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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11 KiB

보물 고블린이 제 발로 찾아왔다.

그것도 막대한 보물을 들고서.

[제목: 주딱님 이거 어떻게 해요?]

(보물을 마구 풀며 눈치를 보는 고블린 짤)

(황금 왕관, 반지, 동전 기타 등등 온갖 보물이 쏟아지는 짤)

뭔가 바라는 눈치인데...

주딱님 얘네 어떻게 해요?

이걸 죽여요 살려요?

[추천5934] [비추천12]

  • 이게 뭐누

  • 마수가 거래하러 왔다고? 내가 제대로 보고 있는 거 맞음??

  • 와 추천 오르는 속도 봐라

  • 매일같이 못살게 괴롭히던 놈이 어느날 보물을 가져와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ㄴ 오

ㄴ 제시

ㄴ 작성자) (혐오하는 다크엘프 콘)

“별의별 게 다 있네.”

황금 왕관이나 덩어리는 기본이었다.

중요한 건, 디버프를 걸던 마도구처럼 특별한 능력을 지닌 물건들도 있던 것이다.

나는 그중 몇 개를 가져다 배송을 받았다.

[은 구속구]

마수를 구속하기 위해 개발된 마도구.

상용화되기 전 왕국이 멸망해버렸다.

출처를 알 수가 없다.

[마나 보호 팔찌]

대전쟁 직후 개발된 보호용 마도구.

막대한 개발비에 비해 일회용이라 실패작으로 남았다.

출처를 알 수가 없다.

[털 달린 노예 목걸이]

진짜 노예에게 썼던 물건은 아닌 것 같다.

출처를 알 수가 없다.

“흠...”

몇 개는 쓸모가 있어 보이는데, 몇 개는 용도가 불순해 보이는 것도 있었다.

확실한 건, 이런 걸 마수가 만들었을 리가 없었다.

지도에 표시되지 않는 서쪽 땅 너머, 멸망해버린 왕국들에서 나온 게 분명했다.

“원래는 훨씬 많은 국가들이 넘쳐났다고 했었으니까 뭐...”

물론 이중에서도 내 눈에 들어오는 물품은 하나였다.

바로 황금색 고블린이 끼고 있던 반지 마도구.

[넬 아비네리]

멸망 왕국, 넬에서 역대 왕들이 착용했던 반지 마도구.

일정 시간마다 주변 적들을 탈진시키고, 아군들을 회복하는 효과를 지녔다.

“힐과 탈진?”

알고는 있었지만, 설명을 눈에 담으니 더 놀라웠다.

디버프와 버프를 함께 가진 개사기 마도구라니.

“이거 완전 유미...”

쿨타임이 아쉬웠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템이었으니.

“성능은 어떨까.”

이미 고블린이 쓰는 걸 봤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주딱님!”

그리고 그때 마침 건조기가 나타났다.

어딘가 묘하게 달뜬 모습이, 식사 쿨타임이 된 모양이었다.

마침 잘 됐다.

나는 냅다 반지를 활성화시켰다.

-우웅!

“헤에엑.”

반지에서 빛이 나오더니, 건조기가 단번에 풀썩 주저앉았다.

“오?”

무려 서큐버스 힘을 빠지게 만들 수 있는 정도라니.

이 반지, 생각보다 성능이 좋다.

물론 각성했을 때의 건조기까지 탈진시킬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약간의 힘을 빼는 것 정도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어 보였다.

“왜, 왜...?”

당황하는 건조기를 들어다 침대에 던져둔 후, 나는 생각을 정리했다.

“보물 고블린, 써먹을만 한데?”

대전쟁이 터지고 멸망해버린 왕국들은 수도 없이 많았다.

굳이 그곳을 돌 수고를 덜었다.

보물 고블린들이 직접 파밍한 것들을 거래하러 찾아왔으니까.

[12종 보석 세트 소품] - 19p

[보석함] - 30p

그 대가로 내게 바라는 건, 고작 몇 십 포인트짜리 가짜 보석들 뿐.

[물품을 안전히 배송했습니다!]

