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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4 21:31:57 +09:00

12 KiB
Raw Blame History

눈을 마주하는 순간 참을 수 없었다.

이성이 끊어지는 듯한 느낌.

본능이 상대를 강하게, 숨을 못 쉴 정도로 껴안으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그래서 안아버렸다.

발이 공중에 대롱대롱 들릴 정도로 강하게.

“주끼야아악!”

나 말고 곧죽흡이.

“우잉.”

몸이 대롱대롱 들렸다.

착죽흡의 강한 힘에, 그만 내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다행히도 착죽흡은 더 심해지기 전에 나를 얌전히 내려주었으니.

“눈은 잘 감고 왔네.”

“우잉.”

곧죽흡의 힘의 원천은 바깥이었다.

그래서일까, 시야 공유를 차단하기 위해 다행히 두 눈은 꼭 감고 있었다.

“그래서 왜 또 착죽흡 말투가 된 거지?”

착죽흡을 보고 있으니 의아했다.

분명 그때 해결된 거 아니었던가?

그런데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이런 상태로 돌아올 줄이야.

“이번에도 분열한 건가?”

“우잉.”

불행 중 다행인 건, 나름 대화가 통했다.

내 물음에 착죽흡이 고개를 저었다.

분열한 게 아니라면, 왜 상태가 이렇게 된 거지?

고민하고 있자니, 착죽흡이 나를 검지로 톡톡 건드렸다.

“응?”

“우잉.”

그리고 곧 제 눈을 가리키며 울상을 지었다.

“바깥의 간섭이 불편하다?”

“우잉.”

“음... 그러면 차단하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 찾아왔다?”

“우잉!”

고개를 끄덕이는 착죽흡을 보며, 나도 어느 정도 동의했다.

“그래, 언젠간 해결해야 할 문제였지.”

왜 말투가 저렇게 돌아왔는지는 둘째 치더라도.

곧죽흡의 시야와 감각을 바깥이 공유한다는 건, 큰 문제였다.

“염탐이 되니까.”

싸움에서 중요한 건 정보력이었다.

아무런 제지 없이 도시 구조나 병력 상태를 확인할 수 있으니.

그렇다고 곧죽흡에게 성에만 박혀 있으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그리고 곧죽흡 개인으로도 문제였다.

눈을 감고 있으니 앞이 보이지 않는다.

-쿵

“우잉!”

-쿵!

“우이잉...”

앞이 보이지 않으니 이리저리 이마를 찧는 것이다.

되도록 빨리 해결하면 좋긴 한데...

“그런데 어떻게 차단하지?”

위치 탐지는 내게도 까다로운 문제였다.

그래서 나도 건조기의 뿔을 빌려 위치를 차단하고 있었으니.

“차라리 곧죽흡을 벙커에 들일까?”

그것도 아니었다.

성에서만 지내던 곧죽흡이 특정 위치에서만 사라진다?

벙커에서 평생을 살 것도 아니고, 밖으로 나가면 결국 어렴풋 특정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포션마스터가될거야: 완성했어요!

고양이 수인족들의 풀로 만든 포션을...!

냥인족들로부터 대량으로 선물 받은 고양이풀.

마녀들이 마침 그걸로 포션 제조에 성공했다.

[고양이풀 포션]

고양이풀을 기반으로 제작된 성공작.

잠시 고양이 수인족의 특성을 얻을 수 있다.

인체에 무해하다.

하지만 섬세함이 부족해, 무엇이 나올지 알 수 없다.

“신기하게 생겼네.”

회색빛의 포션이 도착했다.

척 보기에 수은 같아 불길해 보이지만, 시스템이 확실히 보증하고 있었다.

먹어도 괜찮다.

문제는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다는 것.

“말 그대로 포션 가챠란 거지?”

섬세함이 부족하다는 말.

개발에는 성공했으나, 아직 초기 단계라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

정말 이런 게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괜히 시도하는 게 아니었다.

“잘 숨어 지내시잖아.”

잘 숨는 것.

그것도 어찌보면 고양이의 특징이었다.

실제로 고양이 수인족은 갤럼들은 물론 마수에게까지 들키지 않고 숨어 살았다.

어쩌면 그런 은신 관련 특성을 얻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마셔볼래?”

“우잉.”

착죽흡은 여러 포션 중 하나를 들이켰다.

무슨 맛인지는 몰라도, 눈을 찡그리는 게 그다지 맛있어 보이진 않았다.

그리고 얼마가지 않아 착죽흡의 몸에 묘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으니.

