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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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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w Blame History

“올리비아 언니, 성묵 오빠 좋아하시죠?”

“……!?”

대뜸 찾아와선 폭탄 발언을 하는 노아.

올리비아는 화들짝 놀라며 전혀 표정 관리를 하지 못했고, 빠르게 주변을 둘러보더니 노아를 으슥한 장소로 데려갔다.

“의도가 뭐죠? 갑자기 찾아와서는….”

경계심을 드러내는 올리비아.

금강고 전이 끝난 뒤 삼자대면했을 때 노아 측에서 살갑게 다가오며 유아무야 끝나긴 했지만, 연적으로서의 인식이 사라진 건 아니었다.

그러나 노아는 그런 생각은 전혀 없다는 듯, 그저 방긋 웃을 뿐이었다.

“도와드리고 싶어서 그래요…!”

“도와준다니, 뭘 말이죠.”

“성묵 오빠랑 언니가 이어지는 거요.”

“………!?!”

후끈하게 달아오른 올리비아의 얼굴.

이런 말을 들을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한 듯한 반응이다.

“그, 그게 무슨…!!”

“언니는 그런 생각 해본 적 없으세요? 계기만 있으면 확! 하고 사이를 좁힐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

노아의 말에 침을 삼키는 올리비아.

최근 성묵에 대한 마음이 나날이 깊어져 가는 것과 반대로, 요리를 전해줄 때와 수업 시간 외에는 접점이 크게 없다.

‘계기….

노아는 같은 야구부 소속이니 자연스레 가까이할 시간도 많고, 도연은 야구 분석을 핑계로 언제든 자리를 만들 수 있는 상황.

‘기회 창출’이라는 면에서 가장 처지는 게 그녀일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올리비아의 뇌리를 강타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의문이 들었다.

원래는 경쟁자로서 인식되던 노아다.

그런 그녀가 왜 자신을 도와주는가.

그거 하나는 짚고 넘어가야 했다.

“…왜 저를 도와주는 건가요. 경쟁자 아니었나요, 우리.”

“단순해요. 언니는 성묵 오빠를 좋아하고, 성묵 오빠도 언니한테 호감이 있다고 생각해요.”

“성묵 씨가…!?”

“서로한테 호감이 있지만 자꾸 한발씩 엇나가는 남녀, 저는 이 둘이 이어지는 걸 보고 싶을 뿐이에요. 다른 이유는 없어요!”

“………!”

놀라는 올리비아.

그녀는 꽤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 좋은 애였구나…!

노아를 다시 보게 된 올리비아.

마치 사랑의 큐피드가 그녀를 돕기 위해 내려온 기분이었다.

물론 다른 이유는 없다고 했지만, 노아에게는 말하지 않은 다른 목적이 존재했다.

‘올리비아 언니쯤 되는 사람이 성묵 오빠 옆에 있으면, 어중간한 날파리도 안 붙겠죠……!

성묵을 다른 여자들과 함께 차지할 생각인 노아지만, 그렇다고 어중이떠중이 같은 년들까지 들러붙도록 놔둔다는 뜻은 아니다.

노아 본인이 인정할 수 있는, 소수 정예의 여자들만 성묵의 하렘에 들어올 수 있도록 판을 짤 생각이다.

‘올리비아 언니랑 도연 언니, 둘이 제가 성인이 될 동안 오빠 곁을 지키고 있다가….

성인이 되자마자 빠르게 성묵과 선을 넘길 생각인 그녀. 나름대로 훌륭한 계획이라고 생각한 노아다.

그런데, 생각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

성묵의 폰을 받아 SNS 계정을 만들어주려던 노아는 보고만 것이다. 성묵과 다정한 모습으로 사진을 찍은 푸른 머리의 미소녀를.

‘엄청나게 예뻐….

‘게다가 몸매도……!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냉미녀 상이지만, 성묵의 옆에서 그 누구보다 행복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소녀의 모습.

성묵을 마음에 담은 두 여성으로서는 의식을 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었다. 짧은 사이에 수많은 가설이 스쳐 지나갔다.

‘전여친? 아냐, 숨겨둔 여자친구일 가능성도 있어….

‘성묵 오빠는 한 때 통제 불능의 시절이 있었다고 했으니까, 설마 파트너 관계…!?

그러나 가설만으로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

떠오르는 모든 가능성을 검토한 그녀들은 이내 성묵에게 물었다.

“성묵 씨, 이 여자 누구예요?”

“오빠, 이건 좀 해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물론 성묵은 답하지 못했다.

빙의 전에 금성묵이 누굴 만났는지 그가 상세하게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데 사진을 자세히 보며, 성묵은 그 사람이 누군지를 얼추 알아챘다.

‘서예빈…?!

행복한 표정이 대다수라 처음엔 못 알아봤지만, 성묵은 확신했다.

‘푸른색 생머리에 이 정도 미모와 몸매. 의심할 여지 없는 그녀다.

서예빈.

‘유진 홀딩스’라는 대기업 회장의 손녀다.

원작 게임의 유저들 중에는 그녀에게 좋은 감정 보다는, 악감정을 품은 사람이 훨씬 많았다.

-서예빈 이 썅년, 조같네 진짜;;

-왤케 싸가지 없냐 얘??

