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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감을 잡은 이후부터, 점점 익숙해진다.
게임 시작 후 칠 분 정도가 더 지나자, 은설은 이동 속도를 올리는 아이템에 돈을 때려 박았고, 그렇게 빨라진 속도를 이용해 일인칭 시점으로 상대 스킬을 전부 피하고 다녔다.
—울고 있는 장인이면 개추
—ㅋㅋㅋㅋㅋㅋㅋ
—신속한 신발 산다고 저렇게 할 수 있는 거였나?
—되겠냐
—그냥 1인칭 무빙이 말이 안됨
—딜레이가 없누...
1인칭 시점의 무빙이나 스킬 시전 시 기기가 뇌파를 직접 읽는다지만, 기본적으로 인지하고 판단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그런 딜레이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방금 조금 감정적이었죠? 킬각이에요.”
서로 6레벨을 찍고 궁극기를 배운 시점에서 사려야 하는 건 메이지 쪽이다.
궁극기를 이용하면 거리나 스턴을 거는 스킬이 문제일 뿐, 상대 스킬 데미지나 포탑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데 방금 스킬이 안 맞으니 감정적으로 스턴 스킬을 써서 땅에 버렸으니, 쿨타임 전까지 상대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였다.
이동 스킬과 아이템의 도움으로 순식간에 거리를 좁히고, 무작정 팬다.
미니언 사이에서 어떻게든 몸을 비벼보지만, 일인칭 시점에서 때릴 대상 선택을 잘못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아무래도 상관없다.
“평타, 평타, 평타!”
그렇게 포탑까지 쭉 따라가서 궁극기를 켜놓은 채로 끊임없이 평타를 때리고.
—팟!
쿨타임이 돈 상대의 스턴 스킬은 시전 모션을 확인하자마자 플래시 주문을 써서 상대 등 뒤로 넘어간다.
그리고 타이밍 좋게 뜬 치명타까지.
상대는 그대로 절명했다.
[ True- > 제노스좋아장인마엠 ]
“치명타 좀 많이 터졌으면 포탑까지 안 가도 됐을 텐데, 아쉽네요.”
—?????
—아니 방금 플 뭐임
—저걸 피해?
—상대도 존나게 잘 빨아들이고 궁 끝나기 직전에 스턴 걸어서 포탑 데미지 받게 하려고 한 거 같은데 이걸 피하누
—솔랭 돌릴때부터 알았지만 이1년은 짐승이 맞음
—일인칭 처음 하는데 노빠꾸 팔 짧은 전사챔 하는것만 봐도ㅋㅋㅋ
—솔랭 할 때 트롤들한테 욕박는거만 봐도 알 수 있다는 나쁜말은ㄴㄴ
—ㅋㅋㅋㅋㅋㅋㅋ
—그거 ㄹㅈㄷ긴 해
—(영상_도네)
[ 야 이 씨— ]
다행스럽게도 중계 중이던 다른 스트리머들의 발 빠른 대처로 아무 일도 없었다.
—언론통제ㄷㄷㄷ
—냄비야 빨리 도네 제한 풀어라...
—그 와중에 트롤들한테 당당한 대 트 루
—당당하다고 말해!
—ㅋㅋㅋㅋㅋ
—프로 되면 저거 논란되는 거 아님?
—근데 저건 솔직히 억까새끼들이 봐도 ㅇㅈ할 듯
—서폿이 시작부터 미드 쳐 달리면 프라우드도 욕 박을 듯
—ㄹㅇㅋㅋ
—트카콜라ㅋㅋ
“흠. 저 정도면 뭐 양호하죠.”
—????
—저...게?
솔직히 내 말에 틀린 건 없었다.
내가 저런 말투를 어디서 배웠을지 생각하면, 다들 거기서 거기랄까.
프라우드 같은 경우는 솔로 랭크에서 트롤러들한테 욕은 안 박는 성격이었지만, 끝나고 나서 게임사 본사 직통 연락망으로 평생 계정 정지를 때려버릴 수 있는 권능이 있었다.
솔직히 나도 그 권한 받으면 욕 안 하고 착하게 게임 할 자신이 있다.
—몰래 솔랭 돌리면 대체...
—표효하는 짐승련
—마스터리그 인게임 보이스 영상 기대되면 개추
—ㅋㅋㅋㅋㅋㅋ
—딱 대
—ST True/논란
—팩트는 이미 벌써 위키에 문서가 만들어졌다는거임~
—렉카새끼들ㅋㅋ
“에이, 경기중에는 트롤이 없잖아요.”
—?
