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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련의 탑 22층
선선한 바람이 목덜미를 스치며 땀을 식혀주고, 하얀 새가 창공을 가로지르며 울음을 터뜨린다.
나는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 돗자리를 펴고 앉아, 치즈돈까스 도시락을 먹으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곳은 시련의 탑 22층의 외곽 사냥터, 하지만 몬스터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내가 다 죽였거든.
이 사냥터는 특이하게도, 24시간 동안 스폰되는 몬스터의 총량이 정해져 있는 곳.
즉, 하루 안에 최대치만큼의 몬스터를 처치해버리면 그날은 남은 시간 동안 완전한 안전지대가 되는 구조다.
-후루룩.
치즈돈까스 한 조각을 입에 넣고, 일취월장한 요리 실력을 발휘해 끓인 우동 국물을 한 모금 들이켰다.
동시에, 내 앞에 앉아 함께 도시락을 먹고 있던 검령 역시 국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흠, 국이 너무 짠 것 아닌가?”
“그럼 처먹지를 말던가.”
“네가 먹으라 하지 않았느냐.”
이 자식, 기껏 챙겨줬더니 투덜댄다. 내가 그 우동 국물을 재현하겠다고 얼마나 노력을 들였는데.
우리 둘이 답지않게 겸상한 채로 도시락을 먹고 있는 건, 조금 전까지 훈련 삼아 대련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9층에서의 사건 이후 의욕이 붙은 나는, 20층과 21층을 쉬지 않고 밀어붙여 돌파했다.
두 층 모두 퀘스트의 볼륨이 상당하고, 기본적인 공략 난이도도 높은 편이라 시간이 꽤 걸리긴 했지만.
그 두 층을 돌파하고 도달한 이번 22층은, 시련의 탑 전체 중에서도 손꼽히게 평화로운 계층이었다.
[작성자 : 남주원#1556]
[제목 : 22층은 퀘스트가 진짜 이게 다임?]
뭔 잼민이 강아지 찾아주기랑 늙은이 지팡이 만들어주기 이딴거밖에 없냐
미궁에도 몬스터 뒤지게 없고 마을 바깥에는 아예 몹이 안나오는데
내가 이상하게 진행해서 후속이 없는거임? 아니면 원래이럼?
-
ㅇㅇ원래 없는거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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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원래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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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잡는퀘는 안받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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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그거 하면 뭐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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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뭐 안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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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그럼 왜하는건데 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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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퀘스트 주는 NPC가 ㅈㄴ 이쁨 동탄미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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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동탄미시 ㅇㅈㄹ하네 그 퀘스트는 어디서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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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 마을 경비대는 ㅈㄴ세다 ㅋㅋ
얼마나 평화로운지, 22층 관련 정보를 커뮤니티에서 검색해봐도 건질 만한 건 이런 잡담뿐.
참고로 ‘동탄 미시 느낌’이라는 퀘스트 NPC의 외형은 서버마다 편차가 심한데, 내가 있는 2661서버는 별로인 편.
뭐, 예쁘게 나왔다는 다른 서버의 스크린샷을 봐도- 다크엘프 누님들에 비하면 평범한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정말이지, 킹갓황밤깐프를 거르고 좆좆좆좆 진영을 고른 놈들은 대체 어떤 녀석들일까?
아무튼, 22층은 이렇게 퀘스트도 전반적으로 소박하고, 등장하는 몬스터도 층수에 비해 약한 편이다.
그래서 나는 이 기회에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며, 자체 단련과 양손의 재활에 집중하기로 했다.
“다 먹었으면 계속하자, 칼 들어.”
“오냐, 마법석부터 제대로 끼워라.”
치즈돈까스 도시락을 깨끗이 비운 나와 검령은 다시 무기를 들고 서로를 마주했다.
**
18층에서 손상된 양손의 마력 회로는 아직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덕분에 막 발을 들여놓은 의념기 수련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 오러 운용에도 다소 차질이 생긴 상황이다.
그래서 나는 오히려 발상을 바꿔, 한동안 손에서 놓고 있던 순수 검술 수련에 집중하기로 했다.
참고로 현재 내 스펙은 이렇다.
서진혁 Lv.73 (전사)
HP : 1450/1450
MP : 1200/1200
근력 : 125 (115+10)
민첩 : 120 (109+11)
내구 : 128 (113+15)
지능 : 121 (109+12)
레벨은 그리 오르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스탯은 꾸준히 성장해 매우 높아진 상태.
솔직히 이제 레벨과 클래스는 별 의미가 없는 느낌이다. 레벨업보다 단련과 업적으로 오르는 수치가 더 많으니.
눈여겨 볼 점은 지능 스탯의 큰 성장이다. 전사라는 클래스 탓에 다른 스탯에 비해 많이 뒤처지는 편인 스탯이었는데.
마법을 배우고 높은 수준의 오러를 다루기 시작한 덕분인지, 최근들어 유독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그 영향으로, MP 수치마저 전사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높은 수준까지 왔다.
성장세를 생각해 보면 조만간에 HP를 추월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마력회로의 손상 탓에 오른 스탯만큼의 퍼포먼스를 못 내고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건 상층으로 올라가서 등급이 높은 포션이나 엘릭서 따위를 구할 수 있게 되면 알아서 해결될 문제다.
