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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14 KiB
Raw Blame History

챌린저를 달성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방송을 매정하게 그만둔 건 아니었다.

“오랜만이네요.”

—이걸 이렇게 갑자기 온다고?

—?????

—캬

—왔으니 됐다...

—지금까지너무차갑고추웠다트루야

—일주일만에 키네...

—그와중에 전적보면 솔랭은 돌림

—ㅋㅋㅋㅋㅋㅋ

—아ㅋㅋ프로게이머시잖아

—그냥 일하시는 거지~

—ㄹㅇㅋㅋ

아무튼, 이제 ST 계약과 관련된 일도 다 끝났고, 혹여나 방송에서 아직 풀리면 안 되는 사항이 있을까 말을 아낄 필요도 없었다.

“오늘은 저한테 물어보고 싶으신 거 다 물어봐도 돼요.”

—니가 먼저 시작한 거다?

—ㅅ1ㅂ 딱대

—독기 찬 시청자들한테 먹잇감 던져주는 건 역시 GOAT

—ㅋㅋㅋㅋㅋ

—[블라인드 처리된 채팅입니다.]

—[블라인드 처리된 채팅입니다.]

—끼에엑

—사람살려

“여러분, 맥락이라는 걸 읽어야 사람이 되는 거예요. 아시겠죠?”

이미 어떤 채팅이 우후죽순 튀어나올 줄 알았기에, 나는 빠르게 채팅창을 정리했다.

요즘 감이 좀 날카로워져서 그런가, 흩날리는 채팅 속에서 이상한 녀석들을 찾는 게 전보다 쉬웠다.

“질문은 도네이션으로만 받을게요.”

뭐, 어쩔 수 없다.

정상적인 Q&A를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랄까.

—나작트(나의작은트루)가 타락했다

—돈미새 다됐누

—팩트) 작지도 않고 타락하지도 않음

—ㅅㅂ천원도네까지 열어줬구만 저걸 욕하면 그냥 돈 못버는 백수련들 아님?

—스플뎀 맞은 자택경비원이면 개추

—그리고 트루가 니들보다 돈 더 벌 듯

—ㄹㅇㅋㅋ

—저녁반 개같이 오열 중

[ ST평균팬임 님이 1,000원 도네이션 ]

[ 프라우드 만나봄? ]

채팅창도 진압되는 분위기에, 슬슬 질문도 우후죽순 들어오기 시작했다.

“프라우드 선수요? 만나봤죠.”

—캬

—신 영접 성공ㄷㄷㄷ

—성덕 다 됐네

—어느 팀 팬이냐니까 프라우드 친필 싸인 유니폼 들고 구구절절 설명하던 트루가 생각나는 밤이다...

—그거 아직 두 달밖에 안 됐다

—?

—ㄹㅇ이네

—성장세 진짜 미쳤누

—흔한 실딱이가 이젠 챌이네...

—그냥 챌도 아님

ST3 주전 미드라이너’

—캬

—신님 영접하고 기절은 안 했지?

“전체적으로 다들 잘 대해주셔서 긴장할 틈도 없더라고요.”

그리고 사실상 집으로 돌아온 기분이라, 어려울 것도 없었고.

[ 데뷔할때까지숨참음 님이 후원하셨습니다. ]

[ 트루 영상 ST 유튭에 떴다! ]

—이년 가서 영상도 찍음?

—3군 데뷔도 안 했는데 이것저것 많이 했누

—저 외모면 화제성이 안 될 수가 없긴 해

—요즘 시즌중이라 1군 영상도 잘 안올라오던데 개꿀

—다같이 보시죠?

—젭알...

—한 장면씩 알려주셈

—쟤 뭐든 물어보라고 한 것 보면 분명히 뭐 더 있음

—ㄹㅇㅋㅋ

시청자들의 항의 아닌 항의에, 나는 못 이기는 척 인터넷 창을 열었다.

—유튭 알고리즘 전체가 록이네

—ㅋㅋㅋㅋㅋ

—괜히 프로가 아니누

—그저 록순이 그 잡채

—트루 모솔이냐

—저 외모로?

