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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14 KiB
Raw Blame History

공포란 무엇인가.

[아니 저거 왜 안 죽어요!]

[레이드! 레이드 좀 해봐!]

[크샨테가 다섯 명 사이를 휘젓고 있는데 체력이 달지를 않습니다! 보호막은 또 왜 이렇게 두껍나요!]

최소한 지금 경기를 치르는 DWG의 선수들에겐, 눈앞에서 날카로운 톤파를 머리 위로 내려찍으며 전장을 지배하는 트루가 공포 그 자체였다.

[트루의 크샨테가 지금 불사신입니다! 그냥 안 죽어요!]

[방금 전에 한타 승리하면서 남작 먹고 DWG 선수들 ‘아, 끝났다! 이겼다! 이 생각 하고 집에서 나왔을 텐데! 미드 한복판에서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요!]

[어그로 핑퐁도 필요 없습니다! 그냥 들어가서 나를 따르라 하는 겁니다!]

[으아아아! 이거 진짜 미친 거 아니에요?!]

[지금 그냥 대화가 안 됩니다. 궁을 켜서 방어력이 깎였는데도 애나의 딜이 간지러워요. 궁극기인 곰돌이는 심지어 충격파 장전용 인형이 되었습니다.]

상황을 지켜보던 DWG의 파트너 스트리머, 킹은 한숨을 내쉬었다.

“야, 저건 끝났어. 못 막아.”

크샨테가 업데이트 된 이후 탑에서 가끔 만나본 그였지만, 이렇게까지 파괴적으로 크게 된 걸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탑으로서 따로 크샨테를 플레이해본 그였기에, 저것이 뭘 할 수 있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

—뭔 소리야

—1대 5임

—못 이길 리가 있나

—발악 좀 많이 하는거지

—해설 오바하는거 하루이틀인가

—ㄹㅇㅋㅋ

—신인이라 행복버튼 누른거 아님?

—솔직히 솔랭에서 나머지 넷이 저러면 할 맛 안나긴 해~

—ㅋㅋㅋㅋㅋㅋ

—그렇게 걱정을 많이 할 거였으면 그때 먹는 거 조심 좀 하지

—헤이헤이헤이

—뭐뭣

—라는 나쁜 말은ㄴㄴ

—ㅋㅋㅋㅋㅋ

이미 1세트를 목도하고도 아직 상식선의 일을 생각중인 시청자들은, 끽해야 한 명 죽고 미니언 강화 버프를 유지한 채 ST의 남은 챔피언들을 마주하리라 생각했다.

그렇지만 킹은 자신의 발언을 꿋꿋이 고수했다.

“아 좀. 내 말 맞으니까 한 번 봐봐요.”

그의 말이 실현되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니 반피 까고 시작했는데 ㅅㅂ?

—왜 체력이 차 있음?

—W 존나 아파

—아니 이게 뭐야

—ㅈ사기챔

—근데 트루 템트리가 처음 보는건데?

—신기하게 올렸네

—아니 근데 나온 지 세 달좀 안 된 챔 숙련도 실화냐

—그냥 스킬 다 피하고 다 맞추네

—올리프 왜함? 그냥 크샨테 하면 저지불가에 스턴 있고 일점사 당해도 안 죽는데

—ㅋㅋㅋㅋㅋㅋ

[지금 그냥 장판파의 장비에요! 일당백! 일당천!]

[아니 우리 미드 2차 밀고 쭉 가서 쌍둥이 밀고! 넥서스까지 밀 건데 넌 뭐야! 혼자잖아? 그렇게 생각하고 대놓고 걸었던 싸움인데, 트루 선수가 지금 너무 강합니다. 이거 이러면 분위기가 이상해져요.]

[으아아! 결국 아까 한타에서도 안 썼던 록온 선수의 플래시가 빠집니다!]

킹은 차분하게 경기를 지켜보며 말을 이었다.

