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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12 KiB
Raw Blame History

하수도를 지어줬더니.

이를 방치해 도시 내에서 마수가 폭발하고.

내 집이 날아가고.

파딱 용용이와 눈이 마주쳤다.

‘인생은 한방이라더니.

그 말은 리버스 한 방도 포함이었다.

‘샷건이라도 꺼낼까.

잔해물 뒤편에 드워프의 명검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기엔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할 즘이었다.

“아! 음...”

그런데 용용이 반응이 예상 외였다.

“갑작스레 무례를 저질러서 미안하구나.”

딱딱하게 굳어 그녀를 빤히 쳐다보고 있으니, 용용이가 헛기침을 하며 물러났다.

“나는 마수 피해 확인 겸, 산책 겸 우연히 이 길을 지나고 있었을 뿐이었다?”

무언가 되게 뚝딱거리며 어색하게 나를 바라보는 게 아닌가?

‘혹시 날 모르나.

용용이는 사람의 색을 볼 줄 안다고 했다.

이번 외출에 새 옷을 입고 있긴 했는데, 설마 그게 효과가 있는 건가?

용용이는 어쩔 줄 몰라하다 생각이 났다는 듯 내게 다급히 무언갈 물었다.

“으응, 그래. 그대는 이제 어쩔 계획인가?”

나는 무너진 폐허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벙커 위에 눈가림이 되어줄 건물 하나가 있는 게 좋아 보이긴 했다.

거리에 건물이 빼곡한데, 내 벙커 위만 허허벌판이면 누가 봐도 의심스러울테니.

“카페.”

“응?”

“카페라도 차릴까 합니다.”

건물이 부서지기 전, 원래 건물의 용도는 여관이었다.

물론 여관 주인이 나타나지 않아 오래도록 빈 건물처럼 남아 있긴 했다만.

중세 커피하우스.

최대한 의심 사지 않게 이전 용도와 비슷하게 말하자 용용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좋은 생각이구나.”

“네, 그럼...”

“응? 아아 맞아 나도 마침 가던 길이라 그럼 이만 가보겠다. 조심히 지내거라!”

후다닥.

눈을 이리저리 가만히 못 두던 용용이가 재빠르게 저 멀리 사라졌다.

“뭔가 찝찝한데.”

잘은 모르겠지만, 나를 모르는 것 같았다.

나는 마저 못 올렸던 사진을 찍어 올린 뒤, 개념글을 살폈다.

[제목: 해결 방안 가져왔습니다...]

[작성자: 로이드]

그리고 마침 내가 요구했던 해결책이 도착해 있었다.

[오물 마수 해결 방안 제시]

  1. 도시 내 병사들을 모아 구석으로 몰아뒀습니다.

  2. 파괴된 건물과 거리는 피해 금액을 조사한 후, 수리 및 보수. 그동안 지낼 거처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3. (로이드 도게자 셀카 짤)

[추천5931] [비추천503]

  • ㅋㅋㅋ 자세 각도 확실하누

  • 마침표까지 꼼꼼히 넣은 거 봐라 ㅋㅋ

  • 후... 개빡치는데 이번만 참는다 ㅇㅇ

“나름 일처리가 빠른데?”

중세라 느릴 줄 알았는데 현대보다 빠르다.

일단 말뿐이어도 나름의 계획이 보였으니.

실제로 오물 마수를 외곽 구석에 몰아둔 상태였다.

문제는 몰아두기만 한 상태였다.

  • 오물 마수 ← 이새끼 어캐 잡음?

  • 아니 씨발 이거 슬라임 아닌데?

  • 아니 슬라임 마수 중 최약체 아니었냐고

[제목: 아 ㅋㅋ 건방져서 내가 다 부숴놨다]

(철검이 반으로 부서진 짤)

(멀리 날아가 쓰러진 기사 셀카 짤)

[추천302] [비추천0]

  • 아 ㅋㅋ 슬라임 본인이셔?

  • 역시 유쾌함은 기황

  • 기황 진짜 씹병신같네 ㄹㅇ 안든든하네 이런 새끼한테 들어가는 내 세금이 존나 아깝네

ㄴ 작성자) 그냥 씨발아 욕을 해

ㄴ 드립인 척 하는 본심인 척 하는 드립

오물 슬라임에게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

보통 슬라임 하면 약한 마수로서, 변종이라 해도 쉽게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켈리어튼 도심을 부수는 슬라임은 달랐다.