—중딩인데 그럴 수도 있지

—겠냐ㅋ

“저 모솔 맞는데요.”

전생이나 현생이나, 줄창 게임만 하고 사는 프로게이머가 됐는데 여가 즐길 시간에 혼자 놀고 말지, 사람을 만날 시간 자체가 그리 많지 않았다.

당장 평소의 일정 자체가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동떨어지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내 일순위는 언제나 록이었으니까.

—캬

—바로 정상화

—믿고 있었다구

—대 트 루

—영원히 시청자들이랑만 놀자...

그나저나 오랜만에 왔더니 시청자들이 약간 맛이 간 것 같았다.

“계속 그러시면 저 ST3 데뷔전 때 얼마나 오나 볼 거예요.”

지금 내 평균 시청자 수는 2000명 언저리다.

그랜드 리그랑 마스터 리그는 수용 인원이 500명 좀 넘는 공간—전부 중립석이다—에서 진행된다고 했으니, 저 악동같은 시청자들의 집착이라면 자리가 부족해야 맞다.

—못할거같지?

—ㅋㅋㅋㅋㅋㅋㅋ

—저 채팅 하나가 왜 이렇게 무섭냐

—‘진심모드’

—마스터 리그 티켓 경쟁률이 LOCK 뛰어넘겠누...

—무 섭 다!

—딴건 모르겠고 제발 씻고나 와라

—ㄹㅇㅋㅋ

아무튼 시청자들과 별별 얘기를 나누다 보니 내 영상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ST의 새 영상 썸네일에는 내 얼굴이 대문짝만하게 붙어 있었으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처음 알려준 새끼 악질이네

—진짜 악질은 편집자임

—당장 ST 사옥 쳐들어가서 편집자 패고 싶은 트루면 개추

—지금 편집자는 웃고 있다...

—씹ㅋㅋㅋ

—본인이 해달라고 하긴 했는데 이렇게까지 어그로 끌 줄 몰랐을듯ㅋ

“그럴 리가 없잖아요!”

아니, 분명 화장했던 그 모습이 나오긴 했는데, 그걸 제외하면 전부 다 이상하다.

프라우드의 재계약 시즌이 다가오기라도 하는 건지, 조회수 뽑아내려고 안달이 난 ST였다.

—그래서 안볼거임?

—이걸안봐?이걸안봐?이걸안봐?이걸안봐?이걸안봐?

—나

—락

—나

—락

—나

—감다뒤

—빨리 부끄러움을 이겨내고 영상을...!

“제가 뭐든 질문받는다고 했지 저거 본다고 한 적은 없는데요.”

—그럼 영상 00 : 00초부터 끝까지 무슨 상황이었는지 추가 설명 해주세용

—ㅋㅋㅋㅋㅋㅋ

—너만 빽도어하는줄 아누?

—트청자 평균ㅋㅋ

“그럼 대신 무슨 장면이 나오든 놀리기 없기에요?”

—ㅇㅇㅇㅇㅇ

—절대안놀림

—진짜로 안 놀릴게요

—청자들도 지금 막 틀어서 차피 잘 모름 ㄱㅊ

—솔직히 트루랑 같이 상황설명 들으면서 보는게 훨 낫지

—ㄹㅇㅋㅋ

나는 그렇게 믿을 수 없는 인간들을 믿고선 영상을 클릭했다.

편집하는 직원분들이 나한테 따로 허락을 받는 구조도 아니라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도 없잖아 있기도 했고.

첫 영상은 내가 ST 사옥에 들어와 사인을 하는 모습이었다.

“저건 연출이에요. 사인은 저거 찍기 전에 다 끝냈거든요.”

—로망 버려?

—이런건 좀 넘어가는거야

그렇게 시청자들의 동심을 가볍게 한 번 즈려밟아주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갔다.

이번에는 현실 영상이 아니라, 내 플레이 영상이었다.

정확히는 소위 말하는 매드무비랄까.

—캬

—이거지.

