이라 별 관심이 없었는데, 알리스탄 들고 랭크 게임에서 일인칭 시점으로 여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자니 안 보이던 것들이 보였다.

가끔 들려오는 용 소리라든가, 벽 타고 돌아다니는 티오르 게임사의 마스코트나 도마뱀, 개구리 따위의 것들이 퍽 귀여웠다.

—이년은 그냥 솔랭을 사랑함

—ㅋㅋㅋㅋㅋㅋ

—바루슨 초반 3킬에 상대 다 뚜벅이라 알리스탄이 몸통박치기만 해줘도 상대 좋아 죽음

—ㄹㅇㅋㅋ

—꽁승이누

—서폿으로 튕겼으면 팀운이라도 좋아야지

참고로 우리 미드와 상대 미드는 각각 오리애나와 흐뭬이로, 미드 라인은 현재 물몸들의 살 떨리는 자존심 대결 중이었다.

양 팀 헌터들은 전부 후반 지향 챔피언을 고른 탓에 지금껏 갱 한 번 없었던 만큼, 사실상 지금의 싸움이 라인전 이후의 라인 선 푸쉬—주도권 싸움—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어, 저거 잘하면 잡겠는데요?”

그리고 역시 라인전 깡패 소리 듣는 메이지인 오리애나는 파일럿까지 좋아서 그런지 라인에서 날아다니고 있었다.

—띵! 띵! 띵! 띵!

연속해서 울리는 핑.

킬 먹여 준 바텀이나 아무런 연관도 없는 탑이나 헌터가 의견을 낼 리도 없으니, 결국 저 핑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채팅창을 확인하지 않아도 명확했다.

“에헤이. 도와주러 왔다니까 그러네.”

나는 실실 웃으며 미드 라인의 강가 위쪽 부쉬에 숨어 기다리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그대로 달려나갔다.

—쾅!

Q스킬과 플래시를 조합해 상대를 공중에 띄우고, 동시에 오리애나의 궁극기로 상대를 금속 구체 중심으로 끌어당긴다.

그리고 그 순간.

—쿵!

W스킬을 이용해 상대 미드를 오리애나 스킬과 평타 사거리 밖으로 튕겨낸다.

“아. 정말. 아깝네요. 거의 다. 잡았는데.”

당연하게도 이런 국어책스러운 반응에 곧이곧대로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팬 따위는 없었다.

정확히는 그런 사람들은 옛날 옛적에 내 방에서 나간 지 오래랄까.

—ㅅㅂ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

—입에 침은 바르고 거짓말해라

—저걸 방생하네

—브론즈행동

—나 브론즈 현지인인데 저렇게는 안한다

—ㅋㅋㅋㅋㅋ

“그래도 다음 기회가 있잖아요? 한잔하죠?”

아니나 다를까.

다음 기회는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찾아왔다.

[bishop 님이 번개의 용을 지목]

우리 팀의 다른 멤버들도 우리 미드와 내가 프로라는 건 직감했는지, 다들 일사불란하게 모여 오더에 따랐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다섯 명 다 사라진 상태에서 멍 때리고 있을 만큼 천상계 솔로 랭크가 널널하진 않다.

말인즉, 용 사냥을 막거나 용 막타를 뺏어 영혼 효과를 얻기 위해 상대 팀도 달려드는 5대 5 정식 한타가 펼쳐지기 직전이라는 의미였다.

일단 우리가 자리를 먼저 잡긴 했으니, 나는 주저 없이 앞라인을 잡았다.

그리고 나와 함께 맞대결을 하게 된 상대 탱커는 탑에서 내려온 다리우슨이었다.

정확히는 딜이랑 탱킹 아이템 동시에 챙긴 혼종이었지만, 원래 저 챔피언 체급이면 탱커 아이템으로 둘러도 근접해서 궁으로 도끼 내려찍기 시작하면 아이템은 별 의미가 없다.

“상황 아주 좋아요.”

—어딜 봐서

—저거 용 먹고 다 싸먹히는 각 아님?

—ㄹㅇ

“좋다니까요.”

나는 그렇게 말하고선 우리를 조여오는 다리우슨에게 일부러 끌려 접근하고, 빠르게 Q스킬로 상대를 잠시 띄운 뒤, 그대로 뒤를 잡아 상대를 몸통 박치기로 날려버렸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다리우슨이 우리 진영 한복판에 떨어졌다는 거다.

그것도 용 싸움과 더불어 상대한테 사방에서 포킹당한 탓에 반피도 남지 않은 챔피언들만 남은 뒷라인에.

—내 도끼에 죽어라!

나는 상대가 뒷라인에 시선이 쏠린 사이 여유롭게 우리 진영 뒤틀린 숲으로 빠져나갔고, 다리우슨은 신나게 궁극기를 초기화시키며 도끼로 우리 팀을 처형했다.

[쿼드라 킬!]

그렇게 라인전 차이를 벌리며 비숍에게 생긴 현상금, 그리고 내 덕에 라인전 초반 3킬을 챙겨 스노우볼을 굴려 걸리게 된 바루슨의 현상금이 전부 다리우슨에게 넘어갔다.

[bishop 님이 적이 사라졌다고 알림]

[bishop 님이 적이 사라졌다고 알림]

[bishop 님이 적이 사라졌다고 알림]

빠른 속도로 막 우물에 귀환한 내게 비숍의 핑이 찍혔지만, 나는 당당했다.

“아니 완전 제대로 다리우슨 넘겨줬으면 다리우슨 일점사하지. 아쉽네요.”

—?

—?????

