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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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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버스펙

두꺼운 회갈색 비늘로 덮인 근육질의 몸체와 크고 흉악한 턱.

균형을 잡기 위해 쭉 뻗어 있는 길쭉한 꼬리, 또륵또륵 굴러가는 눈알과 굵고 두꺼운 다리.

그리고 그런 강력한 외견과 상반되는 졸렬한 사이즈의 앞발까지, 그림으로 그린듯한 티라노의 모습이다.

이건 진짜 대박이네, 안 그래도 커다란 공룡이 거대화까지 하니까 완전 드래곤이 따로 없다.

평범한 멧돼지도 20톤 덤프트럭 사이즈가 되는 마당에, 공룡이라면 당연히 이만한 덩치는 갖춰 줘야 당연하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진짜 장난 아니게 크네. 이쯤 되면 짐승도 뭣도 아니고 거대괴수에 가깝다. 고질라 그런 거 말이야.

-크와아아아아!

초거대 티라노는 다른 밀림의 주인들과 마찬가지로, 나를 향해 적대감을 풀풀 뿌리며 달려왔다.

생물이 아니라 자연경관이 나를 향해 닥쳐들고 있는 것 같다.

거대한 괴성을 전혀 뒤지지 않는 거대한 턱을 뻗어오는 티라노, 나는 곧바로 땅을 박차며 물러났다.

그런데, 어라.

상대가 너무 거대한 나머지 거리를 잘못 쟀다. 좀 더 크게 뛰었어야 했는데, 이거 씨발 물리겠는데?

-후욱!

티라노의 어마어마한 이빨이 나를 물어뜯기 위해 닥쳐들었다. 나는 곧바로 [혼신] 스킬을 발동했다.

위아래로 덮쳐오는 이빨을 양손으로 붙들고 막아낸다.

-콱!

“어우, 씨.”

덩치가 거대한 만큼 이빨의 무게도 장난이 아니고, 치악력도 미쳐버린 수준이군.

내 완력으로도 이대로 붙잡고 오래 버티기는 힘들 것 같다. 턱을 잡아서 벌리기에는……그냥 너무 커서 안 되고.

이만큼 커다란 적을 상대하는 건 9층 이후로 완전히 처음인데, 역시 크다는 건 그 자체로 상당한 강점이군.

뭐, 그렇다고 해도 못 이길 상대는 전혀 아니다. 오히려 쉽지.

-쿠르릉!

마력강화를 발동해 스탯을 증폭시키고, 이빨을 붙잡고 있던 손을 놓아버렸다.

그리고 그 이빨이 내게 닿기 전, 몸을 크게 회전시키며 [철벽]을 더해 발차기를 날렸다.

-쾅!

내 킥에 맞은 티라노의 이빨이 그대로 박살 나 날아가며 공간이 확보되었고, 나는 다시 뒤로 물러섰다.

놈은 덩치가 큰 만큼 무척 둔하다. 다시 입을 벌리는 것보다 내가 놈의 머리에 뛰어 올라타는 게 훨씬 빨랐다.

인벤토리에서 새 무기를 꺼낸다. 적의 덩치가 거대한 만큼, 이쪽도 거대한 무기를 써야 한다.

[참우도]

꺼낸 무기는 오묘한 이름이 붙은 대검. 검신의 길이가 무려 2m를 넘기는 무식하게 큰 무기.

이만한 사이즈의 무기는 원래 제대로 써먹기 힘들어, 그동안 꺼낼 일이 없었지만- 이럴 때는 이만한 게 없다.

대검의 칼날에 오러를 씌우며 그 길이를 확장해 낸다. 그렇잖아도 길었던 검신이 전봇대만 한 수준까지 길어진다.

그 상태로 검기의 방출까지 염두에 두며, 거대한 티라노의 뒷목을 향해 크게 휘두른다.

-서걱!

아무리 베이스가 되는 짐승이 공룡씩이나 된다 한들, 결국은 17층의 필드 보스.

마력강화와 오러를 함께 사용한 내 공격 앞에서, 가뿐히 목이 달아났다.

여러모로 남자의 로망을 자극하는 생물이지만, 거대 돌덩이 하나에 멸종당한 범부 아닌가.

[‘남쪽의 주인 드래고니안 렉스’ 를 처치하셨습니다.]

17층 전역 제패 완료.

**

17층 미궁 지역의 보스는 필드 보스와 다소 겹치는 감이 있는 고릴라형 몬스터였다.

다만 단순히 덩치만 큰 고릴라는 아니었고, 무슨 고대의 힘을 얻었다느니 뭐니 하면서 마력을 다룰 줄 알았다.

땅을 내려치니 넓은 범위에 마력 폭발이 일어나고, 가슴팍에 박힌 보석으로 마력포를 쏘기도 했다.

[축하합니다. 시련의 탑 17층을 최초로 클리어하셨습니다.]

물론 그래 봤자 평범한 17층 수준의 보스였기에, 별다른 피해 없이 가뿐히 이길 수 있었다.

17층을 진행하며, 오러의 성능에 대해서도 대충 감을 잡았다.

우선, 오러가 가지는 절삭력은 절대적이다. 보스가 사용하던 마력 배리어를 포함해 모든 것을 손쉽게 절단한다.

공격력 수치가 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오러 자체가 가지는 파괴력이 매우 높은 것이다.

안 그래도 9층 이후 장비를 거의 교체하지 않고 있는데, 오러 덕분에 더더욱 장비를 교체할 이유가 없어져 버렸다.