—역시 프로게이머면 게임으로 말하는 게 맞다.

—저거 다시 봐도 지리네

—어케이겼냐ㄹㅇ

“저거 영상 찾기도 힘드셨을 텐데, 편집자 분들 엄청 고생하셨겠네요.”

—ㄱㅊ님 하이라이트 차피 쇼츠들이 다 퍼감

—ㄹㅇㅋㅋ

—앞으로 더 절찬리에 퍼갈 새끼들이면 개추

—아ㅋㅋ프로게이머 매드무비 못참지

시청자들도 예전 생각이 나는지 퍽 만족한 눈치다.

“씁...나중에 제 공식 유튜브 채널이나 개설해볼까요.”

—ㄱㄱㄱㄱㄱㄱ

—어지간한 팀 유튜브 구독자 수 따잇할 듯

—반박불가능

—진짜)다

—솔직히 20만 따리들까지 가능할거같음

—데뷔하면 더할지도 모르고

—ㄹㅇ

나중에 내가 팀에 명확히 자리를 잡으면 한번 말해봐야겠다.

아무튼, 그렇게 매드무비 다음의 장면들은 무난하게 이어졌다.

—퍄퍄퍄퍄퍄

—그러니까 지금 퇴폐미 넘치는 트루가 저기서 저런 화장 하고 사진 찍었다는거지?

—퇴폐미X 꼬질꼬질O

—좀 씻어라

—ㅋㅋㅋㅋㅋㅋ

—근데 안 씻어도 어지간한 연예인 뺨치긴 함

—얼굴에서 빛이 나는게 아니라 그냥 얼굴이 빛 그 자체임

—저, 저...면상으로 프로게이머 하는 것도 낭비라고 생각해요...

—그게 무슨 말이니 청자청자야

—팩트)다

—트루)임

화장하는 장면이라든가, 그 뒤에 컨셉샷과 선수 등록 사진을 찍는 모습에 다들 흥분하긴 했지만, 이 다음 장면들에 비하면 새 발의 피였다.

[ST3의 탑, 플루크 선수가 트루 선수는 같은 중학교에, 같은 반이라는 신기한 인연!]

—모솔이라며모솔이라며모솔이라며모솔이라며

—나 까매질거같아

—어어 점마 왜이러누

—내 뿔이 아파...

—유니콘들 뒤지는 소리 들린다 들려

—ㅋㅋㅋㅋㅋ

—저 외모에 모솔이겠냐<---현자 그자체

—아아...제가 몰라뵀습니다

“전 이미 미드에서 플루크 이겼는데요? 저는 저보다 약한 녀석이랑 상대 안 해요.”

—?ㅋㅋㅋ

—플루크 졸지에 0고백 1차임

—유니콘 뿔 접합은 역시 대 트 루

—그러고보니 플루크 미드에서 탑으로 포변하고 챌 찍었던데

—?? : 나보다 약한 새끼랑 상대 안해

—플루크 포지션 변경 이유 오피셜 떴냐?

—그냥 진성 록악귀인 년...

—아니 ㅅㅂ 근데 저 중학교는 대체 뭐냐

—한 학교 한 학년에 중학교 챌린저가 두 명이나 있음?

—록 학교 대항전 열리면 근처 학교들 쵸비상이겠누

—그냥 상치르겠지

—ㄹㅇㅋㅋ

—특히 탑미드면 더 답없음

약간의 소란이 있긴 했지만, 나는 굳이 크게 대응하지 않았다.

어찌 됐든 영상에서도 딱 저 정도로 하고 넘어가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그 부분에 매몰되기에는 다음 장면의 임팩트가 내 인간관계는 따위로 만들 수 있는 수준이었으니까.

[자 여기서 오늘의 특별 게스트가 등장하는데—?]

한 타이밍 일찍 본 시청자들의 채팅창 폭주와 함께, 내 화면에도 익숙한 얼굴이 떴다.

[LOC의 전설, LOC 그 자체이자 현 ST1의 미드라이너, 프라우드!]

—????????

