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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15 KiB
Raw Blame History

문혁고의 봄 대회 3차전 상대인 무상고, 그들은 부실에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

서울권 시드에서 중상위권 시드라는 평가받는 그들은 어지간한 팀들은 다 박살 낼 자신이 있었고, 문혁고 같은 신생 창단 야구부 따위는 쉽게 박살 내는 게 정상일 테지만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갔다.

“금강고를 박살 내준 건 고맙다만, 결국 이 자식들도 그놈들만큼 강하다는 거 아냐?”

그렇게 걱정이 앞서는 와중, 다소 차가운 인상을 가진 무상고의 에이스가 모두가 들으라는 듯 혀를 찼다.

“이런이런, 못 봐주겠군. 별거 아닌 팀에게 쫄아있는 모습들하고는.”

“슌스케, 뭐 뾰족한 수라도 있는 거냐?”

동네 아저씨 같은 인상을 가진 감독이 땀을 닦으며 물었다.

이와사키 슌스케.

일본 청소년 대표팀 단골 투수이자, 부모님 모두 도쿄대 의대를 나온 엘리트 핏줄을 가진 일본인이다.

그 역시 어릴 때부터 공부를 곧 잘했고 집안에선 의사가 되길 바랐지만, 그는 야구가 좋아 한국으로 유학 오는 것을 택했다.

일본 유소년 중 최상위권 투수였기에 강호 고등학교에 가는 것도 가능은 했지만, 그는 ‘나 혼자만이 지존이고, 내가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팀’을 원했기에 무상고로 향했다.

실제로 그가 바란 대로, 무상고는 그의 기량과 분석력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원맨팀이 되어있었다.

“…훗, 당연하죠. 절 뭘로 보시는 겁니까.”

안경을 쓱 밀어 올리며 종이 뭉치를 꺼내 책상 위에 탕 올려두는 슌스케. 그는 자신이 분석한 문혁고의 단점들을 하나하나 읊었다.

“한방은 있지만, 선구안과 정밀함이 한없이 떨어지는 팀이다. 홈런은 많이 터져서 좋아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팀은 나 같은 유형의 아트 피처를 만나면 손도 못 쓰고 당하게 되어있지.”

“오오…!!”

감탄사를 내뱉은 동료들.

그 와중에 한 동급생이 질문을 던졌다.

“아, 슌스케. 문혁고에 일본인 타자가 있던데. 타카히나 류지? 혹시 알고 있어?”

“코노 바카야로…!!”

“……??”

빽하고 소리를 내지른 슌스케. 그는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안경을 쓱 밀어 올렸다.

“어이어이, 지금 장난하는 거냐?”

“내가? 그게 무슨 소리….”

“같은 일본인이어도 등급의 차이가 있는 법이다. 그런 듣도보도 못한 녀석과 긍지 높은 사무라이 재팬 대표팀의 일원인 나를 비교하다니. 농담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네 녀석…!!”

“어어, 미안하다….”

“흥, 조심하라고 네 녀석.”

안하무인의 태도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무상고는 슌스케 없으면 평범한 팀에 불과하기에 동급생은 선뜻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슌스케, 금성묵 이 녀석은 어떻게 생각하니?”

문혁고의 에이스이자 이전 경기에서 금강고를 침몰시킨 장본인인 금성묵, 그에 대해 감독이 묻자 잠시 침묵한 슌스케. 그리고는 의외의 말을 내뱉었다.

“신성한 야구장에서 함부로 아랫도리를 세우는, 염치없는 변태 자식이지만 공 던지는 솜씨 하나는 좋더군요.”

“……!”

좀처럼 누구를 인정하지 않는 슌스케가 선뜻 실력을 인정하자 팀원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사실 그 역시 웬만해선 인정할 생각이 없었지만….

‘큭, 금강고를 상대로 노히트 노런? 농담도 정도가 있지…!