스탯도 스탯이지만, 스킬 쪽의 성장도 만만치 않게 올라와 있다.
[웨폰 마스터리 Lv.3] [오러 마스터리 Lv.3] [전투 각성 Lv.39] [전투 지속 Lv.39] [마력 지배 Lv.4] [마력 강화 Lv.3] [종합 원소 내성 Lv. 13] [종합 상태이상 내성 Lv. 10] [종합 대마법 내성 Lv. 9] [오색 정령의 가호 Lv.2] [라이트닝 차지 Lv.29][약점 간파 Lv.10] [초감각 Lv.8] [초재생 Lv.3] [혼신 Lv.16] [집광 Lv.17] [불굴 Lv.19] [도약 Lv. 8] [명상 Lv. 12] [위압 Lv. 4] [정신 오염 내성 Lv. 34] [정화 Lv.4] [사고 가속 Lv.13] [초급 요리 Lv.12] [초급 마법 Lv.8]
요약 표시를 해도 길어 보이는 이 스킬 목록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이라면 [오색 정령의 가호]다.
21층 클리어 보상으로 [광휘 정령의 가호]를 얻으면서, 기존 정령의 가호 스킬들이 모두 통합되어 생긴 신규 스킬.
물론 기본 성능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고, 가호 스킬에 붙어 있는 액티브 효과도 모두 그대로 존재한다.
18층에서 배운 마법 스킬도 이제 3레벨, [명상]이나 [도약]같은 다른 스킬들도 고르게 성장 중이다.
그리고 [웨폰 마스터리]에 통합된 검술 스킬은, 세부 항목을 열어서 확인해 보니-[상급 검술 Lv.10]까지 성장해 있었다.
그 밖의 다른 무기술도 꾸준히 성장해 모두 상급에 이르렀고, 체술과 투척술 역시 모두 상급까지 도달했다.
이 정도면, 이 시련의 탑 세계에서 순수한 무기술만으로 나와 대적할 수 있는 도전자는 몇 없을 것이다.
뭐, 최상층 랭커나 대형 길드 간부급이라면 얘기가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절대로 뒤처지지는 않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술 실력을 계속 끌어올리려는 이유는 단순한데.
-카앙!
“아직 중심이 약하구나!”
아직, 순수한 검술로는 저 검령 자식의 경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인간의 몸으로 검 하나만을 갈고닦아, 끝내 마계까지 제패해버린 남자, 검령 칼레온.
맨날 전투 중에 허무하게 죽어나가는 탓에 허당처럼 보이지만, 그 검술과 기교만큼은 진짜중의 진짜다.
현재 검령을 상대로 한 내 검술 대련의 성적은 23전 3승 20패.
어디까지나 검술 단련이 목적이기 때문에, 제약을 많이 걸고 진행하는 대련이긴 하지만- 처참한 전적이다.
치즈돈까스 도시락을 해치우고 다시 진행한 대련도 결국 내 패배, 21패를 기록하며 오늘의 대련은 끝을 맞이했다.
사용한 [강철 직검]을 인벤토리에 넣고, 아쉬움이 담긴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소환 지속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검령은 내 앞에 마주 주저앉았다.
“흥, 이 나를 상대로 하고 있으니 당연한 결과지. 그래도 기죽지 마라, 네놈의 검술 실력은 놀라운 수준이다.”
나도 딱히 자학하는 건 아니다. 당장 운동도 제대로 안 하던 백수인 내가 여기까지 성장했으니 말이다.
“뭣보다, 검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무기술을 다루고…동시에 마법에까지 손을 대고 있지 않으냐?”
뭐, 그것도 그렇다. 아직 대단한 수준은 아니지만, 19층 이후로 마법적인 성취도 나름대로 이루었으니.
물론 내 마법적 성취는 에인이 내게 남겨준 유산- 새로 생긴 특성인 [천의 마술]의 영향이 압도적으로 크다.
“뭐, 손대고 있긴 한데……에인이 아니었으면 아직도 매직 미사일밖에 못 썼을걸.”
상태창을 열어서, [강철의 혼]과 나란히 있는 [천의 마술]의 정보를 다시 확인해 보았다.
[고유 : 천의 마술]
위대한 마법사가 평생을 걸쳐 쌓아올린 드높은 지혜의 표상.
당신의 영혼에 새겨진 이 특성은 어떤 경우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모든 마법의 시전 시간과 소모 마력량이 50% 감소한다.
종류를 불문하고 모든 마법의 캐스팅 시간과 마나 소모를 절반으로 줄여주는 미친 효과.
[강철의 혼]에 비하면 살짝 뒤떨어지는 편이긴 하지만, 마법사 계열이라면 침을 질질 흘리며 탐낼 효과다.
하지만 이 특성에는 설명에 적혀 있지 않은 한 가지 부가 효과가 또 존재한다. 사실, 그쪽이 메인이라고 봐도 된다.
바로, 관측한 마법의 구조를 곧바로 이해하는 ‘마법 관조’ 효과. 내 영혼에 말 그대로 현자의 지혜가 새겨진 셈이다.
하지만 그런 사기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내가 쓸 수 있는 마법은-
“파이어.”
-아직까지도, 기껏해야 이런 몇 종류의 원소 마법이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