—ㅋㅋㅋㅋㅋㅋㅋ
—그저 ‘웃었다’
—트롤은 고의이기라도 하지...
—마스터 리그 팬들 복창 터지는 소리 들리네오
—트루야...그렇게 됐다
—??? : 캐리는 니가 해야지?
—황족미드의 무게를 버텨라
흠.
그 정돈가?
채팅을 친 시청자들의 닉네임이 죄 다 ST 관련인 걸로 봐서는 ST3 팀의 상태가 영 메롱한 모양인가보다.
ST에 입단하면 된다는 생각에 팀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안 알아봐서 그런가, 이런 것도 좀 나중에 알아봐야 할지도.
“자 그럼 궁 쿨타임도 돌았으니 한 번 더...”
우리 진영을 넘어 과감하게 나아간 직후, 미드 라인에 어째서인지 4명이나 찾아왔다.
“예?”
—차렷!
—ㅋㅋㅋㅋㅋ
—아ㅋㅋ궁 써도 못 움직이면 뒤진다고
—??? : 지 궁이 저지불가인줄 아는 새끼
—ㅋ
나는 5초를 버티다 그렇게 싸늘한 흑백화면을 맞이했다.
우리 진영 쪽에서 상대 진영에다 발만 담그고 있었으면 모를까, 궁극기 믿고 앞으로 나간 상황에서 저렇게나 오면 죽어주는 게 예의긴 했다.
“......아니, 이렇게까지?”
—그만큼 트루 한번이라도 킬 따고 싶으셨다는거지~
—프로씬 가니까 장인들도 안줏거리 만들어야제
—ㄹㅇㅋㅋ
—근데 진짜 라인 다 타는데?
—차피 뭐 랭겜도 아닌데 알빠노긴 함
그나저나.
일인칭의 단점인 미니맵이 없어 시야가 극도로 제한되는 부분이 확실히 체감된다.
핑을 찍는 소리가 들리긴 하는데, 시야가 좁아지니 우리 팀이 핑 찍어주는 소리나 목소리가 상대 스킬이나 미니언 평타치는 소리에 섞여서 너무 복잡했다.
심지어 청각적인 부분도 제약이 적잖았다.
“이거 일인칭일 때 보이스 잘 안 들리는 거 같은데 버그 아니에요?”
—아님
—얘 진짜 일인칭쪽은 찍먹도 안했나 보네ㅋㅋ
—1인칭은 원래 소리 잘 안 들림
—사실 인게임에서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데 안 들리는 게 맞긴 해
—ㄹㅇㅋㅋ
—최소한의 밸런스패치ㅇㅇ
생각해 보니 전에 피시방에서 애들이랑 자유 랭크를 돌렸을 때는 아예 외부 음성 채팅 기능을 썼었고, 이번에는 세팅 다 되어있는 사설방에 들어간 거라서 게임 자체 보이스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중이었다.
“이런 건 또 신기하네요.”
—신기ㅇㅈㄹ
—저게 어떻게 챌의 시스템 이해도...?
—근데 1인칭 빼고 다른 이해도는 만땅이라는거임
—ㄹㅇㅋㅋ
—스플릿이랑 운영하는 거 보면 말이 안되긴 해
—넌 그냥 장인들이랑 겜하지 말고 1대1로 강의나 받아라
—ㅋㅋㅋㅋㅋㅋ
“그럼 게임 끝나고 한번 강의 되시는 분들 있는지 물어볼게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협곡 사방팔방에서 불법 강의 광고가 넘쳐났다.
게임은 무난하게 승리했다.
나 한번 잡겠다고 미드에, 그것도 뒤틀린 숲 안에 메인 몬스터들이 남아있는 걸로도 모자라 타워까지 비우고 모였으니 스노우볼이 굴러가는 건 당연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장인들의 운영이 잡다한 것들도 같이 하면서 챌린저를 단 우리팀보다는 약간 미흡하기도 했고.
아무튼 인원을 섞어 한 판을 더 했고, 시청자들은 그저 즐거워했다.
[자, 이제 챌린저 방송인 내전은 끝! 이번 시간은 장인에게 배워봐요—시간입니다]
—제목이 짜쳐요
—없는 방송 만든 거라 쩔수긴 해
—ㅋㅋㅋㅋㅋ
—트루 첫 스승님 떴냐?
—가즈아아아아
시청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나는 게임이 끝나고 오늘 만났던 챌린저 중 한 명에게 강의를 듣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챌린저 원딜 아그니입니다!”