[제목: 마/수 참기 Lv999]

(하늘에서 인조 보석 떨어지는 짤)

(고블린들이 허겁지겁 자루에 주워담는 짤)

죽이기만 하면 보석도 내 건데, 이걸 참아?

다크엘프들 보살임?

  • ㄹㅇ 어캐 보고만 있냐

  • 난 진작에 죽이고 보석 내가 먹었음 ㅇㅇ;

  • 왜 주딱은 마수 거래 받아주는 거임?

[제목: 도대체 왜 마수와 거래하는 거죠?]

마수한테 주딱 보석을 주신다니

진짜 이런 생각은 어떻게 하신 건가요? 끔찍하네요.

마수라도 보물만 가져오면 보석을 거래하실 생각이셨던지요?

보석을 마수에게 줄 생각을 하시다니

주딱님 정말 실망이고 현기증나네요.

[추천5] [비추천13]

  • 보석인가?

ㄴ 보석인가는 씨발 ㅋㅋㅋㅋㅋ

  • 별 것도 아닌 일에 현기증난다니 그 뭐냐... 주딱이 말해줬는데...

ㄴ 저혈압?

ㄴ ㅇㅇ 저혈압이네

ㄴ 식습관 개선부터 하자

물론 불만을 가지는 의견도 있었다.

왜 마수랑 거래를 하냐, 털어먹지.

하지만 난 나름의 확신이 있었다.

“고블린들 무조건 또 온다.”

마수는 이곳 생명에게 적대적이었다.

하물며 고블린들은 동족의 대다수를 잃어버렸다.

그런데도 이런 보석 몇 개 얻겠다고, 먼저 찾아와서 거래까지 요청한다니.

바닥을 더듬거리는 고블린의 얼굴엔 탐욕이 가득했다.

그럼 계속해서 털어먹기만 하면 될 뿐이었다.

“써먹을대로 계속 써먹으면 되지.”

그러다 더 이득볼 게 없으면?

그때 잡아도 늦지 않았다.

갤럼들 눈에는 의아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한텐 이득 밖에 없는 거래였으니까.

나는 거래로 얻은 반지를 눈여겨봤다.

“이런 마도구는 처음인데.”

무려 디버프를 거는 반지.

어쩌면 지도 너머에 아직 멸망하지 않은 왕국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상, 고블린 부락 중심.

고블린들이 긴장한 모습으로 보따리를 잔뜩 짊어지고 있었으니.

곧 시간이 되었다.

-우우웅!

돌연 거대한 균열이 붉게 번쩍였다.

고블린들은 숨을 한 번 고르고, 균열 속으로 천천히 넘어갔다.

시야가 바뀌고 세상이 변한다.

균열 너머에서 고블린들을 반기는 건 넝마를 입은 왜소하고 작은 노인이었으니.

“키, 키에엑...”

나약한 인간 노인 한 명.

하지만 의아하게도 고블린들이 두려움에 떨었다.

차마 시선을 맞추지도 못했다.

그중 황금색 고블린이 겨우겨우 노인에게 다가가 자루를 건넸다.

“이번의 수확인가?”

그러자 소름끼치게 눈을 뜨고 있던 노인이 자루를 받아 확인했다.

“흐음.”

자루에 든 것은 보석, 그리고 보석.

노인은 보석 하나하나를 꺼내 고개를 이리저리 갸웃거렸다.

“신기하군. 이 세상 것이 아니야.”

이런 보석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아름답군... 정말 놀라워.”

감탄스런 중얼거림에 고블린의 표정이 밝아졌다.

왜소한 노인, 그러니까 탐욕은 웬만한 조공으론 만족하지 않았으까.

“좋은 물건을 가져왔군. 만족스러워.”

드디어 만족한 건가 하고 일말의 기대를 품은 순간이었다.

-펑!

그때 황금색 고블린의 머리가 터져나갔다.

“키, 키에엑!”

-펑, 펑!

당황하는 다른 고블린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한순간에 머리가 사라진 사체들을 보며 노인은 혀를 찼다.

“그런데 물물교환이라니?”

노인은 다 알고 있었다.

고블린들이 어떻게 보물을 가져왔는지.

패배했다거나 비굴한 건 문제가 아니었다.

