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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11 KiB

시청자 참여 이벤트의 첫 상대는 브론즈였다.

처음부터 너무 높은 티어가 왔다가 패배하면 시청자들 텐션이 떨어질 게 뻔한 만큼, 이 정도 티어면 합격이다.

“어떻게 잘 들어오셨네요?”

—그 반응속도로 왜 브론즈냐는 나쁜 말은ㄴㄴ

—이걸 돌리네

—역시 운영 돌리던 실력 어디 안가누

—ㅋㅋㅋㅋㅋㅋ

—설욕...해야겠지?

—브론즈라도 이건 무조건 이기지

—지면 걍 록 접으셈

—ㄹㅇ

“그럼 챔피언은 마음대로 골라주시고, 저는 유냥이로 할게요.”

나는 그렇게 말하며 챔피언에게 부가 효과를 부여하는 룬을 수정했다.

어차피 스킬은 안 쓰니까 마법 관련은 버리고, 평타와 관련된 룬을 고른다.

“제한 시간은 10분이고요, 체력 물약은 금지, 먼저 솔킬 따거나 CS 80개 모으면 이기는 거예요?”

알겠다는 대답은 굳이 들을 필요 없으니 상대가 챔피언을 고를 때까지 기다렸다.

[미스 포츠]

원거리 딜러 챔피언 중에서도 딸깍챔—비교적 컨트롤이 간단한 챔피언—의 대표 주자 중 하나인 챔피언이다.

“좀 알아보고 오셨나 보네요? 이분 진심이시네.”

이기고 싶어서 안달 난 모습이 보인다.

—10만원짜리 표가 걸려있는데 무조건이지

—절대! 안 봐준다!

—ㅅㅂ 챔피언 평타 사거리 차이가 100이 넘게 나네

—ㅋㅋㅋㅋㅋㅋ

—이걸 어케 이겨요

—한대씩만 교환해도 될 듯

—ㄹㅇㅋㅋ

그렇게 시작된 첫 게임.

—툭.

미니언이 도착하고 난 직후, 내가 살짝 앞으로 가자마자 바로 평타를 때리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상대.

“여기서 무지성으로 평타를 치시면 안 되죠.”

초반 레벨에서 미니언은 신이다.

내가 상대 평타 한두 대 맞는 것보다, 저렇게 앞으로 나와서 딜 하다가 원거리 미니언한테 체력바 갈리는 게 더 컸다.

—브론즈 이슈

—나 브론즈 3인데 요즘 브론즈들도 저렇게 딜교 안한다

—근데 차피 저딴식으로 해도 이김

—ㄹㅇㅋㅋ

—유냥이 체력 젠되는거 미포보다 많을텐데 괜찮은거 맞냐

—대신 저긴 스킬 쓸 수 있잖아

—타겟팅인데 못 맞추면 사람 아님

—ㄹㅇㅋㅋ

채팅과는 달리, 내 말을 들었는지 상대는 그 뒤로는 약간 소심해진 움직임을 보였다.

뭐, 사실 적당히 미니언과 경험치를 먹으며 스킬 레벨을 올리면 강해지는 속도가 스킬을 못 쓰는 나에 비해 훨씬 빠르니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상대의 거리 조절이 완벽할 때 얘기였지만.

"이러면 제가 표를 드리고 싶어도 드릴 수가 없어요 시청자님."

—쟤 왜 벌써 반피임

—유냥이 평타 은근 쎄누...

—진짜 거리조절 하다가 상대가 미니언 먹을 때만 툭 치고 튀는 거 개킹받네

—ㅋㅋㅋㅋㅋ

—브론즈의 한계) 멀티태스킹 안 됨

—ㄹㅇㅋㅋ

—근데 팩트는 cs차이도 난다는거임

이대로 가면 CS 차이로 인해 무난하게 패배한다고 생각했는지, 상대는 우선 라인을 열심히 지우고 내게 딜교를 시도했다.

하지만 간과한 게 있다면, 내 유냥이는 마법 같은 거 안 쓴다.

—툭. 툭. 툭. 툭. 툭.

이미 갈아 놨던 상대의 체력바가 더욱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빨라지는 공격 속도까지.

—?????

—아니 이걸 미포랑 딜교를 비빈다고?