“이거 그냥 트루 얘가 잘쓰는 거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다섯 명이 스킬을 동시다발적으로 쓰는데 멀쩡할 리는 없다.

“방금도 우공이랑 그라까스 궁 반응해서 W에 붙어있는 저지불가로 씹고, 그대로 플래시로 록온 납치해서 우리 진영으로 밀어 들어가서 턴 한 번 더 빼고, 여기서 그라까스랑 애나랑 스킬 다 빠졌네. 나는 모르겠고, 여러분들이 저기서 1대 5 할 생각도 못 했을 텐데, 설령 걸었어도 그대로 터졌을 걸?”

—저게 보여?

—5명에서 그냥 트루 하나 노리고 존나게 스킬난사 해대는데 그걸 어케피했누

—걍 쟤 반응속도는 짐승련임

—ㄹㅇㅋㅋ

—알리 플W 밀치기 일인칭으로 반응하는데

—구라치지마세요

—라고 하기엔 1세트에 했죠?

—......

—1세트 진것도 말이 안 돼서 걍 잊고 있었는데

—금붕어임? 1시간도 안 됐어

—ㅋㅋㅋㅋㅋ

—ㅅㅂ

물론, 이 와중에도 트루는 죽지 않았다.

[어? 어? 이거 애나 체력 언제 이렇게 빠졌나요!]

[곰을 열심히 때리면서 다시 장전한 충격파로 다른 챔피언들 날리고! E 타고 그대로 돌진해서 다시 내려찍었어요!]

[ ST True -> DWG Imagine ]

“봐봐. 내 말 맞다니까.”

응원팀이 지는 것과 별개로 전직 탑 라이너인 그답게, 본인 의견 관철은 확실하게 했다.

[으아아아악! DWG 비사아아아앙!]

[이러면 기절 먹여줄 챔피언이 우공이랑 그라까스밖에 없는데 지금 둘 다 관련 스킬 쿨타임입니다!]

[드래이븐! 드래이븐이 문제에요!]

[저 친구 딜이 일단 크샨테한테 안 박히는 것도 문제고! 일단 뚜벅이라 전진 방해 스킬 한 번 쓰면 뭐 더 없어요!]

[결국 드래이븐까지 기절 맞고 죽었습니다!]

그리고 이쯤 되면, 아까 남작 둥지에서의 한타에서 패배한 ST의 선수들이 미드 한복판까지 라인을 밀고 오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내가 버텼어! 이제 마무리 해!]

[아니 이제 조금만 더 하면! 레이드! 레이드가 성공할 수 있었는데!]

[저거 진짜 얄미워요! 궁 시간 끝나자마자 텔 타고 온 토르의 잭슨을 E 스킬로 타고 쏙 빠집니다!]

곧이어 도착한 레나타가 쓴 궁극기로 상대를 혼란에 빠뜨려 움직임을 잠시 제한하고, 곧이어 잭슨이 봉을 돌리며 이번에야말로 타이밍 맞게 스턴.

[그리고 릴리안 수면!]

[잠든 적, 잭슨이랑 바루슨이 하나씩 쓸어담습니다!]

[이게! 록이라는 이 게임이! 결국에는 턴을 얼마나 잘 쓰냐거든요? 분명 DWG는 트루를 잡는데 한 턴은커녕 진짜 아주 약간의 시간이면 된다고 생각했겠지만, 그걸 정하는 건 DWG가 아니었어요!]

“아까 상층 오브젝트 싸움에서 크샨테가 킬 먹고 쟤 막을 사람이 없어진 게 가장 크다.”

패배를 직감한 킹은 작은 화면에서 전진하는 ST 선수들이 아닌 트루의 1대 5 장면 리플레이를 다시금 살폈다.

“...쓰읍. 근데 전성기였어도 내가 이게 되려나 모르겠네.”

—그정도임???

—ㄷㄷㄷㄷㄷ

—킹의 인정

—그래봤자 록드컵 없는 범부라고 하면 안되겠죠?