참고로 혹여나 이상한 논란이라도 나올까 봐, 이번 챌린저 중에서 나를 제외하면 유일한 여성 챌린저이자 피지컬과 관련해서는 수위를 다투는 원딜 포지션인 그녀에게 부탁했다.
“우리 트루 선수님한테 무슨 제가 스승이에요. 하는 거 보니까 그냥 팁 정도 알려주는 거지.”
“뭐든 배우면 스승님이긴 하죠.”
“진짜요?”
“나중에 실제 리그 경기 끝나고 여기서 배운 거 써먹으면 꼭 언급해드릴게요.”
—캬
—마음도 크네
—(진짜임)
—ㅋㅋㅋㅋㅋㅋ
—넌 가라
—북극곰이 녹을 때까지
—[블라인드 처리된 댓글입니다.]
“근데 그러고 보니까 록을 하면서 스승님이 있으셨어요?”
“음......굳이 따지자면 안재훈 코치님이랑, 프라우드?”
안재훈 코치님이야 내가 아카데미에 다닐 때부터 개념적인 측면에서 많이 배웠던 분이고, 프라우드야 뭐 길게 말할 것도 없이 직접 나한테 여러가지를 가르쳐 줬으니까.
“네? 프라우드님이요?”
“아. 그러니까...직접 배웠다는 건 아니고.”
“아하. 영상 많이 보셨구나!”
아닌데.
진짜로 내 옆에서 가르쳐 줬는데.
솔직히 좀 억울했지만, 뭐 어디 가서 말할 수도 없는 터라 적당히 넘어가야 했다.
“자, 그럼 일단 기본적인 걸 해볼까요?”
협곡 연습장에 들어서자, 우리는 화면을 일인칭으로 변경했다. 대화를 위해 당연히 별개 프로그램으로 따로 켜 뒀고.
“여기 봇 보이시죠?”
상급 AI 봇이 우리 눈앞에 나타났다.
“제가 알려줄 건 진짜 기본이긴 한데, 의외로 감 잡을 때까지는 좀 걸리실 거예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봇이 어그로 끌리는 범위에 들어가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보통 일인칭으로 게임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과하게 움직이는 거거든요?”
그녀는 나쁜 예시를 보여주겠다며 상대가 쏘는 스킬을 평범하게 굴러 피했다.
“기본적인 보정이 있으니 굴러서 피하는 건 쉽기도 하고, 딱히 이상한 것까진 아닌데, 디테일적으로는 아쉬워져요. 회피하는 사이에 스킬을 못 쓰거든요.”
그렇게 말한 그녀는 다시 상황을 초기화시키고 제대로 된 회피를 보여주었다.
“여기서 굳이 몸 전체를 써서 움직인다는 생각 말고, 요렇게 몸만 쏙 트는 거예요.”
상대가 일인칭으로 스킬을 썼을 때 얻는 판정 범위 이득보다, 회피 시의 보정이 더 커서 발생한다나 뭐라나.
나중에 자세히 더 알아봐야겠지만, 저런 결과를 내는 건 딱히 어려워 보이진 않았다.
“이렇게 하면 되는 거예요?”
상급 봇에게 가서 그녀가 했던 행동을 똑같이 해냈다.
“......처음. 맞죠?”
“이게 어려운 무빙이에요?”
“보통 반응 속도 때문에 구르는 것보다 몸만 살짝 트는 게 힘들죠.”
움직임이 적어질수록 움직임 자체에 대한 보정은 적어지고, 회피 판정에 대한 보정은 늘어난다.
그러니 잘하면 잘할수록 살짝만 움직여 피하고 오히려 역으로 공격할 각을 볼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럼 아예 이렇게도 되겠네요?”
“어떻게요?”
몸을 틀 필요도 없이, 시야에 스킬이 들어오자마자 시야만 돌려서 슬쩍 피한다.
그러자 그걸 본 아그니의 반응이 이상했다.
“......나 그냥 나갈래.”
—내 세상이 무너졌어
—유망주랑 인맥 만들고 가르쳐줄 거 많아 보여서 싱글벙글했다가 UFC 처맞은 아그니면 개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그니 운다
—눈나ㅠㅠㅠㅠㅠ
—현타 오지게 왔누
—ㅋㅋㅋㅋㅋ
—원딜러가 반응속도로 충격받을 정도면 대체 쟨 뭐임
—키보드<---족쇄 GOAT
—ㅇㅈ합니다
—진짜 아득바득 우기던 새끼들도 결국 인정하는구나
—가장 키보드랑 마우스 잘 다루던 사람한테 무너져버린 키보드협회ㅋㅋㅋ
—??? : 넌 보내줄게...
어째 다들 눈물바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