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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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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신기술

그래, 사신이 한 명이라는 말은 어디에도 없었지.

타이머가 멈추지 않았다면 또 다른 사신이 나타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었다.

새 사신의 출현을 대비해 미리 설치해 둔 마법은 불의 장벽을 만들어내는 ‘파이어 월’ 마법.

암살을 위해 접근한 사신은 곧바로 화염의 벽에 휩쓸렸고- 입자 상태의 나노머신은 그대로 깡그리 타 버렸다.

화염의 벽이 사그라들고 나타난 것은, 잡혀 있는 ‘사신’과 거의 똑같은 차림을 한 또 하나의 사신.

체형도 거의 비슷한 것 같고, 사용하는 무기도 똑같이 검 형태의 나노머신, 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점도 있다.

“전투 스타일은 조금씩 다른가 보네.”

내게 붙잡힌 첫 번째 사신은 전형적인 암살자 타입으로, 원거리에서 나노로봇을 보내며 싸우는 타입이었는데.

이번 사신은 본인이 직접 다량의 나노머신을 주변에 두르고 나타났다. 좀 더 적극적인 전사 타입인가.

다양한 형태로 변환시킬 수 있는 나노머신의 활용법은 무궁무진하니, 스타일에 차이가 있는 건 당연한가.

“이, 이런 트랩을……!”

게다가 이번 사신은 과묵한 타입도 아닌 건지, 파이어 월에 당하자마자 그런 소리를 내뱉었다.

그나저나, 파이어 월의 화력이 생각보다 많이 약하네.

마법서를 보고 얼렁뚱땅 시전한 것치고는 꽤 괜찮긴 하지만, 소모한 마력량에 비하면 연비가 형편없다.

[천의 마술]의 부가효과로 구조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음에도, 예상이 빗나갔다는 건- 그냥 내 실력 문제군.

점검은 이쯤 하고, 일단은 이번 사신을 상대하자. 인벤토리에서 적당한 둔기류 하나를 꺼냈다.

“히야앗!”

새롭게 등장한 사신은 오른손에 쥔 검을 휘두르며, 새된 기합을 내질렀다.

나노머신으로 이루어진 검은 휘둘러짐과 동시에 형태를 변환해, 채찍처럼 나를 덮쳐 왔다.

나는 곧바로 [라이트닝 차지]를 부여한 둔기를 크게 휘둘러, 날아드는 나노머신 채찍을 떨어내었다.

파지직, 맞아떨어진 나노머신은 그대로 전격에 의해 기능을 상실하며 분해되고 추락한다.

“파이어.”

바닥으로 떨어진 나노머신은 가벼운 불 마법으로 소각, 경악하는 사신을 향해 접근한다.

무기를 잃자 이번 사신도 곧바로 전류를 일으킨 손을 뻗어왔다. 이놈의 전격장은 과연 어떨까.

가슴팍에 닿은 파직거리는 손, 내장을 헤집어 놓는 것 같은 충격이 닥쳐들지만- 약하다.

“에라이, 꽝이네.”

-꽈직!

둔기를 휘둘러 헬멧을 쓴 정수리를 가격하고, 휘청거리는 사신의 명치에 니킥을 박아주었다.

내 니킥을 맞고도 뻗지 않은 사신은 계속해서 덤벼들었지만, 그대로 몇 분간 내 체술의 연습대가 되었을 뿐.

흠씬 두들겨 맞아 기절한 2호 사신은 그대로 구속당하고, 1호 사신의 곁으로 던져놓았다.

“응?”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2호 사신의 헬멧도 벗겨 냈는데, 드러난 얼굴이 1호 사신과 똑같았다.

사이버펑크 세계니까 있을 법하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복제 인간이나 뭐 그런 건가.

그런 것치고는 전투방식이나 성격에 제법 차이가 있는 것 같았는데.

어쩌면 클론이 아니라 그냥 똑 닮은 쌍둥이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성형으로 얼굴을 맞췄다거나.