[제목: 너 슬라임 아니지?]

(수류탄을 맞고도 멀쩡한 짤)

(검이 물컹거리며 튕겨나는 짤)

에바눙 ㅋㅋ

  • 아니 수류탄이 안 통하면 어떻게 함?

ㄴ 작성자) ㅇㅇ 그냥 조지는거

ㄴ 걸어다니는 갤탈버튼 ㄷㄷ;

중세 쓰레기를 먹은 게 아니었다.

무려 현대 물품 쓰레기들을 주식으로 몇 개월 동안이나 먹었다.

“일회용품에, 스티로폼에 유리병에...”

제일 빠른 게 몇 개월 단위.

보통은 몇 년에서 수십 년.

심하게는 500년을 넘어선 시간까지도.

[제목: ㅇㅇ]

수 십명을 잡아먹은 흉악한 슬라임 1마리 vs 아직 아무도 안 잡아먹은 샌드웜 1마리

  • 닥전

  • ?

  • 이건 더 이상 슬라임이 아님

  • vs 게임 존나 못하네

그건 슬라임의 탈을 쓴 무언가였다.

그 위험성은 어떤 마수와 견주어도 이길 만큼 흉악해진 것이다.

  • 아 ㅋㅋ 물공 안통하네요 ㅇㅇ

  • 이새끼 마저도 높음

  • 지금 현장에 있는 갤럼 있냐?

ㄴ 본인요

ㄴ ㅇㅇ 왜

ㄴ 혹시 저기 구석에서 잔해더미 피하면서 구르고 있는 기사 보임?

ㄴ ㅇㅇ

ㄴ 본인인데 살려주셈 씨발

“아니 이걸 어떻게 잡지?”

허허벌판에 있으면 실험실처럼 이것저것 쏴볼 수 있겠지만, 여긴 도시 내부였다.

오물 마수는 세균 덩어리였다.

하지만 마법이 통하지 않아 인공적으로 쏘아낸 불은 먹히지 않았다.

인명피해를 내지 않고 오물 마수를 완전히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있네.”

당장 누운 채로 고개만 돌려도 보이는 살균 소독 스프레이.

청소나 손 소독 정도로 사용했는데, 혹시 모른다.

“어차피 얼마 하지도 않는데, 되면 좋지 뭐.”

[살균 소독 스프레이액 4L 1개] - 9p

[100개를 구매하셨습니다. 주소지로 상품이 배송됩니다!]

그래서 별 생각 없이 구매를 마쳤다.

생각보다 더 큰 파급력을 낼 줄도 모른 채.

[제목: 오물 슬라임 치즈처럼 쉽게 먹는 법...jpg]

(강철검에 소독액 바르는 짤)

(소독액을 던지자 슬라임이 부글거리는 짤)

(강철검에 정확히 갈라지는 슬라임 짤)

주딱이 준 물 검에 뿌렸을 뿐인데, 왤캐 쉽게 잡히냐?

  • 엥 뭐임?

  • 어캐했누 시발련ㄴ아

  • 그냥 물 아닌겨

“아니 이게 효과가 있네.”

오물 슬라임은 세균 덩어리였다.

현대 쓰레기를 먹고 마법 저항력이 극대화 된 세균 덩어리.

그래서 깊게 생각할 것 없이 알콜 소독액을 뿌렸는데 너무 쉽게 갈라졌다.

-꾸르르륵!

“엘라드에서 나타났으면 진작 죽었겠네.”

인간이여서 당했다.

문제가 터져도 술병부터 물고 보는 엘프였으면 바로 정상화 당했을 텐데.

강철검도 튕겨내는 임펙트에 비해 너무나도 허전한 퇴장이었다.

[제목: 아니 이거 도대체 뭐임]

(검이 깨끗하게 반짝이는 짤)

(고약했던 거리에 청소용으로 뿌리자 청결해지는 짤)

실수로 싸우다가 사람하고 바닥에 묻음

그래서 순간 와 ㅈ됐다 싶었는데 오히려 몸 씻은 것처럼 청결해지는데?

주쌤 도대체 이거 용도가 뭐에요

[추천5832] [비추천12]

  • 주딱*) 그거? 세균 죽여주는 소독액인데

ㄴ 로이드) 예?

ㄴ 세?균?

ㄴ 어려운말 쓰지마라 제국어써라

“아.”