솔직히 자기 투구에 프라이드가 있는 그조차도 금강고 상대로 노히트 노런은 절대로 불가능하단 걸 알고 있다. 완봉은커녕 퀄리티 스타트만 해도 잘한 것일 테니까.

하지만 금성묵은 투구수 제한에 걸려, 사실상 무상고 전에는 출장하지 못한다고 보는 편이 맞다. 그들의 상대는 1학년 투수인 핫산.

가장 무서운 대상인 투수 금성묵 대신, 타자 금성묵만 상대하면 됐다.

“타자로서의 녀석은 허접하죠. 파워는 있지만 딱 그것뿐. 내 완벽한 제구와 로케이션 앞에선 맥도 추리지 못할 고 무너질 게 뻔합니다. 큭큭.”

자신 있게 단언한 슌스케.

그는 아주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금성묵에게 처맞기 전까지는 말이다.

#############

따악!!

[아, 금성묵 선수! 쳤습니다! 큽니다! 큽니다!!]

[쭉쭉 뻗습니다. 어디까지 날아갑니까! 담장 넘어갑니다!! 기선을 제압하는 3번타자 금성묵의 선제 투런포!]

“우, 우소다…!!”

믿기지 않는 눈으로 타석을 바라보는 슌스케. 그러나 타구는 훌쩍 넘어 담장 밖으로 사라진 지 오래다.

배트를 훌렁 집어던진 성묵은 천천히 베이스를 돌았다. 짜릿한 손맛에 웃음이 절로 지어진다.

‘선구 스텟 올라간 티가 확 나는데?

호랑이를 만나기 전이었다면 아마 고전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상대 투수의 공이 훤히 잘 보이는 성묵이다.

심지어 오늘은 투수로 등판하지 않으니 스위치 없이 타자로서의 태양신맥만 운용하면 그만. 중발 상태로 파워를 2단계 업그레이드한 상태로 타석에 임하는 성묵이다.

간파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다음은 쉽다. 고작해야 140km 초반의 공. 맘 놓고 때리면 되는 것이다.

따악!

아쉽게 넘어가진 않았지만, 석운강과 류지 역시 연이어 장타를 터트렸다. 후속타 불발로 추가점은 1점에 그쳤지만, 1회 말부터 스코어는 3-0.

꽤 든든한 득점지원과 함께 핫산을 마운드에 올릴 수 있게 되었다. 마운드에 올라서며 성묵에게 다짐하는 핫산.

“성무크 형, 저 이제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켜봐 주세요!!”

“오냐, 우익수 쪽 타구는 내게 맡겨 임마.”

그렇게 말하고 각자의 자리로 간 둘. 이제는 핫산도 점점 믿을맨이 되어가는 것인가 생각한 성묵은 씩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오래 가지 않았다.

‘핫산아, 나를 속인 거니…?

또 첫 타자부터 볼질을 하기 시작한 핫산. 해설위원들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아, 1번 타자 모성민 선수 볼넷 출루합니다. 좋지 않은데요.]

[제가 이전에도 말씀드린 바가 있습니다만, 경기 초반 하산 선수가 영점을 잡을 수 있느냐 마냐가 승부의 향방을 가를 열쇠가 될 텐데요.]

[아무리 타자들이 득점 지원을 해줘도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하면 도로 아미타불입니다…!!]

두 번째 타자 역시 마찬가지.

핫산은 존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직구를 뿌려대며 스트라이크를 하나도 잡지 못했다.

어느덧 카운트는 0스트라이크 3볼.

“후우, 후우….”

빠른 공을 던진 뒤 긴장한 타자의 얼굴을 통해 자신감을 얻으라 했던 운강의 조언도 이젠 통하지 않았다. 무상고 타자들은 얼굴에 감정을 모두 드러낼 만큼 허접하지 않았다.

타자에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카운트, 그 속에서 핫산은 어제 성묵과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핫산, 너는 말이야. 사람이 너무 순해.”

난데없는 성묵의 지적.