뭐, 자세한 건 천천히 알아가면 그만이다. 지금은 심문보다는 포획에 집중하도록 하자.

[39 : 02 : 48]

아직도 퀘스트 창에 나와 있는 타이머는 멈추지 않고 있으니, 곧 3호 사신이 올 거다.

대충 열 명쯤 붙잡아놓고 심문하다 보면, 그 중에서 한 명쯤은 술술 불지 않겠어?

**

다음으로 나타난 사신은 입자 상태의 나노머신을 자신의 팔다리처럼 쓰는 녀석이었다.

아수라처럼 팔을 여섯 개나 만들어서, 각각의 팔에 다른 무기를 들고 덤비는 타입이었는데- 별로 강하지는 않았다.

사신마다 전투 스타일이 다 다르긴 하지만, 근본적인 전투 능력과 스펙에는 큰 차이가 없는 탓이었다.

오히려 여러 명의 사신을 계속 상대할수록, 점점 더 적응되어가는 나만 편해질 뿐.

“이이이익! 이거 당장 풀지 못해! 가만두지 않겠어!”

그리고 사신들은 각각 성격도 다 달랐다. 이번 사신은 여러모로 떼쓰는 어린애 같다고 해야 하나.

과묵한 사신, 시끄러운 사신, 리액션이 큰 사신, 시종일관 실실거리는 사신, 전투광 기질을 보이는 사신 등.

차례차례 찾아오는 사신을 죄다 격파하고 감금하다 보니, 정말 온갖 성격과 스타일의 사신을 다 만나고 있었다.

나중에는 아예 두 명의 사신이 함께 합세해서 나타나기도 했는데, 그래 봤자 그것도 내 상대는 아니었고.

결과적으로, 이름도 잘 기억나지 않는 이 갱단 아지트의 지하는 사신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신병 받아라.”

-우당탕!

구속구를 채운 사신을 지하실에 던져넣고, 슬슬 시간이 다 되어가는 타이머를 확인했다.

[00 : 02 : 49]

남은 시간은 이제 3분 정도, 사신은 이제 충분히 포획했다. 슬슬 지하실 공간이 모자랄 정도.

처음에는 사신들끼리 작당모의를 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각각 다른 공간에 격리해 두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한계를 맞이해, 한 공간에 사신이 두어 명씩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아지트에 있던 갱단원들을 싹 내쫓아 공간을 확보했는데도 이 정도다. 몇 명인지 슬슬 세기도 귀찮다.

[그레이 캐슬의 갱단들 : 퀘스트 목표가 갱신되었습니다.]

설명 : 당신은 그레이 캐슬의 뒷골목을 점령하고 있는 갱단을 무력으로 무릎 꿇려, 산하로 흡수했습니다.

그러나 그레이 캐슬의 진정한 지배자로 군림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서야 할 거대한 시련이 남아 있습니다.

그레이 캐슬의 역대 지배자들을 모두 암살한 존재, 정체불명의 사신이 당신을 노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사신의 습격에서 살아남았지만, 여전히 당신을 노리는 배후의 정체는 미궁 속에 가려져 있습니다.

[퀘스트 목표]

  1. (이름없음)갱단을 그레이 캐슬의 정점에 올려놓기(완료).

  2. 제한시간 동안 사신에게서 살아남기(완료).

  3. 사신을 보낸 흑막의 정체를 알아내기.

  4. (선행 목표 달성시 개방됩니다.)

타이머의 남은 시간이 모두 흘러가자, 퀘스트 목표가 갱신되었다.

흑막의 정체를 알아내라- 아마 원래대로라면 여러 서브 퀘스트를 통해 조사를 진행하는 거였겠지.

전격장이라는 기술에 대한 궁금증으로 사신들을 잡아놓은 게 도움이 되겠군.

이제 남은 건 심문뿐.

나는 지하실에 던져넣은 사신들을 하나씩 찾아갔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 역시 사신들을 잔뜩 포획해 놓은 게 큰 도움이 됐다.