중세엔 미생물 개념이 부족했다.

세균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도 문관데?”

나도 몰라요.

굳이 설명해야 할까?

  • 주딱*)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유해한 것들을 죽여주는 물임 ㅇㅇ

그래서 대충 알아듣게 설명했다.

ㄴ 눈에 보이지 않는 나쁜 것?

ㄴ 눈에 보이는 나쁜 것들은 여기 갤럼 숫자만큼 있는데요

ㄴ 아니 이거 진짜 효과 지리네. 오물 같은 거 흔적 싹 지워버림 ㄷㄷ

[제목: 이거 성수 아니냐?]

(턱에 손을 짚은 개구리 짤)

눈에 보이지 않는 나쁜 것 ← 악령, 귀신

유해한 것들 ← 오물, 질병 기타 등등

실제로 오물 마수는 저거 닿자마자 발작났고, 사람한테 닿을땐 멀쩡했음

이거 ㄹㅇ 귀신 쫓는 성수 아니냐?

[추천4923] [비추천4]

  • 오?

  • 아니 근데 손에 살짝 뿌리고 닦아내니까, 오물 흔적 싹 사라지긴 했음

  • 합리적 의심 가능한 듯?

  • 세균 ← 이거 악마 이름 아님?

ㄴ 오 그럴싸하다

ㄴ 주딱*) 씨발

“흠...”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갤러리는 한 발자국 더 먼 곳으로 나아갔다.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생각에 나는 댓글을 달려던 찰나였다.

“예, 말파이트님. 서류 작성 확인했습니다.”

“아.”

그때 무너진 내 폐허에서 조사를 마친 남자가 다가와 서류를 건넸다.

“이제부터 이 땅은 공식적으로 말파이트님 소유이고, 반 년 내로 실사용으로 돌려주셔야 합니다.”

“아이고 네네.”

“땅 사용 목적이 뭐라고 하셨죠?”

“카페요. 그러니까 커피하우스.”

내게 재차 사용 용도를 확인한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곤 뒤로 물러났다.

남자는 켈리어튼 왕국에서 나온 조사원이었다.

무너진 폐허를 돌아다니며 피해를 확인하고 보상하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아직 사건이 터진 지 고작 하루도 안 지났었다.

그런데도 중세 공무원들이 이렇게 열일하는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주딱이 공지글 올렸잖아요.”

내가 공지를 적었으니까.

덕분에 여왕 기사가 된 로이드가 아랫 사람들을 닦달했고.

닦달당한 아랫 사람들은 아랫아랫 사람들을 닦달하고...

“아니, 뭐 그렇긴 했죠?”

“그래서 이렇게 일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갤러리 밴 될 바에 죽는 게 낫다니까...”

조사원은 한층 피곤해진 얼굴로 가볍게 인사를 하곤 자리를 떠났다.

“생각보다 파급력이 크네.”

매번 갤러리만 들여다보고 있으니, 머리로는 알고 있었는데 기분이 묘했다.

떠나가는 조사원의 뒷모습을 보다가 폐허를 돌아봤다.

“일단 의심받지 않으려고 카페라고 말하긴 했는데...”

중세도 카페는 있다.

커피하우스, 비어하우스, 에일하우스 기타등등 하우스로 이름 붙이기 나름이었지만.

“일단 알바부터 구해야겠지?”

[제목: 켈리어튼 알바 급구]

작성자: 문과유령의비밀

(폐허가 되어버린 건물 짤)

시급: 7경단

업무: 잔해물 치우기

성별 무관

“이 정도면 되려나.”

사실 시급을 10경단, 식사 제공 문구도 붙이려다 말았다.

들어본 바로 그렇게 시급을 주는 사람은 주딱인 나밖에 없었으니까.

괜히 게시물에 작성해서 좋을 거 없다.

물론 정말 이렇게 줄 생각은 없었다.

“식사는 기습 제공하면 그만이야.”

시급도 나중에 마칠 때 보너스 개념으로 얹어 맞춰줘야겠다.

“이렇게 올리면 알바 구할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막 공고글을 올리려던 찰나였다.

“큼, 크흠!”

“?”

그때 내 중얼거림이 끝나자마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혹시 일할 용, 아니 사람을 찾고 있느냐?”

잔해 사이에서 고개를 빼곰 내민 건, 아침에 봤던 용용죽겠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