—킹받네

—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LOCK 컵은 넘쳐나니까 한잔해~

“아무튼, 오늘 경기는 진짜 아쉽게 됐네요. 오랜만에 ST 좀 잡아보나 했더니.”

그의 눈은 아직도 경기 리플레이 화면에 가 있었지만, 방송 멘트는 잊지 않았다.

[자! 이렇게 텔 타고 돌아온 트루와 함께!]

[이번 매치 DWG의 두 번째 넥서스 터지면서!]

[지지—!]

[이게 바로 뉴네오 ST입니다!]

—프라우드가 없어도 안되는 거냐고

—ㅅㅂ

—오히려 트루련이 프라우드보다 더함

—프라우드<--희망을 안 줌

—트루<--이겼다 싶었는데 머가리 깡

—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진짜 ST가 콜업한 이유는 알겠더라

—역대급 캐리였다


지쳤다.

전생하고 나서 이렇게까지 몰입한 적이 있었나.

...없었네.

솔로 랭크야 말할 것도 없고, 마스터 리그는 애초에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끽해야 프라우드와의 일대일 대결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일인칭 시점 활용이 미흡했다.

결국 이렇게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해 부딪혀본 경기는 오늘이 처음이다.

아직 너프되지 않은 챔피언들의 성능까지 합쳐진, 사실상의 최고점이라 봐야겠지.

“...살아있어?”

자리에서 일어난 에레가 옆자리에 앉은 내게 말을 걸었다.

그래도 오늘 옥스보다 덜 오더했는데 1인분 이상 해준 선수였기에, 나는 옅게나마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아니요. 죽을 거 같아요...”

일인칭이랑 삼인칭 시점을 얼마나 돌려가며 썼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힘든데, 비명을 지르는 몸이 강제로 기억을 상기시킨다.

내가 얼마나 헬스를 열심히 하든 매번 이런 식이면 프라우드가 돌아오기 전에 내 몸이 축날거다.

“그래도 팬들한테 인사는 해야지.”

인게임에서 통나무 들어줬으니 나 들고 다녀달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걸 당당하게 말하기엔 아직 마모되지 않은 내 양심의 뾰족한 부분이 나를 찌른다.

“그으으으...”

그래도 헬스를 한 보람이 없지는 않은지, 나는 어떻게든 자리에서 일어나 스테이지를 한 바퀴 돌 수 있었다.

“트루! 트루야아아아!”

“너무 잘했어!”

“트루햄 지렸다!”

“다음 매치도 이겨줘!”

기대. 환호. 그리고 환희.

아무래도 고생한 보람이 없지는 않은 모양이다.


—집중해 주세요. 프로 시즌 시작 후 첫 패치입니다!

이번 패치에는 다른 챔피언들의 너프와 아이템의 궁합 차이로 인해 지나치게 성능이 올라간 챔피언들과 아이템의 집중 조정이 있을 예정입니다.

우선 아이템의 경우 탱커들이 애용하는 공방일체의 아이템의 성능이 가격 대비 지나치게 좋고, 마법 저항 아이템들의 효율 또한 메이지들이 협곡에서 자생하기 어렵다 판단되어 너프됩니다.

또한 이번 패치의 집중 조정 대상은 아제르, 크샨테, 그리고 라이즌입니다.

[아제르]

솔로 랭크에서의 성적은 평범하지만, 프로들의 경기에서 특정 상황에 지나치게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몰락한 황제에게 약간의 시련을 더해주고자 합니다.

[Q 병사의 진군]

[스킬 데미지가 일부 감소하며, 적중 시의 상대가 받던 둔화 효과를 10% 감소시켰습니다.]

[W 모래 병사]

[아제르의 평타 속도와 비례하던 모래 병사들의 공격 속도를 90%로 조정합니다.]

[E 돌진]

[스킬 사용 시 주어지는 보호막의 효과가 지나치게 강력하다 판단되어 이전의 70% 수준으로 조정합니다.]

[R 나를 따르라!]