—양심 ㅇㄷ?

—ㅋㅋㅋㅋㅋㅋㅋㅋ

—트루햄이 그럼 그렇지

—ㅎㅅㅎ;;

—역시 라인전은 추진력을 얻기 위한 1보 후퇴였을 뿐

—근데 트루 말한 대로 될 수 있긴 함?

—되겠냐

—상대 싸먹으려고 사방에서 튀어나오는데 중심에 있는 데다 도끼 한 번 돌리면 피흡되는 새끼를 어떻게 일점사해

—ㄹㅇㅋㅋ

—걍 이거 트황이 비숍 엿먹인거임

—ㅋㅋㅋㅋㅋㅋ

“어허. 엿먹이다뇨? 그냥 합이 안 맞은 거죠.”

상대가 미드 1차 타워를 철거할 게 뻔했기에, 나는 미드 라인 1차 타워와 2차 타워 중간에서 알리스탄의 목줄에 걸린 작은 종을 두들기는 감정표현을 하며 우리 팀의 지원을 기다렸다.

“뭐, 그래도 게임은 이겨야겠죠?”

상대는 1차 타워를 미는 걸로도 모자라 남작 몬스터까지 먹으려는, 턴을 무시하는 뇌절 플레이를 하는 중이다.

물론 이론상 가능은 한데, 어디까지나 정교하게 굴러가고 턴을 쪼개 쓸 수 있는 프로씬에서의 얘기고.

지금 상대팀이 하는 짓은 그냥 ‘한타 이겼으니까 전부 다 우리 거야’를 외치며 떼쓰는 것밖에 안 된다.

솔로 랭크의 한계랄까.

나는 주저 없이 망원 렌즈로 상대가 남작 몬스터를 치고 있는 것을 확인했고, 곧이어 내가 C자 부쉬에 박아 둔 제어 와드에 비숍이 순간 이동 스펠로 빠르게 둥지 근처에 접근했다.

[TSTST 님의 플래시 재사용 대기시간 5초]

[TSTST 님의 플래시 재사용 대기시간 4초]

나는 비숍에게 핑을 찍어주었고, 괜히 중국 최고 미드라이너 소리 듣는 게 아닌 만큼, 그는 주저 없이 내게 기계 구체를 달아주었다.

그렇게 탑 야쇼와 바루슨까지 도착하자, 나는 주저 없이 계획을 실행했다.

—쾅!

플래시와 몸통박치기, 그리고 기절 스킬까지 아낌없이 둥지 한복판에 쏟아붇는다.

—전부 파괴하세요.

그리고 동시에 오리애나의 궁이 기절한 상대를 한 번 더 공중에 띄우고.

—바람의 힘을 느껴라!

공중에 뜬 상대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야쇼의 궁극기가 들어간다.

[쿼드라 킬!]

그렇게 다 죽은 와중에 홀로 외롭게 남은 다리우슨이야 뭐.

[ TSTST -> IMDUNK ]

아무리 잘 커도 다굴에는 장사 없는 법이었다.

“봐봐요. 아까는 일점사 못 해서 한타 진 거라니까요?”

나는 상대 넥서스에 핑을 찍으며 여유롭게 말을 계속했다.

—맞?나?

—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이렇게 되네

—프로들 각 보는 게 다르긴 한가?

—어어 안된다

—솔랭 그만 던져라

—ㅋㅋㅋㅋㅋㅋㅋ

—당신은 트루나 비숍이 아닙니다

—씹1새들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우리는 상대가 뜨끈하게 데워 놓은 남작 몬스터를 먹었고, 우리는 파죽지세로 미드 라인을 밀고 가 그대로 게임을 끝냈다.

[승리]

—이걸 이기네

—트루 KDA 1.0 씨ㅋㅋㅋ발ㅋㅋ

—ㅋㅋㅋㅋㅋ

—어허 탱커는 원래 많이 죽는 포지션이다

—5킬 10데스 5어시는 좀...

—사람아니야

—하지만 이겼죠?

—막판 이니시 개잘했죠?

—이기면 그만이야~

“오랜만에 서폿 플레이해도 아직 폼 안 죽었네요.”

나는 나지도 않는 땀을 닦으며 솔로 랭크 대기실로 돌아와 채팅창을 키웠다.

[ 我爱Bishop 님이 10,000 원 후원! ]

[(영상_링크)]

[이 알리스탄은 정말 빌어먹게도 뛰어난 서포터입니다. 우와 정말 너무나 대단하다. 씨발. 이 사람의 서포터 플레이를 금지해야 합니다. 면밀히 검토 후 제발 정지 좀 먹여주십시오.]

—비숍이네

—얘도 방송 중이었음?

—그런가봄

—스크림 끝나고 얘도 잠깐 킨 듯?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이 새1끼 왜 한국어 함?

—그거 AI 자동번역임

—ㅇㅎ

—아니 근데 저거 리폿하는거야?

—ㅇㅇ

—저기 생방 들어가보니까 개빡쳐서 막 뭐 쓰던데?

—근데 이겼죠? 막판 속죄의 이니시 지렸죠?

—ㅋㅋㅋㅋㅋㅋㅋ

“흠. 이상하다. ST에선 이렇게 하면 이기던데.”

나는 그렇게 말하고선 다음 게임을 하기 위해 큐를 돌렸다.

—뭣?

—역시 역이니시는 트평

—ㅋㅋㅋㅋㅋㅋㅋ

—?? : 니 실력이지~

—이걸 도발을 거네

—개같이 비숍 방송 달려갈 클리퍼들이면 개추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한 말이 퍼지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