—저거 왜 좋아보이냐

—치속 개사기네

—룬 고르는 것도 실력이지~

—ㄹㅇㅋㅋ

—미포 지금 개당황중

제대로 된 원딜이었다면 유냥이와 미스 포츠의 사거리 차이에 기반해 잘 때렸겠지만, 그게 됐으면 브론즈가 아니겠지.

결국 먼저 플래시까지 빼며 도망친 미포에게 대응해 같이 플래시를 쓴 나는, 평타와 함께 발화 주문을 상대에게 욱여넣었다.

“자, 다음!”

내 말이 끝난 직후 뜨는 미스 포츠의 데스 로그.

[ ST True -> 까마귀는까악까악 ]

—?????

—까마귀쉑 넌 브론즈의 수치다

—눈나 저거 딜이 이상해요

—좆냥이쉑이 사기인 거냐 치속이 사기인 거냐

—패시브에 체력 회복 있어서 좀 ㅈ같긴 함

—이걸 지네

—그래도 트루랑 겜해봤으니 시청자들 중에는 최상위임

—개부럽다...

나는 다시 방을 만들었고, 시청자들은 계속해서 몰려왔다.

브론즈, 실버, 마스터까지 다양하게 왔지만, 나를 솔로킬 낸 사람은 없었다.

"이러면 제 계획이 틀어지는데요? 너무 아쉽다."

—ㅅ11ㅂ

—거짓말은 입에 침은 바르고 하세요

—이 악물고 하니까 침을 못 바르지

—ㄹㅇㅋㅋ

—진짜 주기 싫었다는거임

—ㅋㅋㅋㅋㅋ

—?? : 안줄건데용

—진짜 3부리그여도 프로는 차원이 다르긴 하네

—마스터도 저걸 못 이긴다고?

—근데 레이팅 점수 생각하면 챌이랑 마스터 간격이 마스터에서 실버 간격보다 더 클텐데 이해는 됨

—오......

—그렇게 생각하니 납득이 되...나?

—딴건 모르겠고 저거 가져갈 새끼가 없다는거임

—ㅋㅋㅋㅋㅋ

“시청자 분들, 기분이 지금 어떠신가요?”

—ㅈ같아오

—나도 제발 기회라도 다오...

—나는 다를 거라는 생각 가진 새끼들 여기 한트럭이다

—ㅋㅋㅋㅋㅋ

—팩트) 못 이긴다

—엄ㅋㅋ

“역시 사람은 스트레스를 풀면서 살아야 하나 봐요.”

—???

—우릴 샌드백으로 쓴 거니 트루트루야

—이런씹

—어쩐지 룬 선택 거침이 없더라

—?? : 시청자는 내 스트레스 해소용 샌드백(날조없음)

—ㅋㅋㅋㅋㅋㅋ

—ㅅㅂ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데

—트루 부계 누가 좀 찾아봐라

—ㄹㅇ

—근데 그래서 저거 상품은 어케되는거임??

“아, 이 표요?”

나는 캠 앞에 붙어있던 티켓을 떼어 손에 들고선 살랑살랑 흔들었다.

초청용 표라 황금색으로 반짝이는 모습이 골드바 같았다.

실제로 시청자들에겐 별반 다르지 않을 테지.

“착하게 살면 복이 온다고 하죠? 그래서 착하게 사신 시청자분께 추첨으로 드리려고요.”

기준은 한 번도 블라인드 처리나 임시 정지를 당하지 않은 사람이다.

“그리고 당첨되신 분은 채팅 기록 부검할 거니까, 자신 있으신 분만 지금부터 5분간 채팅창에 ‘표’라고 적어주세요.”

—참여 못하는 시청자들이면 개추

—착하게살걸!착하게살걸!착하게살걸!착하게살걸!착하게살걸!

—경쟁률 갑자기 개떡락

—ㅋㅋㅋㅋㅋㅋ

—휴 착하게 살았다

—이거 한 10명은 되냐?

—채팅 안 치는 사람도 있으니 그래도 경쟁률이 낮지는 않을 듯

“아, 참고로 채팅과 별개로 닉네임이 불건전해도 컷이에요.”

그렇게 절반이 더 사라졌다.