단지 자신의 보물을 바쳐 다른 보물을 가져왔다는 것에 화가 났을 뿐.

“고블린들도 쓸모가 없군.”

노인은 일반 고블린들에게 탐욕을 심었다.

그렇게 보물 고블린으로 만들어 지상에 뿌려 보물을 가져오게 시켰다.

하지만 역시 고블린은 고블린일 뿐.

불경하게도, 물물교환이라니.

“더 강한 마수를 보내야 하는 건가?”

노인이 혼잣말로 중얼거리던 그때였다.

어둠 속에서 새하얀 손이 나왔다.

“내가 안 될 거라고 했지?”

귀가 간질거리는 미성과 함께, 새하얀 손이 이윽고 노인의 머리채를 붙잡았다.

“...오만.”

노인이 눈을 데구르르 굴려 팔의 주인을 바라봤다.

백발 단발에 붉은 눈.

새하얀 와이셔츠에 붉은 정장 조끼, 넥타이까지 한 옷차림.

어쩌면 페니와 비슷한 외형을 하고 있는 젊은 여자가 뒤편에 서 있었다.

노인은 여자를 곁눈질로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여전히 독특한 옷차림이군.”

“예쁘지? 폐허에서 산책하다 주웠어.”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만...”

노인은 제 머리를 헤집는 손길에도 시선을 바닥으로 내렸다.

칠죄종 중 오만, 적어도 그녀는 이 바깥에서 가장 오래된 존재 중 하나였으니까.

“이거 인조 보석이네? 어디서 구했어?”

오만은 멋대로 노인의 자루를 뒤져 보석을 구경했다.

“인조 보석? 그게 그것의 이름인가?”

“응, 옛날에는 차고 넘치던 물건이었는데 그립네...”

그녀는 추억에 잠긴 듯 허공을 응시하다가 돌연 고개를 홱 돌렸다.

“내가 도와줄까?”

세상에 관심이 생겼다.

오만이 눈을 반짝이며 노인에게 물었다.

“아니 괜찮다. 나 혼자서...”

“내가 도와줄까?”

노인은 천천히 입을 다물었다.

그건 질문이 아니었다.

말만 도와주겠다 뿐이지, 이미 결정을 내린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부탁하지.”

노인의 말이 끝나자마자 오만은 손가락을 튕겨 마수 한 마리를 불러왔다.

“크르르...”

4m 정도 되는 근육질 덩치에, 길게 난 손톱과 이빨.

다만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 눈이 없었다.

오직 소리로만 적을 판단해 달려드는 변종 마수이자, 애완견이었다.

“한 마리로 괜찮겠나?”

“응, 당연하지.”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치명적 단점이 있지만, 오만은 개의치 않았다.

그녀는 허공에 대고 손가락을 파 넣었다.

그리고 힘을 벌려 틈을 여는 순간, 균열이 뜯기듯 열렸으니.

“...놀랍군.”

아무나 할 수 없는 능력.

칠죄종 중 오직 그녀만이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었다.

“자, 착하지? 다녀와.”

“크르르!”

그녀가 웃으며 손짓하자, 마수가 기다렸다는 듯 틈 속으로 들어갔다.

오만은 열린 틈 너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은 채 작게 중얼거렸다.

“주딱이라...”

저 작은 세상을 멸망시키지 못한 이유.

갤러리의 관리자 주딱 때문이었으니.

갤러리는 주딱과 그 아래 파딱의 구조 아래 이어지고 있었다.

얼굴을 맞대지 않고도 정보를 공유하고

온갖 글들이 가명에 숨어 온갖 내용을 공유하고 뿌린다.

“이세계 멸망 갤러리라고 했었나?”

죽어가는 생명들의 갤러리를 훔쳐보고 알아낸 최소한의 지식.

가볍게 볼 수 없는 상대였다.

주딱은 무려 칠죄종 중 둘이나 무력화시킨 위험한 상대였다.

하지만 그녀가 갤러리에게 관심을 보이는 건 다른 이유에서였으니.

“나도 파딱 시켜달라고 해볼까?”

칠죄종 중 가장 오래된 존재, 오만.

그녀는 세계 정복이고 침략이고 뭐고, 심심함에 미쳐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