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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Authored-By: Claude Opus 4.5 <noreply@anthropic.com>
2025-12-14 21:31:57 +09:00

12 KiB
Raw Blame History

페니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오, 줄리엣 그대의 아름다움이 나를 이토록 강하게 만들었소.”

그러더니 심취한 표정으로 소파에 발을 얹은 채, 천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죽음조차도 두렵지 않게!”

그 모습에 질투는 눈을 깜빡이는 것도 잊은 채 집중했다.

페니는 뛰어난 예술가였고.

질투는 이야기에 혼을 빼앗긴 방청객이었다.

비극적 사랑 이야기의 결말 직전까지 왔으니.

입안이 바짝 마르며 온 몸이 긴장했다.

“이제 나는 그대 곁으로 갑니다.”

질투의 머릿속이 어지러웠다.

정말? 진짜로?

로미오는 어쩌려고 저러는 거지?

줄리엣은 도대체 언제 일어나는데!

페니의 마지막 대사와 함께 로미오와 줄리엣의 하이라이트가 절정에 치닫는 순간!

“응, 여기까지.”

“아!”

페니는 평소의 무표정한 얼굴로 돌아와 소파에 얌전히 착석했다.

한순간에 현실로 돌아왔다.

질투는 묶인 채로 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분노를 토해내듯 소리쳤다.

“야... 이 악마보다 못한 년아!”

이렇게까지 감정적으로 대응한 적이 있던가?

악을 쓰는 질투의 표정에, 페니는 한쪽 눈을 윙크하며 대답했다.

“고마워.”

악마가 맞으니까.

“죽어, 죽어버려! 넌 칠죄종의 수치야, 제일 약하고 멍청하고! 또...!”

“응, 반사반사.”

악마한테 저주는 곧 찬사였다.

질투는 페니를 이길 수 없었다.

“이, 이이익!”

하지만 아무리 발버둥쳐도 수갑이 풀리는 일은 없었다.

강철로 만들었으니까.

온 힘을 다해 쳐부수는 거라면 몰라도, 꽁꽁 묶인 채로 힘을 쓰기란 어려웠다.

결국 질투는 초 장편에 걸친 고전 명작 연중을 두 번이나 당하고 견디지 못했다.

“이, 씨이...”

“울어?”

에메랄드빛 눈동자에 눈물이 잔뜩 맺히더니 닭똥처럼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신체적 고통은 어느 정도 참을 수 있었다.

애초에 불사로 태어난 몸.

잘리고 베이는 것 정도는 귀엽다.

분쇄기라는 미친 발상을 하는 주딱 같은 존재만 아니면 이길 존재가 없었다.

“이건 너무하잖아...”

하지만 정신적 고통은 그렇지 않았다.

눈물을 그렁그렁 단 채 잔뜩 쭈그려 훌쩍거리고 있을 때였다.

“야.”

문득 페니가 어깨를 두드렸다.

“우읍?!”

반응하지 않은 채 무시하려던 찰나, 질투의 입속에 무언가 불쑥 들어왔으니.

“이, 이게 뭐야!”

갑작스런 이물감에 반사적으로 입에 들어온 무언가를 뱉어내려 했다.

“어...?”

미친듯한 달콤함.

미친듯한 바삭함과 상큼함.

마치 당분을 종류별로 담아둔 듯한 맛이 입안에서 터져나오기 전까지는.

“...이게 뭐야?”

같은 말, 아까와는 다른 어투.

우물우물, 얌전히 씹다가 아예 삼키고 나서야 페니를 향해 질문을 건넸다.

세상에 이런 달달함이 있을 수 있다니.

소설과 마찬가지로 바깥에서는 상상조차 못할 단 맛이었다.

“탕후루.”

“응?”

“주딱이 가진 수천, 수 만 가지 디저트 중 하나의 이름이야.”

탕후루, 그건 현대에서 유행했던 디저트였다.

하지만 이젠 이름이 문제가 아니었다.

“방금 뭐라고...”

“이름?”

“아니. 종류가 수천가지나 있다고?”

믿을 수 없었다.

일부러 자신을 꼬드기기 위한 거짓말이 아닐까 의심하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증명하는 건 간단했다.

