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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찮은 인간들이 모여 있군.”
드래곤은 숭배의 대상이었다.
모든 생물의 두려움이기도 했으며
신에 가장 가까운 존재이기도 했다.
골드 드래곤, 파멜라는 인간들의 도시를 내려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마침 저 도시에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탑이 있었으니.
“저 탑을 나의 집으로 삼으면 딱이겠군.”
분명 인간들은 환호하리라.
이곳까지 도달하면서 더더욱 확신했다.
세상은 멸망했다.
마수들이 득실거리고 땅은 척박해졌다.
자신 같이 위대한 드래곤이 강림한다면, 기꺼이 저 탑을 내어주고 숭배하겠지.
“그렇다면...”
조금 더 위대한 모습으로.
-쿵!
“크아아아!”
파멜라는 찬란한 용의 형상으로 마탑 위에 내려앉았다.
동시에 크게 울부짖자, 저 도시 아래 인간들이 혼비백산 하는 게 보였다.
“나는 위대한 존재, 드래곤이다! 친히 너희를 어루살피러 내려왔노라.”
실은 그냥 자다가 깼을 뿐이었다.
무언가 흠칫하는 감각에 날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이지만...
“날 찬양하라!”
도시 내부로 크게 외치자, 이윽고 발아래 마탑에서 누군가 올라왔다.
붉은 머리가 인상적인, 화려한 차림의 여자.
“호오, 그대가 인간들의 지도자인가?”
파멜라는 작게 미소지었다.
금은보화와 마법을 통한 힘을 약속해준다면, 간이고 쓸개고 가져다 바치겠지.
인간들이란 다 그러니까.
하지만 여자는 묘하게 뭔가 달랐다.
긴장했다기보단, 분노와 짜증의 색감이 코끝을 타고 스치는 듯했다.
“음? 잠깐.”
그 향기가 묘하게 익숙하다는 걸 알아차렸을 땐, 늦은 뒤였으니.
“이런 멍청한 도마뱀 녀석아!”
“헤엑.”
단독으로 행동하는 용들이 드물게도 여왕으로 인정한 존재.
용머니 펠리시가 다급하게 파멜라의 뺨을 후려쳤다.
[제목: 죄송해요]
작성자: 말랑
(연금발에 하얀티 한 장을 걸친 여자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든 짤)
설마 이미 세상의 주인이 있는 줄 몰랐어요
게다가 펠, 아니 용용죽겠지님까지 아래에 두고 계실 줄은 더더욱 몰랐어요...
다시는 깝치지 않겠습니다...
작은 선물을 준비해두었으니 부디 용서해주세요...
[추천9999+] [비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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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츠ww 여기가 어딘 줄 알고 보호비를 걷으려는 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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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 속성 미소녀의 도게자w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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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성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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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주딱님 못 알아봤다가 울면서 무릎 꿇고 용서 비는거임?
ㄴ 오
ㄴ 세상 모든 얼음 지역이 녹을 때까지
“아니 용서고 뭐고 누구세요.”
그런데 갑자기 용이 나타났다...
밈 같은 게 아니고 진짜였다.
그리고 뭐라 대처하기도 전에 펠리시한테 맞더니 용서를 구해왔다.
[용용죽겠지님이 ‘운명의 재’를 배송했습니다!]
용용죽겠지: 음... 그러니까 그대여?
용용죽겠지: 오해하지 말아 주었으면 하는구나
용용죽겠지: 어린 용이 그대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고 유희를 방해했구나
용용죽겠지: 사죄의 의미로 직접 선물도 준비해 보냈으니 용서해주지 않겠느냐?
심지어 선물도 받았다.
“운명의 재? 이름 한 번 거창하네.”
뭔지 감도 안 잡히는 이름이었다.
이럴 때는 시스템의 힘을 받을 때였다.
[운명의 재]
골드 드래곤이 마나로 만들어낸 나뭇잎.
태워서 잿향을 맡거나 차로 우려내 마시는 것 모두 도움이 된다.
마나 회복을 도와준다.
이름은 골드 드래곤 본인이 직접 지었다.
“그러니까 겉멋용이네.”
어쩐지 처음 등장 때부터 말투가 오글거리는 중학생 2학년 같다 했지.
하지만 이걸 보느라 답장을 않으니, 내가 화났다 생각한 걸까.
[‘말랑’님께서 물물교환을 요청하셨습니다!]
이제는 주딱 친목용으로 변모해버린 물물교환창으로 능숙하게 내게 연락을 걸었다.
“펠리시가 알려줬나?”
뭐라 나올지 궁금해 채팅을 수락했다.
말랑: 그게... 안녕하세요.
주딱*: 하용
말랑: 으음... 유희를 방해하려고 했던 건 아니고... 아무도 없는 줄 알고...