ㄴㄹㅇ 뺨싸다구 좆나 마렵다 시발

ㄴ얘 튀어나올 때마다 그냥 기분이 더러움

‘…사사건건 플레이어를 방해하는 포지션이었지.

엄청난 미모의 소유자인 만큼 공략 가능 히로인이었다면 세탁기를 열심히 돌릴 수 있었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녀는 공략 불가 대상.

유진 홀딩스의 자회사인 ‘유진 프레스’라는 언론사를 젊은 나이에 물려받게 된 서예빈은 사사건건 플레이어 측에 안 좋은 스캔들을 터트렸다.

히로인과 얽힌 스캔들이 떴다 싶으면 죄다 ‘유진 프레스’에서 낸 기사라고 봐도 될 정도.

‘그런데 얘가 금성묵이랑 연인관계였을 줄은….

안 그래도 둘은 같은 부전고 출신.

이 사진도 사진대로 강력한 증거지만, 성묵은 현재 살고있는 자취방을 뒤지다가 반지를 발견한 적이 있었다.

거기에는 새겨져 있었다.

YB♥라는 이니셜과 하트가.

‘잠깐, 사진 속에 서예빈이랑 같이 타고 있는 바이크, 자취방 앞에 주차된 거 아냐?

워낙에 튀게 생겨서 바로 알아봤다.

자취방 올라가는 길의 1층 복도를 크게 막고 있어서, 지나다닐 때마다 쌍욕을 했는데 그게 사실은 금성묵의 소유였던 모양.

성묵은 이제야 퍼즐이 맞춰지는 기분이 들었다.

‘서예빈이 그 어떤 남자에게도 철벽을 유지했던 게, 금성묵 때문이었을 지도….

일단은 그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결론이 난 상황. 성묵은 가감 없이 그녀들에게 말했다.

“전 여자친구야, 부산에 있을 때 잠깐 만나다 헤어졌어.”

“………!”

흠칫한 그녀들.

그래도 얼추 마음의 준비는 한 것인지,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전 여자친구, 그렇군요….”

“그, 혹시 전 여자친구분에 관해선-.”

“미안, 그다지 좋은 기억은 아니라서.”

“앗….”

노아가 뭔가 물어보려 했지만, 꺼려하는 듯한 뉘앙스로 바로 차단한 성묵.

‘…나도 말해주고는 싶다만, 아는 게 없단 말이지.

서예빈에 관련해 더 알아봐야겠다 생각하는 성묵. 그렇게 이날의 삼자 데이트는, 두 여자에게 묘한 위기의식을 심어준 채 끝을 맞이했다.

################

“후우, 잘 잤다.”

어제 그녀들과의 만남은 그럭저럭 잘 수습됐다. 전적으로 노아의 역할이 컸다.

‘맞다, 올리비아 언니 최근에 백화점에서 팝업하셨다면서요. 그 얘기해주세요…!!

서예빈의 사진이 갑툭튀하며 분위기가 싸해졌지만, 그녀가 다른 쪽으로 주제를 돌리는 걸 물심양면으로 도왔고, 처음엔 차가운 분위기였던 올리비아도 점차 진정이 됐다.

서예빈의 사진에 심기가 불편한 걸 숨기지 않았던 그녀. 그녀가 그렇게 과민반응 하는 이유도 나는 알고 있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날 좋아한다고 했지.

올리비아 본인이 말한 적은 없지만, 도시락을 먹으며 상태창에게 이미 스포일러를 당한 상황.

그녀의 마음을 의도치 않게 알게 되긴 했으나 나는 딱히 별다른 액션을 취하지는 않았다.

‘각자 돌아갈 곳이 있으니까.

나는 현실, 올리비아는 영국.

각자 돌아갈 홈타운이 존재한다.

순간의 활활 타오르는 감정에 몸을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감정이 너무 깊어진다면 양쪽 모두에게 파멸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르니까.

아무튼 나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어김없이 문혁고 야구장에나 갈까 싶었지만, 명감독에게 훈련 참여 금지 통보를 받았던 걸 떠올렸다.

“쓰읍, 진짜 뭐하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야구 하나만 보고 달려왔다고.

야구를 못 하는 상황이 되자 할 게 없었다. 딱히 만날만 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하는 와중, 누군가가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아……!”

그녀의 이름이 떠오르기 무섭게, 나는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여, 여보세요…?]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는 그녀.

나는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도연 누나, 오늘 시간 괜찮으면 밥 같이 먹을래?”

내가 떠올린 건 다름 아닌 도도연이다. 평소에 신세도 많이 지고 있고, 그녀가 온천에서 나랑 좀 더 친해지고 싶다고 하기도 했으니 자리를 한 번 마련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

호흡을 삼키는 소리가 전화 너머로 들려온다. 그녀는 뭔가를 고민하더니, 이내 대답했다.

[응, 나는 좋긴 한데….]

“한데?”

[내가 지금 하고있는 게 있어서 그런데, 혹시 괜찮으면 여기로 올래?]

“흠?”

도연 누나가 하고있는 거라.

아마 야구에 관련된 뭔가가 아닐까. 애초에 내가 찾아가려 했으니 나는 선선히 수락했다.

“어, 지금 어딘데?”

[그게…….]

“…응?”

그녀가 입 밖으로 꺼낸 곳은, 굉장히 의외의 장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