-뿅!

“고양이 귀?”

착죽흡의 은발에 어울리는 새하얀 귀가 쫑긋 나타났다.

호기심에 잡아보자, 말랑하고 간지로운 느낌이 들었다.

“우이잉!!”

“죄송합니다.”

착죽흡에겐 그다지 반가운 감촉은 아닌 모양.

새빨개진 얼굴을 보며, 나는 다음 포션을 건넸다.

“이건?”

착죽흡은 그대로 다음 포션을 마셨고, 곧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그런 줄 알았다.

착죽흡이 대뜸 일어나 재자리에서 뛰어보기 전까지는.

“우잉.”

“오오?”

가볍게 뛴 것 같은데, 천장에 머리가 닿을 정도로 올라갔다.

아무래도 이번엔 냥인족의 신체 능력을 얻은 것 같은데.

“다 쓸모없잖아?”

마법사가 벌벌 떨고, 마녀가 깜짝 놀라는 희귀 재료로 나온 게 이딴 거?

“실패인가?”

내가 기대한 건 이런 게 아니었다.

“우이잉...”

착죽흡이 실망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달랐다.

“원래 가챠는 될 때까지 뽑는 거지.”

인디언식 기우제.

언젠가는 비가 내린다.

즉, 언젠가는 쓸모 있는 게 뽑힌다.

자본은 차고 넘치고, 포션은 많다.

착죽흡은 곧 고양이 꼬리, 수염 기타 여러 포션 효능을 보면서 계속해서 먹었고.

“잉!”

문득 포션을 계속 마시던 착죽흡이 귀를 뾰족 세우며 반응했다.

“된 건가?”

겉으로 보기엔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당사자인 착죽흡은 변화가 느껴지는 모양이었다.

착죽흡은 곧 안대를 풀고 꾹 감고 있던 눈을 천천히 떴으니.

“이잉!”

성공한 모양이었다.

물론 기한제이긴 하지만, 효과가 있는 게 어딘가?

더는 앞이 보이지 않아 벽에 얼굴을 박을 필요도 없었다!

“크아악!”

나를 으스러져라 껴안는 착죽흡을 보다가 문득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저번에 앞이 안 보여도 감으로 알아낸다고 하지 않았던가?

곧죽흡은 눈을 감고도 마치 앞이 보이는 것처럼 잘 다녔다.

분명 뛰어난 감 때문에 그렇다고 들은 것 같은데.

왜 오늘은 맥없이 벽에 이리저리 부딪혔던 거지?

“우잉!”

“아무튼 축하합니다.”

그때 들려오는 활기찬 목소리에 생각은 더 이어지지 못했다.

대신 좋아하는 곧죽흡을 쓰다듬어줄 뿐이었다.

“오늘 밤은 여기서 지내면 돼.”

“우잉.”

원래 창고용으로 쓰던 방 중 하나를 주딱이 소개해줬다.

시간이 너무 늦은 관계로, 혹은 놀러온 김에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주딱은 착죽흡에게 방을 안내한 뒤, 나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말했다.

“아, 그리고 또 변한 거에 대해서 말인데.”

곧죽흡은 분명 이전에 합쳐졌었다.

그런데 다시 나타난 곧죽흡은 마치 그때를 연상케 하듯 묘한 말투를 쓰고 있었다.

그걸 주딱이 언급하자, 착죽흡은 대신 고개를 저었다.

“우잉.”

“걱정할 필요 없다고?”

“우이잉.”

“일시적인거라, 가까이 붙어 있으면 나아질 거라고?”

하지만 심각한 건 아니었다.

피가 부족해 생긴 것뿐.

“그래, 필요한 거 있으면 부르고.”

주딱과 가까이 붙어있으면 해결된다는 말에, 주딱은 곧 고개를 끄덕이며 방을 나갔다.

-철컥

그렇게 방문이 완전히 닫혔을 때였다.

무해한 토끼 눈망울을 하고 있던 착죽흡의 눈매가.

순식간에 평소의 날카로운 모습으로 돌아섰으니.

“후우, 어렵네.”

착죽흡은, 아니 곧죽흡은 언제 그랬냐는 듯 익숙한 말투를 사용했다.

“쉽게 속는구나.”

곧죽흡은 곧 미소를 지으며 방을 한 번 둘러봤으니.

어찌보면 당연했다.

분열이 일어나지 않았는데, 착죽흡 말투와 성격으로 돌아간다?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으니.

당연히 이 모든 게 연기였다.