말랑: 정말 죄송합니다...!
그와 동시에 말랑에게서 쭈글거리는 채팅 폭탄이 날아왔다.
말랑: (용 꼬리를 파닥거리는 움짤)
주딱*: 오
게다가 사죄의 용 꼬리 흔들기까지.
사실 죄송하고 뭐고 화도 안 났다.
무엇보다 저 짤을 보고도 화가 날 사람이 세상에 존재할까?
흰 티를 한 장 걸친 미소녀 용의 꼬리 흔들기?
“이건 못 참거든요.”
문득 짤을 저장하다말고 궁금해졌다.
주딱*: 근데 그 옷차림은 괜찮음?
주딱*: 저야 좋긴 한데요 ㅇㅇ
짤 속에서 그녀는 굉장히 부끄러워했다.
혹시 강압으로 인해 억지로 하는 건가 싶어 물어보자, 곧바로 답장이 돌아왔다.
말랑: 언니가 주딱님께서 이런 차림을 좋아하실거라고...
말랑: 귀엽고 예쁜 거라면 동성이라도 먹히실 거라고 말씀하셨거든요...
주딱*: 뭣
“맞긴 한데, 동성은 뭐야.”
오해 정정하려다가 말았다.
경험상 말해도 안 먹힌다.
그것보단 이 운명의 재라는 이름을 가진 나뭇잎에 호기심이 갔다.
“마나 회복을 도와준다고?”
이거 완전 엘프한테 필요한 거 아닌가?
심지어 개수도 많았다.
얼핏 봐도 수백 개의 찻잎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차로 우리면 양도 꽤 될 것 같았다.
물론 효과가 어떨지는 써봐야 알겠지만...
“명색이 용인데, 하자품이겠어?”
주딱*: 근데 이거 [운명의 재] 마나 회복 효과 확실한 거 맞음?
말랑: 네네! 세계수 언니 정도는 아니여도 마나 회복 효과는 기대하실 수 있을 거예요!
주딱*: 아니 [운명의 재]가 그 정도라고?
주딱*: 와 ㄹㅇ ㄱㅅㄱㅅ 필요했는데. [운명의 재] 잘 쓸게요
말랑: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에요!
말랑: ...그런데 찻잎 이름은 강조 안 해주시면 안될까요?
말랑: 어렸을 때 붙였던 이름이라 지금 생각하면 좀 부끄러운데...
주딱*: [운명의 재]
말랑: 힝규ㅠㅠ
게다가 놀리는 맛도 있었다.
“그건 그렇고 세계수 언니라고?”
펠리시더러 언니라고 할 때는 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펠리시가 애초에 스스로 용들의 여왕이라고 자칭해서 소개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설마 세계수까지 알고 있는 사이였을 줄은 몰랐다.
주딱*: 근데 혹시 세계수랑은 어떻게 아는 사이임?
그래서 물어봤다.
궁금하면 일단 해결하고 봐야지.
그러자 말랑이는 잠깐동안 말을 아끼는가 싶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말랑: 실은 몇 세기 전에 엘라드 지역에도 같은 걸 했거든요...
주딱*: ?
말랑: 그러니까 방금처럼...
주딱*: 아
그러니까 켈리어튼에 했던 것처럼, 여왕노릇 하려고 엘라드에 쳐들어갔고.
먼저 있던 세계수한테 용용이가 그랬던 것처럼 맞았다?
주딱*: 레전드네
말랑: ㅠㅠㅠㅠ
이거 완전 상습범이었다.
황금색 나뭇잎.
말랑이에게 받은 나뭇잎을 엘프들에게 건네주자 엘프들은 곧장 확인에 나섰다.
[제목: 운명의 재 사용 후기...jpg]
(삼삼오오 모여 잎을 난로에 태우는 엘프 짤)
(차로 우려 마시는 엘프 짤)
이거 완전 최고에요!
온몸에 활기가 돋고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아요!
(나무 사이를 넘나드는 엘프 짤)
엘끼얏호우!!!
[추천102] [비추천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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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 결국 회복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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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주딱이 손 대는 순간 문제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긴 했음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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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프시치들 진짜 주딱만 없었어도 아 ㅋㅋ
ㄴ 작성자) ㅇuㅇ ㅗㅗ
결론만 말하자면 효과 만점이었다.
세계수 시절만큼은 아니더라도, 엘프들은 활기를 되찾는데 성공했다.
“한때는 금쪽이도 이런 금쪽이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술 좀 안 마셨다고 종족 단체 스턴 걸린 거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제목: 엘프는 유명한 트롤임 ㅇㅇ]
마나 관리도 못하면서 술은 또 절대 포기 못하네 ㅉㅉ x
아, 엘프 종특이구나 o
[추천3921] [비추천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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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엘프는 보고 있으면 하늘이 도와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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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세계수가, 이제는 주딱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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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롤도 이런 트롤이 없음
ㄴ 주딱*) ㄹㅇ ㅋㅋ
ㄴ ...주딱님?
