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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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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w Blame History

정규 시즌이 끝났다.

[이렇게! ST가 기어코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승리로 장식하며! 마스터 리그 11팀에게 총 매치 22승! 정규 리그 전승을 달성합니다!]

마지막 고비라고 불렸던 KTT조차 승리를 거뒀고, 남아있던 팀들은 LOCK에도 없는 신생팀들이라 체급 차이가 났다.

“플레이오프...”

“누가 오든 상관 없잖아.”

나는 오늘 승리하고서도 굳은 표정을 하고 있는 플루크의 등을 툭 치며 그렇게 말했다.

마스터 리그의 팀은 총 12개.

LOCK에 없는 신생팀 몇 개를 포함한 숫자로, 우리는 그들을 상대로 이번 시즌 패배 자체가 없었다.

마지막 고비라고 불렸던 KTT조차 승리를 거뒀고, 남아있던 팀들은 LOCK에도 없는 신생팀들이라 체급 차이가 났으니 사실상 플레이오프에 누가 오든지 우리가 할 말은 아주 많았다.

[한 세트조차 내주지 않으며 완벽 그 자체를 보여준 ST, 아직 멈추기엔 이릅니다!]

[그렇습니다. 마스터 리그는 계속되는 거니까요!]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플레이오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이제는 퍽 익숙해진 팬들 앞에서의 승자 인터뷰에서, 나는 활짝 웃었다.

“플레이오프 상대가 누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ST에게 오는 순서대로 시즌을 마무리 지어드릴게요.”

집에 일찍 가서 쉬는 게 상대에게도 여러모로 좋을 거다.

우승은 절대 양보 못 하니까.


“야, 야. 지명 시작한다.”

“티비 좀 큰 거 없나.”

“모니터 큰 게 어디야.”

ST 복지가 아무리 좋아도, 3군 연습실에까지 대형 전광판 수준의 티비를 설치해 주진 않는다.

“플루크 녀석은 어디 갔어요?”

“팝콘 가지러.”

몇 분 걸리지도 않을 1라운드 지명식에 팝콘 들고 오는 녀석도 정상이 아니긴 하다.

그 깡의 반이라도 LOC 월드컵에서 보여주면 참 좋을 텐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플루크 녀석까지 연습실에 도착했다.

“저 왔어요.”

나는 자연스레 옆에서 팝콘을 빼먹으며 물었다.

“캬라멜 맛 있어?”

“아니. 소금만 살짝 넣었는데.”

“......”

어째 나 빼고 상체들이 점점 근육질이 되가는 건 기분 탓이 아닌 듯싶다.

“그래서 이게 지금 누가 누굴 고르면 되는 거냐.”

“3위가 5, 6위 중에서 붙을 팀 고르는 거지. 4등은 남는 거 짬처리하는거고.”

플레이오프 형식은 기본적으로 정규 시즌 순위에 따라 이점이 있다.

정규 시즌 1, 2등은 1라운드가 아닌 2라운드에 미리 진출하고, 3위에서 6위까지 먼저 1라운드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그리고 거기서 승리한 팀이 2라운드에서 1, 2등과 맞붙고, 3라운드에서는 2라운드의 승자들끼리, 그리고 패자들끼리 한 번 더 싸운다.

그렇게 승자들끼리 붙은 경기에서 이긴 팀은 곧장 결승전으로, 진 팀은 패자조에서 이긴 팀과 결승 진출전이라는 4라운드를 치른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나고 두 팀이 추려지면.

그제야 결승전이다.

“...왜 이렇게 복잡해?”

“단순 토너먼트 방식이면 유명 팀이 한 번에 떨어진 순간 리그 차원에서 감당이 안 되잖아요.”

당장 정규 리그 1, 2위 팀이 매치 한 번 져서 시즌 마무리를 한다고 생각해 보자.

뷰어쉽이 떨어지는 건 둘째 치고, 정규 리그를 진행하는 이유 자체가 사라진다.

상위팀의 메리트라고는 존재하지 않게 되는 거니까.

1라운드를 진행하면서 우리가 2라운드에서 상대하게 될 팀의 밴픽이나 조커픽을 미리 알 수 있다는 이점은 덤이고.

“그럼 우리는 다 이기면 매치는 딱 세 번만 하는 거야?”

“이기면 그런 셈이죠?”

스트라이크의 질문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이 인간들.

지난 시즌 꼴찌 했다고 플레이오프에 관심조차 안 가지고 포맷도 모르는 것 보면 성격 하나는 확실하다.

“그럼 우리 시즌은 딱 매치 세 번 남았네.”

“안 질 자신 있어요?”

“은설이 네가 통나무 들어야지.”

“......”

“장난이야. 장난.”

2라운드에서 상대들이 전부 집중공략하고 파고들었던 바텀이 이런 말을 하니까 어찌 보면 좀 안타깝기도 한데, 그렇다고 공략하는 대로 다 당해주는 꼴을 생각해 보면 마음속에 참을 인만 늘어난다.

팝콘을 던져볼까.

솔직히 이쯤 되면 내가 팀에서 뭔 짓을 하든 여론은 내 편일 것 같다.

아마 인터넷에서도 ‘트루가 결국 못 참고... 정도로 넘어가지 않을까 싶다.

“연습이나 제대로 하세요.”

“나 요즘 솔랭 열심히 돌려.”

“어련하시겠어.”

뭐, 사실 플레이오프에서 계속해서 같은 부분을 공략당한다면 최후의 수단이 있긴 하니 큰 문제는 없다.

개인적으로는 나도 안 쓰고 싶은데, 필요하면 코치님한테 건의 비스무리하게 언질이라도 줘야지.

아무튼.