[간식,디저트류]

[말차 브라우니 2개]

[수제 도넛 15종]

[바닐라 샌드]

[딸기 생크림 케이크]

.

.

주딱*: 이제 믿음?

“와...”

주딱이 상점 일부분을 캡쳐해 보냈다.

자연스레 포인트와 상점과 관련된 모양들은 사라지고, 디저트 이미지만 남았으니.

저 수많은 디저트 중에서 익숙한 거라곤 페니가 맛있게 먹던 생크림 케이크 하나뿐.

‘정말 맛있었어.

구름처럼 폭신하고 가벼웠다.

차라리 몰랐으면 모를까, 감칠맛나게 한 입만 맛 본 탓에 뇌리에 각인되어 있었다.

나머지 디저트들도 분명 맛있겠지.

질투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주딱*: 먹고 싶은대로 다 줄게

“!”

그때 믿을 수 없는 채팅이 도착했다.

“저, 정말요?”

주딱*: 하지만 조건이 있음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조건이 있었다.

주딱*: 네가 페니의 밑으로 들어간다면

페니에게 먹혀야 한다.

하지만 이는 곧 죽음을 뜻하지 않았다.

질투의 힘이 페니에게 결속된 채, 페니가 주체가 되는 것이다.

“그건...!”

질투의 표정이 울상이 되었다.

기껏 나왔는데, 모든 자유를 포기하라고?

페니에게 힘을 빼앗긴다면 더는 아무런 자유도 없어지는 것이었다.

물론 맛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그걸 행하거나 먹는 것은 페니의 의지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멍청아.”

“악!”

그때 페니가 질투의 머리에 딱밤을 날렸다.

페니를 거칠게 노려보려던 찰나, 페니가 담담하게 현실을 알려줬다.

“넌 어차피 선택권이 없어.”

“흥, 내가 마음만 먹으면...!”

“뭘 할 수 있는데?”

온몸이 포박된 질투.

그녀는 이미 드워프 살해를 저질렀다.

그게 뭐 대수냐고 싶었지만, 끌려온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그건 이쪽 세상에선 용서되지 못할 범죄였다.

“남을 죽이고도 아무런 일이 없을 줄 알았어?”

“그... 그게 무슨 상관이야! 그 녀석들이 약했을 뿐이었어!”

바깥에서는 힘이 모든 걸 좌우한다.

약했으니 죽었을 뿐이다.

자기가 더 강하니까 맘대로 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 논리 그대로 이곳에도 적용할 수 있었다.

주딱*: 나도 그런데?

“...어?”

주딱이 존재하는 바깥 너머 세상.

힘의 논리대로, 주딱이 제일 강했다.

그리고 주딱의 마음대로 규칙이 정해졌다.

남을 죽이면 영구밴 처분이라고.

“여, 영구밴?”

질투가 두려움에 벌벌 떨었다.

무슨 단어인진 몰라도 불길했다.

절대 겪어서는 안될 일처럼 느껴졌다.

물론 갤럼이 아닌 질투에겐 무의미한 규칙이었지만...

질투는 그 사실을 몰랐다.

  • 분탕의 미래는 식량 자원 뿐이에요...

  • (포크와 나이프를 든 기사 콘)

  • 주딱이 이놈! 하고 분쇄기에 넣어버린다?

“히이익.”

단지 갤럼들이 놀리려고 장난삼아 꺼낸 말들만이 머릿속에 맴돌 뿐.

현실을 깨달은 질투의 표정이 사색이 되었다.

주딱*: 근데 자유 ← 이거 좋은 거 맞음?

“네?”

그때 주딱이.

글자만 둥둥 떠다니는 알 수 없는 존재가 속삭이듯 눈 앞에 나타났다.

주딱*: 바깥은 폐허잖아. 아무것도 없는 잿빛 공간 아닌가?

“그걸 어떻게...”

실은 암살자를 피해 도망치다 들어간 곳이었지만.

그걸 알 리 없는 질투의 눈에는 주딱이 모든 걸 꿰뚫어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날 보고도 모르겠어?”

“어?”

“주딱은 너한테 기회를 주는 거야. 처벌 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갈 기회를.”