지금보다 더 공격력이 높은 무기를 갖추더라도 오러를 두른 [강철 직검]보다 강한 위력을 내진 못할 테니까.

“이러면 역시 내구 몰빵이 맞겠네.”

앞으로도 장비는 지금처럼만 유지하도록 하자. 내구도 수치만 높여서 최대한 오래 쓸 수 있도록.

에르웬이 만들어준 검처럼 자체 수리 기능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고.

아, 하지만 오러가 가지는 장점은 단순히 공격력으로 끝이 아니다.

오러는 연비가 좋다.

무기에 마력을 쑤셔 넣어서 강화하던 기존의 방법은 실시간으로 MP가 계속 소모됐지만, 오러는 그 반대.

방출한 마력을 단단하게 굳혀 무기 표면에 두른다는 점 때문인지, 한 번 발동하면 그 이후에는 MP가 거의 소모되지 않는다.

물론 아예 소모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건 아직 내가 오러를 단단하게 유지하는 능력 면에서 부족함이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오러를 잘 통제한다면, 최초 발동시를 제외하면 아예 소모값을 없게 할 수 있을 거다.

마력강화의 연비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으니, 내 전투 지속력은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는 셈.

지금 수준으로는 대충……별도의 보급 없이 20시간까지는 마력강화와 오러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실제 전투에 돌입하면 다른 스킬도 사용해야하니, 정말 20시간을 풀 컨디션으로 싸울 수는 없겠지.

밀림 지역을 완전히 제패하고 나서도 제법 긴 시간을 체류하며 직접 실험해 본 결과다.

그렇잖아도 히든 보스가 아니면 25층 플로어에 도착하기 전까지 내 적수는 없을 거라고 여겼는데.

오러를 습득한 후로는 그 정도도 아니다. 미궁의 보스몹도 좀 센 잡몹 정도로밖에 안 느껴지니.

이러면 앞으로는 층을 빨리 오르는 게 나으려나? 아니면 개인 단련과 히든 찾기에 집중해야 하나?

나는 고민하며, 상태창을 열어 부족한 점이 없는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

50레벨을 넘긴 이후로는 레벨적 성장은 매우 더뎠지만, 스탯은 매우 많이 올랐다.

서진혁 Lv.73 (전사)

HP : 1350/1350

MP : 880/880

근력 : 119 (109+10)

민첩 : 113 (102+11)

내구 : 118 (103+15)

지능 : 112 (100+12)

그리고 이번 층에서는 레벨도 조금 올라서, 이제는 73레벨이다.

마력과 오러등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다룬 덕분인지, 지능 스탯이 눈에 띄게 오른 상태.

이로서 모든 순수 스탯이 100을 넘겼다. 70대의 레벨임에도 실질 스펙은 100레벨급.

시련의 탑에 들어온지도 대충 삼 년쯤 됐나.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이만한 스펙을 만들기에는 역시 짧은 시간이었다.

그동안 바깥세상도 이래저래 많이 변했다고 하던데, 만약 지금 스펙으로 바깥에 나가면 나는 어떤 등급의 헌터가 될까.

첫 목표였던 D등급 헌터는 당연히 옛 저녁에 넘었고, 최소한 A급은 따놓은 당상이지 않을까 한다.

S급까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현재 현역 S급 헌터들은 대부분이 유니크나 에픽 클래스의 소유자들이니까.

하지만 나는 아직도 노멀 클래스, 내 스펙에서 부족한 점이 있다면 딱 클래스의 등급 하나뿐이다.

“인벤토리.”

인벤토리를 꺼내, 이번에 획득한 것을 포함해 그동안 모아둔 전직용 아이템을 꺼냈다. 클래스 북이라는 물건이다.

[포레스트 워리어의 클래스 북]

[에이션트 아처의 클래스 북]

[창기사의 클래스 북]

순서대로 레어, 유니크, 레어 등급의 클래스로 바로 전직할 수 있는 아이템. 사용 조건은 모두 충족해 있다.

즉, 언제든 사용만 하면 노멀 클래스인 [전사]를 버리고 다른 직업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거다.

하필 가장 높은 등급인 유니크 클래스가 궁수 계열인 [에이션트 아처]라는건 매우 아쉽지만.

다른 두 클래스북은 일부 스킬을 계승할 수 있는 전사 계열의 클래스.

당분간은 개인 단련 이외에는 스펙을 올릴 방법이 없을 것 같으니, 클래스 체인지도 고려해 볼 만은 하다.

만약 스킬이 모두 계승되기만 한다면, 큰 파워업을 할 수 있겠지.

문제는 어디까지 계승이 될지 감이 안 잡힌다는 거다. 내가 가진 스킬 대부분은 특이한 방식으로 손에 넣은 것이니.

순수하게 단련과 학습으로 습득한 스킬은 시스템적으로 계승이 되는 걸까?

1세대 도전자들의 기록을 뒤져봐도 그것과 관련해서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다.

그 당시에는 정보를 공유하고 기록하는 것에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았으니까.

“일단은 관두자.”

스펙업이 그렇게 급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이제 클래스는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일단은 다음 층으로 넘어가자. 누가 뭐래도 18층은 내가 무척이나 기다리던 층이니까.

마법적 요소가 유독 많이 등장하고, 많은 도전자가 마법사 계열로 클래스를 바꾸는 층.

고로,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법을 제대로 배워볼 수 있는 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