이런 와중에 정규 리그 3위를 한 팀은 무난하게 6등을 골랐고, 4위 팀은 자동으로 5위를 만나게 됐다.

“누가 이길까?”

“누구든 다 이겨서 매치는 세 번만 할 거라면서요.”

“그냥 순수하게 누가 올라올지 궁금하긴 하잖아.”

플루크까지 거드니, 나는 잠시 지난 매치의 기억을 떠올려봤다.

“그냥 덜 던지는 팀이 올라갈 것 같은데요.”

내 기준에서는 우리 팀도 턴이 밀리는 경우가 많은데, 마스터 리그의 다른 팀들이야 더 하다.

당장 글로벌 골드가 3천에서 4천 골드 정도 차이날 때 역전이 몇 번이나 일어나는지를 생각해보면, 지금 하는 고민은 퍽 쓸데없는 짓이었다.

“그나마 밀키웨이가 그랜드 리그랑 템포를 비슷하게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 같긴 하고, 나머지는 뭐 고만고만해서요.”

“얜 왜 맨날 기준이 다르냐.”

“말했잖아요. LOC 월드컵 우승팀 정도는 돼야 만족한다고 할 거라고.”

“그럼 우리 팀 1군으로 가야겠네. 쓰리핏한 팀이면 만족하겠지.”

“...쓰읍.”

그건 좀.

프라우드가 빠진 ST1?

난 이미 겪어봤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걸 지금 당장 다시 겪고 싶진 않았다.

“생각해 보니 이 팀도 나름 괜찮은 거 같아요.”

그래.

탑 괜찮고, 헌터는 내 말 잘 들으니 됐고, 바텀 라인전은 몰라도 한타는 기가 막히니 이 정도면 괜찮지.

“갑자기 표정은 왜 썩었어?”

“우리 팀의 소중함이 문득 새삼스레 느껴져서.”

통나무 위에서 탭댄스 안 추는 게 어디야.


오래간만에 방송을 다시 켰다.

시즌 중에 나름 자주 방송을 하려고 하긴 하지만, 아무 일도 없었을 때 학교 끝나고 하루 종일 하던 것에 비하면 언제나 새 발의 피다.

“요즘 마스터 리그 잘 보고 계시죠?”

방송 멘트를 말하자마자 주르르 내려가는 채팅창.

—트루이씨1ㅂ련아!

—니가솔랭을망쳤어니가솔랭을망쳤어니가솔랭을망쳤어니가솔랭을망쳤어

—미드 띠모에 미드 가붕이까지 튀어나오는게 맞냐고

—근데 웃긴건 얘는 이겼다는거임...

—정보) 우리 미드는 트루가 아님

—ㅅ1ㅂ

—개빡치네

—제발 정석픽 해다오...

“그게 다 플레이오프 가서 피가 되고 살이 돼서 하는 거예요.”

실제로 리그에서도 중후반쯤 가니 왠진 모르겠지만 티모 밴도 한 번 나왔다.

플레이오프 간다고 해서 상대하는 팀이 아예 바뀌는 게 아니니 이런 것 자체가 내가 픽한 챔피언이 이후로도 쭉 영향을 끼친다는 뜻이었다.

—일단 유저들은 피를 봤다는 거지

—ㅋㅋㅋㅋㅋㅋ

—골드에서 실버갔다 질문 못 받는다

—솔랭에서 저딴 거 하면 실버가 아니고 브론즈 가는게 맞다

—ㄹㅇㅋㅋ

—트루가 뽑은 챔들 대부분 운영챔인데 하위 랭크에서 어케씀

—운영 원툴은 솔랭에서 안통함

—ㄹㅇ특히 광물티어들 그냥 박치기공룡임

“그럼 이참에 티어별로 운영 실력이나 볼까요?”

일단 내 방송을 보는 시청자 수를 생각해 보면, 티어별로 한두 명씩은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을 거다.

—친추를...해준다고?

—트루의 친추?

—쉣

—당장하자

—끼잉끼잉

—제발 잠시라도 친구해주세요

—ㅋㅋㅋㅋㅋ

관전을 위해서는 친구로 추가할 필요가 있다 보니 채팅창과 더불어 이미 포화 상태였던 내 계정의 친구 신청창은 더 미어터졌다.

“그럼 브론즈부터 볼테니까 본인 아이디 채팅창에 적어주세요.”

추첨을 하기엔 준비하는 과정 복잡하니 그냥 아무나 한 명 골라잡기로 했다.

“친구 신청 되시면 바로 솔로 랭크 한 번 돌려주시면 돼요.”

그렇게 채팅창 중 한 명의 닉네임을 골라 관전을 시작했다.

그리고 시작 3분만에, 시청자는 솔킬을 당했다.

—?

—ㅋㅋㅋㅋㅋㅋ

—넌 나가라~

—무언가를 보여주겠습니다ㅋㅋㅋ

—겜 터지는 건 보여주겠누

—ㄹㅇㅋㅋ

—에반데

“그래도 이 정도면 양호하네요.”

애초에 브론즈한테 피지컬 바라는 거 아니다.

—???

—역시 시청자 감싸는 건 트평

—그래도 자기 방송 봐준다고...

—ㄹㅇ

—저걸 커버치네

물론, 내 생각은 얼마 못 가 바뀌었다.

“아니 거기서 왜 운영을 그렇게 해요.”

—ㅋㅋㅋㅋㅋ

—결국 답답해서 입 열었죠?

—더 이상 못 참는 트루

—옥스가 추천하는 트루 뇌대리 가동

—분명 관전으로 브론즈가 어케 하는지 본다는 거 아니었냐

—?? : 사람아니야

일단, 이 판부터 살리고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