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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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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w Blame History

#45화 하인 세드릭(Cedric) (11) - 꽃에 꼬이는 것들

“토리아 부인. 에체드령의 소식은 들으셨나요?”

“에체드? 처음 듣는 이름이네요.”

“그, 레드벨 후작가의 막내분이 머문다는 그곳이요.”

“아하. 거기로군요. 근데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그게 말이죠─”

에체드령에 관한 이야기는 비르카 왕국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레드벨 가문의 망나니 영애가 영주 대리를 내쫓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는 것만으로도 주목할 만한 일인데, 심지어 가문의 비전을 이용해 새로운 정책까지 적용 중이라고 하니 그야 흥미가 가지 않을 리가 없었다.

누군가는 망나니 영애의 정책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고, 누군가는 가문의 비전을 고작 저런 일에 사용한다며 비웃었다.

레드벨 후작의 다른 자식들은, 이런 상황이 적잖이 불쾌했다.

“클라우디아 걔, 정신이 나간 거 아니에요? 내가 요즘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들고 다니겠다고요!!”

후작 가의 셋째이자 첫째 부인이 남긴 유일한 딸, 미라 레드벨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성을 냈다.

차남 에르빈 레드벨 역시 맞장구를 치듯 얼굴을 붉혔다.

“빌어먹을. 그 망나니가 가문 망신이란 망신은 다 시키고 있군! 어떻게 가문의 비전을 겨우 그딴 천한 일에 쓸 생각을 한 거지? 귀족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품과 자존심조차 없는 건가?”

비전이란 가문의 개성이나 역사를 자랑하는 상징이자, 실질적인 이득을 주는 무기이기도 하다.

효율 좋은 마력 연공법, 상승의 검술, 남들은 알지 못하는 주문 등은 단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남들과 격차를 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레드벨 가문의 ‘혈마수’는 그러한 비전 중에도 상당히 우수하고 강력한 부류에 속했다.

일단 분류상으로는 마법에 들어가지만, 주인이 마법사가 아니어도 혈마수를 부리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주인의 기량에 따라서 혈마수의 강함이 같이 올라가기까지 한다.

잘 훈련된 사냥개처럼 편하게 부릴 수 있고, 배신의 염려도 없으며, 심지어 죽더라도 충분한 시간만 있으면 다시 보충할 수 있으니 이토록 편리한 종복이 또 어디 있겠는가.

갖은 노력 끝에 검기를 쓰는 기사 못지않은 강력한 개체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한 에르빈으로서는, 자신의 강력한 종복이 클라우디아의 잡견들과 같은 카테고리로 묶인다는 것만으로도 속에서 열불이 터질 지경이었다.

“흐음.”

클라우디아를 향한 온갖 비난과 성토를 이어가는 동생들 사이에서, 장남 아르민 레드벨은 혼자 생각에 잠긴 듯이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런 장남의 태도가 못마땅한 건지, 두 동생이 불만을 토해냈다.

“오라버니도 뭐라고 말 좀 해보세요. 클라우디아 그 계집애, 이대로 두고만 보실 거예요?”

“이대로 가면 레드벨의 명예가 땅에 떨어질 겁니다. 당장 그 멍청한 년을 붙잡아 저 망할 짓거리를 멈추게 해야 합니다!”

장남은 동생들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이내 어깨를 으쓱였다.

“너희들의 뜻은 알겠다만,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

“그거야, 당장 걔한테 지금 하는 걸 멈추라고 말해야죠.”

“우리가 말한다고 그 아이가 들은 척이나 할 것 같으냐?”

장남의 말에, 차남과 삼녀가 입을 다물었다.

그들과 같은 아버지를 두었으되, 다른 어머니에게 태어난 막내가 클라우디아였다.

남매라는 허울로 묶여 있긴 해도 가족의 정 같은 건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고, 오히려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었으니 좋게 좋게 말한다고 해도 들어 먹을 리가 없다.

그렇다고 정치적으로 압박하기도 뭐한 것이, 클라우디아의 영주 직위 자체는 엄연히 공식적인 것이다.

클라우디아가 멀쩡한 영주를 내쫓고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한 게 아니라, 본래 본인 거였던 걸 활용 못 하다가 다시 활용하게 된 셈이니 그에 대해 외부에서 이러쿵저러쿵 떠들 수는 있을지언정 직접적으로 명령을 내리긴 어려웠다.

