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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12 KiB

게임 중반.

“자, 여기 라인 하나만 밀고 바로 내려가세요.”

브론즈들의 치열한 전투가 수십 번은 펼쳐지는 협곡의 상태는 그야말로 맛이 가 있었다.

[ 31 vs 26 ]

게임 시작한 지 고작 삼십 분밖에 안 됐는데 데스가 어디서 솟아오르는지 양 팀 합쳐서 분당 1데스가 넘었다.

“자, 이렇게 라인을 밀고 내려오면 뭘 하라고요?”

그러자 우리의 브론즈 시청자가 드디어 대형 몬스터의 둥지를 핑으로 찍었다.

—캬

—트루의 인간승리

—박치기 공룡한테 잘 박는 법을 알려줬다

—ㄹㅇㅋㅋ

—아까 용 싸움할 때 합류 못하는 것도 아니고 바텀 쳐 밀다가 타워도 못 깨고 뒤지는 꼬라지를 생각하면...

—발전했누

—넌 올라가라

초반에 계속해서 교전을 여는 건 좋다.

다 질 수도 있다.

근데 혼자서 사이드만 줄창 미는 건 미드 라이너의 자격이 없다.

“이제 거기서 제어 와드 꽂고, 대기 타다가 다들 올 때까지 기다려요.”

물론,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누가 오긴 왔는데, 문제는 그게 시청자의 팀이 아니었다는 거다.

—????

—원딜이 시야 없는 부쉬에 몸을 왜 쳐넣냐에요

—개꿀

—ㅋㅋㅋㅋㅋ

—이게...브론즈?

혼자 몬스터 버프를 받겠다고 뒤틀린 숲 하단의 몬스터를 먹은 상대 원딜이 뜬금없이 시청자가 숨어있던 부쉬에 몸부터 들이 밀었고, 상대 원딜은 그대로 죽었다.

“그럼 이제 용 먹고! 그대로 미드로 모여서 전진하세요. 그냥 상대 다 무시하고 밀어요.”

상대 탑이랑 미드는 원딜의 폭사는 아랑곳하지도 않고 각각 탑과 바텀을 밀고 있으니, 미드를 쭉 밀어서 상대를 부르는 게 맞았다.

“......응?”

근데 문제는 그 녀석들이 불러도 안 왔다.

2차 포탑, 미드 억제기, 쌍둥이 타워.

마지막으로 넥서스까지.

[승리]

이건 내 오더의 날카로움이 문제가 아니라, 말 그대로 승리 당했다.

—ㅋㅋㅋㅋㅋㅋㅋ

—이걸 안막는다고

—패작하는거 아니냐

—정보) 상대 원딜이랑 미드는 듀오고 이번 시즌 55승 57패다

—현지인ㄷㄷㄷ

—그냥 순수 실력 이슈였네

—ㄹㅇㅋㅋ

“음...실버부터는 그냥 안 볼게요.”

—얼마나 충격받았으면

—트루야...

—이해한다

—그럴 수 있지

—솔직히 나라도 관전하기 싫을 듯

—저거 보다가 눈이랑 뇌 썩느니 안 보고 솔랭 돌리는 게 맞음

—ㄹㅇㅋㅋ

“그냥 솔랭이나 한 판 해볼까요?”

—ㄱㄱㄱㄱㄱ

—가즈아아아아

—이게 맞지

—전통과 역사의 솔랭방송ㄱㄱ

—전통과 역사(6달 미만)

—엄ㅋㅋㅋ

—이렇게 보면 트루 진짜 성장 속도 말이 안 되네

—ㄹㅇ

—일찍 왔으니 오래오래 해다오...

아무튼, 그렇게 어지러웠던 관전을 끝내고 내 계정의 솔로 랭크를 시작했다.

티어는 당연하게도 챌린저. 최상위 구간이다.

프로들이 포진한 구간인 터라, 보통 저녁 늦은 시간대에 돌리면 매칭이 잘 된다.

아니나 다를까, 매칭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잡혔다.

“아.”

문제는 부포지션인 탑에 걸렸다는 거다.

—can I mid 박아라

—ㄹㅇㅋㅋ

—아ㅋㅋㅋ캐리해 준다고ㅋㅋ

—(날조없음)

—미드 프라우든데?

—????

—와

—탱커 픽하고 그냥 눕자

—상대 미드는 필리독에 탑은 플루크임ㅋㅋㅋㅋ

—ST 정모 사이에 눈치없이 아저씨 하나 꼈누...

—찬밥 신세 확정

—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시청자들의 채팅을 확인하면서 주저없이 팀 채팅창에 글을 적었다.