저 말을 듣고 좋아할 남자는 거의 없을 거다. 당연히 그걸 들은 핫산은 발끈했다.

“성무크 형, 순하다니. 저 완전 상남잡니다!!”

“…자자, 핫산. 잠깐 눈 감아볼래?”

“…………?”

일단 눈을 감아보라니 순순히 감는 핫산. 성묵은 무언가를 연상시키려는 듯이, 차분한 목소리로 핫산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자, 머릿속에 그리운 너의 고향을 그려봐, 파키스탄 말이야.”

“음, 딱히 그립지는 않은데….”

“쓰읍!”

“알겠어요 형! 내 고향….”

“거기에서 어릴 때 좀 거칠게 놀던 형님들 있을 거 아냐. 그 형님들을 상상해봐.”

“아, 카심 형이랑 타릭 형이 보여요. 지금 트럭 위에 타고 있어요.”

“트럭 위에서 뭐 하는데?”

“으음, 복면을 두르고 허리에는 ak-47, 어깨에는 RPG-7을 맨 걸 보니 적대 조직원들이랑 한 판 붙으러 가는 것 같아요.”

‘아니, 진짜로…?

오늘도 평화로운 파키스탄의 클라스에 얼이 빠져버린 성묵. 적당한 예시를 들어주려고 말한 건데 저렇게 떡하니 튀어나올 줄은 몰랐다.

“핫산, 너도 그렇게 할 수 있겠어? 목숨 걸고 다른 조직이랑 붙을 깡이 있어?”

“아…….”

금세 납득한 듯한 핫산.

그리고는 금세 시무룩 해진다.

“형 어떡하죠, 저 원래 이런 성격인데!”

“흠….”

나는 다소 고민에 잠겼다.

사실 내가 아는 게임 속의 핫산, 즉 지금 모습에서 십수 년이 지난 이 녀석의 모습은 그의 고향 속 테러리스트들과 크게 행동거지가 다르지 않았다.

‘괜히 알라의 요술봉 같은 별명이 붙었겠어?

강속구를 내세워 꼬우면 맞혀버리고, 홈런 좀 맞더라도 에라 씨발 하고 던지는 게 훗날의 핫산이다. 그런데 지금은 워낙에 마음도 여리고 순딩하다 보니, 동기부여를 해놔도 다음 경기에 리셋되기 일쑤.

지금 이 녀석에게도 막가파 마인드 셋을 장착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진정한 투수라면, 타석에 할머니가 들어서도 당당히 공을 꽂아버리는 깡다구가 필요한 법.

나는 우선, 녀석에게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떠올렸다.

“핫산, 해결책을 줄게.”

“오…!”

“만약, 내일 경기에서도 제구 안 돼서 볼 3개 연달아 나온다? 그러면….”

“……?”

########

‘그냥 확 맞춰버려. 볼넷이나 몸 맞는 공이나 1루 가는 건 매한가지야.

쐐액!!

“으헉………!!”

타자의 머리를 향해 날아오는 강속구. 겁에 질린 타자는 뒤로 벌러덩 넘어졌다.겨우 피해냈지만,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지척에 온 공이었다..

“베이스 온 볼스…!!”

곧바로 이어지는 심판의 볼넷 선언. 타자는 조금 전 겪은 공포감의 여운이 남은 건지, 자리에서 쉽사리 일어나지 못했다.

“으윽….”

“내, 내가 무슨 짓을…!”

성묵이 시킨 게 떠올라 정말 맞춰볼 심산으로 던졌지만, 타자가 크게 위험할 뻔했다. 그래서 모자를 벗고 사과하려 한 핫산인데….

“어…!?”

정체 모를 감정이 솟구친다.

그 감정의 원천은 타자의 공포.

자신의 공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느낀 타자의 공포 어린 얼굴을 마주하자, 심장이 미친 듯이 요동친다.

두근! 두근!

“뭐, 뭐지…?”