—아니 형이 왜 거기서 나와요

—진짜왜나옴

—채팅창의 정상화는 역시 GOAT평

—저 얼굴한 여자 중학생이 입단한다고 하면 못참긴 함

—ㅋㅋㅋㅋㅋ

—어어 안된다

—프라우드 정도면 트루가 감지덕지 아님?

—ㄹㅇㅋㅋ

—크아악

“개소리들 마시고 계속 영상이나 보세요.”

—ㄷㄷ

—방금 나 솔랭이 보였어

—으윽

—기억하면 안 되는 그...뭐였지?

—ㅋㅋㅋㅋㅋㅋ

—언급하면 칼밴될까봐 이런건 사리는 록대남평

—ㄹㅇㅋㅋ

한번 성깔을 보여주면 이렇게 말 잘 들어주는 건 확실히 편하긴 했다.

아무튼, 영상은 계속해서 흘러갔다.

간단한 인터뷰에 이어, 나에 대한 프라우드의 샤라웃.

그리고 하이라이트로 우리의 일대일 영상까지.

—아

—저걸 순간에 들어가버리네

—역시 프라우드...

—신입 기강잡기 GOAT

—매혹 심리전하다 차렷자세로 뒤졌누...

—그래도 나름 마지막까지 팽팽했다

—봐줬겠지

—저 정도면 안 봐준 거 같은데

—마딱이 이하면 아가리하셈 누가 봐도 봐준거임

—응 나 그마임

—개나소나 그마래 ㅅㅂ

“챌린저 이하는 입을 닫아볼까요?”

내 말 한마디에 채팅창이 얼어붙었다.

시청자들이 딱히 말을 잘 들은 건 아니고, 그냥 내가 임의적으로 얼려버렸다.

그냥 챌린저든 브론즈든 내 통제에 따르란 거다.

솔직히 어지간한 챌린저들이 와도 개념 설명은 내가 이기니까, 내 말이 곧 답이다.

“지금부터 영상 디테일을 설명할 건데, 이상한 소리 하실 분 안 계시죠?”

물론 대답은 없었다.

나는 잠시 뜸을 들이다 다시 방의 채팅 기능을 풀었다.

—와 둘다 너무 잘했어요

—자강두천이다

—트루 잘하네

—심리전 ㅈ되네용

—ㅇㅈ

“라인전 다 이해한 척 하지 마시고, 일단 여기서부터 보세요.”

나는 그렇게 장장 삼십 분이 넘게 매 순간순간을 해설해 주었다.

—제발...

—내가미안해내가미안해내가미안해

—제발 그만해다오

—그냥 다시 1분으로 돌아가서 얼굴 감상만 하면 안될까?

—내가 아는 록은 게임조차 아니었누...

—제발 멈추어다오...

—눈나미안해

물론 안 멈췄다.

그렇게 어그로가 끌려서 계속해서 늘어나던 시청자들이 점점 줄어들고, 항상 솔로 랭크만 보던 인원수만 남았을 때가 돼서야 나는 해설을 마무리했다.

“자, 여기서 마지막에 프라우드 선수가 갑자기 진입하면서 서로 맞플래시를 썼는데, 일인칭이 아닌 제 반응이 더 느렸고, 그대로 스킬을 낭비한 제가 죽은 거죠.”

—캬

—뭔진 모르겠지만 암튼 멋지면 개추

—(대충 박수 열심히 치는 짤)

—얼굴 보고 들어온 새끼들 거름막 확실하네

—ㄹㅇㅋㅋ

—영원히 실력방송으로 남아다오...

그렇게 영상도 거의 끝을 향해 달려갔고, 프라우드와 안재훈 코치님의 격려 섞인 응원과 함께 영상이 마무리됐다.

그리고 그 끝에 나온 건.

[ 06/10 ]

[ ST True 마스터 리그 데뷔 예정 ]

내 데뷔 예정일이었다.

“아까 다들 온다고 약속하신 거 잊지 마세요?”

환호를 불러 일으킬 플레이는 얼마든지 보여줄 테니, 그 함성을 질러줄 관중만 있으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