그때 타이밍 좋게 페니가 거들었다.

그런가?

가스라이팅을 당해본 적 없는 질투의 눈이 팽팽 돌기 시작했다.

주딱*: 아무것도 못 먹고 폐허에서 자는 자유보다

주딱*: 매일 맛있는 거 먹고, 푹신한 곳에서 잠드는 통제가 낫지 않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주딱의 채팅이 마치 악마의 속삭임처럼 질투의 마음을 간지럽게 만들기 시작했다.

“그, 그런가?”

주딱*: (진짜 모름 개구리 콘)

하긴 맞는 말이다.

바깥에서의 평생이 방금 단 몇 시간보다 못했다.

질적으로 달랐다.

어차피 처벌 받는 입장이라면, 주딱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게 맞지 않을까?

괴로운 자유보단, 달콤한 통제가 낫지 않을까?

“저, 정말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었어?”

질투는 마지막으로 페니에게 물었다.

힘을 잃은 페니가 이곳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이유.

그건 오직 주딱 덕분이었으니.

“장담하는데, 그곳에서 강하게 살았던 시절보다 지금이 1만 배 더 나아.”

“아아...”

질투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때 주딱이 결정타를 날렸다.

주딱*: 지금 넘어오면...

“넘어오면...?”

주딱*: 로미오와 줄리엣, 피터 팬 결말 알려드림

그 순간 질투가 털썩 무릎을 꿇었다.

갑작스런 상황에 페니가 그녀를 바라본 순간, 질투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중얼거렸다.

“약속...”

주딱*: ㅇㅇ?

“약속 꼭 지켜주셔야 해요?”

질투가 페니를 배신자라고 여겼지만.

이제야 그 결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주딱*: 물론이지

칠죄종의 본질은 힘의 원천인 동시에 족쇄였다.

질투는 평생 남을 질투하면서 살아왔었다.

하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남들이 꿈도 못 꿀 주딱의 물품들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다.

질투하는 게 아닌 질투받는 삶이 되는 것이다.

“헤, 헤헤.”

배신은 생각보다도 더 달콤했다.

흐물거리며 웃는 질투를 보며, 페니는 천천히 입을 벌리며 다가갔다.

“정말 나랑 함께하기로 결정했구나?”

“이 힘 빨리 가져가. 가져가고 얼른 내게 결말을 보여줘!”

페니는 속으로 감탄했다.

그 거만했던 질투를 책 몇 권과 디저트로 무너뜨리다니.

페니는 새하얀 이를 드러내 질투의 맨어깨를 물면서 대꾸했다.

“물론.”

이윽고 페니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오우야.”

페니의 본질은 색욕.

전혀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야 그 말을 깨달았다.

페니가 질투의 원천을 자신의 것으로 삼는 과정에서 몸이 성인으로 변했으니.

건조기와는 또 다른 매력적인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게다가 흡수 과정도 그렇다.

“색욕이 다른 힘을 흡수하려 한다면?”

그 후의 일은 너무 야해서 굳이 내 입으로 말하진 않겠음;;

“아아!”

한참 힘을 흡수하던 페니가 고개를 젖히더니 만족스런 미소를 흘렸다.

주딱*: 어떰?

“최고야... 훨씬 강해진 게 느껴져. 이전의 나보다도 더.”

페니는 어른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조금 낯설었다.

“내 귀여운 페니페니는 어디로...”

내가 아는 페니는 사라진 것이다.

“이젠 다 컸네.”

페니는 더는 보호해줘야 할 대상이 아니었다.

페니는 이제 아가 아니야.

페니의 웃음에 나도 따라 미소를 짓다가 생각을 정리했다.

“더 데리고 있는 것도 불편하겠지.”

나는 다 큰 자식을 보는 부모의 기분을 느끼며, 행복해하는 페니에게 말했다.

주딱*: 님아, 아니 페니야

“응?”

주딱*: 이제 나가서 살아

아마 페니도 힘들 것이다.

다 컸는데 데리고 있을 이유도 없었고.

뭣보다 방구석 갤창과 함께 지하에서 사는 건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말했던 건데.

“...뭐?”

그런데 순간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페니의 루비 눈동자에서 초점이 사라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