[ST True#KR1 : Can I Mid]

[행복두꺼비 : 안됩니다~]

—바로차임

—ㅋㅋㅋㅋㅋ

—프라우드님님님 트루랑 지난번에 한번 만나고 준 애착인형은 됐나보네

—ㄹㅇ

—보통 저렇게 반응도 안하는데

—솔직히 직접 만나서 게임하고 악수까지 하면 누가 참냐

—엄...

—다들 키보드에서 손 떼라

—나는 고소를 당해봤어요!

—넌 ㅅㅂ 키보드 좀 부숴라

—ㅋㅋㅋㅋㅋㅋ

[ 트루야행복하자 님의 영상 도네이션 ]

[ (영상_Youtube_) ]

[뭐야, 상대 탑 트루라고요? 이거 진짜에요?]

[에이 절대 안 봐주죠. 미드는...모르겠어도 탑에서는 이겨야지.]

최근 플루크 녀석도 방송을 시작했다더니, 벌써부터 영상으로 반응이 오기 시작한다.

“뭐, 그러니까 서로 진검승부 해보자 이거죠?”

—ㅋㅋㅋㅋㅋㅋ

—정보) 플루크 탑으로 던져버린 게 트루다

—ㅇㄱㅈㅉㅇㅇ?

—팩트) 트루맞다

—반은 공인된 썰이지ㅋㅋ

—??? : 제발 이것만큼은 뺏어가지 말아다오

—내 자존감 자존심

—탑

—ㅋㅋㅋㅋ

그렇게 밴픽창으로 들어간 나는.

[피오란]

주저 없이 첫 픽으로 칼챔을 박았다.

“이러면 안 빼고 들어오겠죠?”

난 준비됐다.

—캬

—이걸 칼픽하네

—카운터 맞으면 어캄

—설마 양심이 있으면 그딴 짓은 안 하겠지

[내서스]

“아 진짜 플루크 이...”

아무리 그래도 솔로 랭크에서 동료를 만났는데 픽하는 꼴이 말이 아니다.

넌 앞으로 경기할 때 재미 찾으면 그대로 돌려버린다.

그런 다짐을 하곤 이를 갈았다.

—ㅋㅋㅋㅋㅋㅋㅋ

—상남자의 라인 X

—상여자의 라인 O

—쟤가 카운터냐

—ㅇㅇ

—E선마하고 장판 딸깍하면 내서스 라인전 개날먹 가능함

—심지어 후반 밸류도 내서스가 이김ㅋㅋ

—탑 상성은 존나게 따지고 후픽은 무조건 받아야 하며 갱 안 와주면 삐져서 던지는 상남자 그자체의 라인 = 탑.

아무튼, 그렇게 밴픽이 끝났다.

그렇게 시작된 게임.

“이건 일인칭으로도 못 피하는 거잖아요.”

아무리 일인칭 시점으로 못 피할 투사체들을 피하고 다녀도, 바닥에 깔리는 건 속수무책이었다.

—??? : 니 실력이지~

—장판은 맞아야지 어쩌겠누 트루야

—ㅋㅋㅋㅋㅋ

—근데 진짜 라인전 개날먹이네

—저게 맞냐

—E딸깍 Q딸깍 스택 쌓기ㅋㅋ

그렇게 서로 땀내나게 미니언이나 챙기고 있자니, 서폿이 탑에 놀러 왔다.

[ ST Fluke -> ST True ]

대체 서폿이 왜 올라온 건지는, 바텀의 데스 수를 보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모두가 기대했던 건 탑이나 미드의 흐드러지는 칼싸움 후 정해지는 승패겠지만, 원래 현실은 뜬금없이 모든 게 결정나는 법이다.

“아니, 뭘 하면 상대 원딜이 벌써 2코어에요?”

아직 십오 분 조금 넘었는데 이게 맞나.

—정신이들어?정신이들어?정신이들어?정신이들어?정신이들어?

—상대 원딜은 챌이고 트루쪽은 마스터긴 하네

—왜 잡힌거야 그럼

—게임사한테 따지셈

—??? : 대부분 버그입니다

—씹ㅋㅋ트루 MMR이랑 프라우드 MMR 존나 높아서 그런 듯

—에반데 진짜

—저거 올라오면 어케막냐?

프라우드가 한번 바텀을 찔러봤지만, 2차 타워만 어찌저찌 지키고 반피 넘게 나가 그대로 귀환해야 했다.

그리고 탑이야 뭐.

[ 필리견 -> ST True ]

언제나 그렇듯 탑은 한 번 호구 잡히면 상대방 라이너, 헌터들의 도시락이다.