사신들은 모두 똑같은 얼굴과 체형을 가졌지만, 성격은 천차만별이었기에- 어려운 심문도 필요하지 않았다.

“음험한 괴물 녀석…우리를 모아놓고 하렘이라도 만들 생각이었나…! 뒷골목의 쓰레기답군!”

과묵한 편이었던 1호 사신은 이렇게 고블린에게 잡혀 온 여기사 같은 소리를 자꾸만 해 대는 성격.

“비겁한 녀석! 정정당당하게 다시 싸우자! 정면 대결이라면 내가 이길 수 있다!”

나노머신도 없이 칼 한 자루만 들고 덤벼왔던 7호 사신은 정면 승부에 집착하는 성격.

“뭐가 궁금하다고? 네 목을 한 번만 자르게 해 주면 뭐든지 알려주지! 목을 내놔라!”

전기톱처럼 회전하는 나노머신을 다루던 9호 사신은 이렇게 열불을 내며 날뛰는 성격.

이렇게 반항적인 성격의 사신들이 있는 한편, 오히려 고분고분한 성격의 사신들도 여럿 있었던 것이다.

“내가 고문이 두려워 입을 열 거로 생각했다면 정확하다, 뭐든 묻는 대로 대답해주마…!”

“비장의 나노머신도 전투 데이터도 모두 주겠다! 살려만 다오!”

“히, 히익! 제발 때리지 말아 주세요! 다 말해 드릴게요! 거짓말도 안 할게요! 흐이이익!”

딱히 대단한 위협을 가한 것도 아니고, 구타나 고문을 한 것도 아니지만, 알아서들 술술 불어 주었다.

그렇게 알아낸 것은 이들 ‘사신’의 정체, 나노슈트의 사용법, 그리고 퀘스트에서 말한 이들 뒤 흑막의 정체 등등.

거기에 내가 궁금해했던 ‘전격장’이라는 기술의 원리와 실체에 대해서도 모두 알게 되었다.

“전자발경(電磁発勁)이라는 기술이다.”

그것을 알려준 것은 당당한 태도로 ‘고문만은 제발 하지 말아다오’ 라고 말하던 11호 사신.

“체내의 프레임과 모드를 구동하는데 사용되는 전류를 상대방에게 밀어 넣어, 회로를 파괴하는 대 사이보그 전투술이지.”

설명을 듣고 나니, 어째서 처음 맞았던 전격장이 유독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던 것인지 쉽게 알 수 있었다.

1호 사신은 내가 [라이트닝 차지]와 [대전]으로 흘려 넣은 전류를 거꾸로 이용했던 것이다.

어쩐지 이상할 정도로 강하더라니, 내 공격을 강하게 증폭시켜 반사 당한 것이나 다름없었던 거다.

“원래는 너 같은 뮤턴트에게도 통하는 기술이지만……쳇, 전부 말했으니 고문은 하지 않는 거겠지? 응?”

사이보그의 회로를 파괴하기 위한- 적의 내부에 전류를 밀어 넣는 방식 덕분에, 내 방어를 반쯤 무시할 수 있었던 거고.

“그렇단 말이지……?”

원래는 빠르게 퀘스트와 미궁 지역을 밀고 다음 층으로 넘어갈 생각이었지만, 흥미가 돋았다.

나도 [라이트닝 차지]를 통해 전류를 발생시킬 수 있으니, 원리만 따지자면 나도 습득할 수 있는 기술 아닌가?

거기에, 체내 동력부에서 생산하는 전기를 유도해 상대방에게 밀어넣는다는 그 원리.

잘만 응용하면, 손을 통해 마력을 방출하는 기술로도 써먹을 수 있는 거 아닌가?

18층에서 손상되어 아직도 회복되지 않은 내 양손으로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공격기.

“야, 너희 못 풀어주겠다.”

이거, 페스티벌 전까지 어떻게든 한번 익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