ㄴ (울먹거리는 엘프 콘)
“엘프는 유명한 개복치임.”
엘프를 좋아하는 종족은 없다.
세계수가 버린 이후로, 엘프들은 완벽히 외톨이가 되어버렸다.
그래서일까, 엘프들은 더더욱 내게 의존적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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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님 이것도 가져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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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요정 과일인데, 주딱님 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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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에서 이번에 과일주를 담궈봤는데용...
[수령하지 않은 배송 물품이 999+건 존재합니다.]
이를 증명하듯 수북히 쌓여가는 배송 물품들이 그랬다.
대다수는 엘프들에게서 온 것.
“절대 일괄 수령 버튼을 누르지 마.”
한때 별생각 없이 받았다가 창고가 터질 뻔 한 적도 있었다.
지금도 공간 부족으로 이사, 혹은 앞마당 건설을 고민중인데 선물을 받는다면?
진지하게 벙커 내부에 쏟아지는 선물에 질식할 가능성도 있었다.
[공지: 멈춰!!!]
작성자: 주딱*
(산더미처럼 구석에 쌓인 선물 짤)
선물 공세 멈춰
지낼 곳도 없으니까 그만해다오
[추천9999+] [비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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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저기 내가 보낸 선물도 있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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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존나 부럽네 ㅋㅋ 무슨 기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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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저거 얼핏 엘프 야짤 그림도 섞여 있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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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싫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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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더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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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마구 볼을 핥는 엘프 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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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딱님은 우리 버리면 안 돼요... 우리 버리면 확 잡으러 갈 거야...
물론 씨알도 안 먹혔다.
“의존증이 심하다는 게 이 소리였구나.”
앞서 엘프들을 도와줬던 세계수가 내게 조언한 적이 있었다.
그땐 잘 몰랐는데, 엘프들을 조심하라는 게 이런 뜻인지 몰랐다.
점차 쌓여가는 선물을 뒤로한 채, 나는 이번 일에 도움을 준 말랑이에게 연락했다.
주딱*: ㄱㅅㄱㅅ 도움 많이 됐음
말랑이가 준 황금색 나뭇잎은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여주었다.
적은 양으로도 많은 효과를.
나뭇잎 하나로 수십 명의 엘프들이 며칠간은 마나 마를 일이 없던 것이다.
말랑: ㅎㅎ 다행이에요
주딱*: 그래서 더 얻고 싶은데, 가능함?
말랑: 앗
그래서 정기적인 수입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반응이 애매했다.
“막 뽑아낼 수 있는 물건이 아닌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값어치가 높은 물건인가 싶었는데, 의외로 정반대의 이유였다.
말랑: 으, 그게...
말랑: 제가 직접 마나를 써서 만드는 거라서요...
말랑: 아, 안된다는 게 아니구 힘을 내려면 반짝이는 것들을 먹어야 해서요...!
말랑: 내일까지 어떻게든 마련해볼테니 조금만 시간을 주세요 ㅠㅠ
주딱*: 아니
대화만 보면 내가 거의 뭔 삥을 뜯는 것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반짝이는 거?”
보아하니 말랑이는 보석을 먹는다는 골드 드래곤이었다.
“보석이야 장터에 많기는 한데...”
어떤 보석을 말하는 거지?
나는 상점을 뒤지다가 인조 보석들을 발견해낼 수 있었다.
[상점/카테고리/보석]
[보석12색 세트 – 소품용] - 26p
[다이아 장난감 보석칩 25개] - 12p
[팬시 스톤 – 하트 모양] - 5p
개당 몇 포인트 밖에 안 하지만, 실제 보석처럼 예쁜 외형의 인조 보석들.
“혹시 이런 것도 되나?”
분명 반짝한 거라고 했지?
겉으로 보기엔 진짜 보석과 다를 바가 없다.
안되면 말고라는 식으로 종류별로 몇 개 구하다가 배송시켜 봤다.
[말랑님께 ‘장난감 보석 세트’를 배송했습니다!]
주딱*: 이런 건 어떰?
주딱*: 안되면 진짜 보석으로 보내드림 ㅇㅇ
“뭐 실제 보석 종류도 싼 건 차고 넘치니까.”
혹시나 싶어서 배송한 그 순간이었다.
말랑: 허어어어
말랑: 으아아... 너, 너무 예뻐요...
말랑: 어떻게 이런 보석이... 왜 저는 여태껏 보지 못한 걸까요?
“아니, 장난감 보석인데?”
반응이 생각보다, 아니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