“그 아이에게 공식으로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건 딱 둘뿐이다. 왕가랑 가주님이시지. 그런데 왕가 입장에선 굳이 클라우디아를 견제할 필요가 없다. 클라우디아가 계승권을 지닌 것도 아니니 경쟁자도 되지 않고, 일단은 왕가의 혈통이니 레드벨 내에서 그 아이의 지분이 커지면 그들에게 이익이면 이익이지 손해는 아니니까.”

“그러면, 가주님께서 나서야 한다는 겁니까?”

장남도, 차남도, 레드벨 후작을 ‘아버지’라 부르는 대신 가주라고 호칭했다.

레드벨 후작은 그들에게 그토록 멀고 어려운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 만약 클라우디아의 행보가 거슬린다고 여기신다면, 우리가 굳이 나설 것도 없이 가주님께서 알아서 정리하실 거다.”

삼녀가 눈을 찡그리며 물었다.

“만약에, 나서지 않으신다면요?”

“그러면 클라우디아에게 그만한 가치를 발견하셨다는 거겠지. 어쩌면 가주께서 그 아이의 뒤를 봐주실 수도 있어. 투자에는 인색하지 않으신 분 아니더냐.”

재미있을 정도로 일그러지는 동생들의 얼굴을 확인한 뒤, 장남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어찌 됐든 우리가 앞에 나서서 뭘 할 수 있는 건 없는 것 같구나. 그래도 너무 걱정하진 말거라. 어떻게든 잘 풀리지 않겠느냐.”

“…예.”

“오라버니 말씀대로 잘 풀리면 좋겠네요”

두 사람의 어깨를 두드린 장남은, 그대로 등을 돌려 방을 떠나갔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다.

‘미라와 에르빈은 클라우디아와 새어머니를 극도로 싫어했지. 클라우디아가 힘을 얻는 것 자체도 꺼림직하겠지만, 가주님이 그 아이에게 흥미를 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을 터.

아르민은 말했다.

공적인 방법으로 클라우디아를 막을 방법은 없다고.

달리 말하자면, 공적이지 않은 방법이라면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예를 들면, 클라우디아의 신변에 물리적으로 위협을 가해, 호위 역할인 혈마수들을 회수하지 않을 수 없게 유도한다든가.

물론, 이는 무척이나 근시안적인 행동이다.

아르민이라면 절대 쓰지 않을 방법이기도 했다.

허나, 그의 동생들은 다르다.

‘참 귀여운 동생들이란 말이지.

자기 자리를 위협할 경쟁자를 사랑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자기보다 모자란 이들을 사랑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고로, 장남 아르민은 두 동생을 사랑했다.

그리고, 그에게 일방적으로 적의를 드러내는 막냇동생 역시 사랑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러했다.

‘부디 사랑스러운 동생으로 남아주면 좋겠구나. 막내야.


에체드령 영주 관저.

사람들의 주목을 한 몸에 모으는 화제의 인물, 클라우디아 레드벨은 아주 조심스럽고도 은밀한 접선을 시도하고 있었다.

“…물건은?”

“여기 있습니다.”

수상한 암상인…이 아니라 최근 클라우디아와 부쩍 거리가 가까워진 메이드 네리아는, 보자기로 철저하게 감싸놓은 어떤 물건을 클라우디아에게 내밀었다.

클라우디아가 말했다.

“들키진 않았겠지?”

“세드릭 씨가 장보기로 멀리 떠나 있을 때 구한 물건입니다. 그 외에 다른 이들에게도 철저하게 비밀로 했고요.”

“수고가 많았어. 나중에 답례할게.”

“계획이 성공하시길 빌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분위기에 취하기라도 한 건지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변을 휙휙 둘러본 뒤, 무슨 암살자라도 된 것처럼 발소리를 죽여 떠나가는 네리아.

그런 그녀를 시선으로 배웅한 클라우디아는, 침실의 방문을 걸어 잠근 뒤 네리아에게 받은 보자기를 조심스레 펼쳤다.

그 안에서 나타난 건 한 권의 책이었다.