아무리 순하다고 한들 그 역시 알라신의 후예. 그동안 몰랐을 뿐이지 핫산의 안에도 끓어오르는 피가 잠재되어 있었다.

그의 가슴 속에 용솟음치기 시작한 끓는 피. 핫산은 진한 갈증을 느꼈다. 이걸 해소할 방법은, 상대 타자를 압살하는 것뿐.

뻐엉!!

“스트라잌 아우웃!!”

[두 타자 연속 삼진!! 156km의 공으로 삼진을 뽑아내는 하산 이크발 선수!]

[와, 뭡니까! 문혁고 투수들은 다들 각성 스위치라도 존재하는 것일까요!]

핫산은 웃고 있다.

마치 칠 테면 쳐보라는 듯 공을 가운데에 뻥뻥 꽂으면서 말이다.

‘그래, 그거다 핫산…!!

성묵은 이제야 자기가 알고 있는 핫산과 조금이나마 가까워졌다며 기뻐했다. 결국 이번 시즌 선발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쌍두마차는 성묵과 핫산 둘. 모두가 잘하지 않으면 결코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가 없다.

무상고 측은 결국 세 타자 연속 삼진을 당하며 이닝 교대. 다시금 마운드에 올라선 무상고 에이스 이와사키 슌스케는 성묵에게 홈런을 맞긴 했지만, 다시금 썩 괜찮은 피칭을 이어 나갔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다시금 마주치게 된 둘.

이름: 이와사키 슌스케

국적: 일본

나이:19

키: 183cm

스킬/ 아트 피칭 (S)

선발 등판 시 제구력이 상승합니다.

잠재 키워드: 강철체력(A+), 컨트롤 마스터(*S+), 변환자재 (*A+)

투수 능력치 (*포텐셜)

/ 우투 스리쿼터

체력: A+ (*A+)

제구: S (*S+)

구위: B+

직구 : B

변화구: A+ (*A+)

ㄴ 커브: A

ㄴ 슬라이더: A

ㄴ 포크: A+

‘흠, 꽤 괜찮네.

충분히 자신의 장점을 살린 스텟에 성묵은 나름 감명을 받았다. 어딜 가든 충분히 선발 한자리를 꿰찰 수 있는 투수임은 분명했다.

“아까 같은 요행은 더 이상 없을 거다. 썩을 양키 녀석…!!”

파앙!!

“스트라잌…!!”

존 안쪽을 파고드는 슬라이더로 잡은 카운트. 그 뒤에도 성묵의 배트를 유혹할 만한 공들을 쏙쏙 던져댄 끝에 카운트는 2-2.

‘포크볼로 마무리하자.

포수의 사인에 고개를 끄덕인 슌스케.

그는 회심의 포크볼을 내던졌다. 자국에서도 포크볼 장인으로 유명한 투수들을 찾아가 배운 특급 구종이다.

스텟 상으로도 A+에 해당할 정도로 변화 각이 큰 포크볼. 스트라이크 존으로 오다가 뚝 떨어지도록 설계한 공이었으나….

“그래, 딱 포크볼 던질 것 같더라.”

따악!!

어퍼 스윙으로 포크를 그대로 걷어 올린 성묵. 우측 담장으로 쭉쭉 뻗어나간 공은 그대로 담장 밖을 넘어갔다.

“…어, 어째서!!”

완전히 수를 읽힌 것을 이해하지 못한 슌스케. 하지만 그가 명석한 두뇌로 짜둔 피칭 메커니즘에도 일정한 패턴이 있었고, 그건 도연의 분석팀에게 얼추 파훼당해 있었다.

같은 타자에게 홈런 두방을 처음 맞아본 슌스케. 심지어 그 상대는 타자로서는 별로일 거라고 무시했던 금성묵이다.

그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글러브를 집어 던졌다.

“큿소오오……!!!”

어느덧 스코어는 4대 0.

금성묵의 홈런 두 방으로 경기의 흐름은 문혁고 측으로 넘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