나는 ST에서 붙여준 방송 매니저님의 도움을 받아 추첨을 진행했고, 화면에는 닉네임 하나가 떴다.

“은설이친구임, 이분이 당첨되셨네요.”

채팅 기록은 거의 없고, 그마저도 깨끗하다.

심지어 내 방송을 처음 본 날은 내가 솔로 랭크 등반 방송을 한 첫날.

근본 중의 근본 시청자라고 할 수 있겠다.

—개부럽다

—근데 진짜 초창기부터 봤으면 성불이긴 함

—ㄹㅇ

—인정합니다

—저건 받아야지...

—ㅊㅊㅊㅊㅊ

“그럼 이분은 제가 경기 당일에 경기장 앞에서 직접 전달해드릴게요.”

—???

—ㅅㅂ티켓은 솔직히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이건 뭐냐

—1대1 팬미팅ㄷㄷㄷ

—착하게 살면 복이 오는구나...

—나도 갈래

—경기장 앞에서 존버타면 되는 각이냐

—ㅋㅋㅋㅋㅋㅋ

“아, 그리고 오고 싶으신 분들은 오셔도 돼요. 경기 시작하기 한 시간 전까지는 주변 둘러볼 거거든요.”

—딱대

—게릴라 팬미팅 가즈아

—근데 못 알아보면 어떡함?

채팅창에 올라간 시청자의 채팅에, 나는 당당하게 말했다.

“모자도 안 쓸 건데, 절 못알아보실 수가 있으세요?”

못 알아보면 시청자 자격 없는 거다.

—ㅗㅜㅑ

—자신감ㄷㄷㄷ

—근데 이게 진짜라는거임

—트루 찾기 ㅈㄴ 쉬울듯ㅋㅋ

—이거 인원통제 필요한 거 아니냐

—ㄱㅊ 록붕이들 다 인터넷 전사라 현실에선 걱정 없음

—ㅋㅋㅋㅋㅋ

—??? : 사인 한 번만...

—여기서는 여포지만 밖에서는......

—트루가 줄 서라고 하면 일렬로 도열 잘 할 듯

—ㄹㅇㅋㅋ

아무튼, 그렇게 오늘의 방송도 끝이 났다.


ST와 밀키웨이 S의 경기 당일.

경기장은 사람들로 복작거렸고, 그 주변에는 록과 관련된 굿즈를 파는 야외 상점이나 이벤트 존이 넘쳐났다.

확실히 경기장이 크니, 부수적인 것들도 많이 달라진 느낌이다.

그렇게 일찍 온 김에 시청자들이 오기 전까지 한 번 둘러볼까 했는데, 멀리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은설아!”

익숙한 목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보니, 학교에서만 보던 은채가 있었다.

“여긴 어떻게 왔어?”

“내가 당첨자야.”

싱글벙글 웃는 모습을 보니, 은채가 진짜 ‘은설이친구임’ 님이 맞는 것 같다.

“...닉네임 참 직관적으로 지었네.”

“히히.”

“근데 왜 먼저 연락 안 했어?”

“놀라게 해주고 싶었거든!”

그래.

덕분에 엄청나게 놀랐다.

어쩐지 개념 한두 개 알려줬을 뿐인데 티어가 빨리도 오른다 싶더니, 단순히 머리가 좋아서도 있겠지만 내 방송도 많이 보고 살아서 그런 모양이다.

“열정적이고 성실하며 착한 시청자에게 상을 드리겠습니다.”

뭐, 그래도 은채 정도면 시청자 중에서는 최상위다.

그렇기에 나는 웃으면서 황금색 표를 건넸다.

“그래서, 누구 응원할 거야?”

“나? 당연히 ST지.”

“...근데 왜 옷 안쪽은 밀키웨이야?”

ST 유니폼이 필요하다.

대답 여하에 따라 티켓을 뺏을지 유니폼을 입혀줄지 결정해야지.

“집에 있는 유니폼이 이런 것밖에 없더라고! 오빠가 맨날 팀에서 받는다고 던져두고 다녀서.”

“...응?”

“아, 은설이는 모르겠구나? 밀키웨이랑 했던 경기 있잖아? 거기서 은설이가 완전히 압도했던 상대 미드가 내 오빠야.”

흠.

갑자기 미안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