[장미와 회중시계 –로젤리아 영애는 어떻게 고고한 하인을 사로잡았는가-]

책의 표지에 새겨진 제목을 보고, 클라우디아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기껏해야 연애 소설 하나 읽는 데 뭐 이리 난리를 치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클라우디아는 클라우디아대로 진지했다.

‘왠지 이대로 그냥 있으면, 세드릭이 떠날 것 같아. 그렇게 되기 전에 방법을 찾아야 해.

그녀와 세드릭의 계약 기간은 3개월.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그 기간이, 요즘 클라우디아에게는 무척이나 거슬렸다.

3개월이 지난 뒤에 세드릭이 떠나도, 붙잡을 방법이 없다는 뜻 아닌가.

물론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계약 기간이 끝나면 끝나는 대로 새 계약을 맺으면 될 뿐이다.

비르카 왕국의 실세, 까진 아니더라도 한창 뜨는 유망주가 된 ‘레드벨의 영애’가 좋은 대우를 약속하며 붙잡으려 드는데 그걸 마다할 하인은 없을 테니까.

허나, 클라우디아는 알고 있었다.

세드릭이라는 남자는 절대로 상식선에서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을.

그는 자기가 일하고 싶으면 일하고, 더 이상 일하고 싶지 않다면 떠날 것이다.

그리고 돈이나 권력 따위로는, 절대로 그를 붙잡아 둘 수 없다.

고로 클라우디아가 노리는 것은 세 번째 방법이었다.

‘요는 세드릭이 나한테 반하면 되는 거잖아?

물론, 이 역시 쉬운 길은 아니었다.

일단 제일 큰 문제는, 클라우디아는 남자의 마음을 얻는 방법 같은 건 모른다는 점.

그도 그럴 것이, 그녀에게 있어서 이성의 관심이란 애써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닌, 그냥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었다.

아직은 만개하지 않은, 허나 그렇기에 장래가 더욱 기대되는 꽃봉오리 같은 미모.

레드벨 가문의 영애라는 사회적 지위와 그에 기반하는 막대한 재산.

클라우디아를 만난 남자들은 어떻게든 그녀의 호의를 얻기 위해 애를 썼고, 이는 클라우디아가 망나니로서 미쳐 날뛰기 전까지 거의 일상처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런 그녀가 남자 꼬시는 법 같은 걸 대체 어디서 배워봤겠는가?

클라우디아에게는 자신의 부족함을 메울 교재가 필요했고, 그 교재로 선택된 것이 최근 왕국의 영애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바로 이 연애 소설이었다.

펄럭. 펄럭.

고귀한 혈통을 타고나, 온실 속의 장미처럼 귀하게 자라난 귀족 영애 로젤리아.

모두가 그녀를 애지중지하는 와중, 홀로 오만과 불손, 공손함 사이를 오가는 행보로 주인을 혼란스럽게 하는 하인 클라크.

처음에는 마치 그녀와 세드릭을 보고 적기라도 한 것처럼 들어맞는 설정에 흥미를 느낀 클라우디아였지만, 이내 이야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서서히 낙담할 수밖에 없었다.

‘…이 하인이 귀족 영애들 사이에서 되게 인기가 많다고 하던데, 그 정도인가?

예리한 명검을 연상시키는, 서늘하면서도 날카로운 미모?

강아지처럼 순둥순둥하면서도 때때로 의외의 면모를 보여주는 세드릭만 못하다.

자로 잰 것처럼 예술적이고 완벽한 일 처리?

책에 적힌 묘사로 봤을 때 대충 0.6 세드릭쯤 되는 것 같다.

고귀한 영애를 상대로도 주저 없이 으르렁거리는 짐승 같은 흉포함?

그래 봐야 제 주인한테 ‘개랑 비교하면 실례인 년’이라고 대뜸 때려 박아 버린 세드릭에 비하면 그냥 귀여운 멍멍이 수준일 뿐.

거기에 설정도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사실은 평민이 아니라 귀족, 그것도 북부 대공의 세 번째 아들이라니.

그나마 무슨 정통 후계자 어쩌고 하는 내용을 넣지 않은 걸로 보아 작가가 최소한의 이성은 갖추고 있는 듯했으나, 그렇다 쳐도 이상한 점은 남아 있었다. 솔직히 그쯤 되는 신분의 인간이 대체 뭐가 아쉬워서 하인 노릇을 한단 말인가?