다시금 뜬 흑백창을 본 나는 부들거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ㅋㅋㅋㅋㅋㅋ

—탑은 이게 맞지

—ㄹㅇㅋㅋ

—솔랭에서 진짜 개터지지만 않으면 게임 승패에 영향 없는 라인ㅋㅋ

—지금 플루크 ㅈㄴ 웃네

—자존심 지켜서 기분 좋은 플루크면 개추

그런데 그 와중에 어떻게든 꾸역꾸역 크고 있던 프라우드가 기어코 한 건을 해냈다.

[ Hide in bush -> 챌가고싶다 ]

[ 챌가고싶다 -> Hide in bush ]

제압 골드 1000짜리 원딜이 프라우드에게 잡혔다.

“게임 망하면 원래 프라우드 선수 바지 붙잡고 버티는 거랬습니다.”

나는 그 뒤부터는 오직 두 가지만 했다.

라인을 밀고, 플루크를 따라다닌다.

녀석의 한타 영향력을 최소화시키고, 은근슬쩍 방해하면서 스택 쌓는 속도도 조금씩 늦췄다.

그렇게 프라우드가 제압 골드를 먹고 복구를 넘어 필리독을 압도하기 시작하자 균형이 어느 정도 맞아들어가며 게임 시간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이걸 비빈다고?

—진짜 서로 박치기 ㅈㄴ해대네

—그 와중에 서로 고고하게 CS만 챙기는 탑 수준

—ㅋㅋㅋㅋㅋ

—사실 황족은 탑이고 나머지가 서커스하는거임

—ㄹㅇㅋㅋ

그리고 이미 용 세 마리를 먹은 상대가 네 번째 용을 먹고 대형 몬스터 버프를 받기 위해 바텀으로 달리던 순간.

“...응?”

플루크가 뜬금없이 바텀으로 순간 이동 주문을 쓰며 한타에 참가했다.

그리고 동시에.

프라우드가 보내는 저격핑.

대상은 넥서스다.

“흠. 우리 아래쪽 교전은 이번 판에서 처음으로 팀을 믿어보기로 할까요?”

—????

—안감?

—이걸 민다고?

—ㅋㅋㅋㅋㅋ

—탑 당해서 정신 나갔구나

—내서스가 우리 원딜 뚝배기 깨고 있누

—팩트) 사실 저 새끼 없어도 전체 딜량 차이 별로 없다

—ㄹㅇㅋㅋ

—궁까지 쓰니까 내서스 개무섭네

나는 채팅창의 반응은 뒤로한 채, 철거 룬을 터뜨리면서 열심히 타워를 쭉쭉 밀었다.

2차 타워, 억제기 앞 타워, 탑 억제기, 그리고 쌍둥이 포탑까지.

—아니 왜 안옴

—지금 상대도 트루 진영 진입함

—설마 이거 누가 먼저 끝내냐임?

—일단 상대가 둘이긴 한데 내서스 궁 빠지고 서폿 하나라 애매한데

—이거 진짜 이기냐

프라우드의 어그로 핑퐁과 더불어 의도적으로 질질 끈 한타는 지긴 했지만 상대의 귀환을 막았을뿐더러 내가 밀 시간까지 벌어다줬다.

—쾅!

쌍둥이 하나.

그리고 쌍둥이 둘.

이제 남은 건 넥서스뿐이다.

나는 평타 강화 스킬을 연타하면서도 일인칭과 삼인칭을 번갈아 가며 넥서스에 평타를 열심히 때렸다.

“후우.”

그렇게.

시야각은 저 밑으로 내려가지 않은 채 내 앞에 있는 넥서스가 터졌다.

[ 승리 ]

—크아아아악

—이걸 이겨?

—아까 브론즈 솔랭이랑 뭐가 다른거죠?

—진짜모름

—이 박치기공룡련...

—지는 아닌것처럼 말하지만 사실 제일 심한년...

—ㄹㅇㅋㅋ

—사실 경기할 때도 보면 트루가 제일 먼저 가져다 박음

“어허. 아까는 무지성이었고, 지금은...”

음.

별로 다를 게 없을지도.

잠시 곰곰이 생각해본 나는 바로 화제를 바꿨다.

“저 잠깐 어디 갔다 올게요.”

—어디가

—이런 게임 하고서 한 판 더 안돌린다고

—나

—락

—나

—락

—나

—락

“네. 진짜 내려갈 거예요.”

—???

—어디감

—설마 플루크 놀리러 가냐?

—엄ㅋㅋㅋㅋㅋㅋ

—?? : 너 탑 못하잖아

—이걸 이 각을 본다고

—공습경보

—아ㅋㅋ졌으면 받아들여라

나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