“여기가 바로 주딱의 거처...”

바로 주딱의 벙커에 들어오기 위해서.

멍청하지만 귀여운 자신의 또다른 내면을 억지로 연기한 것이다.

“흐흐.”

곧죽흡은 곧 묘한 미소를 지었다.

주딱의 약점을 알아냈다.

그건 바로 귀엽고 적당히 멍청할 것.

주딱은 너무나도 착해빠져서, 오히려 도움이 필요할수록 신경써준다.

“그러니 앞으로도 자주 찾아올 거야.”

바깥의 간섭이 두려워서 찾아왔다?

물론 거짓말이었다.

바깥이 두려웠던 시간은 아주 먼 옛적에 사라진 지 오래였으니.

“그럼 다음엔 어떤 변명을 쓸까?”

곧죽흡은 붉어진 얼굴로 은밀한 계획을 중얼거리던 그때였다.

“...?”

그때 침대 구석이 묘하게 꿈틀거렸다.

아주 찰나의 움직임이었지만, 곧죽흡은 놓치지 않았으니.

이불을 잡고 홱 걷는 그때였다.

“...헉.”

검은 뿔, 새하얀 피부, 남녀노소할 것 없이 시선이 빼앗겨버릴 완벽한 굴곡까지.

“건조기?”

“건전조신이거든요!”

건조기가 소리쳤지만, 곧죽흡은 이를 무시하며 생각했다.

한때 갤러리에 야짤을 올리던 변태 서큐버스가 아니었던가?

심지어 지금 옷차림도 그걸 증명했다.

부끄러운지 꼼지락거리는 주제에.

옷 면적보다 새하얀 피부 노출이 더 많은 상스러운 차림이라니.

“잘못 들어왔어요... 설마 주딱님이 그대로 나가버리실 줄은...”

건조기도 나름 억울했다.

설마 곧죽흡만 두고 나갈줄이야.

내려다보는 곧죽흡을 피해 엉거주춤 자리를 일어나려던 그때였다.

-끼이익

문득 문이 도로 열리며 주딱이 들어왔으니.

“맞다, 하나 더 말할 게 있었는데 그게...”

곧 주딱이 가까운 두 명의 모습을 보고는, 그대로 입을 다물어버렸다.

그리고 왔던 그대로 문을 닫으며 나갔다.

“북극곰이 멸종할 때까지.”

-쾅!

방에는 두 명만 엉거주춤한 자세로 남겨져 있을 뿐이었다.

“짜증 나.”

“...”

“지금 내가 짜증이 난다고 말했어.”

“...그런가?”

“흥.”

무너진 백화점 내부.

얼굴이 터질 듯 붉어진 오만은 팔짱을 낀 채, 똑같은 말을 반나절동안 중얼거렸다.

옆에서 그 이야기를 듣던 노인, 탐욕은 귀에서 피가 흐를 지경이었으나.

차마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감히 내게 그런 감각을 공유하며 농락해?”

오만의 표정이 그 어느 때보다 분노로 가득 차 있었으니까.

감각을 켰을 때, 주딱의 품을 공유받은 이후.

오만은 충동적으로 침공을 시작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실패 소식 뿐.

이젠 오기가 생겨 계속 빈틈만을 기다리며 감각을 켜고 있었는데.

“또, 당했어. 이번에도 당했어.”

이번에도 안겼다.

얼마나 세게 껴안았던지, 숨이 막혀올 지경이었다.

그런 감각과 감정은 난생 처음이었다.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간지러운... 마치 모욕과도 같은 느낌.

“이젠 안 봐줄거야.”

“어떻게 하려고 그러지?”

“어떻게 하긴.”

오만의 섬뜩한 눈이 탐욕에게로 향했다.

“그걸 풀 때가 온 거야.”

대전쟁 시절, 탐욕이 심어둔 감정.

인간들을 이간질하고, 종족 사이를 멀어뜨릴 탐욕의 감정이 있었으니.

“그건 미래에 있을 침공 때 사용하기로 한 것이 아니었나?”

탐욕은 난처했다.

아직 풀 때가 아니었다.

그건 조금 더 확실한, 대침공 때나 써야하는 거였는데.

“...”

“...알았다.”

섬뜩한 오만의 시선에 탐욕은 천천히 눈을 감고 힘을 해방했으니.

“이걸로 주딱도 끝이야.”

곧 땅 곳곳에 숨겨두었던 탐욕의 감정이 세상에 퍼지기 시작했다.