남의 집 하인 일을 취미 생활처럼 즐길 수 있는 기괴한 정신세계의 소유자, 툭 터놓고 말해서 미치광이라면 또 몰라도.

“후우. 이건 참고가 안 되겠네.”

결국 클라우디아는 읽고 있던 책을 덮어버렸다.

단순 오락 소설로서 치면 그럭저럭 볼만하긴 하니 나중에 다시 읽을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세드릭 공략용 교재로서는 영 쓸모없는 물건이었다.

다음에 네리아에게 부탁해서 새로운 책이나 구해볼까.

그리 생각하며, 클라우디아가 침실을 밝히던 등불을 꺼버리려 한 그때.

덜컥.

누군가가, 침실의 문고리를 잡아 돌렸다.

클라우디아는 반사적으로 몸을 굳혔다.

이미 야심할 대로 야심해진 밤.

귀족 영애의 침실에 누군가가 찾아오는 것 자체가 여러 추문을 불러올 수 있는 심상찮은 무례이다.

하물며, 노크조차 하지 않고 문고리를 돌려 침입을 시도한다면 그건 이미 목이 잘려도 항변하지 못할 불경 그 자체.

클라우디아는 등허리 뒤로 서늘한 무언가가 기어오르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

그녀의 머리가 재빨리 굴러갔다.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는 것과 소란을 피우는 것.

어느 쪽이 더 옳은 행동인지, 만약 지금 문 앞에 있는 게 그녀가 생각한 ‘그런 것’이 맞다면, 그들이 어떤 상황을 가장 기피 할지를 생각하고.

그녀는 행동했다.

-왈! 왈왈! 와라랄!

그녀의 곁에 소환된 혈마수가 크게 으르렁거리며 마구 짖어대기 시작했다.

영주 관저 구석구석까지 울려 퍼질 요란한 소음.

콰직!

직후, 그녀의 침실 방문이 나가떨어졌다.

방안으로 돌입해 온 것은, 칠흑처럼 검은 천으로 몸을 감춘 암살자 셋.

그들은 요란하게 계속해서 짖어대는 혈마수를 재빨리 검으로 베어낸 뒤, 이내 방 내부를 훑어보기 시작했다.

침실 어딘가에 몸을 숨긴 클라우디아를 그들이 찾아내는 것이 먼저인가, 클라우디아가 보낸 신호를 확인한 다른 이들이 몰려드는 것이 먼저인가의 승부.

허나, 클라우디아에게는 불행하게도 암살자들의 준비는 생각보다도 철저했다.

암살자 중 하나가 양피지 하나를 꺼내 찢어버리자, 그 양피지에서 뿜어져 나온 빛이 곧장 클라우디아를 향해 쏘아진 것이다.

침실 방문의 사각에 숨어 있던 클라우디아는 들켰다는 걸 깨닫자마자 문 바깥쪽으로 뛰쳐나갔고, 암살자들이 그 뒤를 쫓았다.

마침내 암살자들의 손길이 클라우디아에게 닿으려 한 그 순간.

“늦어서 죄송합니다. 아가씨.”

익숙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지는 것과 동시에, 클라우디아의 몸이 허공으로 붕 떠올랐다.

그 뒤에 벌어진 일을, 클라우디아는 온전히 인식하지 못했다.

뭔가 시야가 정신없이 휙휙 바뀌고, 누군가가 발에 차여 날아가는 듯한 타격음이 울려 퍼지기를 몇 초.

흔들리던 시야가 멈추고 난 뒤에야, 본인이 처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한 클라우디아는 얼굴을 확 붉혔다.

세드릭.

그가 마치 공주님을 안는 것처럼 그녀를 품에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야, 이, 이거 안 놔!?”

“안 그래도 놓아드릴 예정이었습니다. 적들은 처리했으니까요.”

“어?”

놓아준다는 이야기에, 부끄러움에 마구 발버둥 치던 클라우디아의 몸이 갑자기 얌전해졌다.

데구르르 눈을 굴리던 그녀가 말했다.

“…아직 안전한지 어떤지 모르니까 일단 좀 기다려 봐.”

“안전합니다만?”

“기다려 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