[궁극기 범위 감소, 궁극기 데미지 15% 하향 조정]

———

[크샨테]

영웅의 힘은 너무나 강력했습니다. 탑 라이너로 설계했던 의도와는 다르게 미드 라인에서 나쁘지 않은 라인 클리어를 바탕으로 교전에 영향력을 크게 행사하는 만큼, 탱커라는 컨셉에 맞는 조정이 들어옵니다.

[Q 톤파 강타]

[스킬 대미지 20% 감소, 충격파 충전 후 Q3타의 대미지 또한 감소, 미니언에게 가해지는 피해량 추가 감소, 스킬 범위 감소. 방마저 비례 쿨타임 감소 공식 다소 변경.]

[W 멈출 수 없는]

[저지불가는 크샨테의 고유 스킬셋의 핵심이기에 삭제하지 않았지만, W의 차징을 중간에 멈출 수 없고, 방향 조절 기능 또한 삭제합니다. 대신 스킬 계수가 약간 상승합니다.]

[E 동료와 함께]

[보호막 효과 체력 비례 10% -> 5%]

[R 총공격]

[이제부터 방마저가 아닌 방어력을 기반으로 총공격 시 얻는 공격력이 결정됩니다. 대신 체력 감소는 더 이상 없을 예정입니다.]

“...아예 죽어버렸네요?”

개막전이 끝나고 아직 다음 경기도 안 열렸는데 벌써부터 올라온 패치 노트가 심상치 않았다.

—비둘기야...

—크샨테도 가버렸누

—ㅋㅋㅋㅋㅋㅋ이게맞지

—너 닭둘기 앞에서 그 말 다시 해봐

—...취소해라 그 말!

—취/소

—ㅋㅋㅋㅋㅋㅋ

—팩트는 이미 아제르는 저 멀리 갔고 크샨테도 다리랑 팔 한 짝씩 잘려나갔다는거임

—아니 근데 이게 왜 조정이야?

—정보) 티오르 이 새끼들은 원래 지들 입맛대로 단어를 고른다

—ㄹㅇㅋㅋ

“근데 뭐, 솔직히 아제르는 몰라도 크샨테는 가는 게 맞아요.”

내 발언에 채팅창이 불타기 시작했다.

—뭣?

—양심 ㅇㄷ?

—니가 제일 잘 써먹었잖아!

—ㅋㅋㅋㅋㅋ

—트루 방송 보고 크샨테 연습해서 꿀 잘 빨고 있었는데ㅠㅠ

—근데 저거 너프 큰거야?

—ㅇㅇ

—그냥 팔다리 대놓고 자름

—크아악

“아니 좀 생각해 봐요.”

나는 크샨테의 너프 전 스킬셋을 떠올리며 말을 이었다.

“기본 체력 4700 방어력 329 마법 저항력은 201인 챔피언이 저지불가, 실드, 조건부지만 벽 넘기는 거랑 에어본도 있고요, 심지어 쿨타임은 1초밖에 안 되고 마나 꼴랑 15들고 W는 저지불가에 심지어 변신하면 쿨 초기화에다가 패시브는 고정피해가 들어가며 그 다음에 방마저만 올려도 스킬 가속이 생기고! Q에도 스킬 가속이 생기고! 스킬 속도가 빨라지고! 그 다음에 공격력 계수가 있어서 W가 쿠우웅 하면—!”

—......

—엄...

—그냥 우리 저거 관짝 보내죠?

—록판 그 긴거도 나온거냐

—ㄷㄷㄷㄷ

—당사자한테 들으니까 더 개씹사기인게 느껴지네용

—넌 가라

—ㅋㅋㅋㅋㅋㅋㅋ

—트루햄 회식 끝나고 춤췄다는 게 뭔 소린지 알거같으면 개추

—개추

—ㄹㅇㅋㅋ

협곡에 보내는 부조금은 이것으로 충분하리라.

그렇게.

오늘 챔피언 두 명이 죽었다.

어쩌면 어제였을 수도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